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내가 네 날을 십오 년을 더할 것이며 내가 너와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구원하고 내가 나를 위하여 또 내 종 다윗을 위하므로 이 성을 보호하리라 하셨다 하라 하셨더라”
1-7: “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히스기야는 29년을 왕으로 재위했습니다(왕하 18:1절). 그리고
기적적으로 병을 나은 후 15년간 통치하였기 때문에, 그가
죽을 병에 걸려 여호와 앞에 기도하였던 시기는 왕으로 14년 동안 통치하던 해였습니다(왕하 18:13-14절). 당시에는
앗수르의 발흥과 애굽의 새로운 왕조가 등장하여 국제적으로 세력재편이 이루어지는 시기였습니다. 강대국
틈 사이에서 작은 나라들은 갈팡질팡하며 원하지 않던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혼탁의 시대였습니다. 히스기야도
앗수르의 침공을 막기 위해 왕궁과 성전의 은 금을 바쳐야 했으며, 모자란 금을 채우기 위해서 모든 기둥에
입힌 금까지 긁어서 양을 채워야 했습니다.
이때 선지자 이사야는 왕에게 나와 이제 왕은 죽을 병에 걸렸으니 조만 간에
주변을 정리하고 왕위도 아들에게 물려주라는 최후통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왕세자는 아직 어리고 국제정세는
하루도 예측할 수 없는 격동의 시기에 나라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름대로는 개혁을 위해서
혼신을 다하고 있는 마당에 갑자기 죽게 되면 개혁은 물거품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그는
벽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 여호와께 심히 통곡하여 기도하였습니다.
그는 다윗의 모든 행위와 같이 여호와 앞에서 정직하게 행하였습니다(왕하 18:3절). 각
산당들을 제거하고 주상들을 깨뜨렸으며, 모세 이후 보관되어 왔던 놋뱀을 부셔버렸습니다. 그의 개혁은 역대의 우상숭배와 잡신숭배를 철저하게 배격하는 파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여호와께 연합하고 그를 떠나지 않았으며 모세의 계명을 지켰습니다. 여호와의
뜻을 따라 당장에 피해가 올 수 있었던 앗수르를 배반하고 섬기지 않았습니다.
히스기야는 진심과 전심으로 이 모든 자신의 선한 업적을 기억해달라고 간구하였습니다. 이것은 회개 기도가 아니고 자신의 업적에 대한 자랑도 아니었습니다. 벽
쪽으로 낯을 향하고 간구한 기도는 애가에 가까운 신실한 기도였으며 하나님 편에서 생각하고 그 분의 뜻에 맞는 기도를 올린 것입니다. 히스기야의 절실한 기도의 내용이 자세히 기록된 곳을 옮겨보겠습니다.
다음은, 유다
왕 히스기야가 병이 들었다가, 그 병에서 회복된 다음에 읊은 시입니다.
“나는 한창 나이에 스올의 문으로 들어가는가 싶었다.
남은 여생을 빼앗긴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또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다시는 주님을 뵙지 못하겠구나.
사람이 사는 땅에서는 다시는 주님을 뵙지 못하겠구나.
내가 다시는, 세상에
사는 사람 가운데서 단 한 사람도 볼 수 없겠구나.
목동이 장막을 거두어서 자리를 옮기듯이,
나의 생명도 장막처럼 뜯겨서 옮겨질 것이다.
베 짜는 사람이 베를 다 짜면 베틀에서 베를 거두어서 말듯이,
나도 나의 목숨을 다 짠 베처럼 말아야 할 것이다.
주께서 조만간에 내 목숨을 끊으실 것이다.
마치 사자가 나의 뼈를 바수어 먹기라도
하듯이,
나는 날이 샐 때까지 울부짖었다.
주께서 조만간에 내 목숨을 끊으실 것이다.
나는 제비처럼 학처럼 애타게 소리 지르고, 비둘기처럼 구슬피 울었다.
나는 눈이 멀도록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주님, 저는
괴롭습니다.
이 고통에서 저를 건져 주십시오!
주께서 말씀하셨고,
주께서 그대로 이루셨는데,
내가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나의 영혼이 번민에 싸여 있으므로, 내가 잠을 이룰 수 없다.
주님, 주님을
섬기고 살겠습니다.
주님만 섬기겠습니다.
저를 낫게 하여 주셔서, 다시 일어나게 하여 주십시오.
이 아픔이 평안으로 바뀔 것입니다.
주께서 이 몸을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져 주시고,
주께서 저의 모든 죄를 용서하십니다.
스올에서는 아무도 주게 감사드릴 수 없습니다.
죽은 사람은 아무도 주님의 신실하심을 의지할 수 없습니다.
제가 주님을 찬양하듯,
오직 살아 있는 사람만이 주님을 찬양할 수 있습니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주님의 신실하심을 일러줍니다.
주님, 주께서
저를 낫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수금을 뜯으며 주님을 찬양하겠습니다.
사는 날 동안, 우리가
주의 성전에서 주님을 찬양하겠습니다(사 38:9-20; 표준새번역).”
여호와께서는 히스기야의 기도를 응답하시고 이사야를 통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15년을 더 살 것이요,
3일 만에 성전으로 올라갈 것이요, 하나님의 명예와 다윗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예루살렘을
앗수르로부터 구원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히스기야의 기도는 단숨에 중요한 몇 가지를 허락받았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장수에 대한 보장,
병이 나을 것에 대한 말씀, 다윗과 약속을 기억하시고 예루살렘은 끝까지 보호하시겠다는 말씀이
그것입니다. 하나님의 뜻과 일치된 기도는 기적을 동반합니다.
무화과 반죽을 붙이는 것은 외과치료 방법이었습니다. 단순한 외과치료가 아니라, 히스기야의 죽을 병을 낫게 하는 기적의
약이 되었습니다. 나아만 장군이 일곱 번 요단 강물에 담갔다가 나병이 고침을 받았던 것처럼, 무화과 반죽을 바르는 행위를 통해서 죽을 병은 단번에 치유되었습니다.
8-11: “선지자 이사야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아하스의 해시계 위에 나아갔던 해 그림자를 십도 뒤로 물러가게 하셨더라”
7절에서 이미 히스기야는 병이 완치되었음에도 다시 징조를 구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의 말씀은 다른 구전에서 전해온 치유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하스의 해시계는 마치 조선 세종 때 만든 해시계를 연상하게 합니다. 계단에 비추어 해 그림자 길이를 측정하여 시간을 계산했던 당시의 고고학 유물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히스기야는 이사야의 치유에 관한 예언(4-7)을
듣고, 그 증표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그러자 이사야는
해 그림자가 앞으로, 혹은 뒤로 십도 물러나게 하는 것으로 증표를 삼으라고 하였습니다. 히스기야는 그림자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는 뒤로 물러나게 하는 것으로 증표를 보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오후 낮의 그림자를 두고 한 요구였을 것으로 추론합니다. 해가 질 때 그림자는 길어지고 해가 뜨기 시작하여 정오까지는 짧아지기 때문에 이미 길어지기 시작한 해 그림자를
다시 짧게 하라는 의미는 시간을 거꾸로 돌려라는 초자연적인 요구였기 때문입니다. 이사야는 히스기야의
요청을 여호와 앞에 내놓고 간구하였습니다. 그리고 해 그림자는 히스기야의 요구대로 뒤로 물러났습니다. 그는 거역할 수 없는 증표를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