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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이 멜기세덱은 살렘 왕이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라 여러 왕을 쳐서 죽이고 돌아오는 아브라함을 만나 복을 빈 자라”
1-10: “레위 족보에 들지 아니한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서 십분의 일을 취하고 그 약속을 받은 그를 위하여 복을 빌었나니”
멜기세덱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들이 거론됩니다. 그가 예수님의 예표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확실하지만, 구약의 메시아였다고
생각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미가엘과 같은 천사장일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외에도 천상에 존재하는 종말론적인 제사장이 아니겠느냐? 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멜기세덱에 관하여 구약 성서에는 창세기(14:17-20절
참조)와 시편(110:4절 참조)에서 단 두 번 언급되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더욱 신비로운 인물로
그려졌습니다. 문제는 1세기 당시에 유대인들에게 멜기세덱은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었음이 분명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러한 관심사를 적절히 그의 청중들에게 적용하는
말씀으로 인용했다고 보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러므로 구약 성서에서 막연하게 그려진 멜기세덱의 이미지만을 부각시켜서 이를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과 연결시켰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멜기세덱은 신비한 천상의 존재이거나, 구약 시대의 메시아도 아니며, 천사장과 같은 존재일 가능성도 전혀
없는 그저 평범한 하나님의 제사장일 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시편 11:4절과
창세기 14:17-20절에 근거하여 멜기세덱의 이미지만을 본 서신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시적인 표현으로 그를 소개하는 내용은 다분히 존재의 신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는 내일 묵상 본문을 통해서 설명하게 될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에 대한 성격을 규정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멜기세덱의 탁월성은 그에게 있었던 신적인 성품에 기인합니다. 즉,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1)”으로 불렀습니다.
멜기세덱은 살렘의 왕이면서 제사장으로 소개됩니다. 살렘은 예루살렘일 것으로 보는 견해와 세겜으로 보는 견해가 있지만, 이점이
중요한 요점은 아닙니다. 살렘의 뜻은 살롬에서 나온 말로 평강의 왕이라는 의미를 부여해도 상관없을 것입니다. 그가 시날 왕 등으로부터 롯을 구출하고 재물과 양식을 되찾아오는 길목에서 멜기세덱 제사장은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와 아브라함을 맞이하였습니다. 이때 아브라함을 축복하고 아브라함은 노획물 중에 십분의 일을 그에게
바쳤습니다. 멜기세덱은 역사적인 인물입니다. 그래서 시작과
끝이 있었고 전임과 후임 제사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창세기에는 이 부분을 침묵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바로 이 침묵의 의미를 예수님의 영원한 대제사장직의 성격으로 규정하기 위해서 가지고 온 이미지입니다. 침묵의
요소는 이뿐 아니라, 조상이나 자손, 출생과 죽음도 포함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으로부터 십일조를 받았던 멜기세덱은 거룩한 하나님의 제사장의 이미지인 의의 왕으로, 살렘 왕인 평강의 왕으로 신성을 가진 제사장처럼 쓰였습니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특징으로서 의와 평강인 왕과 제사장적인 메시아의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필자의 주장은 아니고 구약학자들의 연구결과에서 얻은 결과로써 이해하고 동의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출생의 침묵은 멜기세덱이 어느 족보에 소속되었느냐에 대한 의구심을 신비함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이것은 영원한 제사장이신 하나님의 아들의 모형을 잡아주는 역할로도 적용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영원부터 영원까지 존재하시는 영존하신 대제사장은 예수 그리스도이시지만, 멜기세덱의 이러한 침묵적인 측면을 통해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을 설명하려고 하였습니다. 영원성은 무제한적인 자격을 암시하는데, 대제사장직의 무한성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왜? 멜기세덱을 구별하여
하나님의 아들의 대제사장직이 승계되었음을 밝히려고 하는가?
“이 사림이 얼마나 높은가를 생각해 보라(4)”고 하는 질문을
통해서 그 뜻을 지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즉, 멜기세덱이
레위 계열의 대제사장 직분이 아니었다는 점과, 아브라함으로부터 십일조를 받았음이요, 아브라함을 위해서 축복을 빌어주었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저자는 그래서
레위 계열의 대제사장직보다 멜기세덱 계열의 대제사장직이 근본적으로 월등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려고 하였습니다.
“레위 족보에 들지 아니한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서 십분의
일을 취하고 약속을 받은 그를 위하여 복을 빌었나니(히 7:6)”
이러한 점이 멜기세덱의 위대성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부분을 살펴본다면, 살렘 왕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으로부터
십일조를 받았다는 전제는 위에서도 잠깐 살펴보았지만, 확실한 역사적인 사건이었음을 입증해줍니다. 멜기세덱과 레위 계열의 제사장과 대조는 먼저 고귀한 신분에 대한 것입니다. 레위
계열은 “율법을 따라서 아브라함의 허리에서 난 자라도 자기
형제인 백성에게서 십일조를 취할 것을 명령 받았지만,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 십일조를 취하고 약속 받은
그를 위해서 복을 빌었다(5-6)”는 차이입니다.
레위 지파는 야곱의 열두 아들 중에 속합니다. 야곱은 에서와 함께 이삭의 후손이요, 이삭은 바로 아브라함의 독자였습니다. 그러므로 비록 레위 계열 대제사장이 열두 지파로부터 십일조를 받았고, 자기들이
속한 레위 지파의 제사장들로부터도 십일조를 받았지만(대제사장이므로),
멜기세덱은 바로 그들의 최고 조상인 아브라함으로부터 십일조를 받았으니, 레위 계열의 대제사장도
아브라함의 허리에서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친 경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십일조를 받은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 복을 빌어줌으로써 높은 자가
낮은 자에게 축복하게 된다는 원칙을 통해 멜기세덱 대제사장의 위치가 높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아브라함보다 멜기세덱이 훨씬 큰 자임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아브라함과 레위 지파의
간격도 엄청난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는 하나님과 직접 언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레위 지파는 한참 후에 모세의 율법에 의해서 대제사장직을 임명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약속과 율법의 차이는 완전함과 불완전함의 차이입니다.
그러므로 레위 제사장들은 율법에 따라서 십일조를 받았지만, 멜기세덱은 하나님이 확실히 아브라함을 축복하실 것이라는 거룩한 약속을 받았던 그에게 십일조를 받고 축복하였습니다. 이것은 “죽은 자들이
십일조를 받은 것과 산다고 증거를 받은 자가 받은 십일조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죽은 자들은 레위 계열의 대제사장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계보적으로 대제사장직을 승계하였습니다. 그러나 멜기세덱은
조상도 후손도 나타나지 않는 영원성을 보여주므로 죽지도 않고 물려주지도 않는 거룩한 대제사장 직분을 수행한다는 대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레위 계열의 대제사장들도 아브라함의 허리에서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쳤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십분의 일을 받은 레위도 아브라함으로 말미암아 십분의
일을 바쳤다고 할 수 있나니
이는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을 만날 때에 레위는 이미 자기
조상의 허리에 있었음이라(히 7: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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