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받으시고 그 중심에 이르시되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내가 전에 행한 것 같이 모든 생물을 다시 멸하지 아니하리니”
1-5: “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가축을
기억하사 하나님이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시며 물이
줄어들었고”
"하나님께서 노아와 방주에 있는 모든 짐승들을 기억하신
것(1)"은 축복입니다. 하나님께서 기억하신다는 의미는 그분께서 행동으로 옮기신다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고역으로 어려움을 당했을 때, 그들이
하나님께 울부짖었습니다. 그리고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기억하시고 애굽에서 나오게 하셨습니다. 노아와 짐승들이 150일간 물에 떠서 이리 저리로 흔들려 다닐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억하시고 바람을 불게 하셨습니다.
바람이 물을 거둬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깊음의 샘과 하늘의 창문이 닫히고
비가 그쳤다(2)"고 하였습니다. 즉, 비가 그쳤고 솟아 흘렀던 지하 물길이 멈췄습니다. 그러나 이치적으로 40일을 주야로 지하수가 터지고 하늘에 구멍이 뚫리듯이 퍼붓던 장대비가 멈추자,
이내 높은 산까지 잠겨버린 물은 점차 땅 밑으로 스며들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비록 150일간 물은 땅 위에서 창일해 보였지만, 점점 줄어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7월 17일, 홍수가
시작된 지 150일이 지나가던 날에 방주는 아라랏 산에 닿았습니다(4)". 아라랏 산은 앗시리아의 북쪽에 있는 한 왕국의 이름입니다. 이곳은 아라랏 산맥이 뻗어 있는데, 방주가 닿은 산은 아마도 이
산맥 중에서 어느 한 산봉우리일 것입니다. 거기가 어디인지 모릅니다.
지금도 모릅니다. 이제 물이 점차 줄어들어서 2개월이
지나자 주변의 산봉우리들이 물 위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6-14: “또 칠일을 기다려 다시 비둘기를 방주에서 내놓으매”
이제 노아의 관심은 물이 얼마나 줄었는지에 있었습니다. 방주에는 창이 한곳에 나 있었는데, 거의 지붕 위에 있었으므로 땅
아래까지 자세히 내려다 볼 수가 없었습니다. 노아는 40일을
지나서(11월 10일) 창을
열고 까마귀를 날려 보냈습니다. 고대 근동 사람들에게서 까마귀는 부정한 새로 인식되었는데, 불길한 생각을 독자들이 갖게 합니다. 아마 까마귀는 한 쌍이 전부였기
때문에 한 마리도 죽어서는 안되었습니다. 까마귀는 돌아왔다는 기록은 없지만, 땅이 마르기까지 계속 날고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칠일이 지난 다음에는
비둘기를 날려 보냈습니다. 주기적으로 칠일마다 노아가 행동하는 것은 주 단위로 생활하였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안식일에 대한 개념을 가졌으리라고 보여집니다.
비둘기는 정결한 새로 인식되어서 제사 제물로
사용되었습니다. 비둘기를 날려 보내 땅이 드러났는지를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발 디딜 곳을 찾지 못한 비둘기는 다시 방주로 돌아왔습니다. 또
칠일이 지난 후에 비둘기를 다시 날려 보냅니다. 저녁 무렵 비둘기는 입에 감람나무 잎새를 물고 방주로 돌아왔습니다. 노아는 그때서야
땅에 물이 줄어든 줄을 알게 됩니다. 노아의 마음이 곧 비둘기였을 것으로 학자들은 해석합니다. 즉, 비둘기가 방주 밖에서 또 다른 쉴 곳(노아)을 찾았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다시 노아에게 되돌아왔다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주에 날려 보낸 비둘기는 감람 나무
잎새를 물고 돌아왔습니다. 열매로 짠 기름은 성전 등불을 켜는 기름으로 사용합니다. 비둘기가 이스라엘을 상징하듯이 감람나무 역시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나무입니다.
나무에 잎새가 나왔다는 것은 짐승들의 먹이가 자라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또한 이미 지면에
물이 완전히 걷혔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노아는 또 칠일을 기다렸다가 비둘기를 날려 보냈지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다음해(601년) 1월 1일에 노아는 방주의 지붕을 걷히고 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지면에서 물이 완전히 걷혀 있었습니다. 아직은 그래도 땅으로 내려갈
때가 아닌 것으로 판단되었던 모양입니다. 다시 한 달을 더 기다려 2월 27일에 땅이 마른 것을 확인하고서야 방주 밖으로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15-19: “너는 네 아내와 네 아들들과 네 며느리들과 함께 방주에서
나오고”
노아는 나갈 것을 생각하였지만, 아직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고 방주에서 나오라는 말씀을 듣고서야 방주의 문을 땋았습니다. 먼저 아내와 아들들의 내외가 방주에서 나왔습니다. 그 다음에는 거의 1년이 넘도록 방주에서 함께 했던 모든 생물들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것들이 땅에서 생육하고 땅에서 번성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홍수 이후에 다시 새로운 피조 세계를 시작한다는 선포였습니다.
20-22: “노아가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모든 정결한
새 중에서 제물을 취하여 번제로 제단에 드렸더니”
본 구절은 성경에서는 처음으로 제단을 쌓고 번제를
드리는 장면입니다. 율법이 정한 방식대로 정결한 짐승으로 번제를 드렸습니다. 번제는 짐승을 불태워 연기로 드리는 희생 제의입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받으시고 그 중심에 일러 말씀하셨습니다 번제의 연기(향기)는 여호와의 분노를 진정시키며,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면 노아는 홍수 가운데서 살아났음에 대한 감사로 번제를
드리지 않고 하나님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번제를 올렸는가? 문맥상 보면 이러한 목적으로 번제를 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21)"고 번제의 향기를 받으신 이유를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1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노아를 기억하셨다고 말씀하시고 홍수로 말미암은 물이 줄어들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은혜로 주어진 것이지, 노아가 제단을 쌓고 번제를 드렸기 때문에 하나님의 태도가 변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노아는 처음부터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자였습니다(6:8). 그러므로
번제의 향기를 받으셨기 때문에 하나님의 태도를 바꾼 것이 아닙니다. 이와 상관이 없이 하나님께서 인류를
향한 마음을 바꾸신 것입니다. 즉, 사람의 생각이 원래부터 악함을 보시고 홍수로 멸하기로 하셨고, 이번에는
동일한 이유로 다시는 땅을 저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십니다.
노아가 올린 번제는 하나님께서 받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다만 궁극적으로 제사 제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를 위한 속죄
수단으로 삼으셨기 때문에 홍수로 멸한 것을 다시 되돌리는 방법으로 번제를 택했고 받으셨던 것입니다. 그러면
인간들의 불순종 때문에 땅의 저주를 행하셨던 하나님께서 이제는 번제를 받으셨으므로 저주를 푼 것으로 판단해야 하는가? 아닙니다. 저주를 해제하는 과정이 아니라 그것을 더는 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신 것입니다.
정리해보자면,
홍수는 노아를 구원하기 위해서 내려진 저주의 방법입니다. 이미 그 전에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홍수로
멸하기로 작정하시지만, 처음부터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은 자였습니다. 그 당시에 완전한 사람이었으며 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홍수로 멸하기로 작정하심과 동시에 노아를 구원하는 계획을 같이 행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홍수는 노아를 구원하기 위한 방편이었고, 땅의 저주에 대해서는
일단 홍수로는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이셨지, 땅의 저주 자체를 푼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 표징으로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홍수 이전과 홍수 이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사람이 마음의 계획한 바가 어려서부터 악하다고 인정하셨습니다. 사람은
항상 악하다는 점 때문에 홍수의 심판을 내리셨고 또 사람의 악함 때문에 이번에는 다시는 홍수로 심판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모습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관대해지셨다고
밖에는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그 동기가 노아가 제단을 쌓고 짐승으로 번제를 올렸던 희생
제의에 있음을 중시해야 할 것입니다. 어찌하든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태도에 깊은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