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27:41-28:09 ::: 야곱의 피신        Thu. Feb. 13. 2020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웠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창 27:41)”     야곱은 절대 이 땅의 딸과 결혼시킬 수 없다는 확고한 리브가의 주장은 곧 이삭의 뜻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당장에 이삭은 야곱을 불렀습니다.   이곳을 떠나 “일어나 밧담아람으로가서 네 외조부 브두엘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네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라(2)”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잠시 피해있으라는 당초의 명령에 덧붙여져서 아예 그곳에 가서 결혼까지 하라는 명령으로 번복되었습니다.   심약한 야곱으로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아버지의 명령이었습니다. 사실 그 내용을 따지고 보면 리브가의 명령이었습니다.   어찌하든지 목숨만을 살려놓고 싶은 리브가의 마음과 다시는 헷 족속 며느리를 얻어서는 안 된다는 이삭의 의지가 결국 야곱을 집에서 떠나 보내 먼 밧단아람에 있는 외삼촌 집으로 가도록 했습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창 27:41)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왔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 (창 27:42) 맏아들 에서의 이 말이 리브가에게 들리매 이에 보내어 작은 아들 야곱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네 형 에서가 너를 죽여 그            한을 풀려 하니 (창 27:43) 내 아들아 내 말을 따라 일어나 하란으로 가서 내 오라버니 라반에게로 피신하여 (창 27:44) 네 형의 노가 풀리기까지 몇 날 동안 그와 함께 거주하라 (창 27:45) 네 형의 분노가 풀려 네가 자기에게 행한 것을 잊어버리거든 내가 곧 사람을 보내어 너를 거기서 불러오리라 어찌 하루에            너희 둘을 잃으랴 (창 27:46) 리브가가 이삭에게 이르되 내가 헷 사람의 딸들로 말미암아 내 삶이 싫어졌거늘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곧 그들과 같은 헷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면 내 삶에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 (창 28:1) 이삭이 야곱을 불러 그에게 축복하고 또 당부하여 이르되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지 말고 (창 28:2) 일어나 밧단아람으로 가서 네 외조부 브두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네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라 (창 28:3)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시어 네가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사 네가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창 28:4)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 너와 너와 함께 네 자손에게도 주사 너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곧 네가           거류하는 땅을 네가 차지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창 28:5) 이에 이삭이 야곱을 보내매 그가 밧단아람으로 가서 라반에게 이르렀으니 라반은 아람 사람 브두엘의 아들이요 야곱과 에서의           어머니 리브가의 오라비더라 (창 28:6) 에서가 본즉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하고 그를 밧단아람으로 보내어 거기서 아내를 맞이하게 하였고 또 그에게 축복하고           명하기를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지 말라 하였고 (창 28:7) 또 야곱이 부모의 명을 따라 밧단아람으로 갔으며 (창 28:8) 에서가 또 본즉 가나안 사람의 딸들이 그의 아버지 이삭을 기쁘게 하지 못하는지라 (창 28:9) 이에 에서가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 본처들 외에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딸이요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라       “야곱의 피신(창 27:41-28:9)”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시어 네가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사 네가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41-45: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웠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       에서는 장자권과 축복을 다 야곱에게 빼앗겼다는 허탈감에 내심 분노를 키웠습니다. 당장에는 아버지 앞에서 야곱을 죽일 수는 없을지라도 아버지가 안 계시면 그를 죽이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어머니 리브가와 관계는 단절된 것으로 보입니다. 동생 야곱은 원수가 되었고, 어머니 리브가는 모자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에서에게는 이삭만이 가족관계로 생각하여 아버지로 모셨습니다. 참 기막힌 가족의 분열사입니다. 에서가 결혼했기 때문에 한 지붕에 같이 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며느리 때문에 골치를 앓았던 정황으로 봐서는(창 27:46; 28:8절 참조) 한 집에 같이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집안에서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는 에서와 야곱, 의식적으로 리브가를 피하는 에서, 에서만 나타나면 전전긍긍하여 아무 일도 못하고 쫓겨 다니는 야곱, 이를 바라보는 리브가의 쩔쩔 매는 모습, 눈이 흐릿하지만 집안 꼬락서니가 형편 없다는 것을 직감하는 이삭, 그러면서도 에서 음성만 들리면 잠 자는 척 딴짓을 해야 하는 불편함, 며느리들은 지 맘대로 집안을 휘젓고 다니질 않나, 리브가는 시어미로써 이것저것 간섭할 권위를 잃은 지 오래고 속만 썩이는 리브가, 참으로 가관입니다. 그럼에도 리브가의 가장 큰 걱정은 에서가 야곱을 해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에서가 심중으로만 간직한 동생살인 계획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직감으로 그것을 알아채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보다는 며느리들끼리 속삭이는 대화 중에 그 느낌을 확신했을지 모릅니다. 아무튼 리브가는 또 다시 안절부절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를 피할 계략을 세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야곱을 은밀히 불러 명령합니다.   “네 형 에서가 너를 죽여 그 한을 풀려 하니 내 아들아 내 말을 따라 일어나 하란으로 가서 내 오라버니 라반에게로 피신하여 네 형의 노가 풀리기까지 몇 날 동안 그와 함께 거주하라 네 형의 분노가 풀려 네가 자기에게 행한 것을 잊어버리거든 내가 곧 사람을 보내어 너를 거기서 불러오리라 어찌 하루에 너희 둘을 잃으랴(창 27:42-45)”   그렇지만 야곱은 예전 어머니의 명령에 순순히 순종했던 야곱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머니에 동조했던 결과는 아버지와 형과 사이가 멀어졌으며, 특히 형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앞섰고 형이 자기를 어찌하더라도 피해를 감수할 각오까지 되어 있었습니다. 전통상 당연히 형이 이 가계를 이끌어가야 할 장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현재의 갈등으로 뒤섞인 가정을 회복하는 길이라 여겼던 모양입니다. 설마하니 형이 자기를 죽이기까지 하겠느냐는 믿음은 있었습니다. 리브가가 노심초사하여 형을 피해 도망가라 하는 것은 야곱에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부모를 의지하고 든든한 형이 있는 집안이 그에게는 튼튼한 버팀목이었습니다. 한번도 집을 떠나 살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야곱에게 갑자기 집을 떠나 수만 리 떨어진 외삼촌 집까지 가라는 것은 심약한 그에게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그리고 당장에 집안 구석에서 어머니 잔심부름이나 했던 그에게 거칠고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을 가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리브가는 야곱을 설득합니다. “하란으로 가서 내 오라버니에게로 피신하여 네 형의 노가 풀리기까지 몇 날 동안 그와 함께 거주하라(43,44)” 몇 날 동안 그곳에서 피해 있으라는 명령은 어머니의 바램일지 모릅니다. 하란까지 기차 타고 가는 것도 아니요, 걸어서 간다면 한 달을 넘게 가야 하는 머나 먼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날을 기다리면 사람을 보내어 다시 돌아오게 하겠다? 이런 설득은 그래서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최소한 일년 후에는 다시 우리가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는 어머니의 바램이었습니다. 야곱이 이를 모를 턱이 없습니다. 리브가의 말을 듣고서 어머니의 아들 사랑을 인정했지만, 그는 전혀 떠날 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형이 자기를 죽이기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는지도 모릅니다. 초조한 것은 리브가였습니다.   46-28:5: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 너와 너와 함께 네 자손에게도 주사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곧 네가 거류하는 땅을 네가 차지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리브가는 야곱을 하란 외삼촌 집으로 보내기 위해서 다른 방도를 강구하였습니다. 참 여자의 모성은 끝간 데가 없습니다. 특히 동양 여성이 갖는 성품 중에 아들에게 대한 맹목적인 사랑은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 있습니다. 리브가든 야곱이든, 에서나 이삭이든지 간에 완벽한 인간은 아닙니다. 그들이 때로는 악한 것에 손을 담글 수 있고, 선한 일에도 관여합니다. 즉, 딱 부러지게 악한 자와 선한 자를 구분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적인 선악의 구분은 다 악한 쪽에 속한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선행을 하는 자를 볼 때, 항상 선한 구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겉보기에 착한 사람 같지만 그 마음에는 무슨 악한 뜻을 품었는지 구별할 수가 없을 따름입니다. 인간의 한계성입니다. 그래서 선악의 구별은 하나님의 뜻에 따르냐가 그렇지 않느냐로 하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 말씀대로 준행하는 자인가? 아닌가?의 기준입니다. 인간은 일단 세상에서 악에 물들었으면 절대 선을 추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악은 곧 죄입니다. 죄의 기준은 그래서 하나님 계명에 의거합니다. 말씀으로 말미암아 순종과 불순종의 기준은 곧 선악의 기준점이 됩니다.       인간이 시도하는 모든 일은 따라서 악에서 출발합니다. 비록 그 명분이 선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선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도중에 악이 간섭하고 의도적으로 악을 불러들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세상 자체가 악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는 선악의 구별이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악을 행하되 결과가 선으로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선이다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항상 선을 추구하기를 원하지만, 세상은 반드시 선만을 따라가도록 놔두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외면적으로는 최소한 악을 배제할 수 있는 길을 택해야 하며 내면적으로는 매일 악의 유발 동기인 자아를 죽이는 연단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알고 계십니다. 비록 악으로 행한 일일지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돌이킬 수 있도록 강권적인 역사가 있습니다. 반면에 선을 행하려는 의지가 있더라도 악과 타협할 수 밖에 없는 연약함을 알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할 때도 도우실 것입니다. 문제는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안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 입니다. 말씀대로 순종하려는 의지와 삶이 있느냐? 아니면 대충 그리스도인의 흉내만 내느냐? 의 차이입니다. 우리는 이삭 집안에 드러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짚어오고 있습니다. 이삭의 잘못된 편애와 리브가의 편애,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편법, 야곱의 동조, 속임수, 에서의 무지와 불효 등등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우리와 주변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배신과 속임수, 편애와 이기적인 탐심 등이 어우러져 최악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심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이삭의 무능함, 리브가의 간교함, 에서의 무대보, 야곱의 교활함 등을 탓하거나 그들 중에 특히 야곱의 행동에 대해서 저런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과 언약을 맺을 수 있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입니다. 이것은 마치 자신이 예수님과 같은 새하얀 선을 간직한 것처럼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속임수와 부정적인 방법 등을 동원하여 하나님의 뜻을 이루셔가야만 했는가? 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담에게 저 선악과를 따먹으면 정녕 죽으리라고 경고하셨던 하나님께서 아담을 천 년 가까이 살려두면서 후손을 낳게 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이미 죄악이 에덴 동산에 물들었다면, 전지전능하시며 창조주이신 여호와께서 다 무너뜨리고 다시 창조했으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아예 악이란 것 자체를 만들지 않으면 되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아담을 당장 죽이지도 않았고 창조하신 세상을 무너뜨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후손을 낳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볼 때 아담과 하와는 에덴 동산에서 쫓겨났을 뿐 그 후로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창조하실 때, 하나님의 성품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피조물이지만 인간을 인격체로 보기를 원하십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성품인 사랑이 들어 있습니다. 죄악된 인간을 사랑하심으로 죽이지 않고 스스로 죽음을 택하셔서 인간을 구원으로 이끄셨습니다. 처음부터 계획된 일이었지만, 인간은 사실 그 귀중함과 높은 값어치를 다 깨달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무한하셔서 어떤 인간의 술수와 악에도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행하십니다.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성품이 결국은 인간이 비록 죄를 지었으나, 하나님의 뜻대로 믿고 순종하면 구원에 이르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는 야곱의 속임수를 욕하거나 판단할 자격이 없습니다. 리브가의 간교한 계략에 혀를 내두르며 비난할 수 없습니다. 바로 내가 야곱이고 리브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이라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자신의 욕심을 채웠습니까? 하나님의 사람이라면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하였습니까?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분께서 베푸신 은혜만으로도 감사감사가 넘쳐도 부족한 인간들입니다. 리브가는 하나님께서 둘째를 하나님의 언약의 후계자로 지명하셨을 때부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이기적인 생각까지 동원하여 그를 보호하고 지켰습니다. 여기에는 이삭의 잘못된 선택과 에서의 무례한 행동들이 악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필자의 견해는 만약에 리브가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이루어가셨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 혼자서 이적으로 행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인간(아식, 리브가, 에서, 야곱 등)의 뜻을 반영하면서 성취하셨을 것을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성경말씀은 왜? 4식구밖에 안 되는 집안에서 서로 반목하며 미워하며 원수처럼 살아가도록 만들면서 하나님의 뜻을 성취해가시는가? 아닙니다. 아니라니까요! 인간이 스스로 각자의 탐심 때문에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들었습니다. 처음부터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는 신탁을 이삭과 리브가에게 주셨는데, 이삭이 이를 무시하고 자기 욕심대로 에서를 택함으로 문제가 복잡해졌습니다. 이럴 때 그러면 하나님께서 이삭을 콱 죽어버려야 합니까? 가령 우연히 길 가다가 벼락을 맞든지, 갑자기 기르는 소가 돌진하여 뿔에 받쳐 죽든지 해야 합니까? 이것은 하나님의 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본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리브가는 자기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야곱을 그냥 놔두지 않습니다. 이삭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에서 며느리 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헷 족속 며느리 때문에 속상한 일은 비단 리브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삭도 속깨나 썩이면서 살았습니다. 이렇게 리브가는 이삭과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이것을 역이용하는 것입니다.   “내가 헷 사람의 딸들로 말미암아 내 삶이 싫어졌거늘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곧 그들과 같은 헷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 하면 내 삶이 내게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창 27:46)”       야곱은 절대 이 땅의 딸과 결혼시킬 수 없다는 확고한 리브가의 주장은 곧 이삭의 뜻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당장에 이삭은 야곱을 불렀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 “일어나 밧담아람으로가서 네 외조부 브두엘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네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라(2)”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잠시 피해있으라는 당초의 명령에 덧붙여져서 아예 그곳에 가서 결혼까지 하라는 명령으로 번복되었습니다. 심약한 야곱으로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아버지의 명령이었습니다. 사실 그 내용을 따지고 보면 리브가의 명령이었습니다. 어찌하든지 목숨만을 살려놓고 싶은 리브가의 마음과 다시는 헷 족속 며느리를 얻어서는 안 된다는 이삭의 의지가 결국 야곱을 집에서 떠나보내 먼 밧단아람에 있는 외삼촌 집으로 가도록 했습니다. 이삭은 떠날 야곱에게 다시 한번 작별 인사를 하면서 축복하였습니다. 이 축복 내용은 노아 언약과 아브라함의 언약이 동시에 들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브라함의 언약이 핵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삭은 하나님께서 야곱을 선택하셨음을 시인하는 의중도 밝혔습니다. 비록 그가 에서를 편애하여 장자권과 언약의 후계자로 세우기를 원했으나, 이 일이 어찌하든 좌절되었고 이번에는 자기의 의지를 하나님의 경륜 앞에 꺾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삭은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잘못되었다고 판단되었을 때는 과감히 포기하고 다시 돌아설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삭의 믿음은 대단한 것입니다. 에서를 포기하고 떠나는 야곱을 택하는 것은 이미 에서로부터 모든 혜택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늙은 아버지를 어떻게 할지도 모를 위협을 감수하면서까지 하나님 편에 분명히 섰습니다. 또한 야곱도 어머니 리브가의 계략을 거절했지만, 아버지 이삭의 명령에는 순종합니다. 몇 일 피신할 것도 거절했던 야곱이었습니다. 그런데 신부까지 골라 혈혈단신 결혼까지 성사시켜야 하는 큰 일까지도 사명으로 받았습니다. 즉, 이삭은 아브라함과 종 엘리에셀의 지혜와 도움을 얻어 신부인 리브가를 맞이했지만, 야곱은 이 모든 일을 혼자서 감당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언약의 당사자로써 자칫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또 다시 어떤 위협과 고통을 감내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막중한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그토록 떠나기 싫었던 고향집을 떠나야 합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감내할 일들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지 거역할 수 없는 일입니다. 순종하며 나갈 때 하나님께서는 그 사역에 함께 역사하실 것입니다. 야곱의 나머지 생애에서 그는 하나님과 어떻게 동행하며 세상을 헤쳐나가는지를 보게 될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 너와 너와 함께 네 자손에게도 주사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곧 네가 거류하는 땅을 네가 차지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창 28:4)”   이삭은 리브가가 야곱의 며느리 감에 대한 의견을 내놓자 동조하고 야곱을 불렀지만,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가졌습니다. 리브가의 마음을 읽지 못할 만큼 어리석은 이삭이 아닙니다. 비록 야곱의 결혼 걱정을 한 것이지만, 에서를 피해 멀리 보내고자 하는 어머니의 애뜻한 심정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서 정말 자기처럼 같은 혈통을 가진, 멀리는 아브라함의 형제들 후손 중에, 가까이는 리브가의 친척 가운데 딸을 며느리 감으로 정한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깨달았습니다. 아마 이러한 마음을 정한 시기는 진즉 그러니까 에서가 헷 처녀를 아내로 삼을 때부터였는지 모릅니다. 그것이 리브가가 간청함으로 현실에서 진행시키고자 했습니다. 야곱은 이삭의 명령에 복종합니다. 이삭은 떠나는 아들에게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합니다. 야곱과 에서는 각각 다른 민족을 형성할 것이라고 신탁하셨습니다. 그 중에 야곱은 많은 후손들을 가지게 될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이 땅으로 돌아와서 마침내 새로운 민족을 형성할 것입니다. 즉 하나님 나라를 세우게 될 것입니다. 야곱은 이스라엘이라 불리고 12지파를 형성하는 12아들을 낳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에게 이런 일들이 순조롭게 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극복하고서야 겨우 이루어내는 이스라엘의 기초였습니다. 그 중심에 야곱이 우뚝 서 있습니다. 그 시작이 바로 3-4절 말씀입니다. 야곱의 위상은 이렇게 이삭이 정식으로 하나님 언약의 후계자로 선언함으로써 새롭게 정립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듯이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했던가요? 앞으로 그에게 닥칠 그리고 파란만장한 인생의 시련도 함께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6-9: “이에 에서가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 본처들 외에 아브라함의 아들이요 이스마엘의 딸이요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라”   이삭과 리브가 그리고 야곱의 하는 일을 지켜본 에서는 갑자기 외로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자신은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섬기고 집안을 돌보았다고 여겼지만 결과는 자신이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지난 일을 다 잊어버리고 예전처럼 화목한 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내가 하면 아버지의 마음이 돌아설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이윽고 야곱은 이삭의 축복을 받고 밧담아람으로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이삭이 마지막으로 야곱에서 전하는 말은 가나안 사람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지 말라는 당부였습니다. 이를 들은 에서는 많은 생각이 오갔을 것입니다. 아 내가 아버지에게 잘못한 점이 바로 저거였구나. 아내의 출신성분이 항상 걸림돌이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 천한 집안에서 며느리를 데려왔으니 아버지의 실망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 그렇다면 아버지의 마음에 맞도록 뼈대 있는 가문의 딸을 며느리로 들이면 위안이 되실 거야’ 이러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아들이 깡패입니다. 부모는 아무나 두들겨 패는 아들 앞에서 항상 비위를 맞추며 살았습니다. 성질이 불 같아서 어릴 적부터 집안 가구를 때려부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런데 철들었는지 부모에게 효도한답시고 깡패 짓 해서 번 돈으로 비싼 집에 호화스런 인테리어로 장식해서 옛적 때려 부신 가구들을 대신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심정은 아들이 깡패생활 청산하고 공사판이라도 나가서 열심히 땀 흘려 번 돈으로 부모를 공양했음 하고 바랐습니다. 에서가 깡패입니다. 원래 깡패정신을 그대로 갖고 아버지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이스마엘 후손의 딸을 첩으로 맞아들였습니다. 수완도 좋지요? 워낙 겉보기에는 호남형에다 타고난 사냥꾼이인 그를 따르는 얼빠진 여자들은 부지기수입니다. 그런데 어렵게 청해서 뼈대 있는 가문의 딸을 아내로 맞았습니다. 그러나 이삭은 더 깊은 시련에 빠져들었습니다. 한편으로 에서에게 어머니 리브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이미 모자 지간의 관계는 끊어진 지 오랩니다. 야곱이 축복을 받고 난 후부터 그에게서 어머니는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기막힌 일입니다. 야곱이 떠난 뒤 리브가도 성경에서 사라졌습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www.semi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