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11:01-19 ::: 메시아의 예루살렘 입성 Fri. Mar. 27. 2020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자들이 리 지르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막 11:9)”     어린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예수께서는, 환호하는 무리들에게    한 마디 말씀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셨습니다.   또한 예루살렘 성내에서는 아무도 예수님을 맞이하러 나오지 않았습니다.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과 일부 무리들만 나귀 타신 예수님을 승리자로 묘사했을 뿐입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은 고난과 죽음을 위한 행진이었습니다. 이제 예루살렘에서는 예수님과 반대자들, 대제사장, 서기관, 바리새인, 헤롯 당, 사두개인, 그리고 제자들로부터, 영적 사투를 벌려야 하는 심각한 긴장감이 감도는 입성입니다.   오직 예수님만의 고뇌와 고독이 깃든 메시아 입성의 광경이었습니다.   이 그림은 환호하는 군중의 소리는 삭제되고 나귀에 타신 예수님의 숨소리와, 이마에 흐르는 땀만 크게 close up되는 영화에서 느끼는 그 한 장면처럼 보입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막 11:1) 그들이 예루살렘에 가까이 와서 감람 산 벳바게와 베다니에 이르렀을 때에 예수께서 제자 중 둘을 보내시며 (막 11:2) 이르시되 너희는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로 들어가면 곧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 새끼가 매여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끌고 오너라 (막 11:3) 만일 누가 너희에게 왜 이렇게 하느냐 묻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이리로 보내리라 하시니 (막 11:4) 제자들이 가서 본즉 나귀 새끼가 문 앞 거리에 매여 있는지라 그것을 푸니 (막 11:5) 거기 서 있는 사람 중 어떤 이들이 이르되 나귀 새끼를 풀어 무엇을 하려느냐 하매 (막 11:6) 제자들이 예수께서 이르신 대로 말한대 이에 허락하는지라 (막 11:7) 나귀 새끼를 예수께로 끌고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얹어 놓으매 예수께서 타시니 (막 11:8) 많은 사람들은 자기들의 겉옷을, 또 다른 이들은 들에서 벤 나뭇가지를 길에 펴며 (막 11:9)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자들이 소리 지르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막 11:10) 찬송하리로다 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 (막 11:11)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전에 들어가사 모든 것을 둘러 보시고 때가 이미 저물매 열두 제자를 데리시고 베다니에 나가시니라 (막 11:12) 이튿날 그들이 베다니에서 나왔을 때에 예수께서 시장하신지라 (막 11:13) 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가서 보신즉 잎사귀 외에 아무것도 없더라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막 11:14) 예수께서 나무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 (막 11:15) 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며 (막 11:16) 아무나 물건을 가지고 성전 안으로 지나다님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막 11:17)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매 (막 11:18)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 (막 11:19) 그리고 날이 저물매 그들이 성 밖으로 나가더라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자들이 소리 지르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1-6: “이르시되 너희는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고 들어가면 곧 아직 아무도 타 모지 않은 나귀 새끼가 매여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끌고 오너라” 나귀 새끼.       예수의 일행은 여리고를 떠나 감람 산 가까이 왔습니다. 감람 산은 예루살렘 성읍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은 언덕입니다. 감람 산 주변에는 벳바게와 베다니라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방문할 때 마다 베다니 마을을 들러서 갔습니다. 그곳에는 나사로의 집이 있어서 하루 정도는 머물다 가셨습니다. 벳바게는 특별히 성경 다른 곳에서는 나오지 않는 마을이지만, 나귀 새끼를 가져온 “맞은편 마을(2)”로 추정합니다. 이 마을들은 명절 때 특히 매년 유월절기에 맞춰서 예루살렘을 향해서 외국과 국내 각처에서 몰려온 유대인 순례자들을 맞이하는 환영행사를 준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유월절이 되면 마을마다 순례자들을 위한 편이시설을 마련하고 순례자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팔기도 하였습니다. 예수께서 베다니 마을에 나사로와 마르다 및 마리아의 집을 잘 알고 친하게 지냈던 사실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유월절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예루살렘에 모였기 때문에 숙박과 식사하는데 어려움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 낮에는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에 머물고 밤에는 감람 산으로 물러나 잠을 청하셨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이곳을 지나가다 두 제자에게 맞은편 마을로 가서 매여 있는 나귀 새끼를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혹시 주인이 묻거든 “주가 쓰시겠다(3)”라고 하면 그냥 보내줄 것이라고 하시면서 다시 돌려보내겠다고 일러주셨습니다. 나귀 주인과 미리 약속한 일인 것처럼 예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에서는 이와 같은 광경을 예언하였습니다.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지어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지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시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 새끼니라(슥 9:9)”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 내 아들아 너는 움킨 것을 찢고 올라갔도다 그가 엎드러지고 웅크림이 수사자 같고 암사자 같으니 누가 그를 범할 수 있으랴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그의 나귀를 포도나무에 매며 그의 암나귀 새끼를 아름다운 포도나무에 맬 것이며 또 그 옷을 포도주에 빨며 그의 복장을 포도즙에 빨리로다(창 49:9-11)”   이러한 광경은 메시아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나귀를 끌고 올 때 자세하게 명령하심을 두고 미리 주인과 약속을 하였다고 우기는 자들도 있지만, 틀린 생각입니다. 이미 많은 하나님의 능력을 보이신 예수께서 미리 사건을 예견하신다고 해서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감람 산의 이야기는 예루살렘 입성을 위한 공식적인 출발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때 메시아가 임하시는 장소였습니다. 현재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향하신 발걸음도 종말을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구약을 성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감람 산은 예수님의 지상 생애 중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앞둔 결정적인 사건들이 있어났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겟세마네 동산이 있었고 예수님이 가룟 유다에게 체포되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부활하시고 다시 하늘로 승천하던 곳도 감람 산이었습니다.   “그 날에 그의 발이 예루살렘 앞 곧 동쪽 감람 산에 서실 것이요 감람 산은 그 한 가운데가 동서로 갈라져 매우 큰 골짜기가 되어서 산 절반은 북으로, 절반은 남으로 옮기고(슥 14:4)”   7-11: “찬송하리로다 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   “나귀 새끼를 예수에게 끌고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얹어 놓으시매 예수께서 타시니(7)” 나귀 새끼와 길 위에 겉옷을 까는 행위는 왕의 즉위식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광경도 구약의 성취를 담고 있습니다.   “무리가 각각 자기의 옷을 급히 가져다가 섬돌 위 곧 예후의 밑에 깔고 나팔을 불며 이르되 예후는 왕이라 하니라(왕하 9:13)”   “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과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와 그렛 사람과 블렛 사람이 내려가서 솔로몬을 다윗 왕의 노새에 태우고 인도하여 기혼으로 가서 제사장 사독이 성막 가운데에서 기름 담은 뿔을 가져다가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으니 이에 뿔 나팔을 불고 모든 백성이 솔로몬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하니라 모든 백성이 그를 따라 올라와서 피리를 불며 크게 즐거워하므로 땅이 그들의 소리로 말미암아 갈라질 듯하니(왕상 1:38-40)”   “호산나”는 여호와여 구원과 형통함을 주옵소서라는 여호와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시 118편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이제 구원하소서 여호와여 우리가 구하옵나니 이제 형통하게 하소서 여호와의 이름으로 오는 자가 복이 있음이여 우리가 여호와의 집에서 너희를 축복하였도다(시 118:25-26)”   곧 메시아의 신분으로 오신 예수를 향한 찬양과 환호를 예언하신 말씀입니다(시118편을 묵상하시기 바람). 이는 곧 다윗의 나라가 오고 있는, 메시아 왕국에 대한 깊은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환호입니다. 이 땅에서 뿐 아니라, 천상에서도 최고의 영광의 자리를 향한 찬양이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믿었습니다.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시 118:22-24)”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막 11:10)”   예수님을 제외하고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는 길 가에는 환영인파가 몰려서 나귀(새끼)를 타신 그 분을 찬양하는 열기에 묻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같은 행진은 유월절기에 맞춰서 순례자를 환영한다는 행사의 일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문만 듣던 예수님, 무리들이 생각할 때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랍비(선생)으로 여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례자들을 환영하는 행사이면에 왕의 대관식과 같은 의미를 거절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이미 내면적으로는 “메시아의 예루살렘 입성”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환호하는 무리들에게 한 마디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침묵으로 일관하셨습니다. 또한 예루살렘 성내에서는 아무도 예수님을 맞이하러 나오지 않았습니다.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과 일부 무리들만 나귀 타신 예수님을 승리자로 묘사했을 뿐입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 입성이 고난과 죽음을 위한 행진이었습니다. 이제 예루살렘에서는 예수님과 반대자들, 대제사장, 서기관, 바리새인, 헤롯 당, 사두개인, 그리고 제자들까지, 이들과 영적 사투를 벌려야 하는 심각한 긴장감이 감도는 입성입니다. 오직 예수님만의 고뇌와 고독이 깃든 메시아 입성의 광경이었습니다. 이 그림은 환호하는 군중의 소리는 삭제되고 나귀에 타신 예수님의 숨소리와 이마에 흐르는 땀만 크게 close up되는, 마치 영화에서 느끼는 그 한 장면처럼 보입니다. 예수님은 겸손하게 나귀(새끼)를 타시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습니다. 온천하의 군대를 다 동원하고 팡빠래를 울리며 자주색 카펫을 깔린 위로 열 마리의 백마가 끄는 마차를 타고 모든 왕들과 대제사장들이 도열하는 가운데를 지나 예루살렘에 입성해도 송구스러울 수 밖에 없음에도, 그 분은 새끼 나귀를 타시고 초라하게 오셨습니다. 그러나 초라한 모습 속에서 인류를 구원하시고 최고의 보좌에 앉으실 왕 중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누구도 조용히 나귀에 앉으신 예수님을 장엄하고 엄위하신 신적 겸손함을 보이신 분이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침묵은 성전 경내를 둘러보실 때에도 이어졌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을 맞으러 나온 제사장은 없었습니다. 나사렛 출신 선지자 예수를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예수께서는 성전의 주인이었음에도 무시되었습니다. 말없이 성전을 둘러보시고 제자들과 함께 베다니로 나가셨습니다. 모든 것을 둘러보셨으므로 성전 청결 사건과 이어지는 무화과 나무의 저주, 그리고 결국은 성전 멸망을 예언하시게 될 것입니다.     12-14, 20-21: “예수께서 나무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   본문 말씀은 두 사건이 밀접하게 연결되는 샌드위치(인쿠르지오)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제 말씀을 통해서 예루살렘 입성이 예수님을 환영하는 무리들과는 달리 새로운 다짐을 하시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고 성전에서 들어가셔서 모든 것을 두루 살펴보신 다음에 날이 저물고 예루살렘을 빠져나와 베다니로 다시 나가셨습니다(11)”. 이는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서 각처에서 모여든 많은 유대인들 때문에 예루살렘 성 안에서 투숙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외 달리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면 기도하기 위해서 그 성읍 근처의 베다니로 나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유가 어찌하든 그 점이 본문의 핵심을 아니므로, 다음 날 베다니에서 나오시면서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13)” 다가 가셨으나, 열매가 없었습니다. 유월절기는 4, 5월로 추정할 때, 아직은 무화과 열매를 얻기에는 이른 시기였습니다.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마가도 이점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예수께서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지적하여 저주를 하셨다는 점입니다.   “예수께서 나무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막11:14)”   따라서 본 구절을 살펴볼 때, 몇 가지 부당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열매를 낼 시기가 아님이 분명함에도 예수께서 이를 아셨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저주를 내리신다는 점이 우리를 당혹하게 만듭니다. 그 동안 학자들 사이에는 많은 토론을 하였겠지요, 각각의 주장들은 나름대로 의미를 가졌지만, 문맥 전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좀더 폭을 넓게 해석할 필요를 갖게 됩니다. 무화과나무 저주 이야기가 감싸고 있는 성전청결 사건이 바로 이 난제를 풀어줄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도 구약을 인용하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17)”라는 말씀에서 볼 수 있듯이 구약 말씀에서 그 근거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구약에서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는 종종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나무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관계가 매우 건강한 영적 관계를 상징함과 동시에 열매가 없음은 이스라엘 백성의 핵심인 지도층, 즉 종교 지도자들의 외식과 위선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스라엘은 구속사에서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가 종결됨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 원인은 아무래도 축약적으로 성전의 기능상실과 연관될 때, 무화과나무 저주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겠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성전이 곧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예수님의 선포에 대한 배경을 설정해주는 것으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이해하게 된다면, 12절에서 예수께서 시장하셨다는 뜻이 육신의 배고픔 뿐만이 아니라, 영적인 갈급함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으로도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예수께서 그래도 이스라엘의 상징인 성전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그러나 직접 눈으로 확인한 성전의 상황은 극히 실망스러운 일이었습니다(11절 참조). 비록 말없이 둘러보시고 발 길을 돌리셨지만, 예수님의 실망을 우리는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무화과나무의 저주를 통해서 성전 멸망을 예고하는 말씀을 하셨다고 보는 것입니다. 무화과나무를 향해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14)”고 선언하신 것은 그러므로 유대인이나 성전 자체를 저주하기 위함이 아니라, 성전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메시아의 오심과 하나님 나라의 도래에 대한 궁극적인 뜻을 이행하지 못했음에 대한 기능상실을 선언했다고 보여집니다.       예수님의 저주는 상당히 강한 어조로 하셨는데, 그 결과는 열매는 고사하고 뿌리까지 말라버려서 영원히 도태되어 버렸다고 마가는 기록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상징인 성전은 “강도의 소굴(17)”로써 하나님의 심판으로 멸망될 것이지만, 그것은 예루살렘의 보이는 성전을 가리키는 것이며, “만민의 기도하는 집”으로써 성전은 또 다른 희망의 메시지임이 분명합니다. 거기에는 “믿음과 기도와 용서”의 단계로 나갈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진정한 성전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단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이 지나갈 때에(20)” 베드로는 뿌리째 마른 무화과나무를 보고 예수께 저주하신 무화과나무가 말랐다고 말함으로써 성전과 함께 종교지도자들과 적대자들이 몰락할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15-19: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매”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신 다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성전으로 가셨는데, 예수께서 성전에서 매매하는 자, 희생제물을 거래하는 자, 물건을 가지고 성전 안으로 다니는 자들을 내쫓으셨습니다. 이곳은 아마도 이방인의 뜰일 거라고 학자들은 추론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수님의 행동은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서만 있었던 일로 보입니다. 그곳은 너비가 450*300m나 되는 넓은 곳이었으며, 북서쪽 외곽은 성전 경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안토니오 요새가 있었고 그곳에는 만약을 대비해서 약 500명의 로마군인들이 주둔하여 있어서 경내로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예수께서는 성정 청결을 좁은 지역에 한정한 것으로 보이며, 전체적으로 청결을 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과 행위들은 성전 당국자들에게 전해졌을 것입니다. 성전 뜰에서 매매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자들이 곧 대제사장을 비롯한 사두개인들이라고 볼 때, 그들에게는 예수님의 행동과 말씀이 매우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에게는 체포의 구실과 십자가 처형의 주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성전 안에서 돈이든 희생제물의 매매는 잘못된 것인가?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먼 타국에서 온 순례자들은 오랜 여행을 하면서 희생제물을 끌고 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건실한 희생제의 짐승을 사기 위해서는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예루살렘 성읍에서 사는 것이 가장 마땅했으며, 그 중에서도 성전 뜰에서 사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입니다. 환전상 역시 성전에 바치게 된 성전세는 로마 화폐가 아니었기 때문에 달리 성전세를 바치기 위해 환전이 필요했습니다. 그 환전을 성전 뜰에서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때문에 예수께서 성전 청결 행위를 하신 것은 그들의 행위자체를 심판하기 위하심이 아니라, 더 이상 그런 관행이 필요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성전기능 자체가 무용지물이 되었는데 그곳에서 성전제의가 무의미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손으로 지은 성전”은 “손으로 짓지 아니한 성전”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은 “아무나 물건을 가지고 성전 안으로 지나다니지 못하도록 하셨다(16)”고 기록합니다. 이 말씀은 예루살렘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구약의 말씀에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좀 이해하기 어렵지만, 예루살렘 회복 때에는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날에는 말 방울에까지 여호와께 성결이라 기록될 것이라 여호와의 전에 있는 모든 솥이 제단 앞에 주발과 다름이 없을 것이니 예루살렘과 유다의 모든 솥이 만군의 여호와의 성물이 될 것인즉 제사 드리는 자가 와서 이 솥을 가져다가 그것으로 고기를 삶으리라 그 날에는 만군의 여호와의 전에 가나안 사람(매매하는 자, 상인)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슥 14:20-21)”   가나안 사람 즉, 상인들을 상징하는 말인데, 그들은 저울을 속이고 폭리를 취하거나 남의 것을 사취하는 자들을 의미합니다. “내 아버지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요 2:16)”는 말씀에도 나타나듯이 성전을 개인의 유익이나 집단적인 무리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가르치시기를, 만민의 기도하는 집, 그리고 강도의 소굴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성전에 대한 소망과 멸망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 역시 구약을 인용하신 내용입니다.   “내가 곧 그들을 나의 성산으로 인도하여 기도하는 내 집에서 그들을 기쁘게 할 것이며 그들의 번제와 희생을 나의 제단에서 기꺼이 받게 되리니 이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이 될 것임이라(사 56:7)”   이사야 56장 전체가 여호와께서 부르시는 자들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이방인을 포함한 고자들까지도 여호와와 연합한 자들은 다 성산으로 부르시겠다는 예언의 메시지입니다. 특히 이방인들이 성전으로 몰려올 것이라는 예측을 말씀합니다. 즉, 만민이 평등하게 하나님의 성전에서 기도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러한 말씀은 원래 성전의 의미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이 집이 너희 눈에는 도둑의 소굴로 보이느냐 보라 나 곧 내가 그것을 보았노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렘 7:11)”   예레미야 7:1-14절 말씀은 압제와 탐욕으로 성전에서 매매하는 과정에서 피 흘리는 죄를 범하고도 제의 의식에 참여하는 폭력적인 사람들을 가리켜서 하신 말씀입니다. 이들이 성전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성전을 더럽히는 행위가 됩니다. 그들은 다름이 아닌 대제사장들 무리들입니다. 따라서 예레미야 선지자는, “그들이 하는 말이 이곳이 여호와의 전이라 여호와의 전이라 여호와의 전이라 하는 거짓말을 믿지 말라”고 경고하였습니다. 그러면 성전이 만민의 기도하는 집의 역할을 한 적이 있었는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예언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이방인들에게 성전이 개방된 적이 없었으며, 예레미야 선지자가 예언하였고 예수께서 다시 확증하신 대로 그곳은 “강도의 소굴”과 같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구약에서 성전을 청결하게 한 자는 제사장들이 아니라, 오히려 요시야 왕과 같은 왕권을 가진 자들이었습니다. 요시아 왕은 성소 및 성전 안에 산재해 있던 이방 우상들을 제거하고 부셨으며, 성대한 유월절을 지키므로 성전개혁을 이룩했었습니다. 그러나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비난하신 하나님께서는 비단 멸망을 선언하신 것만은 아닙니다. 아직도 회개와 회복의 가능성도 함께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만일 길과 행위를 참으로 바르게 하여 이웃들 사이에 정의를 행하며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지 아니하며 무죄한 자의 피를 이곳에서 흘리지 아니하며 다른 신들 뒤를 따라 화를 자초하지 아니하면 내가 너희를 이 곳에서 살게 하리니 곧 너희 조상에게 영원무궁토록 준 땅이니라(렘 7:5-7)”       따라서 예수께서 경고하신 말씀 속에는 회개의 권고와 소망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제사장과 사두개인 그리고 바리새인들에게 그들의 사상을 고치고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순종한다면, 그래서 예수와 함께 다가올 하나님 나라를 준비한다면 예루살렘과 성전이 구원을 받을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에서 그들의 반응은 이러한 희망조차 기대할 수 없음을 보게 됩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막 11:18)”   그들의 두려움은 예수님이 무리들을 부추겨서 반란이나 폭동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그들의 기득권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임을 절감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권한은 예수를 체포하거나 심한 곤경에 처하게 하여 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즉각적으로 행동을 옮기지 못한 것은 그들 따르는 백성들의 동의와 지지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경제적 수익원인 환전상을 몰아내고 짐승 매매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그들 배후에 있는 자신들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들은 민감하게 자신들의 위기를 감지했고 불안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