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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눅 1:13)”
57-66: “이에 그 입이 곧 열리고 혀가 풀리며 말을 하여 하나님을 찬송하니(눅 1:63)”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출산 달이 다 되어서야 그곳을 떠나 고향인 갈릴리 나사렛으로
돌아갔습니다. 약 석 달 남짓 두 여인은 뱃속의 아이를 품고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것입니다. 엘리사벳은 해산할 기한이 차서 아들을 낳게 됩니다. 이로서 요한의
출생에 관한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었습니다. 요한의 탄생은 신약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예언이 성취된 사건입니다. 탄생소식은 곧 온 마을에 전해졌고, 이웃과 친족들은 이 기적적인
일에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창 21:6)”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요 많은 사람도 그의 태어남을
기뻐하리니(눅 1:14)”
사라가 이삭을 낳고 기뻐하며 이웃과 함께 웃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요한의
탄생은 모든 친척과 이웃의 기쁨이 되었습니다. 이 일은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기심으로 마련된 이적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유대인이면 누구나 태어난 지 팔 일만에 할례를 받아야 했는데, 아직 아이 이름을 짓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부모가
짓는 것이 유대교의 관습이었습니다. “이웃과 친족 사람들(58)”은 아이 이름을 아버지와 같이
사가랴로 짓기를 바랬습니다.
사가랴는 성전에서 성소에 들어가는 영광을 얻었지만, 벌써 10개월째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처지였으므로 그의 제사장
직을 이어받을 유일한 아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승계하는 것이 사가랴를 그나마 위로하는 격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사장 가문으로서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이름을 이어받는 것이 당시로서는 제사장 가문을 잇는 이름으로 짓는
것이 전통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친족들의 주장에 맞서 엘리사벳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그리고 요한이라고 짓겠다고 하였습니다. 엘리자벳의 완강한 태도에
친족들은 당황했지만, 이를 따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가랴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하였습니다. 10개월 동안 말을 못하고 듣지도 못한 채로 지내왔던 사가랴에게
유일한 대화의 통로는 서판에 글을 써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아들의 이름을 무엇이라
지어야 하느냐?고 물었을 것입니다.
그러자, 사가랴는 왁스를 입힌
서판에 아들의 이름을 요한이라 적자, 주변 사람들은 놀라와 했습니다.
엘리사벳과 똑같이 의견 일치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사가랴가 엘리사벳에게 태어날 아이의
이름을 알려주었으리라 봅니다(13절 참조). 요한이란 이름의
뜻은 ‘하나님의 은혜를 보이셨다’ 혹은 ‘하나님은 은혜로우시다’ 입니다. 사가랴는
이미 성소에서 천사 가브리엘을 만났을 때, 요한이라고 태어날 아들 이름을 지으라고 지시받았던 터였습니다.
“천사가 그에게 이르되 사가랴여 무서워하지 말라 너희 간구함이
들린지라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눅 1:13)”
사가랴는 가브리엘 천사를 만났을 때, 그가
전한 메시지에 의심을 품고 믿지 않았던 불신에서 벗어나 가브리엘이 전한 말씀이 곧 하나님의 말씀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잉태하였고, 이 아이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특별한
일을 하실 것임을 믿었던 것입니다. 사가랴가 천사의 말을 의심함으로 그에게 임했던 저주는 그가 확신을
갖고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짓자, 천사의 예언을 성취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웃들과 친족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10개월 동안 벙어리인
채로 지냈던 사가랴가 말문이 터지자, 그들은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가랴의 입과 혀가 정상으로 돌아온 사건은 이 아이가 태어난 일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가랴는 말할 수 있게 되자 먼저 하나님을 찬송하였습니다. 그가
침묵과 시련으로 지내는 동안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이 일을 줄곧 관찰해왔으며,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철저히 깨닫게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찬송은 이웃과 친척들을 두렵게 하였습니다. 사가랴가 요한의 탄생 예언을 듣고 놀라 두려워했던 것처럼, 늙은
엘리사벳이 아이를 낳았고 벙어리 된 사가랴가 말문이 터지면서 하나님을 찬양하였다는 소문을 듣자 모두가 두려워하였고 소문은 꼬리를 물고 유대 산골로
퍼져나갔습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직접 목격한 자들 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게 된 자들도 한결같이 이 아이가 장차 어찌될 것인가?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범상치 않은 일이라고 느낀 것입니다. 이 일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셨기 때문입니다.
“듣는 사람이 다 이 말을 마음에 두며 이르되 이 아이가
장차 어찌 될까 하니 이는 주의 손이 그와 함께 하심이라(눅
1:66)”
요한은 주님의 특별한 간섭과 능력이 함께 할 강력한 하나님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우리를 위하여 구원의 뿔을 그
종 다윗의 집에서 일으키셨으니(눅 1:69)”
67-75: “찬송하리로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그 백성을 돌아보사 속량하시며(눅
1:68)”
사가랴는 성령이 충만하여 요한을 찬양하게 됩니다. 먼저 살펴본 대로 엘리사벳은 성령이 충만하여(41) 마리아를 찬양했습니다. 이렇게 성령이 충만하여 사가랴의 부부로부터 찬양을 받은 마리아와 요한은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시기 전에 그 앞길을
예비하는 사명을 담당할 사람들이었습니다. 엘리사벳이 복중에 기뻐 뛰는 아이를 느껴서 마리아를 찬양하였듯이, 사가랴도 벙어리 된 채로 10개월을 자숙하는 동안에 마리아가 찾아와 3개월을 머물게 되면서 요한의 탄생과 동정녀인 마리아에게 성령으로 말미암아 태어날 예수를 깊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사가랴는 말문이 터지자, “찬송하리로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라고 일성(一聲)을
토해냈습니다. 그는 예전에 ‘늙어서 쓸모 없는 몸(18)”이라고 터부시했던 태도와
전혀 달라졌습니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신앙태도로 바뀌었습니다. 마리아의
찬양에서 드러났듯이, 메시아 탄생은 이들 부부에게 확정적인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아 예수의 탄생으로 말미암아 요한의 출생의 의미를 찾아가게 된 것입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찬양 받아야 하실 이유는,
다윗과의 약속을 이루셨으며(69). 또한 아브라함과 언약도 성실히 지키셨기 때문입니다(73).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 이스라엘 백성을 돌아보사 속량하시며 구원의 뿔(능력)으로 다윗의 집을 일으키”셨습니다. 비싼 값을 치르고 죄값을 갚아주셨습니다. 속량하심은 곧 돌봐 주신다는
의미로 하나님의 돌보심인 곧 구원의 약속을 말합니다. 따라서 약속대로 영원한 다윗 계열의 왕을 세우셨습니다.
하나님의 긍휼은 하나님의 자비하심(불쌍히
여기심)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헤세드란 원어의 뜻은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신실하심으로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그 헤세드(구원의 약속, 일방적인
언약 즉, 하나님께서 홀로 지키시는 약속,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자비를 뜻합니다. 이것은 부연설명하자면, 메시아의 도래는 구약의 거룩한 선지자 예언의 성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거룩한 선지자 예언의 성취’는 “하나님의 백성을 원수와 미워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구원하시는 일(71, 74)”입니다. 그러면
과연 거룩한 선지자는 누구를 두고 하신 말씀인가?
“곧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라(72, 73)” 아브라함에게
맹세하신 그 맹세로 강조하신 것은 “그 조상을 긍휼이 여기시며 그 거룩한 언약을 기억하심”을
통해서 하나님의 확고부동한 언약의 성취를 위하여 실행에 옮기셨음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어렵군요.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는 무엇을 말합니까?
“이르시되 여호와께서 이르시기를 내가 나를 가리켜 맹세하노니
네가 이같이 행하여 네 아들 네 독자도 아끼지 아니하였은즉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창 22:16-17)”
이 말씀은 모리아 산에서 이삭을 번제로 드린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맹세하신 내용으로 원래 맹세의 뿌리입니다. 이 맹세는 신약으로 넘어와서 구원은 하나님의 직접 개입을
궁극적으로 실현하는 과정이며 이는 예수 그리스도(메시아)를
이 땅에 보내시고 죽으심을 통한 구원의 맹세로 이해됩니다. 그러면 구원이란 원래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백성이 원수와 미워하는 모든 자의 손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부분적으로는 미미하게 성취되어 왔으나, 이제부터는 온전하게 성취되는
기쁨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가랴의 찬양은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조상에게 하신 언약을 신실하게 이행하셨음을
보여줍니다. 그 언약의 성취는 하나님 백성의 구원입니다. 구원은
실제로 원수들로부터 해방을 의미하였고, 이것은 정치적으로 로마로부터 해방이 아니라, “죄
사함”으로 말미암은 구원(77)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미 구원에 이르렀으니, “종신토록 주의 앞에서 성결과 의로 두려움이 없이 섬기게 하리라(75)”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한번 언약하신 일은 결코 변경하거나 중지하지 않고 반드시 지키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은 두려움 없이 그분께 소속되는 성결함과 말씀에 기록된 대로 순종하는 의로움 안에서 섬기게
될 것입니다.
76-80: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은 자에게 비치고 우리 발을 평강의 길로 인도하시리로다”
요한은 자기 아버지(사가랴)로부터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선지자라”고 칭송을 받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400년 동안 전혀 선지자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요한의 탄생은 새로운 시대를 예견하는 선지자의 탄생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의 길을 준비하는” 메시아의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의 사명은 모든 사람들에게서가 아니라 “주의 백성에게” 그들의
죄 사함으로 말미암은 구원의 임재를 알리는 것입니다. 비록 자신이 사람을 구원할 수는 없지만, 주의 백성들을 회개하도록 촉구하며 그들을 구원하실 분에 관하여 소개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요한의 이러한 사명 또한 하나님의 긍휼이 없이는 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구원은 회개를 전제한 죄 용서로부터 시작합니다. 죄의 용서는 하나님의
긍휼(자비하심, 불쌍히 여기심)로 말미암아 되는 일입니다. 마치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과 같이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시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즉, 오실 그리스도께서는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은 자에게 빛을 비추어서 평강의
길로 그들의 발걸음을 인도하시게 될(79)” 것입니다.
그러면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을 구원하시는 목적은 무엇인가? 입니다. 첫째, 원수로부터
구원받은 그의 백성을 종신토록 거룩함과 의로움으로 하나님을 섬기게 하기 위함이십니다. 이 구원은 전적인
하나님의 긍휼하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상들에게 약속한 그 언약대로 성취시키시는 긍휼하심입니다. 이것은 메시아가 이 땅에 오심으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구원의 두 번째 목적은 성결하고 의롭게 하나님의 섬기는 백성의 새 창조입니다. 이 새 창조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나게 될 은혜의 역사요, 선택된 자에게는 다함 없는 축복입니다.
요한은 자라면서 심령이 강하여 졌습니다. 아마도
늙은 부모를 일찍 여의고 거친 들판(세상)에서 자랐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엣센 파(또는 에세네파, 유대교파의 일종으로 바리새파, 사두개파 등과 같은 교파와 유사함)에 소속되었다고 추론하지만 물증이나 근거는 없습니다. 그는 거친 연단을
통과한 심령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라는 별명을 얻은 것으로 보아 타당성이 있다고 해석하는 신학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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