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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그들이 즐거워하더라”
11-17: “이에 스스로 돌이켜 이르되 내
아버지에게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앞서 잃은 한 마리의 양과 잃었던 한 드라크마에 관한 비유를 묵상하면서 주인이
적극적으로 잃은 양과 드라크마를 찾아나서는 상황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참 기쁨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말씀도 집 떠난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애타는 심정과 돌아온 아들로 말미암아 큰 기쁨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하나님의 기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탕자의 회개와 돌아옴은 부차적인
내용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둘째가
불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버지에게 상속받을 재산을 물려달라고 요청합니다. 유대 법에서는 아버지가 살았어도 재산을 분배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 처분권은 아버지가 계속 유지하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살아 계신 아버지에게 자기 몫의 유산을
달라고 하는 아들은 불효자입니다. 둘째 아들이 집요하게 요구함으로 아버지는 재산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러자 몇 일이 못되어 자기 소유가 된 재산을 팔아 현금으로 만들어서 먼
나라로 떠났습니다. 불법을 저지른 불효한 아들입니다. 내심
외국에 나가서 이 자본을 밑천으로 크게 성공하리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통제를 벗어난
아들은 허랑방탕하게 재산을 허비함으로 얼마 가지 못해서 빈털터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해는 흉년이
크게 들어 “그가 비로소
궁핍하게(14)”되었습니다.
아버지 통제 아래서 지낼 때까지만 해도 부족함이 없이 자랐습니다. 그리고 유산을 받아 먼 나라로 간 후에도 비록 받은 재산을 허비했으나 궁핍해서 남에게 도움을 요청할 지경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큰 흉년까지 겹쳐서 절대적으로 남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누구 한 사람 그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돼지를 치는 곳까지 찾아가 품삯은 필요 없으니 먹여만 달라고 애원하였습니다. 유대인으로서 돼지를 키운다는
일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돼지에 대한 혐오감은 지금도 여전해서 돼지를 키우기는커녕, 고기조차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둘째 아들은 유대인의 본분마저 버리고 겨우 돼지 치는 일을 맡았지만 먹을
것을 제대로 얻지도 못했기 때문에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로도 배를 채우며 간신히 버텨왔으나 이제는 이마저도 제대로 먹지 못할 형편에 이른 것입니다. 그는 한탄하며 풍족한 아버지의 집을 간절히 사모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내 아버지에게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17)”
둘째 아들은 유대 법을 어기고 아버지의 유산을 맘대로 처분하여 이방으로 떠났으며, 율법에서 부정하다고 정한 돼지를 가까이하여 부정한 몸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종교도 전통도 관습도 소용없는 것들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쥐엄 열매도 먹을 수 없어 굶어서 죽을 지경이 되자, 그때서야
아버지 집을 그리워하였습니다. 최소한 아버지 집에는 품꾼들도 굶주리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였습니다. ‘돌아가자 설마 죽이기야 하겠는가! 내 스스로 아들이기를 포기하였으니 그냥 품꾼 정도로 나를 받아만 주시면 굶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18-24: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 하리라 하고”
세상적으로 곤핍해지고 더 이상 밑바닥의 인생을 살 수밖에 없을 때에야 겨우
아버지 집을 그리워하였습니다. 만약에 미리 받은 유산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으나 그럭저럭 살만했다면
결코 아버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접었을 것입니다. 최악의 조건으로 내 몰려야 만이 하나님을 찾게 되는
경우와 같습니다. 둘째 아들은 더 이상 의지할 만한 세상적 기반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집으로 돌아갈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가 스스로 죄를 깨달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임시 방편으로 아버지
집에 가면 굶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설마 품꾼으로 써주시기는 하겠지 하는 기대입니다. 그는 하늘(하나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으니 아들의 자격을 스스로 버리고 아버지를 주인으로 삼아 일개 품꾼으로 써달라고 부탁할 참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나면 사람은 겸손해집니다. 그러나 겸손하지 않고서는
살아날 방도가 없다고 생각하여 임기웅변으로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그 차이가 미묘해서 보통사람들은 어떤
겸손인지 구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인간의 판단영역이 아닐 것입니다.
작은 아들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쉬임 없이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되새겼습니다. 혹시나 거절당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차 올랐습니다. 정말 아버지
앞에 설 면목이 없다는 점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더 이상 갈 곳은 아무데도 없습니다. 최후로 돌아갈 곳은 아버지 집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는 일어나 아버지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저 멀리 아버지 집이 보이는 곳까지 왔을 때, 한 노인이 자기를 향하여 달려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이 집을 떠난 후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돌아올 것으로 믿었습니다. 자식의 마음을 부모이상 아는 사람은 세상에서 없습니다. 둘째 아들이
성공하기를 빌었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그 아들이 실패하고 돌아올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도 수십 번씩 밖을 내다보며 아들이 보이기를 학수고대하였습니다.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아들은 생각보다는 빨리 돌아왔습니다. 멀리서 오는 한 사람의 모습을 보자 곧바로 둘째 아들임을 알아챈 아버지는 문을 박차고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만신창이가 된 아들의 목을 붙잡고 긴 입맞춤을 하였습니다. 아들은
그 동안 수도 없이 되새기며 준비했던 말을 시작하였습니다.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21)” 채 준비한 대사를 끝내기도 전에 아버지는
뒤따라온 종들에게 급히 명령하였습니다.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그들이 즐거워하더라(22-24)”
아버지의 기쁨은 죽은 아들이 살아서 돌아온 기쁨이었습니다. 아들이 생각했던 죄스러움과 자기가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려는 태도가 잃은 아들을 찾은
아버지의 기쁨 앞에 너무 초라하게 보였습니다. 둘째 아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기쁨은 온 동네를 즐겁게 하는 잔치로 번져갔습니다. 마치
돌아오기를 미리 알고 준비를 한 것처럼 아버지의 기쁨의 잔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둘째 아들에게 몸을 씻기고 준비해 놓은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내 아들이라는
징표로 준비한 반지를 끼워주고 신을 신기며 잔치 때 쓸 것으로 준비한 살진 송아지를 당장에 잡았습니다. 아들이기를
포기한 그리고 스스로도 아들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던 둘째 아들에게 아버지는 결코 아들임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떠나기
전에도 떠났을 때도 다시 돌아왔을 때도 변함없이 그는 사랑하는 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공식적으로
아들의 위치를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아버지의 기쁨은 아들이 돌아왔다는 데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도 포기하고 아예 아들자격까지도 감당할 수 없으리만치 객관적인 자신의 처지를 파악하는 데 있습니다. 겉으로 뿐만 아니라 마음 속 깊이 자신의 죄과에 대한 회개가 선행되어야 아버지 앞으로 돌아오는 일이 가능합니다. 아버지는 처음부터 둘째 아들이 세상에서 실패할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아니
실패하고 빨리 돌아올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유산을 분배하였던 것은 아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너무 고집이 세었기 때문입니다. 실패와 절망을 경험한 뒤에야 자신과 아버지에 대해서 더 깊은 애정을
갖고 돌아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잃은 아들에 대한 비유는 맏아들의 이야기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선 예수님의 비유 속에서 지금 청중들이 바리새인과 서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유산을 깡그리 탕진한 작은 아들은 세리와 죄인들 그리고 창녀를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맏아들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로 비유했습니다.
“아버지가 이르되 얘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되”
25-32: “이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았으며
내가 잃었다가 얻었기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
맏아들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불효자식은 둘째 아니라 맏이다라고 결론을 갖고
설명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주석들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입장에서 보는 아들들은 하나 같이 귀한 자식들입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불효를 한 자들입니다. 특별히 맏아들이 더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강조하는 것은 편견입니다.
맏아들은 하루 종일 밭에서 종처럼 일하다가 늦은 저녁 무렵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지친 몸으로 집 가까이 왔을 때 풍악과 춤추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도대체 무슨 좋은 일이 있는 걸까?’ 맏아들은 전혀 동생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이나 아버지에게 좋은 일이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종을 불러 물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종은 동생이 돌아와서 아버지가 건강한 둘째 아들을 맞아들여
살진 송아지를 잡고 동네 잔치를 벌였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맏아들은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이윽고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습니다. 하인들은 맏아들을 집안으로
안내했으나 거절하고 문 밖에 서 있었습니다. 맏아들이 밖에서 화를 내며 들어오기를 거절하고 있다고 알리자, 아버지는 급히 문 밖까지 나와 아들을 권하여 들어가자고 하였습니다.
맏아들은 아버지를 보자 대뜸 그 동안 아버지에게 서운했던 심정을 털어놓기
시작하였습니다. 여러 해 동안 아버지를 곁에서 섬겼거늘 한 번도 나와 내 벗들을 위해 염소새끼 한 마리도
잡아 잔치를 베푼 적이 없었는데, 아버지의 재산을 창녀들과 함께 삼켜버린 이 아들이 돌아오니 살진 송아지를
단번에 잡아 잔치를 벌이는 것은 무슨 연유입니까? 하고 대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조용히 맏아들을 어깨를 두드리면서 아들아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 아니냐? 그렇지만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았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은 아들이다. 그래 우리가 함께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느냐? 하고
타일렀습니다. 아버지에게 있어서 자식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소중합니다.
못났든 잘났든, 속을 썩이든 그렇지 않든 모두가 다 귀하고 목숨으로 바꿀 만큼 사랑합니다. 작은 아들에게도 그렇게 하였지만, 큰 아들 역시도 너그럽게 대하고
타일렀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대로 작은 아들은 타락한 죄인들이며, 세리와 창녀로 비유됩니다. 그들은 큰 죄를 저지른 자들입니다. 율법을 어겼고 부정한 짓을 하였습니다. 당연히 합당한 징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큰 아들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로 비유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것으로 특권을 누렸습니다. 일단은 율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유대교 내에서는 권위와 권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들이 세리와
죄인, 창녀와 같은 범죄자를 책망하고 구원에서 제외된 자라고 주장하는 점에서 일단은 맞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선행과 말씀을 순종함으로써 구원을 받은 자라고 생각했으며, 누리는 특권은 하나님의 보상이라고 인식했습니다. 바로 이점이 예수님께서
주장하신 구원과 차이점입니다. 예수께서는 구원이란 인간의 선행이나 믿음의 척도에 따라 구원받을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으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선택하심으로 구원이 부여된다는
점입니다. 구원에 있어 인간의 조건이나 자격이 전혀 필요 없습니다. 단지
하나님의 무한하신 자비를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믿음만 갖추어지면 되는 일입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향한 무한한 용서와 사랑을 맏아들이라고 해서 자기 기준에
맞추어 마음대로 아버지를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더구나 그리스도 예수님 앞에서 감히 일개 율법학자가
예수님의 사역에 대해서 왈가불가한다는 것 자체가 큰 범죄행위인 것입니다. 그들의 전통적인 고정관념으로서는
세리와 창녀, 죄인들과 함께 식탁을 마주 대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보았습니다.
어찌 아버지가 물려받은 재산을 탕진하고 빈털터리로 돌아온 자을 위해 단 한
번도 행하지 않던 큰 잔치를 베풀 수 있는가? 저런 나쁜 놈에게 그럴 수 있다니! 아버지가 실성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이렇게 단정지었습니다. 이런 아들의 마음이 아버지의 집 문 턱을 넘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맏아들에게 이 잔치에 참여할 것을 간곡히 설득하였습니다. 끝내 화를 내지 않고 맏아들의 마음을
풀어주며 이 기쁨을 함께 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구원은 사람의 선행이나 의로움에 근거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죽을 죄를 범했을지라도 하나님의 아들을 영접하는 자에게 무한하신 자비와 은총을 베푸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구원의 행동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명명백백하게 죄인이라고
들어 난 자에게 죄의 용서는 더 확연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불신자가 예수를 영접하게 되면 그 기쁨이
두 배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교회 안에도 예수를 영접하지 못한 자들이 수두룩합니다. 자신들은 구원을 받을 만한 마땅한 행위를 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맏아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축복은 자기에게 돌아올 재산의 분깃이 아닙니다.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그 자체입니다. 작은아들이 아버지를 떠났기
때문에 나머지 재산도 잃어버렸습니다. 맏아들 역시 아버지 곁을 떠나 독립하였다면 재산을 다 잃었을 것입니다. 아버지 곁에 남았으므로 아버지를 닮을 수 있는 복을 받을 수 있었으며 재산도 잃지 않았습니다.
이 축복을 맏아들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아예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집중하는 것은 작은아들처럼 자기 몫의 재산이었습니다. 종처럼 일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대로 부자간에 존경심과 화목을 위해 아버지께 순종한 것이 아니라, 주인과 노예 사이로 인식하면서 언젠가는 이 모든 땅과 재산과 가축들이 다 내 것이 된다 라는 부푼 꿈 때문에
종처럼 일해도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죽은 줄만 알았던 불량동생이 나타나 자신의 심기를 건드린
것입니다. 그의 꿈의 일부분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버지
성품에 또 저 놈에게 재산을 떼어주겠지, 아니지 이번만은 내가 호락호락 당하지 않을거다! 아버지도 어찌할 수 없도록 초장부터 강하게 밀어붙여야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맏아들이 생각한 축복은 오로지 재물 그 자체였습니다. 물질만으로 축복을 환산하는 어리석은
자였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재산은 무한대입니다. 자신의
몫을 충분히 챙겨주고도 너무 많습니다. 맏아들은 그 점을 몰랐습니다.
아버지의 기쁨은 죽었다가 잃었다가 다시 돌아온 아들 때문입니다. 그가 자기의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리고 구해달라고
아버지께 매달렸습니다. 아버지가 기뻐할 때는 아들이 이렇게 매달리는 때입니다. 맏아들이 생각한 축복과는 달리 작은 아들처럼 아버지 앞에 나와 죄를 자복하고 용서를 구하는 행위가 축복인 것입니다. 이 복을 주시기 위해 아버지의 계획은 촘촘하고 적극적이셨습니다. 물질을
풍요하게 허락하심으로 회개할 수 있는가? 아니면 물질을 빼앗으므로 회개할 명분을 주실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후자 쪽이 회개의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결국 작은 아들에게 재산을 빼앗으므로 아버지 품에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맏아들은 재산을 허락했으나 그 결과는 미지수입니다. 그렇지만 이어지는 16장의 비유 말씀을 감안할 때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상적으로
많이 소유하고 누리는 일이 결코 축복일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좋으니 작은 아들처럼 실컷 써보고 나서 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싶은 자들도 있을 것 같아 다시 말씀드리는데, 우리는 작은 아들의
길을 갈 만한 배짱도 없습니다. 어떻게 돼지 주엄 열매를 먹을까? 가정과
직장이 파탄 나고 청량리 역 근처에 진을 친 홈 리스들처럼, 영등포 주변의 비좁은 닭장 집에서 2~3년 이상 버틸 자신들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부족하고, 아직도 갚을 빚이 있지만 그래도 살 만한 하지 않습니까? 수
백억씩 빚을 지고도 배째라고 떵떵거리는 재벌들보다 낫습니다.
맏아들의 가식과 음흉한 욕심은 아버지의 뜻마저 부정하고 자신이 옳다고 하는
주전 없는 교만에까지 도달했습니다. 목사가 아무리 바르게 외쳐도 안하무인입니다. 자기가 세운 성경의 해석과 믿음에 절대적 가치를 두고 있는 자들입니다. 너무나
성경과 동떨어진, 완벽에 가까운 세상적 가치와 판단의 기준으로 교회를 몸살 나게 하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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