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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주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
1-6: “만일 하루에 일곱 번이라도 네게
죄를 짓고 일곱 번 네게 돌아와 내가 회개하노라 하거든 너는 용서하라 하시더라”
예수님은 수많은 군중들 가운데에서 바리새인들에 대한 교훈과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말씀을 번갈아 가며 제시하고 있습니다. 16장은 바리새인들의 재물에 대한 경고와 질책의 말씀을 다하시고
난 다음에 다시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씀을 이어가셨습니다. 17장은 또 다른 새로운 단락으로 구분합니다.
예수님은 먼저 제자들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다른 사람을 실족시켜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실족이라는 원 단어는 덫, 걸림돌
또는 올무를 뜻하는 것으로 하나님을 향한 믿음에서 끌어내어 죄를 짓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1절은 “남을 실족하게 하는 일들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1)”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즉 남에게 죄를 짓게 하거나, 배교하게
만드는 일은 불가피하다는 말씀입니다. 그 이유는 사탄의 유혹을 피할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인데, 이러한 사탄의 유혹(실족하게 만드는 일)을 촉발시키는 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모면할 수 없다고 하십니다.
“그렇게 하게 하는 자에게는 화로다
그가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를 실족하게 할진대 차라리
연자맷돌이 그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리라(눅
17:1-2)”
죄를 짓게 하는 일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자는 심판의 대상이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모든 죄는
죄를 짓는 각자의 책임입니다. 비록 그 죄의 배후에는 강력한 사탄의 유혹이 원인이었지만, 연약한 인간의 한계는 죄를 짓지 않을 수 없는 조건 앞에 노출되었다는 필연을 인정하였음에도 죄를 지었다는 그
책임은 그에게 있다는 사실입니다. 죄를 짓도록 환경을 조성하시고 죄를 지으면 심판의 잣대를 들어대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는 죄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다는 경고의 말씀으로 보입니다.
실제적으로 교회 안에서 “작은 자를 실족하게 만들 때에는 연자맷돌이 그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낫다”고 하셨습니다. 작은
자는 어린 아이이기 보다는 연약한 자, 신분이 낮은 자, 또는
상처받기 쉬운 자들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도덕적으로나 영적으로 실족하게 하는 자는 연자맷돌
구멍에 자신의 머리를 넣어서 바다에 빠트리는 것이 낫다고 하셨습니다. 좀은 잔인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믿음의 형제를 실족하게 하는 죄가 얼마나 중대한 죄인지를 의미한다고 볼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자라면 어떻게 해야 실족시키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안을 말씀하셨습니다. 우선은 죄를 짓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3)”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경계하고 용서함”으로써 실족시키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 말씀을 좀더 깊숙이 묵상하면 역 발상 즉, 방향전환이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죄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겠지만, 오히려
죄를 범한 자에게 경계하고 회개하면 용서함으로써 실족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라는 대 전제의 실행적인 부분임을 감지하게 됩니다. 믿음의 형제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사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용서하라(4)”입니다. 하루에 네게 일곱 번 죄를 짓고서도 돌아와 회개하노라 하면 회개의 진실성을 따지지 말고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용서하는 일은 꾹 참고 내가 혼자서 해내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경고하고 회개하면 용서하라(3)”는 말씀은 홀로 삭히며 용서하는 마음을 추스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형제가 죄를 범했을 때는 분명히 지적하고 그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도록 강력하게
권면해야 한다는 조항입니다. 이것이 어려운 일입니다. 형제가
죄를 범했을 때, 그 죄목을 지적하면서 회개를 촉구할 때에 니나 잘해라! 이런 반응이 나오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흠이 없고 믿음을
인정받아야 상대방의 죄를 지적할 때, 그 권위가 발휘될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일입니다. 예수 믿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공적인 신분을 가진 지도자나 목회자는 품성 뿐 아니라, 믿음의 척도 그리고 행위와 도덕성이 모두에게
절대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필연성 때문에 굉장한 부담감을 느껴야 마땅합니다.
또한 죄 짓은 상대가 더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으니 예의주시하면서 마음속으로만
구하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는 듯이 대하는 것이 젊잖고 은혜로운 일이라고 여겨서는 안될 것입니다. 분명히
경고해야 하다는 점이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사랑이 전제되지 않는 경고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을 경고하는 일을 지혜롭게 해야 할 일이지만, 그에 대한 사랑을 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면 용서하는 일은 쉬운가? 위에서
언급한대로 겉으로야 용서한다고 다짐하고 있으면 되는 문제도 아닙니다. 심중에서부터 진실로 일곱 번 죄를
지은 자를 용서하고 있느냐?에 판단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경고하는 사명도, 용서하는 믿음도 심중이 복잡한 우리에게는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사도들(흔히
12제자로 한정하여 부르는 명칭으로 이해함)도 이러한 부담감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도들이 주께 여짜오되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하니(눅 17:5)”
명색이 예수님으로부터 직접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 중에서도 선택된 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마음 속으로 자신들을 측정하여 보니 다른 사람을 실족하지 않게 할 수 있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믿음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 대한 엄청난 책임감을 감당할 수 있도록 또한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소유한 믿음 위에 더 큰 믿음을 주실 수 없겠냐고 예수께 요구하였습니다.
우리도 흔히들 믿음 더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할 때는 대부분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나, 현재보다 더 큰 결단을 하기 위해서, 어떤 권능이나
능력, 치유와 관련된 것들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아마도 사도들도
이러한 신비한 능력에 대한 통상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믿음을 더해달라고 하는 요구에는 이러한 부분도 포함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기적을 행하는 능력은 아닐 것입니다.
믿음은 의외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단순하게 드러나는 현상들입니다. 마리아의 단순하고 결백한 순종은 가장 복된 여인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혈루증이
멈추지 않았던 여인은 수치심을 무릅쓰고 낫겠다는 확신으로 예수님의 옷자락을 붙잡았습니다.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만으로도 뽕나무를 바다 한 가운데에서 자라게 할 수 있습니다.
사도들은 믿음을 양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믿음을 질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은 근본적으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척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은 완전하지 않더라도, 아직 보잘것없어 보이고
엉성한 경우라 할지라도 믿음대로 행사하는 것으로 측정된다(완벽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더 많이 얻어야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대로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진실한 믿음입니다. 결론으로 정리하자면
믿음은 순종입니다.
7-10: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 할지니라”
예수님의 명령에 따른 순종은 어떤 보상을 받기 위함이 아닙니다. 능력을 달라고, 믿음을 더 달라고 기도할 때는 다분히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기보다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욕심 때문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교회 부흥을 외치는 목회자들 대부분은
교인 수와 교회 건물의 크기에 기준을 둡니다. 물론 순수한 믿음의 열정이라고 변명할 수 있으나, 누구든지 자가당착에 빠져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항상 부족하고 적고
작으며 불만 투성인 채로 자학하는 편이 휠씬 은혜롭습니다. 예수께서도 사도들의 믿음의 열정?을 충분히 알고 계셨습니다.
너희의 열정으로 비롯된 어떤 보상도 기대하지 말아라! 하시면서 종 된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종(노예)은 자기의 주장이 없습니다. 주인의
요구를 성취했다고 해서 칭찬이나 보상이 없다는 것입니다. 종은 주어진 의무를 행할 뿐입니다. 종은 하루 종일 밭을 갈거나 양을 치더라도 집으로 돌아오면 주인의 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배가 고프더라도 주인이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또한
주인의 먹으라 명령하기 전에 먹고 마셔도 안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명령을 수행했다고 해서 주인으로부터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받겠느냐는
것입니다. 오히려 주인의 명령대로 다 행한 후에도 “나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10)”고 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사도들을
포함한 예수의 제자들의 기본자세는 이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처럼 능력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귀신도 쫓아내고 병치유도 하며 남들보다 높아지고 싶었습니다. 물론
선한 행위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덕을 끼치고 복음을 전파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석이조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꺼번에
두 가지를 얻는 일입니다. 이왕이면 예수를 전하면서 이적을 베풀어 상대방에게 유익을 끼치고 자신도 명성이
높아지면 일거양득이라는 생각입니다. 도랑치고 가제 잡는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런 일거양득을 얻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한 가지만 하라는 뜻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으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섬기는 자로서 자신은 숨기고 하나님만 드러내라는 사명입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섬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십자가를 지는 삶은 그래서 예수께서 친히
본을 보이셨습니다. 요즈음 세태가 그리스도인을 인정하기 보다는 멸시하고 비판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그 책임은 바로 우리들 자신에게 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앞서 우선 자신들의 영광을 챙겼기 때문입니다. 좀더 겸손하고 검소하고 낮아졌으면 좋았습니다. 목사를 섬기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고 믿음의 형제를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너무 편중된 사랑과 믿음으로 흘러버려서 세상의 오해받는 일들에
노출되었습니다. 어느 단체보다 더 많이 구제하고 봉사하며 많은 섬김으로 세상의 어두운 곳을 향한 풍요함과
평화를 심기도 하였지만, 자기 당착에 빠져서 스스로 만족하고 자랑하였습니다. 예수사랑은 고난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냥 사랑이라고 하니까 아름다운 것들, 즐겁고 유쾌한 것들로만 오해해서
물질의 풍족함이 복인 줄 알고 강대상에서 저질러진 저질 코미디가 설교인양 오해된 것입니다.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의 행태를 볼 때마다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그들의 말과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로서는 전혀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그들의 말 한마디, 삶의 정황의 한 구석이
세상을 움직이고 세상을 두렵게 하는 능력이 소멸해버렸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군림하고 자랑하고 누렸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능력으로 자신을 치장하는데 다 허비함으로써 이미 바닥이 드러난 줄도 모르고 마치 능력인양 떠버리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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