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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그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11-19: “보고 이르시되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하셨더니 그들이 가다가 깨끗함을 받은지라”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도중에 일어난 일들의 기록은 여러 차례 그 갈릴리와
사마리아 지역을 순회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누가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여정을 역사 순서로
기록하지 않고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구분하였기 때문에 마치 이 지역을 앞뒤 좌우로 돌아다니시는 것처럼 보이게 기록되었습니다.
갈릴리와 사마리아 사잇길은 서로 반목이 심한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사이에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유대와 사미리아 사회에서 쫓겨난 자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특히 나병환자들은(심한 피부질환을 앓는 자들임) 이러한 변방에서 은둔하였습니다. 어느 날 그들에게 있어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는데, 얼마 후에 예수께서 이곳을 지나가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예수께서
갈릴리 지역을 순회하시면서 수많은 병자들을 치유하였고 놀라운 이적들을 행하셨다는 소문을 듣고 있던 터였습니다.
마침내 예수님과 일행이 그곳을 지나가시자 나병환자들은 멀리서 소리 높여서
“예수 선생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13)”라고 외쳤습니다. 유대인들은
그들과 옷깃만 스쳐도 일주일 이상 부정함을 타고 그 후에 부정을 씻는 정결의식을 행해야 비로소 유대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멀리
떨어져 살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멀리 서서 불쌍히 여겨 달라고 외쳤던 것은 가까이 접근했다가는 유대인들이
던진 돌에 맞아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열 명이 목소리를 합하여 외쳤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의 외침을 들으시고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14)”고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두말없이 순종하여 제사장이 머무는 예루살렘으로 향했습니다. 예수님
말씀에 병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가졌습니다. 제사장들은 나병환자가 완치되었는지를 판정하는 권한을
가졌습니다. 비록 치료할 능력은 없었지만, 율법적으로 부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자격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누가의 이러한 기록 속에는 열왕기 하에 기록된
아람의 나아만 장군이 나병에서 고침을 받은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나아만 장군이 처음에는 엘리사의 명령에 거부할 뜻을 가졌으나, 종의 간곡한 부탁 때문에 요단 강에서 일곱 번을 씻고 병이 나게 된 이야기입니다. 이때 나아만 장군의 믿음이 그를 낫게 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열
명의 나병환자도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고 순종하여 당장에 제사장에게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가는
도중에 병이 완전히 나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와 예수께 엎드려서 감사한 사람은 사마리아인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하였지만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사이의 반목과 증오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심했습니다. 유대인이 아무도 모르게 사마리아인을 죽여도 죄가 되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나병환자들끼리는 유대인이건 사마리아인이건 구별하지 않고 함께 살았던 모양입니다. 서로들 동족으로부터 쫓겨난 처지이고 보니 종족의 문제는 아무런 거침이 되지 않았습니다. 외국에 살다 보면 다들 지역간 학벌 간의 차이를 넘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합니다. 사실 그렇지는 않을 성싶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소외되고 힘들다 보니
말이 통하는 동족끼리 의지하고 조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쌓여 태극기만 펄럭여도 눈물을 글썽이게 되는 모양입니다.
이처럼 어려움을 당하면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의지하게 됩니다.
열 명의 나병환자는 네 것 내 것 구별 없이 상부상조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나서 믿음대로 제사장을 만나기 위해 예루살렘을 향하는 중에 병이 낫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아홉 명의 유대인 나병환자들이 사마리아인을 구별하게 되었습니다. 병이 나아 유대사회로 복귀하게 되면 그와는 원수처럼 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사마리아인은 병의 완쾌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줄 제사장을 만날 수가 없습니다. 아예
성전에는 들어갈 수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마리아인을 인정하는 사마리아 종교 제사장이 따로 있었을
것입니다. 이 사마리아인은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더 큰 소외감을 맛보게 됩니다.
아홉 명의 유대인들은 급히 서둘러 성전으로 제사장을 만나기를 원했습니다. 정결의식을 치르는 과정만도 2주일이나 걸리고 그리운 가족들과 재회도
그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정작 병을 낫게 해주신 예수께 찾아가 감사하다는
인사 정도는 했어야 마땅한 일입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셨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큰 은혜를 주기 위함이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은 너무 바빴습니다. 병만 낫기를 바랬기 때문에
더 이상 예수님이 필요하지도 않았습니다. 아홉 명의 믿음은 육신적인 만족에 머물렀습니다. 예수께 순종한 귀한 믿음이었으나, 자기만족과 이기적인 사고 때문에
정작 귀중한 구원을 받지 못하고 맙니다. 그들의 신앙은 세상에 한정된 어리석은 믿음입니다. 병을 나았지만, 그 후에 때가 되어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영생의 기회를 놓쳤습니다.
사마리아인은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들의
사마리아 성전은 이미 파괴된 지가 오래되었고 제사장을 찾아 나선다 하더라도 우선 자기 병을 낫게 해주신 예수님을 찾아가는 것이 옳은 도리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미 병이 나았기 때문에 몇 일 늦게 제사장을 찾아간들 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찾아가 발 아래 엎드려서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렸습니다. 예수께서는 “다 깨끗함을 받았을 터인데 어찌 너만 돌아오고 나머지 아홉은 어떻게 되었느냐(17)”고
물으셨습니다. 그리고서 제자들을 향해,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들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눅 17:18-19)”
고 선언하셨습니다. 진정한 성전은
예수님이십니다. 그리고 진정한 대제사장 역시 예수님이십니다. 병을
치유하신 분도 예수님이시고 이를 승인하시는 분도 예수님이신 하나님이십니다. 제자들은 이 말씀의 의미를
곧장 깨달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예수께서는 암시적으로 자신을 두고 하신 말씀이십니다. 나병환자들에게 원하신 것은, 육신의 나음에서 영혼의 구원에 이르는
일입니다. 사마리아인이 구원을 받게 된 믿음은 단순한 믿음입니다. 누구라도
행할 수 있는 믿음이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죽을 병에서 낫게 하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당연한 태도입니다. 즉 사마리인의 믿음이 돌아오지 않은 아홉 명에 비해 빛나는 믿음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이 원리를 살펴보면 먼저 개인적인 절실한 기도제목이 제시되고 다음에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은혜가 베풀어지며 이 은혜에 반응한 믿음을 통하여 진정한 구원의 은총이 주어지는 단계입니다. 성도에게는
각자 절실한 기도의 제목이 있습니다. 10년이 넘도록 같은 제목이 있고, 매일 바뀌는 기도의 제목도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일생 동안 변하지
않는 기도의 제목이 있습니다. 이 의미는 기도가 응답되기도 하고 응답이 미루어지기도 하지만, 아예 응답되지 않는 제목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성도의 기도가
자꾸 변하는 것은 응답을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응답되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응답된
기도 다음에는 감사할 마음을 실천으로 옮겨야 구원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에 이르게 하였다”는 말씀에는 “구원을 받을 수 있는 믿음”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구원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마리아인의 믿음은 “구원을 받을 만한 믿음”입니다. 그 믿음은 감사하는 마음이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마음입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때는 온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서 드리는 영광입니다. 그러므로 시간과 물질과 몸으로 드리는 영광입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순종하며 기뻐하며, 찬양과 찬미로 하나님께 경배
드리는 일입니다. 재물로 나눔과 구제를 실천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구원 받을 만한 믿음의
증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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