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55:01-23 :::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 Fri. Mar. 05. 21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가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원히 허락하지 아니하시리로다(시 55:22)”     시인은 마음의 탄식을 가두고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나는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여호와께서 나를 구원하시리로다(16)”   그는 알고 있습니다. 그를 구원할 자는 오직 여호와 한 분이심을, 그리고 믿음으로 하나님 여호와께 나가는 일입니다.   더 이상 탄식과 슬픔과 억울한 마음에 머물지 않습니다. 성도는 그렇습니다. 비록 저주를 퍼붓고 울부짖으며 원수를 원망하고, 절망 가운데에서 슬퍼할지라도, 그 기간은 잠시 동안입니다. 이내 툴툴 털고 하나님 앞에 엎드리게 됩니다.   이제는 눈을 들어 공의의 재판관이신 하나님 여호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시인의 믿음으로부터 나오는 신뢰는 “여호와께서 나를 구원하시리로다”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성도의 특권이요, 축복입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다윗의 마스길, 인도자를 따라 현악에 맞춘 노래]   (시 55:1) 하나님이여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내가 간구할 때에 숨지 마소서 (시 55:2) 내게 굽히사 응답하소서 내가 근심으로 편하지 못하여 탄식하오니 (시 55:3) 이는 원수의 소리와 악인의 압제 때문이라 그들이 죄악을 내게 더하며 노하여 나를 핍박하나이다 (시 55:4)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심히 아파하며 사망의 위험이 내게 이르렀도다 (시 55:5) 두려움과 떨림이 내게 이르고 공포가 나를 덮었도다 (시 55:6) 나는 말하기를 만일 내게 비둘기 같이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서 편히 쉬리로다 (시 55:7) 내가 멀리 날아가서 광야에 머무르리로다 (셀라) (시 55:8) 내가 나의 피난처로 속히 가서 폭풍과 광풍을 피하리라 하였도다 (시 55:9) 내가 성내에서 강포와 분쟁을 보았사오니 주여 그들을 멸하소서 그들의 혀를 잘라 버리소서 (시 55:10) 그들이 주야로 성벽 위에 두루 다니니 성 중에는 죄악과 재난이 있으며 (시 55:11) 악독이 그 중에 있고 압박과 속임수가 그 거리를 떠나지 아니하도다 (시 55:12) 나를 책망한 자는 원수가 아니라 원수일진대 내가 참았으리라 나를 대하여 자기를 높이는 자가 나를 미워하는 자가 아니라            미워하는 자일진대 내가 그를 피하여 숨었으리라 (시 55:13) 그는 곧 너로다 나의 동료, 나의 친구요 나의 가까운 친우로다 (시 55:14) 우리가 같이 재미있게 의논하며 무리와 함께 하여 하나님의 집 안에서 다녔도다 (시 55:15) 사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임하여 산 채로 스올에 내려갈지어다 이는 악독이 그들의 거처에 있고 그들 가운데에 있음이로다 (시 55:16) 나는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여호와께서 나를 구원하시리로다 (시 55:17) 저녁과 아침과 정오에 내가 근심하여 탄식하리니 여호와께서 내 소리를 들으시리로다 (시 55:18) 나를 대적하는 자 많더니 나를 치는 전쟁에서 그가 내 생명을 구원하사 평안하게 하셨도다 (시 55:19) 옛부터 계시는 하나님이 들으시고 그들을 낮추시리이다 (셀라) 그들은 변하지 아니하며 하나님을 경외하지 아니함이니이다 (시 55:20) 그는 손을 들어 자기와 화목한 자를 치고 그의 언약을 배반하였도다 (시 55:21) 그의 입은 우유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그의 마음은 전쟁이요 그의 말은 기름보다 유하나 실상은 뽑힌 칼이로다 (시 55:22)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가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원히 허락하지 아니하시리로다 (시 55:23) 하나님이여 주께서 그들로 파멸의 웅덩이에 빠지게 하시리이다 피를 흘리게 하며 속이는 자들은 그들의 날의 반도 살지 못할            것이나 나는 주를 의지하리이다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하나님이여 주께서 그들로 파멸의 웅덩이에 빠지게 하시리이다 피를 흘리게 하며 속이는 자들은 그들의 날의 반도 살지 못할 것이나 나는 주를 의지하리이다”   1-5: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심히 아파하며 사망의 위험이 내게 이르렀도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때로는 가깝게, 때로는 적대시하는 상황이 있기 마련입니다. 직장동료 중에서도 직급의 경쟁자들과는 겉으로는 웃지만, 경계심을 갖고 항상 원수 대하듯 공과를 다투기도 합니다. 도가 지나쳐서 음모를 꾸미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상대의 허점을 공략하기도 합니다. 그도 저도 안 되면 상급자에게 아부와 뇌물로 처신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는 고도의 정치술을 발휘하여 경쟁자를 끌어내리는 못된 짓도 서슴지 않는 세상입니다. 오늘 시편의 기자는 무한경쟁시대를 사는 요즈음 사람처럼 죄악이 넘쳐나는 도시에서 중상모략으로 피투성이가 된 채로 울부짖는 탄식의 간구를 하나님께 드리게 됩니다. 하나님 전에 엎드려 자신의 기도에 반드시 응답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염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여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내가 간구할 때에 숨지 마소서(1)” 오죽하면 하나님께서 내 간구에 숨지 말아 달라고 애원합니다. 숨다의 본래 의미는 무시하다 혹은 외면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할 때 외면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편 기자는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숨으실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내가 고통을 당했을 때, 또는 위기에 처해서 도움이 필요할 때 이웃은 이러한 내 처지를 알고 자리를 피합니다. 재앙의 불티가 튀길까 봐 멀리 달아납니다. 믿었던 친구 마저도 파산 소문을 듣고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아무도 자신의 고난과 재앙을 도와줄 자가 없다는 두려움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마저도 숨지 않을까? 하는 공포에 떨린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간구하는 모습입니다. 하나님께서 정말로 숨어버리신다면 얼마나 두렵겠습니까?   “나를 굽어보시고, 응답하여 주십시오. 한 맺힌 탄식을 가눌 길이 없어서, 나는 분노에 떨고 있습니다(시 55:2).”   그는 너무 억울한 일을 당했습니다. 가슴에는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편하지 못해서 안절부절못합니다. 미칠 듯이 악을 쓰고 머리를 쥐어 뜯고 발버둥치고 싶은 충동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러나 이 원통한 마음을 풀어볼 상대가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이 제발 자신의 간구를 들어 주시고 응답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한 맺힌 탄식을 들어 주실 분은 하나님 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예수께서도 이 땅에 계셨을 때에 하나님을 향하여 억울함과 한 맺힘과 탄식을 쏟아 부으셨습니다.   “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그의 경건하심으로 말미암아 들으심을 얻었느니라(히 5:7)”   시편 기자가 이토록 신음하며 탄식으로 하나님께 간구하는 이유는, “이는 원수의 소리와 악인의 압제 때문이라 그들이 죄악을 내게 더하며 노하여 나를 핍박하나이다(3)”라고 고발하고 있습니다. 원수들은 조용히 접근하지 않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달려듭니다. 악담과 모욕과 큰 소리로 욕하고, 공개적으로 중상 모략하며 위협합니다. 그리고 여러 권력들을 동원하여 억압하고 협박을 일삼습니다. 또한 “죄악을 내게 덧씌웁니다” 짓지도 않은 죄를 덮어 씌우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요즈음 법원과 검찰의 하는 짓과 비슷합니다. 지은 죄도 없이 체포되어 죄의 책임을 추궁하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원수들은 약점을 찾아내려고 발버둥을 치며 없는 죄를 덧씌울 악독한 죄악을 저지르고는 공과를 다투어 세우려고 미친 듯이 공격합니다. 그들은 시편 기자를 괴롭히는 것을 낙으로 삼는 자들이라고 고발합니다. 핍박을 즐기는 자들, 군사독재나 재벌독재 시절에 겪었던 공포정치를 떠오르게 합니다. 세상이 거꾸로 가는 것 같습니다. 검찰의 파렴치한 수사와 판사의 말도 안되는 판결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기득세력과 보수성향 언론의 광기에 정말 이것은 아닌데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심한 내적인 고통을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심히 아파하며 사망의 위험이 내게 이르렀도다(4)”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어 골방에 숨어 있는 자들의 두려움과 공포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가 강도 짓도 사기꾼도 아닌 평범한 일반 시민이었다면 그 고통은 배가 될 것입니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먹거리를 내가 선택하겠다는 주장 때문에 마치 살인강도 취급 받는다는 사실이 억울하고 분통이 터질 일입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소개했다고 해서 방송국을 처벌하는 것도 모든 국민에게 아픈 상처와 고통을 줍니다. 더군다나 당사자들은 악한 자들의 위협과 폭력 때문에 죽음의 위협을 느낄 만큼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두려움과 떨림이 내게 이르고 공포가 나를 덮었도다(5)”   6-15: “나는 말하기를 만일 내게 비둘기 같이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서 편히 쉬리로다”   그래서 시인은 멀리 도망가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산비둘기처럼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서 편히 쉬고 싶다고 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비둘기는 광장에 떼지어 날아다니는 비둘기가 아닙니다. 이스라엘 광야의 절벽 끝,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둥지를 틀고 사는 산비둘기를 지칭합니다. 시인은 산비둘기처럼, 성읍의 위험과 혼란과 음모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멀리 광야의 높은 절벽 끝에 안식처로 날아가는 상상을 하였습니다. 그는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모든 세상 일을 접고 마냥 아무도 없는 산 속으로 숨고 싶은 심정입니다. 누구던가요? 오래 전 최 아무개란 배우가 그런 생활을 한다지요? 세상을 향해 배신을 당했다는 억울함과 분노를 삭일 수 없어 사람들과의 인연을 끊고 산속으로 들어가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도 크리스천이라고 알고 있는데 별난 사람입니다. 그러나 조금은 그가 속세?를 등진 심정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얽히고 설킨 세상 일들이 풀립니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은 없습니다. 잊혀지는 것이 해결은 아닙니다. 차라리 세상을 향해 위협 앞에 서야 합니다. 원수들 앞에서 등을 보인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휴식을 위해서 광야는 필요한 곳입니다. 한적한 곳을 찾아 기도에만 전념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을 그곳에서 다 보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도피하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세상 가운데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좋은 삶입니다. 원수를 대면하고 강하고 담대한 믿음과 주신 은혜로 맞서야 합니다. 그럼에도 시인은 도시의 광풍과 폭풍을 피해 피난처인 광야로 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는 너무 고통스럽고 공포에 시달려서 잡히지 않는 헛 소망에 기대를 걸고 있는 형상입니다. 파산하여 아무 것도 없는 자의 희망은 그래도 천지가 개벽하여 한 때 잘나갔던 과거로 돌아가는 꿈을 꿉니다. 지지리도 가난에 몸서리치는 자는 로또 당첨의 소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억울하게 골방에 갇혀 경찰의 수색을 피하는 자는 외국으로 도피의 꿈을 저버리지 않습니다. 그도 저도 아니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유혹을 수백 번도 넘게 넘깁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허황된 것임을 알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말합니다. 도시는 강포와 분쟁이 넘쳐나는 곳이라고 하였습니다. 무자비한 이권과 권력의 횡포, 부를 얻기 위해 인격을 깔아뭉개는 사회, 쾌락과 환락을 위해서는 원조교제도 스와핑도 허용하는 사회,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는 남의 가족을 파괴하는 것쯤은 누워서 떡 먹기 식으로 해치우는 자들, 가난한 자와 힘없는 자들을 무한정 착취하는 사회가 그것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추위와 더위로 살 수 없는 광야로 나가기를 원합니다. 살쾡이와 전갈 독초와 독사가 우글거리는 광야에서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광야에 나가면 뾰쪽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광야는 훈련장소이지, 삶의 터전은 아닙니다. 강포와 분쟁이 있고 죄악과 재난이 관영하며 악독과 압박과 그리고 속임수가 떠나지 않는 도시에 머물러야 합니다. 시인은 이 모든 악행을 직접 보았습니다. 아니 경험했습니다. 그는 폭력과 분쟁의 희생자입니다. 도시는 신실한 하나님의 도성이 아닙니다. 폭력과 음란과 음모가 판을 치는 장소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저주를 내려달라고 울부짖습니다. “주여 그들을 멸하소서 그들의 혀를 잘라 버리소서(9)” 마치 바벨탑을 쌓았던 도시처럼 그들을 멸절하기를 바랍니다. 혀를 찢어서 그들의 말이 나눠져서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여 혼란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더 이상 악독한 말을 하지 못하도록 구하고 있습니다. 성읍은 폭력이 파수꾼처럼 주야로 성벽 위를 두루 다닙니다. 이것은 어느 특정한 지역만 우범지대가 아니라, 성읍 전체가 온갖 범죄로 넘쳐난다는 뜻입니다. 경찰이 폭력배처럼 백성들을 때리고 빼앗습니다. 검찰이 악을 처벌하기는 커녕 오히려 악행을 자행하여 백성들을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권력을 행사하여 백성을 노예처럼 부립니다. 속임수로 현혹하고 억압과 불의로 백성들을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일부 권력자들만 배를 불리고 호화 호식을 즐깁니다. 세상이 이렇습니다. 성읍은 점점 광란의 도시로 변해갑니다. 미쳐 날뛰는 자들로 넘쳐나고 절망과 기아에서 미쳐버린 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그런데 시인에게 더 큰 고통은 그토록 신뢰했던 친구의 배신이라고 고백합니다.   “나를 비난하는 자가 차라리, 내 원수였다면, 내가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나를 미워하는 자가 차라리, 자기가 나보다 잘났다고 자랑하는 내 원수였다면, 나는 그들을 피하여서 숨기라도 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나를 비난하는 자가 바로 너라니! 나를 미워하는 자가 바로, 내 동료, 내 친구, 내 가까운 벗이라니!(시 55:12-13)”   시편 기자의 마음 속에는 격렬한 비통함으로 범벅이 되었습니다. 원수들 가운데에는 믿었던 친구도 끼어있음을 발견합니다. 드러난 원수에게 당한다면 오히려 견딜 수 있었으리라…… 그런데 믿었던 친구가 원수였다니! 시인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그의 고통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입니다. 그가 죽음의 공포에서 떨었던 까닭은 원수의 폭력과 속임수가 아니라, 친구의 배반 때문이었습니다. 원수들의 교만과 핍박은 참아내도 친구의 폭언과 거짓술수에 당한 일에는 그 상처가 너무 커서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분노는 그래도 일어설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지만, 슬픔은 절망으로 몰아붙이는 원흉입니다. 친구의 배반은 분노보다 아픈 절망과 탄식으로 시인을 내몰았습니다. 원수의 책망과 억압은 견딜 수 있지만, 친구의 속임수와 야비한 공격은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당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도 가장 사랑했던 제자의 배신의 아픔을 겪으셨습니다. 아니 마지막 십자가에 달리시던 날, 모든 제자들은 예수님을 배반하고 도망쳤습니다. 그분은 사랑하고 신뢰했던 제자들의 뼈저린 배신을 경험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가 당한 배반의 역사는 약과입니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서로 믿고 신뢰하고 통곡으로 함께 기도하며 사랑했던 형제 자매의 배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혼을 빙자한 육체적 접촉, 돈과 마음을 주고 빼앗긴 배반, 기대했던 상상이 물거품이 되던 날 등, 뼈아픈 배반의 역사는 비일비재합니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기막힌 사건들이 줄줄이 사탕입니다. 억울하고 말 못하고 원망하고, 울부짖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들이 겹겹이 쌓인 곳입니다. 그래서 시인이 느낀 배신감은 너무 강했습니다. 저주를 퍼붓기 시작합니다.       “사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임하여 산 채로 스올에 내려갈지어다 이는 악독이 그들의 거처에 있고 그들 가운데에 있음이로다(15)” 사망이 그들에게 덮쳐서 죽음이 그들 위에 무너져 내리라고 저주를 퍼붓고 있습니다. 아예 산 채로 지옥불로 떨어져라고 울부짖습니다. 땅이 쩍 갈라져 그들을 삼켜버리라고 저주합니다. 그들이 사는 곳 자체가 저주의 온상입니다. 죄악의 소굴이요 지옥입니다. 그러나 시인이 그렇게 외친다고 해서 원수가 된 친구들이 산 채로 스올로 내려갈 리 없을 것입니다. 결국 한 맺힌 탄식을 하나님 앞에서 나마 포효하듯이 품어내고 있었습니다.   16-23: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가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원히 허락하지 아니하시리로다”   시인은 마음의 탄식을 가두고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나는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여호와께서 나를 구원하시리로다(16)” 그는 알고 있습니다. 그를 구원할 자는 오직 여호와 한 분이심을, 그리고 믿음으로 하나님 여호와께 나아갑니다. 더 이상 탄식과 슬픔과 억울한 마음에 머물지 않습니다. 성도는 그래야 합니다. 비록 저주를 퍼붓고 울부짖으며 원수를 원망하고, 절망 가운데에서 슬퍼할지라도, 그 기간은 잠시 동안입니다. 이내 툴툴 털고 하나님 앞에 엎드리게 됩니다. 이제는 눈을 들어 공의의 재판관이신 하나님 여호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시인의 믿음으로부터 나오는 신뢰는 “여호와께서 나를 구원하시리로다”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성도의 특권이요, 축복입니다. 그는 저녁과 아침 정오에 정한 기도시간에 기도하였습니다. 아니 시인은 주야로 지속으로 기도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대적들을 경험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럴 때마다 여호와께서는 “내 생명을 구원하사 평안하게 하셨도다(18)”라고 고백합니다. 은혜는 과거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의 신앙고백도 과거의 은혜의 체험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원수로부터 위기에 처할 때마다 여호와께서는 평안을 그에게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태고부터 계시는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그들을 낮추시리이다(19)”는 확신에 찬 신앙고백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원수에게 향한 보응은 확실합니다. 그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지도 않고 자기 손을 들어 자기와 화목했던 자를 치고 그와 언약을 배반하였기 때문이라고 밝힙니다. 친구를 속여서 궁지에 몰아넣고 미워하여 죽이려고 계획하고서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시인에게 다가왔습니까? “그의 입은 우유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그의 마음은 전쟁이요 그의 말은 기름보다 유하나 실상은 뽑힌 칼이로다(21)” 버터를 바른 것처럼 그의 친구의 말은 청산유수입니다. 그러나 그의 속은 전쟁 중입니다. 상대를 죽이기 위한 입 발림입니다. 그의 말은 유려하고 품격 높은 어휘로 지껄이지만, 이미 칼집을 나온 예리한 칼날과 같습니다. 한마디로 사기꾼이요, 친구의 목을 따는 협잡꾼입니다. 그의 마음은 이미 썩어 문드러져 악취가 진동합니다. 그는 결코 하나님께로 돌아올 자가 아닌 것입니다. 원수가 되어버린 친구에게 미련을 버려야 합니다. 대신 “짐을 여호와께 맡겨야(22)” 합니다. 그러면 “그가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원히 허락하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호와는 구원자이시며 피난처가 되시므로 의인을 붙드십니다. 지켜주시며 견디게 하실 것입니다. 시인은 드디어 자신의 간구가 응답될 것을 확신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멸망의 구렁텅이로 내려갈 것이요, “피를 흘리게 하며 속이는 자들은 그들의 날의 반도 살지 못할 것(23)”입니다. 사는 날 동안 양심의 가책으로 가슴을 찢으며 살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하나님께서 그의 인생을 미워하실 것이므로 자기 명대로 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주를 의지하리이다(23)” 시인은 자기를 배반한 친구를 미워하지 않기로 합니다. 여호와를 의지하여 살기로 작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