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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내 아버지께서 나라를 내게 맡기신 것같이 나도 너희에게 맡겨(눅 22:29)”
24-27: “앉아서 먹는 자가 크냐 섬기는 자가 크냐 앉아서 먹는 자자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느니라”(눅 22:27)
예수께서 “나를 파는 자의 손이 나와 함께 상 위에 있도다(21)”라고
제자들을 향하여 경고하였지만 정신을 못 차리고 우리 중에 누가 크냐고 하는 다툼이 있었습니다. 성만찬
자리에서 그것도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기로 작정해버린 이후에도 죽음을 앞둔 주님의 애타는 심정은 아랑곳없이 참으로 한심한 제자들입니다. 오늘 본문은 한심한 제자들의 모습이 적나라게 보여졌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상징되는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며 취기가 돌았는지
제자들은 속내를 보여 곧 다가올 하나님 나라에서(본인의 어제(22:14-23절) 해설란을 참조) 누가 큰 자리를 차지할 것이냐?로 말다툼이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거룩한 능력을 행사하시어
이스라엘을 통치하게 될 것이며 모든 민족을 다스리는 왕이 될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따라서 수족처럼
따라다녔던 자신들이 지도자로서 행세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언성을 높이는 제자들을 뒤로하고 예수께서는
조용히 대야에 물을 담아서 수건을 허리에 두르고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한 명씩 씻기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여(요 13:4-5)”
예수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제자들은 멈칫하였습니다. 예수께서는 세상에서 큰 자와 하나님께서 통치하실 나라에서 큰 자의 개념이 다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권세자는 아래 사람들에게 군림하여 섬김을 받는 위치에 앉지만, 제자들은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큰 자는 남을 섬기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지도자는 섬김을 받아야 할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에서 자기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탁에 앉아 먹는 자가 주인이고, 주인의
시중을 드는 자는 주인을 섬기는 종의 신분인데,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심으로 그들의 스승이요
월등한 지도자임에도 낮은 자를 섬기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위대한 섬김은 지금 유월절 만찬석상에서 당신의 피와 살을
제자들에게 구원의 대속물로 내놓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여기까지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 그들끼리 다툼이
순식간에 사리지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28-30: “너희로 내 나라에 있어 내 상에서 먹고 마시며 또 보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다스리게 하려 하노라(눅
22:30)”
예수님의 잔잔하신 행동과 꾸중으로 머쓱해진 제자들에게 위로하시는데, 공생애 기간 동안에 온갖 어려웠던 상황들을 함께 하면서 보여준 신실함에 대해서 칭찬과 고마움을 표현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에게 맡기신 하나님 나라를 제자들에게 위탁하시는데, 이
하나님 나라는 이 땅에서 고난 중에서 이룩한 교회를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이 약속은 매우 중요한 약속입니다. 제자들은 하나님의 왕권을 가지고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심판할 수 있는 특권을 갖게 될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주는 것과 같지 않지만, 상급에
대해서도 언급하셨습니다. 그것은 이 땅에서 받는 상급이 아니라 이 세상이 끝날 때에 함께 하나님 나라에서
함께 먹고 마시며 누릴 기쁨과 열두 지파를 다스리게 될 지도자로서 맡게 될 책임과 보람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이 받게 될 상급은 이 땅에서 영광이나 권세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영원한
나라에서 누리게 될 하늘의 기쁨과 거룩한 사명을 기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제자들에게는
과분한 하나님의 약속이었습니다.
31-34: “베드로야 내가 네게 말하노니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부인하리라(눅 22:34)”
예수께서는 베드로를 보고서 시몬으로 부르십니다. 원래 “베드로”는 반석이라는 뜻으로 예수께서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원래 이름이었던 시몬으로 부르십니다. 베드로라는 능력
있는 자가 아닌 무력한 한 인간을 부르셨던 것입니다.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빌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눅 22:31)”
시몬을 대표하여 나머지 제자들에게 들으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한다는 의미는 사탄이 가룟 유다를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는 교만함에서
나온 자신감일지 모릅니다. 사탄은 내일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앞두고 가장 맹렬하게 공격을 가해 왔습니다. 예수님 목숨 뿐 아니라, 제자들의 영혼까지 내놓으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욥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 요구조항은 제자들이 지은 과거의 죄를 고발하는 양상입니다. 그들의 죄 때문에 구원을 받게 한다는 것은 만부당천부당 하다는 논리입니다. 사탄의
공격을 생각하기에 따라 잔인하게 인식할 필요는 없지만, 그는 하나님 앞에서 성도들의 죄를 참소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붙드시면 다 부질없는 짓입니다. 이미 예수께서 받으실 수난과 죽음으로 대속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기도는 능력이 있습니다.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다(32)”고 말씀하십니다. 시몬 베드로를 붙드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 때문입니다. 예수께
붙어 있는 이상 사탄이 우리 영혼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항상 깨어서 기도하라는 바울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기도의 힘이 사탄과의 영적 전투에서 유일하게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방도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중보기도(요
17장)”는 오고 오는 세대의 모든 성도에게 매우 귀중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베드로의
반응은 자신의 능력과 충성심을 의심받은 것 같아서 부정적이었습니다. ‘아닙니다. 주님 감옥까지라도
따라갈 것입니다. 아니 죽는다 해도 주님 곁에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의 말은 과장되지 않고 진실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십자가와 관련해서 사탄이 얼마나 강력하게 공격하는지 예측조차 못하고 있는 베드로였습니다. 이미
자신의 판단으로 어둠 속으로 나가버린 가룟 유다처럼 베드로 역시 예수님을 믿지 않고 자신을 믿었습니다. 아직도
자신이 회심해야 될 자라는 점을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베드로의 이와 같은 자만심은 비참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닭도 울기 전에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할 것입니다. 즉, 닭이 한 번도 울기 전에 그렇게 빨리 세 번을 모른다고 부인할 정도로 그의 믿음과 확신은 사탄 앞에서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예수께서 그를 위해 기도하지 않으셨다면 닭 울기 전에 주님을 배반한 후로 영원이 돌아오지 못했을 지 모를 일입니다. 나머지 제자들과 현재를 살고 있는 성도에게 이러한 오만한 믿음과 자신의 능력을 의지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무슨 일든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 위에 서야 합니다.
자신의 경륜이나 수단을 믿지 말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능력을 믿는 믿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베드로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유월절 만찬이 어떤 의미였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베드로의 실수는 감람 산에서 기도 중에 잤던 일로, 말코의 귀를 자르는 만용으로, 어린 여자 종에게 주님을 저주하는 일로 확장되어 겉잡을 수 없는 사탄의 수령으로 빠져들어 가게 됩니다. 다시는 예수님 앞에 나타날 용기조차 포기하는 지경으로 몰리게 됩니다. 사탄의
교활한 수법에 제대로 말려들었습니다. 성도 중에는 너무 엄청난 죄를 짓고 교회로 돌아오기를 포기하는
권속들이 있을 것이지만, 주님은 당신의 백성을 포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십니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35-38: “이제는 전대 있는 자는 가질 것이요 배낭도 그리하고 검 없는 자는 겉옷을 팔아 살지어다(눅 22:36)”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대체로 평안했습니다. 그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복음전도여행을 했을지라도
궁핍하거나 증오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백성들에게 크게 존경받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것은 예수께서 베푸신 이적과 병 치유, 그리고 한량없으신 사랑으로
돌아온 대가였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그 때를 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이 필요한 것은 자신들이 마련해야 합니다. 십자가 사건 이후 백성들은 적대심을 갖고 그들을 대할 것이므로 최선을 다해서 어려운 여건을 헤쳐 나가야만 합니다. 돈주머니도 있어야 하고, 먹을 것을 챙길 배낭도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생활전선에서 겉옷을 팔아서라도 검을 소유해야만 합니다. 이
말씀은 싸움을 하기 위해서 검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옷을 파는 한이 있더라도 투사처럼 강인한 결심과 신실한 정신 자세를 갖고 세상과의
영적 싸움에 임하라는 뜻입니다.
즉, 앞으로 예수께서 당하실 수난과
죽음의 십자가 이후 제자들도 똑 같은 처지로 세상이 공격할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그들도 당한 만큼 당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희생(겉옷을 팔아서라도)을 각오하고서라도 이 전쟁에 임해야 합니다. 불굴의 용기와 결심이
서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문자적으로 받아드렸습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 일전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으로 비쳐졌습니다.
“그들이 여짜오되 주여 보소서 여기 검이 둘이 있나이다
대답하시되 족하다 하시니라(눅 22:38)”
제자들은 예수께서 무력을 행사하실 것으로 오해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예수님은 제자들을 책망하지 않고 말씀을 마치십니다. 속으로는
서글퍼 하셨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십자가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굳게 서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영적 능력을 갖추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의 검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제자들은 그 깊은 뜻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와 같이 십자가에서 못 박히시기 전 날 밤에 가장 성스러워야 할 첫 성찬식의 분위기는 여지없이 망쳐지고 있었습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라고 다를까요? 제자들만 탓할 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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