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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이에 입다가 길르앗 장로들과 함께 가니 백성이 그를 자기들의 머리와 장관을 삼은지라 입다가 미스바에서 자기의 말을 다 여호와 앞에 아뢰니라(삿 11:11)”
1-3: “이에 입다가 그의 형제를 피하여 돕 땅에 거주하매
잡류가 그에게로 모여 와서 그와 함께 출입하였더라(삿 11:3)”
이스라엘에서 지도자가 부재일 때는 당연히 여호와께 여쭈어 지도자를 선택 받는 일이었습니다.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여쭈어 이르되 우리 가운데 누가 먼저 올라가서 가나안 족속과 싸우리이까(삿 1:1)” 그러나 지금의 이스라엘은 전혀 여호와께 여쭙고 기다려서 지도자를 세울 의지도 없고, 믿음도 없습니다.
“길르앗 백성과 방백들이 서로 이르되 누가 먼저 나가서
암몬 자손과 싸움을 시작하려 그가 길르앗 모든 주민의 머리가 되리라 하니라(삿 10:18)”
암몬 족속이 대규모의 군사를 집결하여 길르앗에 진을 구축하자, 이스라엘
백성도 미스바에 진영을 세우게 됩니다. 암몬 족속은 군대를 소집하여 전쟁을 시작하였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암몬 군대가 전쟁을 위해 길르앗에 모였다고 하니 여러 사람이 모였다는 뜻입니다. 즉, 절차적으로 모이기는 했으나,
싸울 만한 준비가 안된 상태였습니다.
또한 그들을 통솔할 만한 지도자가 마땅히 없었을 뿐 아니라, 서로 핑계하며
어느 누구도 나서서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길르앗 백성과 방백들은 누가 암몬 족속과
싸울 지도자가 없느냐고 한탄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누군가 자기들을 위해 대신 싸워 주기를 기대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앞장서 싸움을 시작한 장수가 나오면 그가 곧 “길르앗의 모든 주민의 머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즉, 그들의 지도자를 삼겠다는 표현입니다.
지금껏 하나님께 죄를 회개하고 이방 신을 제거하면서 여호와께 제사까지 드린 정성을 나타내었지만, 정작 지도자를 세우는 일에는 여호와께 여쭤보지도 않았고, 오히려
인간적인 방법으로 지도자를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이들은 가나안식의 방식과 문화에 푹 젖어 있어서
자신들이 여호와의 권한과 일을 구별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여호와의
뜻이라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어이없고 기가 막힌 타락의 전형입니다.
11장의 서두는 입다의 출신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는 “길르앗 사람과 기생 사이에 나은
큰 용사”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길르앗이란
고유명사 내지는 지명인데 이번에는 사람의 이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같은 기록은 약간의 혼동을 줄
수 있지만, 어느 동네 누구라고 할 때, 감나무 마을 김씨라는
표현으로 그 사람 이름을 대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길르앗에 사는 사람 중, 길르앗이라고 부르는 자를 지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이름의
대부분은 그 동네의 특징인 밭이든지 나무이든지 갖다 붙이면 이름이 되듯이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길르앗은 이스라엘 지파에 속한 남자였습니다. 그러나 입다의 어머니는 기생(창기)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녀는 이방 신(바알)에 속한 성창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낳은 자식이 누구의 자식인지 불분명하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화류계 여자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합법적인
길르앗의 자식이 될 수 없음을 뜻합니다. 상속도 법적인 권리도 없는 자식입니다. 길르앗의 아내가 낳은 아들들과 함께 지낼 수 없게 되자, 입다는
쫓겨납니다. 아마도 어릴 적에는 아버지 길르앗 집안에서 자랐으나, 나이가
들자, 기업을 잇지 못할 자로 추방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입다는 형제들을 피해 돕 땅에 거주하였습니다. 그 지역의 잡류 즉, 사회적으로 신분이 낮지만 유능한 용사의 기질을 가진 자들이 입다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입다가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건장한 육체를 가졌으며 사람을 다룰 줄 아는 재질을 가졌습니다. 입다를
중심으로 모여든 잡류들과 함께 돕 지방에서는 꽤나 이름을 날리는 용사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그래서
입다를 큰 용사라고 별명을 붙였을 것입니다.
4-11: “입다가 길르앗 장로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나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암몬 자손과 싸우게 할 때에 만일 여호와께서 그들을 내게 넘겨 주시면 내가 과연 너희의 머리가 되겠느냐 하니(삿 11:9)”
암몬 족속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대치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길르앗에
진을 친 암몬이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언이 수시로 전해졌습니다. 다급해진 길르앗 장로들은 급히 돕
땅으로 가서 입다를 데려 오기로 하였습니다. “입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암몬 자손과 싸우려 하니 당신은 와서 우리의 장관이 되라 하니(6)” 입다에게 군사령관이 되어 달라고 제안합니다. 이 정도 제안하면 입다가 단번에 승낙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들의
낙관론은 빗나가고 맙니다. 도둑질이나 하는 입다에게 군 사령관 직책을 주면 당연히 고맙다고 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입다는 당차게 자신의 입장을 말했습니다. 기생의 소생이라고 쫓아내던 자들이
자신들에게 환란이 닥쳤다고 찾아온 것은 단지 나(입다)를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반발이었습니다. 그러자 장로들은 송구한 마음으로 자신들을 더
낮추어서 입다에게 다가갔습니다. 사실 이들은 입다를 찾아갈 것이 아니라, 여호와를 찾아갔어야 옳았습니다. 여호와를 의지하기 보다는 싸움에
능한 도적 떼의 우두머리에게 자신들을 의탁하려는 얄팍한 지혜를 드러내 보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길르앗 장로들이 입다에게 이르되 이제 우리가
당신을 찾아온 것은 우리와 함께 가서 암몬 자손과 싸우게 하려 함이니 그리하면 당신이 우리 길리앗 모든 주민의 머리가 되리라 하매(삿 11:8)”
그들은 입다에게 새로운 제안을 하기에 이릅니다. 군 사령관도 하고 그들의
지도자도 되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는 하나님께서 만이 세우실 수 있는데, 그들이 자신들의 통치권자로 삼겠다고 결정하였습니다. 그러자 입다는
이를 수락하는데, 여호와의 이름을 앞세웠습니다. 너희가 나를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여 암몬 자손과 싸우게 하면 여호와께서 그들을 내 앞에 붙이실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의 지도자(통치자)가 되리라. 암몬과 전쟁에서 승리는 여호와께 있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입다의
속셈은 길르앗의 머리(지도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길르앗 장로들은 입다의 제안에 즉각 수락하면서 여호와를 증인으로 내세웁니다. 이렇게
하여 여호와 대신 장로들이 입다를 구원자로 세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여호와는 우리 사이의 증인이시니 당신의 말대로 우리가 그렇게
행하리이다(10)” 이처럼 입다는 협상에 능한
자였습니다. 장로들의 약속을 다 믿지는 않았습니다. “입다가 미스바에서 자기의 말을 다 여호와
앞에 아뢰니라(11)” 입다는 장로들과 협상에서
얻은 군 통수권과 길르앗의 통치권을 동시에 획득하고 이러한 협약을 여호와 앞에서 엄숙하게 확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 속에는 장로들과 입다 사이에 치밀하게 계산된 각자의 욕심과 이익을 추구하는 다툼을 보게 되는데, 한편으로 11절 말씀은 배후에 계신 하나님께서 이를 인정하시고 암묵적으로
입다를 지도자로 세우는 표징으로 암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입다가 자신이 이스라엘의 구원자라는 사실을
언제 깨닫게 되느냐는 점입니다. 그는 자신의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동족들의 고통쯤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도리어 동족들의 약점을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악용하였기 때문입니다. 단지 기생의 아들이라는 천한
신분에서 길르앗의 통치자가 되었다는 사실에만 집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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