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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아들이 살았다 하시니 그 사람이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고 가더니(요 4:50)”
43-54: “친히 증언하시기를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높임을 받지 못한다 하시고(요 4:44)”
사마리아 사람들은 비천한 여인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드리고 간청하여
이틀이나 예수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분이 “참으로 세상의 구주이신 줄을 알았다(42)”고 하였습니다. 다시 예수님과 제자들은 사마리아를
떠나 갈릴리로 가셨습니다. 이때 예수께서 친히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높임을 받지 못한다(43)”고 하시면서 유대와 예루살렘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하셨습니다.
그러면 나사렛 출신 예수라는 별칭은 그곳이 예수님의 고향이 아니라는 의미인가? 실제로 예수께서 태어나신 곳은 베들레헴입니다. 베들레헴은 유대지역에
속했고(남 유다) 자라신 곳은 갈릴리 지역이며(북 이스라엘) 특히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 나사렛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태어난 곳이 고향이긴 하나 성장기에는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진정한 고향은 나사렛이라 해야 옳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대를 가리켜 친히 “선지자의 고향”이라고 하셨을 때는 다른 의미가 있다는 점입니다.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요 1:11)”
자기 땅은 이 세상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유대 지역과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은 세상을 대표하는 지명입니다. 결국 유대와 예루살렘이 예수님을 배척하는
것은 곧 세상이 예수 그리스도를 배척하는 상징으로 볼 수 있으며 고향은 그분이 태어난 곳일 수도 있고, 혈통적으로
이스라엘 자손으로 오셨으므로 유대와 예루살렘이 선지자(예수님의 상징)의
고향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갈릴리로 가신 까닭입니다.
예수님의 일행이 갈릴리에 이르자 많은 갈릴리 사람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습니다. 이미 유월절기 기간 중에 예루살렘에서 많은 표적을 보이셨던 예수님에 대한 소문이 퍼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가나로 가셨습니다. 그곳은 첫 번째 표적을 보이셨던
곳입니다. 예수님의 표적을 보고 따르는 군중들 속에는 왕의 신하도 있었는데 가버나움에서 예수님을 찾아온
자였습니다. 병든 아들을 고쳐보겠다는 일념으로 약 30km가
넘는 거리를 단숨에 달려왔습니다.
왕은 당시에 갈릴리 지역 분봉왕으로 있던 헤롯 안티바스로서 그의 신하일 가능이
있습니다. 왕의 신하는 예수님 앞에 나와서 곧 죽게 될 자기의 아들을 살려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는 아마도 가나 혼인잔치에서 물이 포도주로 변한 사건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아들이 세상의 의술로서는 고칠 수는 불치의 병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자연적인 표적을 보이셨던 예수님이시라면 자기 아들을 죽을 병에서 낫게 하실 것 같았습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예수께 자초지정을 호소하고 자기와 함께 가버나움으로 속히 가주실 것을 기대했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간청은 잘못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표적과 기사를 보지 못하면 도무지
믿지 아니하리라(요 4:48)”
전에도 언급한 대로 단순히 예수님의 표적에 근거한 믿음은 한계가 있습니다. 표적의 효능이 사라지면 믿음도 같이 사라지는 쭉정이 믿음입니다. 예수께서도
이런 믿음은 신뢰하지 않으셨습니다. 단지 표적은 이를 보고 예수님을 발견하여 믿음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표적을 완벽하게 확신하고 믿었다는 것만으로 믿음이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내 기도에 응답해주면 내가 믿겠습니다라는 신앙태도는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교만과 무지의
극치인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한 처자가 기도하기를
남편감을 점지해 주십시오 그럼 잘 믿겠습니다. 지금의 반목과 갈등을 해결해주십시오 그러면 왕창 바치고
헌신하겠습니다. 이번 일에 성공을 보장해주십시오 그러면 이익의 반을 바치겠습니다. 올해는 어려운 일 생기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믿사옵고 십의 이조를
우선 바치겠습니다. 등등이 표적을 보고 믿는 믿음의 전형들입니다.
왕의 신하는 예수님의 지적에도 깨닫지 못합니다. 내 아이가 죽기 전에 결단을 내려 주십시오. 한시가 급합니다. 오죽하면 이렇게 달려왔겠습니까? 이 불쌍한 놈의 처지를 생각해서라도
한 번만 왕림해 주옵소서. 이러한 믿음입니다. 예수님 말씀의
진의를 깨닫지 못하니 더 이상 믿음에 관한 설명을 중단하시고 “가라 네 아들이 살아 있다(50)”고 하셨습니다. 한마디로 자기의 뜻이 거절당한 것입니다. 함께 가버나움까지 달려가야
하는데 가지 않겠다 하셨고 “그냥 돌아가라 네 아들은 살아 있다”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일단 단념하고 그래도 살아 있다고 격려하셨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 말씀을 믿었습니다.
왕의 신하는 돌아오는 길에 그 종들을 만났고 그들로부터 아들이 살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반가운 마음에 언제부터 낫기 시작했느냐고 묻고 그 시간이 예수께서 “가라 네 아들이 살아 있다”고 하신 시각과 일치함에 놀랐습니다. 그때서야 진정으로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고 온 집안 가족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줌으로 말미암아 다들 믿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대로 믿음은 발전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설령 표적을 보고 믿음이 생겼다 하더라도 예수님의 하신 말씀을 받아드려 행해야 하고 그 결과를 확신하여
믿음의 단계가 높아져야 합니다. 믿음은 마치 생명체처럼 살아 있어야 하고 활발한 생동력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경륜이 쌓이는 것처럼 믿음도 겹겹이 쌓여 높아지고 깊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본문 말씀에는 정작 중요한 죽을 병에서 나은 아들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는 표적이 목표가 아니라 병든 아들의 아버지 믿음이 초점입니다. 육신이
나음을 입은 아들보다 중요한 사실은 아버지의 심령의 치유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처음에는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간절한 심정만으로 예수를 믿고 찾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얻은 것은 아들 뿐만 아니라 예수를
만나고 그분의 말씀을 믿고 자신의 영혼이 살아나는 놀라운 은혜를 받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첫 번째 가나 혼인잔치의 표적은 자연의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풍요함을 통한
하나님의 영광을 보이신 사건이었습니다. 두 번째 아들의 치유사건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선택은 믿음을
통해서 구분된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고뇌와 병든 아들의 고통에도
관여하시는 분임을 드러내십니다. 믿음이 없이는 영생을 얻을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입니다.
“아들을 믿는 자에게는 영생이 있고 아들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는 영생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요 3:36)”
표적 없이도 말씀을 들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던 이단이라고 천대받는 사마리아
여인이 있는가 하면, 표적과 기적을 보고서야 믿기를 작정하는 왕의 신하와 같은 갈릴리 사람들이 있었고, 표적을 보고 말씀을 듣고서도 믿지 못하는 니고데모와 같은 성경에 능통하다는 지식인도 있었습니다. 나의 믿음의 현실은 이 가운데 어디에 속했는가?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들 사마리아 여인처럼 말씀만으로 믿었다고 단정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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