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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예수께서 가셔서 떡을 가져다가 그들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니라(요 21:13)”
1-14: “이것은 예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이라(요 21:14)”
디베랴 호수는 갈릴리 호수의 다른 명칭입니다. “그
후에(1)”는 예루살렘에서 도마를 위하여 두 번째 나타나신 후를 말합니다. 갈릴리 해변은 예수님이 처음 제자들을 불렀던 곳입니다. 시몬 베드로, 도마, 나다나엘, 세베대의
아들들, 또 다는 제자 둘 이렇게 일곱 명이 함께 있었는데, 베드로가
물고기를 잡으러 가자 하므로 나머지 여섯 명도 같이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원래 그들의 대부분은 직업이
어부였습니다. 특이하게 그들과 도마가 함께 있었던 점은 부활에 관한 믿음이 확실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노련한 솜씨로 밤새껏 그물질을 하였으나 결과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날이 새고 말았습니다. 부활하신 주께서 몸소 그들에게 두 번씩이나 보이셨지만, 그들의 신앙의 태도는 변한 것이 없는가? 예수께서 떠나신 자리에
제자들만 남아서 한 일이 생활을 위해 물고기를 잡는 일이 전부인가? 그들은 타락한 것인가? 등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음 무언가
새롭고 거룩한 삶이 보여야 하는데, 주일에 은혜 받고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부활절 전과 다름없이 피곤하고
힘들고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세상살이입니다. 제자들은 주님의 영광에 동참했다고 기뻐했는데, 삶의 현실은 각박하고 짜증스럽습니다.
베드로는 제자들을 데리고 배를 저어 물고기를 잡았지만 소득이 없습니다. 밤새껏 그물질로 지친 몸으로 해변으로 돌아가려는 새벽에 해변에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한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조용한 새벽 여명이 밝아 올 무렵, 호수 가를 메아리지게 하는 나직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없나이다
그물을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요 21:5-6)”
거역할 수 없는 그 음성에 제자들은 피곤하여 굳어진 몸을 다시 일으켜 물을
흠뻑 먹은 그물을 오른쪽으로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물을 끌었지만 호수의 물고기가 다 그물 안에 들어온
것만큼, 무거워 들어 올리지 못하고 배에 매어 해변으로 끌고 와야 했습니다. 그때에야 자기들에게 말씀하신 분이 누구신지를 한 제자가 깨닫게 됩니다. 아마도
요한이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7)”라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얘들”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아직은 영적으로는 어린 애와 같다는 뜻일 것입니다. 부활의
영광을 자신들의 현재 삶에 적용시키지 못한 자들은 (영적) 어린애들과
같습니다. 죄를 용서받고 구원에 이르렀고 이제는 영생(부활)을 얻었다고 기뻐하는 것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른다면 애들입니다.
세상 따로, 믿음 따로 사는 것이 바로 베드로와 제자들이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 허탕 치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께서 세 번째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유치한 신앙에서 다시 한번 주님을 체험함으로써 기어 다니는 아기가 일어서도록 붙드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얘들은 부모가 시킨 대로 해야 합니다. 울고 보채면 맞을 일 밖에는
없습니다. 요한은 즉각 베드로에게 부활하신 주님이시라고 하자마자, 호수로
뛰어들었습니다.
약 100m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주님을 빨리 만나보기 위해서 헤엄쳐 해변 가로 나갔습니다. 베드로는 해변에 계신 예수님을 먼저 만났고
제자들이 배를 저어 오기까지 함께 있었을 것이고 무슨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록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물고기로 가득 찬 그물을 매고 해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숯불이 피워졌고 그
위에 생선을 굽고 있었으며 떡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오병이어 표적을 보이셨을 때처럼 물고기와 떡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지금 잡은 물고기를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그물을
끌어당겼고 그리고 물고기를 세어보았습니다. 153마리였습니다. 많은
양이었지만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고 기록합니다. 153이란 숫자에 대해서 구구한 해석들이 있으나 정확히
그 의미를 밝히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 사람 낚는 어부를 만드시겠다는 말씀에 근거하여 제자들이
복음은 전해야 할 많은 사람들(세상 사람들)을 상징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물고기 숫자까지 다 세어보는 중에 예수님과 제자들 어색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제자들은 그냥 부끄럽고 민망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예수님이 예전과
다르게 가까이 말 붙이기가 어려워서였을까? 해변에서 피워 놓은 숯불에 둘러 앉아 아침식사를 같이 하면서도
이 특이한 광경은 이어졌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시는 분은 분명이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삼 년 동안 함께 동거 동락하였던 그 예수님은 아니었습니다. 부활
이후 예수님은 이렇게 제자들과 보이지 않는 간격이 존재한 것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예수를 믿었고 영생을 받았다고 하면서 막상 주님 앞에 나와 고개를 숙이면
맨날 하는 기도가 있지요? ‘이 죄인을 용서하시고…… 주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고……’ 하는 자책하는 기도, 그러면서도
전혀 현재의 잘못된 삶의 패턴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항상 남편 탓,
직장 탓, 아내 탓, 세상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은
변할 생각이 없는 신앙생활입니다. 변하려면 당장에 손해가 눈에 보이고 어려움이 닥칠 것이 뻔하니까 그렇습니다. 주님처럼 십자가를 지고 죽고 나서야 부활의 영광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고는 있겠지요. 그러니 막상 주님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신세가
되는 것이고 괜한 자책하는 말만 쏟아 놓는 것입니다. 이것은 개인 영적 건강에도 안 좋습니다.
예수님은 돌아가면서 제자들에게 떡과 구운 물고기를 건네었습니다. 떡을 받는 제자들의 어색한 웃음과 눈길 상상이 됩니까? 주님과 함께
있으면 교회요,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런데 어색하고 불편한
교회요, 기우뚱한 하나님 나라입니다. 분명히 주님께서 함께 계신 곳인 데도 그렇습니다. 내가 섬기는 교회가 주님과 만남에서 어색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습니까? 내
간절한 기도가 얘들이 떼를 쓸 때처럼 매를 벌고 있는 것은 않는지요? 예수께서는 그런 제자들 앞에 세
번째로 오셨습니다.
아직은 보혜사 성령께서 오시기 전이므로 그렇게 아기 돌보듯이 기저귀도 갈아주시고
칭얼대면 엎고 얼러도 주시며 그들 앞에서 계셨습니다. 그러나 성령이 오시고 난 다음에 베드로의 변화무쌍한
담대함과 놀라운 복음선포 앞에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하나님의 아들로 믿고 따랐습니다. 베드로나
나머지 제자들처럼은 아닐지라도 내가 속한 그룹이나 주변에 이처럼 놀라운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에 어색함이나 불확실한 믿음으로 망설이는 등의 어려움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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