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지혜자의 입의 말들은 은혜로우나 우매자의
입술들은 자기를 삼키나니(전 10:12)”
지혜의 말일지라도 경우와 좌우형편을 살펴서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12-20: “심중에라도 왕을 저주하지 말며 침실에서라도 부자를 저주하지 말라
공중의 새가 그 소리를 전하고 날짐승이 그 일을 잔파할 것임이니라(전 10:20)”
형식과 내용으로 보아서 전통적인 지혜서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12-13절을
코헬렛(전도자)이 해석(14절)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말이 있는데, 지혜자의 말과 우매자의 말입니다. 지혜자의 말은 사람들에게 은혜를 끼치지만, 우매자의 말은 사람들에게
은혜는커녕 자신을 삼키게 됩니다. 원래 우매하다는 표는, 사람이
스스로 미래와 자신의 미래 운명(사후)에 대해서 알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에 관해 많은 말을 하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알 수 없는 일에 대해서 허풍을
떨고 큰 소리치는 사람은 자신을 스스로 우매자라고 선전하는 사람이나 다름이 없습니다(12-14).
15절은 내용 자체가 여러 해석들을 가능하게 하면서 그 내용이 서로 상반되기도
하여서 가장 해석하기 어려운 구절입니다. 직역을 하자면, “우매자들의
수고는 성읍으로 들어갈 줄도 모르는 자를 피곤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성읍에 들어갈 줄도 알지 못한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아마도 격언 인용문으로
쓰였던 “성읍으로 갈 줄 모른다”는 말의 의미에 대한 평행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격언이
큰 우매함의 특성을 나타낸다고 한다면, 15절은 이렇게 해석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매자는 가장 단순한 일도 이해하지 못하여 애를
쓰며 고통 받는다.’ 그러나 단순하고 정직한
인생을 표현한다면,
15절은 다음과 같이 해석될 것입니다. ‘우매자들은
자기들의 노력으로 바른 길을 걷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자들을 따분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부분을 강조 용법으로 본다면 우매자들이 남을 가르치려는 수고는(12-14참조) 성읍으로 들어갈 줄도 모르는 사람, 즉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조차도
피곤하게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15).
그리고 16-20절은 우매자가 말하는 지혜로운 교훈?을 열거하였는데, 이에 대한 코헬렛(전도자의) 견해가 빠져있습니다. 이것은 이 구절 전체를 뻔한 이야기 즉, 평이한 교훈을 그대로 옮겨놓음으로써 15절에서 강조한 우매자의 어리석음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왕이 어리고 대신은 아침부터 술이 취해 잔치를
베푼다면 그 나라는 볼 짱 다 본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왕의 품위가 귀족 같고 대신들은 취하지
않고 맑은 정신으로 나라 일을 본다면, 이러한 규칙과 질서를 지키는 나라는 복된 나라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나라나 가정이 손이 풀어지고 게으르면 망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나라나 가정이나 무사 안일하여 맡겨진 일을 하지 않을 때, 서까래가
내려 않고, 기둥이 썩는 줄 모르고 집이 새는 줄 모른다면 그 나라이든, 가정이든 조만 간에 허물어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부지런해야 합니다. 기도를 쉬지 말고 하는 일에 열심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나라는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홀로 다 이루어가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게으르면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는 분이십니다.
잔치는 기쁘거나 큰 즐거움이 있을 때 베푸는 것입니다. 포도주는
기분을 좋게 하는 것(생명을 기쁘게 함)이요, 돈이 있으면 범사에 형통할 것입니다. 전도서는 하나님의 계시가 아닙니다. 이 세상의 일반적인 지혜를 통해 바라본 현실을 투영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세상으로 풀이되는 최상의 지혜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어온 까닭은 신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알려주는 것이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격언은 마음으로 왕을 저주하지 말 것과 침실에서 부자를 저주하지 말라 하였습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우리의 속담에도 있듯이, 말을
항상 조심하라는 뜻으로 기록된 격언입니다. 친한 사람에게 제3자의
좋지 않은 감정을 함부로 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대상이 왕이거나,
상관이거나 또는 교회 안에서 장로나 집사, 목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말을
조심하는 일도 지혜에 속한 일입니다.
전체 정황(15절과 16-20절)을 살펴보면, 아무리 바른 말(옳은
지혜의 말)일지라도 우매자의 수고처럼 사람을 피곤하게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욥의 친구들이 하는 말은 정확히 옳은 말인데도 불구하고 욥을 괴롭혔습니다. 그것은 욥의 상황에서 시도 때도 없이 바른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해당된다고 우기는 것은 옳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초상집이 있다고 할 때, 상주는 망연자실하여 있는데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와서 시끌벅적하고 침통한 분위기가 몇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상주는 슬픔을 즐길? 여유조차 없이 조문객 맞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큰 어른이란 분이 옆에 붙어서 자꾸 눈물을 흘려야 되고 목청을 높여 울어야 한다고 계속 말한다면 상주는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부모가 돌아가신 일에 그 슬픔이란 말로 표현 할 수 없습니다. 울어야 한다는 말이 옳은 말이지만, 강요한다면 아무 생각조차도 할
수 없는 멍한 상태인 상주로서는 고통스럽고 짜증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조문객들에게 슬픔에 젖은 상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자신은 이미 목이 쉬도록 울고 난 후였으므로 몇 날 밤낮을 울고만
있기 힘든 상황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심적으로 고통스런 일이 있어 목사를
찾았다고 합시다. 그래서 고충을 털어 놨더니 목사가 듣고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회개하지 않는 죄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하나님
앞에 더 간절히 기도하라고 지침을 주었습니다. 그 신자는 목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괜히 화가
났습니다. 아니 누가 기도할 줄 몰라서 안 했나? 할 만큼
기도해도 고통이 사라지지 않아서 찾아갔는데 기도가 부족해서라니, 그래 아직 회개하지 않는 죄가 있겠지, 목사 자신은 그러면 다 회개해서 죄가 하나도 없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목사가 하나님께 매달려서 간구하라는 충고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16-20).
그러나 상황을 봐서 신자에게 위로가 되는 말이 무엇인지, 때로는
말없이 고통 당한 신자의 두 손을 꼭 쥐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올바른
지혜라 할지라도 사람을 피곤하게 할 수 있으니 상황에 따라서 구별해야 한다는 충고를 코헬렛(전도자)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참 지혜자는 고 김수환추기경과
같은 분이 아닐지 싶습니다. 반대로 우매한 자라 할 때, 부끄럽지만
김영삼 이명박 장로, 또는 전두환과 같은 파렴치한일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