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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또한 이르시기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여호와께서 오는 내 왕위에 앉을 자를 주사 내 눈으로 보게 하셨도다 하셨나이다 하니(왕상 1:48)”
솔로몬을 왕위에 앉히셨습니다.
40-49: “요나단이 아도니야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과연 우리 주 다윗 왕이 솔로몬을 왕으로 삼으셨나이다(왕상 1:43)”
아비아달의 아들 요나단의 입을 통하여 아도니야에게 사태의 객관적인 사실성을 전달하게 됩니다.
‘에느로겔(왕상 1:9)’은 예루살렘 성벽에서 230m 떨어진 곳이지만, 가파른 골짜기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성 안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듣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솔로몬 왕의 등극을 축하는 뿔 나팔 소리와 백성들의 함성과 즐거워하는 노래 소리는 한참 잔치로 흥겨워
하고 있던 늙은 요압의 귀에까지 들렸습니다.
무슨 일인지 모두가 궁금해할 때에 아비아달의 아들 요나단이 들어왔습니다.
그는 예전에 압살롬의 반란 때에 성 안에 있던 아비아달과 쫓기는 다윗 사이를 오가며 다윗에게 성 안의 정보를 전달했던 자였습니다. 그래서 “너는 용사라 아름다운 소식을 가져 오는 자(42)”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그가 가지고 온 소식은 의외로 솔로몬이 왕위에 올랐다는 정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미 어제 본문의 내용을 반복하여 기록하였습니다(38-40,
43-45절 비교). 또한 솔로몬과 아도니야의 극적인 반전을 우리는 읽을 수 있습니다. 아도니야가 ‘에느로겔’에서 그의 추종자들과 잔치를 베푼다는 소식(5-10)은 밧세바와
솔로몬에게는 위기였습니다(15-21).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예루살렘 백성들의 환호성(40, 45)과 다윗 왕의 왕위 선포(47), 그리고 여호와로부터 승인(48) 등이 아도니야의 추종자를
뿔뿔이 흩어지게 만들었습니다(49).
50-53: “솔로몬이 이르되
그가 만일 선한 사람일진대 그의 머리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려니와 그에게 악한 것이
보이면 죽으리라 하고(왕상 1:52)”
드디어 솔로몬이 전면에 등장합니다. 아도니야는 하루 만에 최정상의
지위에서 최하위로 떨어지는 참담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도니야는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곧 다윗을 이을 왕의 모습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오후에는 솔로몬을 두려워한 나머지 제단 뿔을 잡고 목숨을 구걸해야 하는 딱한 처지로 몰렸습니다.
1장에서 이러한
변화하는 모습을 찾을 수가 있는데, 스스로 왕처럼 행동하여 백성들 눈 도장을 찍는 일, 게다가 용모까지 준수하여 겉보기에는 마치 왕의 근엄함까지 갖추어서 차기 왕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습니다(5-6). 그래서 주변에 지지자들이 모여들었고 솔로몬을 뺀 모든 왕자까지도 그의 영향력 하에 두게 됩니다(9).
아도니야가 이처럼 왕의 행세를 하고 있을 때, 솔로몬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했습니다. 아도니야가 왕으로 불릴 때(18), ‘왕의
종 솔로몬(19)’으로 불립니다. 급기야 ‘내 아들 솔로몬은
죄인(21)’으로 ‘네 아들 솔로몬(30)’ 그리고 ‘솔로몬 왕(34)’으로 점차 그 지위가 변하는 기록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3자의 입장에서 솔로몬이 거론되다가 본 절에서 직접 말을 함으로써 전면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본문 말씀을 유심히 살펴보면 구절마다 솔로몬 왕, 솔로몬이란 단어가 반복하여 어필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제단 뿔(50)’은 언약궤와 마찬가지로 여호와 하나님과
연합됨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양과 소를 잡아 피는 제단 뿔이 바르고 살은 제단에 얹어 불에 태움으로써
하나님과 인간의 교통함을 나타내는 곳입니다. 그래서 보복이 두려운 자들이 제단 뿔을 붙잡음으로서 하나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소로 여겼습니다. 물론 고의가 아닌 살인이나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경우에 해당했으나
실제로는 반드시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도니야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솔로몬의 종(51)’이라고까지 자신을 폄하하면서 목숨을 구걸하는 비굴함을 드러냅니다. 아도니야와
솔로몬의 격차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이 장면에서 솔로몬은 쿠데타 사건을 수습하는 왕의 모습으로 아도니야는 선처를 하소연하는 종의 모습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즉, 사람을 제단으로 보내 아도니야를 끌어내고
솔로몬 왕 앞에 엎드려 절하는 광경을 연출하고 그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아량을 베푸는 태도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말씀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는 솔로몬을 왕위에 오르게 하신 분은 다윗도 아니요, 나단 선지자도 아니요, 밧세바의 역할 때문도 아니고, 오로지 여호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는 점입니다. 모두가 이 결론에
이의를 제기할 성도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앞뒤 분간도 하지 않고 막 무대기 식으로 설명이나 주의
깊은 해설보다는 무조건 몰아 부치는 경우가 강단에서는 허다했습니다.
나단의 목표가 아무리 옳은 것일지라도 그가 보인 책략의 내용은 하나님의 계획에 흠이 되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아도니야의 행동이 무조건 틀렸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설명도 부족합니다. 신명기에서 장자의 상속권을 명시했기 때문에 미운 아내라 할지라도 그녀의 자식이 장자이면 장자의 권리를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신 1:15-17 참조).
나단의 거짓말과 과장된 밧세바의 행동 등이 아무래도 여호와의 신성한 섭리에 부담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문맥 속에서 “솔로몬이 왕좌에 앉았다(46)”는 말씀은 이미 앞에서 세 번씩이나 그 상황을 기록한 데서(32-35,
38-40, 41-48절 등) 볼 수 있듯이 솔로몬이 왕으로 천거된 일이 사람의 의지로만
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됩니다. 결정적으로 다윗의 신앙고백에서 솔로몬 왕의 등극은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왕의 신하들도
와서 우리 주 다윗 왕에게 축복하여 이르기를 왕의 하나님이 솔로몬의 아름을 왕의 이름보다 더 아름답게 하시고 그의 왕위를 왕의 위보다 크게 하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매 왕이 침상에서 몸을 굽히고
또한 이르시기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여호와께서 오늘 내 왕위에 앉을 자를 주사 내 눈으로
보게 하셨도다 하였나이다(왕상 1:47-48)”
다윗이 나단의 책략이나 밧세바의 감정 속임과 브나야의 설득(36-37)에
휘둘리지 않고 여호와께서 왕위를 이을 후계자를 주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즉, 사무엘 하 7장에서 다윗의 왕위를 영원히 세우시겠다는 하나님의 언약의
성취를 감사하는 신앙의 고백을 하였던 것입니다. 시작의 동기가 인간의 욕심이나 시기 질투로 저질러진
사건에서 여호와의 뜻대로 성취되는 일들은 성경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시아버지를 유혹하여 아이를 벤 다말의 행동은 부끄러운 일이었으나 유다 족속의 대를 잇는 절대 절명의 해결책으로
등장했습니다(창38:26절).
요셉을 시기하여 그를 종으로 팔아버린 형들의 잘못이 나중에는 이스라엘을 기근에서 구하는 원인이 되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창 50:20). 롯이 시어머니 나오미의 지시대로 보아스의 이불로
파고드는 행동은 부정한 짓이었지만, 다윗의 조부가 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롯 4:14).
그리고 밧세바 사건으로 말미암아 전남편을 살해한 동기를 부여했음에도 두 번째 아들 솔로몬을 다윗의 대를
이을 후손으로 삼으셨다는 여호와의 축복은 저속한 인간적인 잘못을 오히려 축복의 도구로 사용하셨다는 놀라운 은총입니다. 이러한 여호와 하나님 섭리의 반전의 극명한 절정이라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주와 멸시 그리고 음모와 철두철미한 계획에 의해서 저질러진 최악의 상황을 최고 최선의 축복으로 승화시키신
하나님 사랑의 절정에서입니다.
앞으로 열왕기 서를 묵상하면서 우리는 이러한 반전을 여러 번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죄악에 대한 심판으로 다윗과 솔로몬의 2대에
걸쳐 공들어 완성했던 성전을 파괴하시고 다윗 왕국도 분열시키십니다. 다윗과 맺었던 다윗 왕조도 해체하십니다.
예레미야 서와 애가에서 볼 수 있었듯이 아브라함 이후 선택한 백성 이스라엘도
거의 멸절하다시피 지상에서 싹 쓸어버리셨습니다. 그럼에도 썩은 나무 그루터기에 한 잎의 싹을 남겨놓으신
분이십니다. 그 싹은 “이새의 싹’이라 불리는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다윗 왕조가(영원한 언약)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어진다는 하늘의 비밀을 간직하는 우리인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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