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네가 만일 네 아버지 다윗이 행함 같이 마음을 온전히 하고
바르게 하여 내 앞에서 행하며 내가 네게 명령한 대로
온갖 일에 순종하여 내 법도와 율례를 지키면(왕상 9:4)”
다윗처럼 순종하면 이스라엘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할 것이지만, 불순종하여
다른 신을 섬기면 성전이라고 던져버리고 세상의 웃음거리로 만드시겠다고 경고하십니다.
1-3: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앞에 간구한 바를 내가 들었은즉 나는
네가 건축한 이 성전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내 이름을 영원히 그 곳에 두며 내 눈길과 내 마음이 항상 거기에 있으리니(왕상 9:3)”
성전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은 거룩하게 구별하여 영원히 그 곳에 내 이름을 두겠다고 하셨습니다.
9장부터는 열왕기 1-11장(솔로몬에 대한 전체 기록)
중에서 하강곡선을 이루는 시점이 됩니다. 1-8장은 솔로몬의 업적 중에 상승곡선을 이루는
긍정적인 면이 기록되었다면, 9-11장은 이에 대비된 부정적인 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양면을 정확하게 대조하였기 때문에 묵상도 같은 맥락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왕상 8장66절은
성전 봉헌식의 모든 제의와 잔치를 마무리하고 각자 자기 장막으로 돌아간 연후에,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솔로몬의 재위 40년 중에 20년을 성전과 왕궁을 건축하는데 바쳤습니다. 이 건축 사업이 끝난
후에도 계속 여러 건물들을 건축해 나가는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왕상 9:15-28절 참조). 이처럼 솔로몬은 대단한 건축가였습니다. 그의 재위 기간 동안 내내 건물을 짓는 일에 몰두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 심한 노동착취와 재정낭비를 초래하게 됩니다.
기도의 응답은 잔치가 끝난 후에 조용한 시간에 이루어졌습니다.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치른 성전 봉헌식에서 여호와께서 임재의 모습을 보여주셨지만(왕상 8:10-11절), 진작 여호와의 음성은 모든 행사가 마무리된 후에
‘기브온에 나타나심
같이’ 홀로 있을 때 솔로몬의 꿈으로 실현되었습니다.
기브온에서 올린 솔로몬의 기도 내용을 살펴보면, 왕으로서 장수와
부, 영광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선악을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자, 그런 마음이 여호와의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호와께서는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뿐 아니라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광”도 주시게 됩니다(왕상 3:5-14절 참조).
3절에서 여호와께서는
솔로몬의 성전에 대해 공식적으로 ‘여호와의 전’임을 승인하시는데, 성전은 “거룩하게 구별된 장소이며, 내 이름이 영원히 그 곳에 있으며
내 눈과 마음이 항상 그 곳에 있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전은 여호와께서 임재하는 처소이지만, 하늘에서
기도를 응답하십니다(무소부재하신 하나님). 지혜와 감성으로
성전을 향하겠다고 하신 의미를 음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자세는 감성에 치우쳐
신비한 응답을 바라기 전에 명철한 지혜에 의한 이성적인 판단기준으로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4-5: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말씀하시기를 이스라엘 왕위에 오를 사람이 네게서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한 대로
네 이스라엘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려니와(왕상 9:5)”
여호와께서는 솔로몬에게 다윗 왕조에 대한 충성조건을 제시하십니다.
항상 여호와 앞에서 순종의 기준은 댜윗의 행함에서 찾습니다.
“만일 네가 네
아버지 다윗이 온 마음으로 곧게 걸었던 것처럼 내 앞에서 살아서 내가 네게 명령했던 모든 것을 행하고 그리고 나의 법령과 규례를 지키면,
나는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네 왕국의 옥좌를 영원히 세워 주겠다. 나는
네 아버지 다윗에게 이렇게 약속하였다. ‘너는 이스라엘의 왕좌에 앉는 사람으로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왕상 9:4-5)”
우리 다시 나단 선지자를 통해 선언되었던 여호와와 다윗의 언약을 다시 강조하고 계심을 기억하게 됩니다.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셨다 하라(삼하 7:16)”
6-9: “만일 너희나
너희의 자손이 아주 돌아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가 너희 앞에 둔 나의 계명과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고 가서 다른 신을 섬겨 그것을 경배하면(왕상 9:6)”
그러나 불순종 하면 성전도 던져버리고 속담과 이야기거리가 되게 하겠다고 경고하십니다.
4-5절은 솔로몬
개인에게 주신 말씀이지만, 6절부터는 2인칭 복수로 바뀝니다. 즉 솔로몬을 잇는 왕들에게 선포된 말씀으로 해석합니다. 그러므로
본문의 핵심은 바로 솔로몬을 비롯하여 그의 후손에게 왕조의 중단과 성전의 파괴를 포함한 위협을 경고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만일 너와
네 아들들이 내게서 돌이켜서 나의 계명들을 지키지 않고 그리고 내가 네 앞에 세워둔 나의 법령을 지키지 않으며,
다른 신들에게로 가서 그들을 예배하고 그들에게 절한다면
나는 내가 이스라엘에게 준 땅에서 그들을 잘라버릴 것이고, 내가
내 이름을 위해 성별한 이 성전을 내 앞에서 치워버릴 것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뭇 백성들 사이에서
한갓 속담거리와 웃음거리가 되어 버릴 것이다.
그리고 이 성전은 폐허로 되리라. 그리하여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마다 놀라고 비아냥거리면서 이렇게 말하리라. ‘어찌하여 여호와께서 이 땅과 이 성전이 이처럼 되었을까?
그리고는 그들은 이렇게 말하리라. ‘그것은 그들의 조상들을 애굽에서
데려오신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그들이 저버렸기 때문이지, 그들이 다른 신에게 홀려서 그것들에 절하고
섬겼지, 그래서 여호와께서 이 모든 재앙을 그들에게 내렸던 것이야’(왕상 9:6-9)”
이 말씀은 분명히 이스라엘의 재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기브온의 꿈’과는 달리 심판에 대한 경고로 불순종을
염려하는 근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성전을 봉헌한 절정에서 이미 어두운 부정적인 면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은 다윗 왕조의 찬란한 업적이라면 솔로몬의 전기 20년 통치기간으로 국한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머지 400 여 년은 분열과 죄악들로 범벅이 되어 성전마저
허물고 백성은 포로로 잡혀가는 비극으로 점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 이후 “땅과 후손이 번창”하리라던 그들의
소망이 다윗 시대와 솔로몬 전기에 이루어지는 듯하였으나, 곧바로 여호와께 불순종함으로 땅과 후손을 빼앗기는
슬픈 역사로 왕정시대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우리의 전반적인 신앙생활이 이와 같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여호와
앞에서 좋았던 날보다 항상 슬프고 괴롭던 날이 훨씬 많았습니다. 은혜를 받아 감사와 평강을 누렸던 기억은
잠시이고 갈등과 모순 속에서 집요하게 세상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슬픈 기억만 또렷할 뿐입니다.
예수께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십자가에 못박고) 하늘의 것으로 채우라고 말씀하시지만, 자아는 주님의 울타리 밖을
서성이는 잘못을 상시하고 있습니다. 다 포기하면 죽을 것 같은 불안감,
다 줘버리면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할 수 없어! 라고 억울함을 포기 못하는 우리들입니다. 불순종입니다.
40년 광야에서
만나로 훈련을 받았던 광야교회도 가나안에 들어서자 그 동안의 순종이 눈 녹듯이 녹아버리고 불순종한 대가를 치르듯이, 그 땅에 살 동안 내내(지금까지도)
원주민들과 갈등과 폭력 속에 또한 신음하듯이, 우리의 삶 자체도 구원을 받았음에도 타락된
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영적인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시궁창 같은 더러움과 악취가 진동하는 우리를 심판과 저주로 다스리고 위로와 평안을 함께 주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 여호와 하나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심판 아래서 여호와를 찬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열왕기 저자가 그랬듯이 우리도 성전의 폐허를 뒤로한 채로 발가벗겨 수만
리 길을 끌러갔던 좌절한 백성을 위해서 오직 그분 만이 그들을 포기할 수 없어 짐을 꾸려 따라 나섰던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어야 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