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 03:01-26 ::: 죽기를 구하는 욥 Mon. Nov. 06. 23     “그 날이 캄캄하였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않으셨더라면, 빛도 그 날을 비추지 않았더라면(욥 3:4)”     모든 것을 잃었으나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했던 욥이지만, 그를 당황하게 하는 것은 위기에서 자기를 돌보셔야 할 그분이 침묵한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그가 겪는 고통의 최고 절정에 도달했으나, 하나님의 손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생일도 모태도 저주했으나, 그렇지만 하나님을 저주하는 데까지는 나기지 않았습니다.   욥은 하나님의 돌아보심을 포기한 듯 하나,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그대로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아직은 하나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욥 3:1) 그 후에 욥이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니라 (욥 3:2) 욥이 입을 열어 이르되 (욥 3:3) 내가 난 날이 멸망하였더라면, 사내 아이를 배었다 하던 그 밤도 그러하였더라면, (욥 3:4) 그 날이 캄캄하였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않으셨더라면, 빛도 그 날을 비추지 않았더라면, (욥 3:5) 어둠과 죽음의 그늘이 그 날을 자기 것이라 주장하였더라면, 구름이 그 위에 덮였더라면, 흑암이 그 날을 덮었더라면, (욥 3:6) 그 밤이 캄캄한 어두움에 잡혔더라면, 해의 날 수와 달의 날 수에 들지 않았더라면, (욥 3:7) 그 밤에 자식을 배지 못하였더라면, 그 밤에 즐거운 소리가 나지 않았더라면, (욥 3:8) 날을 저주하는 자들 곧 리워야단을 격동시키기에 익숙한 자들이 그 밤을 저주하였더라면, (욥 3:9) 그 밤에 새벽 별들이 어두웠더라면, 그 밤이 광명을 바랄지라도 얻지 못하며 동틈을 보지 못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을, (욥 3:10) 이는 내 모태의 문을 닫지 아니하여 내 눈으로 환난을 보게 하였음이로구나 (욥 3:11) 어찌하여 내가 태에서 죽어 나오지 아니하였던가 어찌하여 내 어머니가 해산할 때에 내가 숨지지 아니하였던가 (욥 3:12) 어찌하여 무릎이 나를 받았던가 어찌하여 젖을 빨았던가 (욥 3:13) 그렇지 아니하였던들 이제는 내가 평안히 누워서 자고 쉬었을 것이니 (욥 3:14) 자기를 위하여 폐허를 일으킨 세상 임금들과 모사들과 함께 있었을 것이요 (욥 3:15) 혹시 금을 가지며 은으로 집에 채운 고관들과 함께 있었을 것이며 (욥 3:16) 또는 낙태되어 땅에 묻힌 아이처럼 나는 존재하지 않았겠고 빛을 보지 못한 아이들 같았을 것이라 (욥 3:17) 거기서는 악한 자가 소요를 그치며 거기서는 피곤한 자가 쉼을 얻으며 (욥 3:18) 거기서는 갇힌 자가 다 함께 평안히 있어 감독자의 호통 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욥 3:19) 거기서는 작은 자나 큰 자나 함께 있고 종이 상전에게서 놓이느니라 (욥 3:20) 어찌하여 고난 당하는 자에게 빛을 주셨으며 마음이 아픈 자에게 생명을 주셨는고 (욥 3:21) 이러한 자는 죽기를 바라도 오지 아니하니 땅을 파고 숨긴 보배를 찾음보다 죽음을 구하는 것을 더하다가 (욥 3:22) 무덤을 찾아 얻으면 심히 기뻐하고 즐거워하나니 (욥 3:23) 하나님에게 둘러 싸여 길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빛을 주셨는고 (욥 3:24) 나는 음식 앞에서도 탄식이 나며 내가 앓는 소리는 물이 쏟아지는 소리 같구나 (욥 3:25) 내가 두려워하는 그것이 내게 임하고 나의 무서워하는 그것이 내 몸에 미쳤구나 (욥 3:26)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 있구나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그 날이 캄캄하였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않으셨더라면, 빛도 그 날을 비추지 않았더라면(욥 3:4)”   1-10: “그 후에 욥이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니라(욥 3:1)”       욥은 잿더미에 앉아 신음하면서 친구들을 맞이하였으나, 서로가 마주 바라볼 뿐, 위로의 말조차 하지 못하고 칠 일 밤낮을 울며 지냈습니다. 3장은 그러는 와중에 욥의 독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마음 속으로 자신에게 닥친 잔인한 운명을 한탄하였는지 모릅니다. 그가 그토록 무서운 시련 속에서도 의연하게 버텨왔는데, 3장의 독백은 그가 견뎌온 인내와 하나님을 향한 믿음에 대해서 의심을 품게 하였습니다. 친구들과 대면한 침묵 후에 그의 가치관에 변화를 가져온 것인가? 그의 번민은 더 이상 살아 있어야 할 의지마저 상실한 것인가? 더욱 심해진 악창으로 말미암아 엄습하는 고통에 오히려 죽었음 더 좋겠다는 생각에 잠겨버렸는가? 아무튼 욥은 자신을 향해서 저주를 퍼붓습니다. 자기가 태어난 그 날부터 저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본문은 한 편의 시로 새표준역이나, 공동번역, 또는 요즈음 발행된 여러 성경번역본을 같이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때로는 영어성경을 읽고 번역함으로써 욥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태어난 날은 영원히 삭제되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도 “그 날”만은 기억하시지 못하는 날이었기를 바랍니다.   “그 날이 캄캄하였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않으셨더라면, 빛도 그 날을 비추지 않았더라면, 어둠과 죽음의 그늘이 그 날을 자기의 것이라 주장하였더라면, 구름이 그 위에 덮였더라면, 흑암이 그 날을 덮었더라면,(욥 3:4-5)”    욥은 자신의 생일과 임신되던 날 밤이 날 수와 달 수에 들지 않았더라면, 자기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이처럼 견디기 힘든 고통과 좌절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인데, 라는 한탄을 하였습니다. 그 밤에 자식을 배지 못하였더라면, 그 밤에 즐거운 소리가 나지 않았더라면, 인간은 누구라도 자신의 탄생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머니 태에서 잉태한 일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겠습니까? 욥이 자신이 태어난 일을 두고 저주를 하는 것이지만, 기억에도 없는 그 날을 저주하는 것은 창조 이전의 어둠인 죽음의 세력으로 덮여버렸기를 바라는 생각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탄생을 죽음 속에 삼켜 버렸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자신의 출생을 창조 이전으로 돌려놓으려는 생각입니다. 그 밤에 새벽 별들이 어두웠더라면, 그 밤이 광명을 바랄지라도 얻지 못하며 동틈을 보지 못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을, 날을 저주하는 일에 곧 리워야단을 격동시키기에 익숙한 자들이 등장합니다. 고대 근동이 신화 속에 나오는 마법사는 바다의 괴물인 리워야단을 길들이는 마법을 행하는 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다라는 원어 얌과 날이라는 욤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언어유희로 사용된 단어일 것입니다. 이 리워야단을 통해서 욥이 태어났던 그 날을 저주해서 날의 역사에서 지워버렸으면 자신이 태어날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욥은 그 날을 저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머니의 태를 저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모태는 문을 닫지 아니하여 내 눈으로 환난을 보게 하였음이로구나. 욥의 이러한 한탄은 억지입니다. 심한 고통을 참기 어렵고, 친구들의 침묵과 그들의 통곡 앞에서 더 이상 자신은 의미가 없는 존재임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살아 있다는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짐만 될 뿐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제는 살아 있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느꼈습니다.   11-19: “또는 낙태되어 땅에 묻힌 아이처럼 나는 존재하지 않았겠고 빛을 보지 못한 아이들 같았을 것이라(욥 3:16)”   그를 잉태했던 밤과 그가 출생했던 날이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았으므로 이제는 모태에서 사산되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현실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과거를 돌아보고 그 때에 죽었더라면, 이 고통과 번민은 없었을 것이라는 희망사항입니다. 현재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나오는 한탄입니다. 그러나 결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고 자신의 잉태와 출생에 대해서만 저주를 퍼붓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욥의 독백은 입으로 말했다기 보다는 그의 상념 속에서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즉, 그 날이 저주받지 않았고, 그 태가 저주받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욥 자신이라도 저주를 받아서 모태에서 죽어서 나와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를 못했고, 어머니 배에서 나오는 그 순간에 숨이 끊겨서 죽었어야 했는데, 자신이 저주를 받지 못한 것이 그의 원망스러운 것입니다. 참으로 가당치 않는 억지지만, 한편으로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욥의 저주와 원망은 계속됩니다. 태어날 때 자기를 무릎으로 받았던 어머니, 자기를 품에 안고 젖을 빨렸던 어머니에게까지 원망의 화살은 날아갑니다. 불효입니다. 어찌하여 무릎이 나를 받았던가 어찌하여 내가 젖을 빨았던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뱉으면서 죽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일만 없었더라면 지금쯤은 죽음의 세계에서 편히 쉬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으로 지친 욥이 죽는다면 안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더 이상 악창에 대한 고통도 없을 것이요, 번민과 고난으로부터 자유를 얻게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살아 있어서 끊임없이 고통을 당하는 자의 원망과 억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욥의 심정은 말기 위암으로 고통에 찌들인 환자가 그 심한 고통 때문에 오히려 죽기를 바라는 심정과 유사합니다. 더는 참을 수 없어서 그 고통에서 놓여 나기를 바라는 심정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욥이 꿈꾸는 죽음의 세계는 편히 누워서 잠자고 쉬는 곳으로 묘사됩니다. 고통이 없는 곳입니다. 세상 임금들과 고관들과 낙태된 아이들까지도 함께 누워 있는 곳입니다. 더 이상 악인도 소란을 피우지 못하는 곳입니다. 삶에 지친 자들이 쉬는 곳이며 옥에 갇힌 자나 종을 부리는 감독관들의 명령도 들리지 않는 곳입니다. 불안이 없고 평안만이 존재하는 곳이 죽음입니다. 작은 자도 큰 자도 구별이 없는 곳이요, 종들이 주인에게서 풀려나 자유를 얻는 곳이 죽음입니다. 이러한 죽음의 세계를 사모하는 욥의 가련한 신세를 보게 됩니다. 공동묘지에 가보면 시대의 영웅도, 고관대작도, 천민도, 마론 브란도도 잉그릿드 버그만도, 이름도 모른 채 묻힌 노숙자도 동일하게 취급 받는 곳입니다. 무덤의 겉치장과는 달리 그 안에는 썩어버린 육체와 뼈만 남은 죽음이 있는 곳은 평등하고 편히 누워 있는 장소입니다. 욥이 꿈꾸는 세계였습니다.   20-26: “하나님에게 둘러 싸여 길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빛을 주셨는고(욥 3:23)”   욥은 임신이 되고 태어났으며, 사산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른이 된 상태에서 죽기를 갈망합니다. 고난 당하고 마음이 아픈 자에게 생명을 유지하시는가?는 살아 생전에 고난 당할 사람을 태어나게 하셔서 이런 고생을 하면 살게 하시는가? 이토록 괴로운 인생을 살아야 하는 사람에게 생명을 연장시키는 까닭이 무엇인가?라고 하였습니다. 욥 자신을 두고 하는 넋두리입니다. 이왕 죽을 목숨, 살려 둘 이유가 무엇인가? 세상에 쓸모 없는 인생인데 당장이라도 죽여야 하지 않겠는가? 자신은 원하지도 않았는데 아직까지 살아 있는 것이 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처음부터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할 인생일 바에야 왜?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주셔서 하나님도 힘들고 당하는 욥 자신에게도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주었는가! 하나님에게 둘러 싸여 길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빛을 주셨는고. 자기처럼 육체적인 고통과 내면의 아픔을 겪는 자를 빛을 주어서 살려 두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부당한 일이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욥은 처음으로 자신의 고통의 원인을 하나님께 돌리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살려 두신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합니다. 즉, 욥이 당한 고통과 번민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의 뜻에 반한 어떤 죄 때문이 아닌가? 여겼습니다. 그러므로 당장에 죽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세우는 일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입니다. 그의 고통과 번민은 모든 것에 제약을 가해 왔습니다. 제 정신이 아닙니다. 음식 앞에서 탄식하며 그 악창은 식욕을 빼앗아버렸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는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쏟아졌습니다. 이미 그가 두려워했던 일들이 다 쏟아졌습니다. 재물이 태풍에 몰려오는 해일에 다 쓸어가 버렸고, 자녀들도 한 순간에 다 잃었습니다. 그 외에도 육체적, 인격적, 영적 고통의 극치를 다 겪었습니다. 죽음마저도 그를 더 이상 두렵게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무덤이라도 만나면 반가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죽음의 길마저 막아서서 들어갈 수 없게 한단 말인가! 오히려 살아 있는 것이 더 무서울 따름이라고 독백합니다.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 있구나 모든 것을 잃었으나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했던 욥이지만, 그를 당황하게 하는 것은 위기에서 자기를 돌보셔야 할 그분이 침묵한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그가 겪는 고통의 최고 절정에 도달했으나, 하나님의 손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생일도 모태도 저주했으나, 그렇지만 하나님을 저주하는 데까지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욥의 입장은 하나님께서 돌아보심을 포기한 듯 하나,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그대로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아직은 하나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