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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롬 11:33)”
1-12: “네 말에 의하면 내 도는 정결하고
나는 주께서 보시기에 깨끗하다 하는구나(욥 11:4)”
소발은 욥을 방문한 세 친구들 중에 가장 젊은 사람으로 추측됩니다. 그가 말하는 내용을 보면 욥보다는 하나님을 변호하는 자 같아 보입니다. 처음부터
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말문을 열었고 그는 욥이 스스로 흠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젊은 사람답게 금방 흥분하여 욥에게 대들듯이 말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심각한 죄를 지은 욥이 그렇게도 변명할 것이 많느냐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말이 많은 자가 의로울 수 없다.는
단정은 어떤 근거에 의해서 그랬는지 알 수 없습니다. 쓸데없는 변명을 듣는 것이 소발에게는 화가 치미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답답한 것은 욥은 죄인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여 악에서 떠난 자입니다. 우리는 욥기를 묵상하면서 이점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소발은 지금 자신의 혈기와 편협적인 신학적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함부로 하나님의 말씀인 것처럼, 여기저기서 얻어 들은 성경내용을 인용하여 자기 신학을 합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성경구절을 많이 인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강해설교를 잘한다고 착각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지 맘대로 성경구절을 갔다 붙이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사탄도 예수님을 광야에서 시험할 때 성경구절을 인용하여 유혹했던 점을 기억하십니까? 신성모독죄로 예수님을 십자가 형을 받게 한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저주받은
자는 나무에 걸려야 한다’는 근원을 신명기에
찾았던 점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세 친구들 중에 특히 소발이 어쩌면 꼭 그런 아류에 속한 자입니다.
소발의 머리 속에 있는 욥은 동방의 의인으로서 존경받았으며 여호와를 경외한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외면하고 오직 참혹한 징벌을 받아 마땅한 악독한 죄인으로만 각인되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심한 고통을 당하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욥의 처참한 모습이 바로 그 증거이다라고 단정짓고 있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욥이 연쇄살인범이었다는 죄목이 있다든지, 한 집안
사람들을 다 도륙하고 그의 재산을 몽땅 빼앗았다는 증거가 있다든지, 사람을 죽여서 냉장고에 보관해 놓고
식사 때마다 요리를 해서 먹은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든지 해서, 저 모양으로 쓰레기더미에 주저앉아서
살이 찢어져라 박박 긁고 있다고 한다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
뜬 소문만 듣고, 지레 짐작해서
소설을 쓰고 욥은 그랬을 것이다라고 단정짓고서 그에게 독설을 퍼붓는 것은 세상사람들이 정말 잘하는 짓인데, 바로
하나님의 사람? 소발이 그러고 있습니다. 소발은 독선주의자입니다. 좁고 유치한 신학(창피해서 신학이라고 말할 것도 없는) 안에 갇혀서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욥을 판단합니다. 소발은 건방지게도
욥은 위에서 언급한 모든 죄목보다 더 엄청난 죄를 저질러서 저렇게 더럽게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네가 혼자서 큰소리로 떠든다고 해서,
우리가 대답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네가 우리를 비웃는데도,
너를 책망할 사람이 없을 줄 아느냐?
너는 네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고
주님 보시기에 네가 흠이 없다고 우기지만,()
이제 하나님이 입을 여셔서 네게 말씀하시고,
지혜의 비밀을 네게 드러내어 주시기를 바란다.
지혜란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다.
너는, 하나님이
네게 내리시는 벌이
네 죄보다 가볍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발이 하나님 말씀처럼 빙자하여 자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하나님입니다!
욥이 한 말은 모두 거짓이고 자기 말은 다 하나님의 지혜라고 착각합니다. 덜 떨어진 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을 소발의 태도에서 발견해 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전능하신 분, 무한하신 분, 우주보다 넓고 깊으신 분, 지혜로운 분이시므로 거짓된 자와 정직한
자를 구별하신다고 전제하면서, 욥과 같이 미련한 자가 똑똑해지기를 기다리느니, 들나귀가 사람을 낳기를 바라는 것이 더 낫다고 빈정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이 잘못하는지를 분명히 아시고,
악을 보시면 곧바로 분간하신다.
미련한 사람이 똑똑해지기를 바라느니
차라리 들나귀가 사람 낳기를 기다려라.”
미국 사람이 놀라거나 할 때, 오
마이 갓! 이라고 무의식 중에 말한다고 합니다. 번역하면
“오! 나의 하나님!”입니다. 그런데 이 뜻은 부정적일 때 주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
회개 기도할 때 오 나의 주여! 라고 외치면서 하니까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하나님께 대한 부름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예를 들었는데 적합한지는 모르겠으나, 소발이 하나님에 대해 말하고 있는 내용 자체가 아니고, 그가 무슨
맘으로 하나님을 설명하고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부정적이고 악한 일을 위해 전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발의 그 다음 말은 욥의 미련함이 지혜롭기를 바라느니 들나귀가 사람을 낳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더 절망적이다고 하였습니다. 소발이 보는 욥은 무식하고 악하며 변덕쟁이요, 하나님을 대적하는 변태라는 인식입니다. 그래도 친구인데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빙자하여 욥을 완전히 깔아 뭉개는 말투로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13-20: “그러나 악한 자들은 눈이 어두워서 도망할 곳을 찾지 못하리니 그들의 희망은 숨을 거두는 것이니라(욥 11:20)”
욥에게 한참을 퍼붓더니 소발은 분이 좀 풀린 모양입니다. 마음을 다잡고 욥에게 회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네가 마음을 바르게 먹고,
네 팔을 그분 쪽으로 들고 기도하며,
악에서 손을 떼고 네 집안에 불의가 깃들지 못하게 하면,
소발은 회개할 때, 마음을 바르게
해서 기도하여 악에서 떠나 집안에 불의를 제거할 때, 하나님께서 용서와 위로를 주실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욥은 하나님도 인정하고 동방 사람들이 다 인정한 올바른 사람이요, 밤낮으로
기도의 제단을 쌓았으며, 하나님을 경외하여 악이 떠났고 집안 식구들까지도 일일이 챙겨 중보 기도했던
의인이었습니다. 소발은 어디서 무엇을 하다 모두가 다 아는 욥을, 친구라고
하면서 저렇게도 모를 수 있을까?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소발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눈 여겨 볼 것은,
욥이 재산 잃고, 자식 잃고, 자신은 병을 얻어
안식이 없는 모습이 혹독한 죄악을 저질렀다고 보는 것입니다. 욥이 친구라면 욥의 상태를 비추어 자신의
더럽고 악취 난 자신의 내면의 죄성을 봐야 하는 영안이 뜨여야 하는데, 오히려 신바람 난 자처럼 욥을
아주 난도질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친구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도 아닙니다. 시셋 말로 웃기는 자입니다. 가관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하나님입니다.
회개하면 그 결과는 부끄럼이 사라진다,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고, 두려움도 없어지며, 괴로움도 사라진다. 어디 그뿐이랴? 생활이 밝아지고 희망을 가지며, 확신이 서고 악몽도, 걱정도 물 건너 간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고 부러움을 사게 된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은 아닙니까? 심방 때? 아니, 축복기도 받을 때? 병 주고 약 주고? 아무튼 상당히 익숙한 내용으로써 회개에 대한 보상입니다. 소발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욥에게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말을 마칩니다
“그러나 악한 사람은 눈이 멀어서, 도망 칠 길마저 찾지 못할 것이다.
그의 희망이라고는 다만 마지막 숨을 잘 거두는 일뿐일
것이다.”
소발이 보기에 욥은 악한 자중에 지독히 악한 자(놈)입니다. 비록 하나님의
말씀이니 회개하면 이렇쿵 저렇쿵 하여 용서받고 복을 받을 수 있겠지만, 욥은 여기에도 해당이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도망칠 길도 막혔고 더 이상 구원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아프다고 끙끙대지 말고 그냥 빨리 죽는 것이 상책이 아니겠느냐 하는 말입니다. 친구에게 지옥 불에나
떨어져라!고 저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소발은 율법주의자이면서
형식주의자입니다. 쉽게 말한다면 입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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