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이제 주께서 나를 피로하게 하시고 나의 온 집안을 패망하게 하셨나이다(욥 16:7)”
1-5: “그래도 입으로 너희를 강하게 하며 입술의 위로로 너희의 근심을 풀었으리라(욥 16:5)”
친구들의 말은 욥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욥의 잘잘못을 파헤치고 원수처럼 비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욥은 친구들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같은 상황에서 친구들과 입장이 바뀌었으면 욥도 그럴 듯한 말로 너희를 치며 너희를 향하여 머리를 흔들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난을 당하는 친구에게 지금까지 친구들이 자기에게 하듯이 입에 발린 말로 위로하고 때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빙자하여
비난을 퍼부었을지도 모른다고 한 것입니다.
“너희가 내 처지가 되면,
나도 너희처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너희에게 마구 말을 퍼부으며,
가엾다는 듯이 머리를 내저을 것이다.
내가 입을 열어 여러 가지 말로 너희를 격려하며,
입에 발린 말로 너희를 위로하였을 것이다”
욥이 이렇게 친구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말을 하고 자신도 그 상황이면 친구들과
같은 비난을 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친구가 당한다면 욥의 태도는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친구 편에서 그들을 이해하려는 의도로 위와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에
친구를 비롯하여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당했다면 욥은 그들을 정죄하기는커녕 오히려 위로하고 동정하였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무리는 내 말을 듣고 희망을 걸었으며 내가 가르칠 때에
잠잠하였노라
내가 말한 후에는 그들이 말을 거듭하지 못하였나니 나의
말이 그들에게 스며들었음이라
그들은 비를 기다리듯이 나를 기다렸으며 봄비를 맞이하듯
입을 벌렸느니라(욥 29:21-23)”
6-17: “그러나 내 손에는 포악이 없고 나의 기도는 정결하니라(욥 16:17)”
욥은 친구들을 향하여 말하다가 다시 하나님을 향해 호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모든 고통은 친구들의 비난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확신에 초점을 하나님께로 향합니다. 그 동안 고통을 잊기 위해서 울부짖기도 하고, 때로는 침묵으로 견뎌보려고 했으나, 어느 쪽도 평안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욥은 다시 하나님을 향하여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이 고통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입을 다물어 보아도 이 아픔이 떠나가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기진맥진하게 하시고,
내가 거느리고 있던 자식들은 죽이셨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체포하시고,
주님께서 내 적이 되셨습니다.
내게 있는 것이라고는,
피골이 상접한 앙상한 모습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나를 치신 증거입니다.
사람들은 피골이 상접한 내 모습을 보고,
내가 지은 죄로 내가 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욥은 더욱
더 하나님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솟아나는 모양입니다. 그는 독백처럼 하나님께서 나의 원수가 되신 것처럼
끔찍하고 잔인한 일을 행하신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미워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까지도 욥을 경멸하고 친구들도 하나같이 욕하고 뺨을 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고 합니다. 자신을 악한 자들에게 넘겨서 그들
손아귀에서 방치하고서 자신을 으스러뜨리고 부서뜨리며 욥을 과녁으로 삼아 활을 쏘아대신다고 하였습니다. 그
화살이 욥의 콩팥들을 뚫고 쓸개를 흘러내리게 하였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이 욥을 발기발기
찢고서도 성이 차지 않아 이번에는 적을 향해 돌진하는 용사처럼 욥에게 달려드신다고 하였습니다.
주님께서 내게 분노하시고,
나를 미워하시며, 내게
이를 가시며,
내 원수가 되셔서, 살기
찬 눈초리로 나를 노려보시니,
사람들도 나를 경멸하는구나.
욕하며 뺨을 치는구나.
모두 한패가 되어 내게 달려드는구나.
하나님이 나를 범법자에게 넘겨 버리시며,
나를 악한 자의 손아귀에 내맡기셨다.
나는 평안히 살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으스러뜨리셨다.
내 목덜미를 잡아 내던져서, 나를 부스러뜨리셨다.
그가 나를 세우고 과녁을 삼으시니,
그가 쏜 화살들이 사방에서 나에게 날아든다.
그가 사정없이 내 허리를 뚫으시고, 내 내장을 쏟아 내신다.
그가 나를 갈기갈기 찢고 또 찢으시려고 용사처럼 내게
달려드신다.
이러한 하나님의 공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욥은, 자신의 슬픔으로 노래합니다. 굵은 베옷을 입고 패배한 짐승처럼 이마의
뿔을 티끌에 파묻고 쓰러져 있으며, 얼굴은 눈물로 붉어져서 있다고 하였습니다. 고통에 짓눌린 눈꺼풀은 시커멓게 그늘이 져서 흉하기 짝이 없는 몰골이었습니다.
그러나 욥은 자신이 엘리바스처럼 이기적인 동기나 편협한 신학 때문에 이러한 기도를 하나님께 올린 것이 아니라고 변명합니다. 자신이 겪는 이 고통의 시련은 정결한 동기에서 나왔다고 하였습니다. 비록
이 고통의 이유를 알 수가 없지만, 악심을 품고 하는 원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은 잔인하거나 포악한 자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폭행을 저지른 일이 없으며,
내 기도는 언제나 진실하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