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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지금 나의 증인이 하늘에 계시고 나의 중보자가 높은 데 계시니라(욥 16:19)”
16:18-17:5: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와 인자와 그 이웃 사이에 중재하시기를 원하노니(욥 16:21)”
욥은 하나님을 향해 혼신을 다해 자신의 처참한 고통에 대해서 아뢰었습니다. 비록 거칠고 독심에서 나오는 간구였지만, 포악이 없었고 정결한 기도였다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그의 독백은 땅을 향하여 외쳤습니다.
땅아, 내게
닥쳐온 이 잘못된 일을 숨기지 말아라!
애타게 정의를 찾는 내 부르짖음이 허공에 흩어지게 하지
말아라!
하늘에 내 증인이 계시고,
높은 곳에 내 변호인께서 계신다!
내 중재자는 내 친구다.
나는 하나님께 눈물로 호소한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변호하듯이,
그가 하나님께 내 사정을 아뢴다.
이제 몇 해만 더 살면,
나는 돌아오지 못하는 길로 갈 것이다.
욥의 외침은 땅을 향했지만, 하늘을
두고 독백하는 것 같습니다. 이 땅에는 누구도 그의 억울함을 변호할 자가 없다고 하는 절망감이 베어
있습니다. 믿었던 친구들마저 그를 비난하는 데 열심이었고, 주변에서
자신을 존경하던 모든 사람들도 그가 극심한 죄악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땅에서는 사람도
자연도, 아니 돌이나 흙마저도 욥을 변호할 것들이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의 서운함과 야속한 심정을 땅을 향해 퍼붓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계신 하늘만은 자신의 억울함을 증언할 자가 있을 것이고 변호할 자가 분명히 계실 것임을
확신합니다! 그분은 욥의 친구라고 밝힙니다.
욥이 확신 있게 말하고 있는 것은 그가 모든 하늘의 일을 알아서가 아닙니다. 도무지 자신의 주변과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은 자신이 결백하다는 사실을 증언할 자도 없고, 변호할 자도 전무하다는 절망감에서 나오는 탄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욥 자신도 알 수 없는 하늘의 비밀을 누설하고 있을 줄이야!! 자신도 몰랐습니다. 이 땅에서는 소망이 없으니, 이제는 하나님께서 계시는 하늘을 믿고 싶은 것입니다. 비록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았음을 확인했고, 사람들로부터도 버림받았다는 사실 앞에서 마지막으로 의지하고 신뢰하고 싶은 것은
바로 하늘에 계신 분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이 욥의 신앙입니다.
기력이 쇠하여 이제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그는 알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자신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무리들이 넘쳐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최후로
그가 의지할 곳은 바로 하나님뿐임을 고백합니다. 욥은 끝까지 하나님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습니다. 그를 보증하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심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친히 내 보증이 되어 주십시오.
내 보증이 되실 분은 주님 밖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친구를 비롯하여 모든 세상 사람들이 욥을 조롱하고 비난하기 때문에 이제는
침묵하고 계시는 하나님 밖에는 아무도 자신을 보증해줄 분이 없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원수로
삼듯이 공격하고 쉴 틈도 주지 않고 고통을 가하는 분이시지만, 욥이 신뢰하는 분은 그래도 하나님 밖에는
없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괴롭히는 하나님께 이 땅에 모든 존재들이 자신을 비난하지 못하도록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17:6-16: “그러므로 의인은 그 길을 꾸준히
가고 손이 깨끗한 자는 점점 힘을 얻느니라(욥 17:9)”
옛 격언에 ‘돈에 눈이 멀어 친구를 버리면, 자식이
눈이 먼다’고 한 것처럼, 사람들이 이 격언으로
욥을 조롱한다고 탄식하였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그에게 침을
뱉고 욕지거리를 하며 잠시라도 그를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이제는 근심 때문에 눈이 멀었고 팔 다리도
야위어서 휘청거리며, 정직하다는 자들은 내 모습을 보고 놀라고, 무죄한
자들은 불경스럽다고 규탄한다고 탄식합니다. 참으로 욥에게 못할 짓들을 하였습니다.
신분이 높은 자들이 몰려와서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말하지만 그들 중에 한
사람의 지혜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실망 또 낙담, 이제는 절망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욥은 다시 죽음을 동경합니다.
내가 살 날은 이미 다 지나갔다.
계획도 희망도 다 사라졌다.
내 친구들의 말이‘밤이
대낮이 된다’ 하지만,
‘밝아온다’ 하지만,
내가 이 어둠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내 유일한 희망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거기 어둠 속에 잠자리를 펴고 눕는 것뿐이다.
나는 무덤을 ‘내
아버지’라고 부르겠다.
내 주검을 파먹는 구더기를
‘내 어머니, 내
누이들’ 이라고 부르겠다.
욥이 감정이 북받쳐 과장된 표현으로 고백한 말이 아닙니다. 그는 진실한 속 마음을 그대로 토하듯이 말하였습니다. 그의 독백은
곧 그의 현실이며 진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그의 독한 간구내지는 절규가 하나님을 모독한 일은 아닙니다. 비록 하나님께 서운한 심정을 토로하고 이제는 죽음에 이르기를 동경하는 욥이지만, 한편으로는 하나님께 대한 철저한 신뢰와 삶의 밑바탕이 여실히 드러나는 고통이요 고난이었습니다. 평안할 때는 욥의 진가를 볼 수 없었지만, 고통 속에서 욥의 믿음의
진수를 유감없이 발휘되는 기회이기도 하였습니다. 결코 하나님을 떠나지 않는 욥이었습니다. 오히려 더 가까이 하나님을 붙들고 놓지 않는 대신 세상 것들을 다 놓아버렸습니다.
욥이 행동으로 보인 믿음의 진수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욥의 고난을 통해서 보이고자
하신 하나님의 지혜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하였지만, 욥이 고통의 절정에서 찾은 것은 자신도 그 전부를 깨닫지 못한 것이지만, 하늘에는
자신을 변호할 자가 있으며, 자신의 결백을 증언한 자가 있다고 하는 확신에 이른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억울함을 들어줄 중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무죄를 하나님께 증언할 증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이것은 욥이 고통 가운데에서 얻은 위대한 발견이요, 귀중한 지혜였습니다.
욥의 친구들은 인과응보의 세상적인 법칙 안에서 하나님을 바라보았지만, 욥은 그 밖에서 하나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는 신앙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환난과 고통과 번민을 주셨지만, 그리고 그 이유를 다 알 수 없었지만, 욥에게 하나님의 존재는 친구와
같았습니다. 그분께는 못할 말이 없었으며, 비밀이 없었습니다. 억울함을 토로하고 아픔을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만이 욥에게는 위로자가
되시며 변호인이 되시고 자신의 결백을 확인할 증인이며, 중재자이심을 소망했습니다.
끝까지 하나님을 향한 신뢰의 끈을 놓지 않는 욥을 보여주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욥을 그 대상으로 선정하셨습니다. 욥 자신에게는 견딜 수 없는 시간이었지만, 우리에게는 다함 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의 계획을 깨닫게 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곧 그리스도의 탄생과 성령의 임재하심을 보여준 예고편과 같은 말씀입니다. 욥의 고통 속에는 그래서 하나님의
고난과 죽으심을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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