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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마 5:45)”
1-6: “그런즉 하나님 앞에서 사람이 어찌 의롭다 하며 여자에게서 난 자가 어찌 깨끗하다 하랴(욥 25:4)”
25장은 6절로 짧게 끝납니다. 빌닷은 그 장황했던 연설은 간데 없고 더 이상 욥을 상대로 응대할 논지가 바닥났음을 보여줍니다. 더군다나 욥이 길게 설명한 내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대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욥의 신학을 조목조목 대응할 말은 생각이 나지 않고 전체적으로 볼 때, 불순한 욥이 하나님의 법정에
서게 된다면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일정을 잡으려는 시도가 얼마나 쓸모 없는 일이었는지를 깨우치게 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빌닷은 욥이 자신의 결백함을 강조하면서 당당함을 보일 때마다 매스꺼움이 속에서
치밀어 올라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토록 거만하게 하나님께 대항하는 자가 또 있을까? 라는 생각에 어이가 없었던 것입니다. 욥은 자신이 당한 재앙의 부당성을
주장하면 할수록 빌닷은 주권과 위엄을 갖추신 하나님의 위상을 더욱 높여드림으로써 구더기 같고 벌레 같은 사람과의 사이가 얼마나 먼 간격이 있는지를
강조하고 싶어 합니다.
하나님께는 주권과 위엄이 있으시다.
그분은 하늘 나라에서 평화를 이루셨다.
그분이 거느리시는 군대를 헤아릴 자가 누구냐?
하나님의 비치 가서 닿지 않은 곳이 어디에 있느냐?
그러나 어찌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고 하겠으며,
여자에게서 태어난 사람이 어찌 깨끗하다고 하겠는가?
빌닷은 하나님을 주권과 위엄으로 많은 군대를 거느리시고 하늘의 평화를 이루시는
분으로, 하나님께로부터 나오는 빛은 우주만물에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이며, 달인들 그분의 빛 앞에서는 희미할 뿐이며, 별이라도 그 광채를 잃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여자에게서 태어난 사람이 어찌 의롭다고 할 수 있으며, 깨끗하다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 인간은 기껏해야 하나님 앞에서는
구더기 같은 존재요, 벌레보다 못한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빌닷의 이러한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현격한 차이를 비교할 때 구더기 같은 인간들이라고 비하해도 되는 것인지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피조물 중에 그분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을 하나님 앞에서 구더기나 벌레라고 굳이 표현해야
할지는 거부감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빌닷이 노리는 것은 역시 구더기에 파묻혀 고통스러워하는 욥을 빗대어
비난하는 말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빌닷의 주장은 욥의 불의함에 대해서 응답하기보다 단지 사람이 의롭거나 완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앞에서 욥과 같이 큰 소리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입장은 아닙니다. 특히 여자에게서 낳은 자가 어찌 깨끗할 수 있겠느냐고 빈정댑니다. 이
비유는 욥이 한 말을 의도적으로 빗대어 인용하고 있습니다(욥 14:1
참조).
아무튼 세 친구들은 욥을 동정하거나 그를 위해 기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감정적이든지, 육체적이든지 현재 고통스러워하는 욥의 탄식을
받아들이거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욥의 재앙은 오직 큰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이러한 착각은 의도적인 면이 다분하며 욥이 당한 재앙에 대해서 감히 공감하기가 두려웠고, 옹졸한 신학과 얇은 믿음을 감추기 위해 전전긍긍했을 뿐입니다.)
따라서 아무도 동조하지 않는 욥에게 공격적이었으며 그를 친구가 아닌 대적자로
몰아붙이고 비난하기에 바빴습니다. 또한 어리석은 부분은 욥의 당한 고통의 원인을 안다고 자부했습니다. 자신들의 신학이 이중적이면서 날조되었다는 점을 깨닫지도 못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들은 우매하게도 욥이 간파한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욥의 문제 해결에 있어 부적절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오히려 욥의 충고를 깊이 받아드려서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처지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보라 이런 것들은 그의 행사의 단편일 뿐이요 우리가 그에게서 들은 것도 속삭이는
소리일 뿐이니 그의 큰 능력의 우렛소리를 누가 능히 헤아리랴(욥 26:14)”
1-14: “그는 북쪽을 허공에 펴시며 땅을
아무것도 없는 곳에 매다시며(욥 26:7)”
빌닷이 하나님의 주권에 대해서 설명하자, 욥은
빌닷이 이해하는 하나님보다 더 권능이 있으시며 우주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그의 답변으로 묘사하였습니다. 먼저
욥은 하나님 앞에서 정말 하찮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가 아니라, 빌닷이라고 암시하며 그를 비꼬는 말로
반박하였습니다.
나를 그렇게까지 생각하여 주니, 고맙다.
나처럼 가난하고 힘없는 자를 도와주다니!
너는 우둔한 나를 잘 깨우쳐 주었고,
네 지혜를 내게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누가,
네가 한 그런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너는 누구에게 영감을 받아서 그런 말을 하는 거냐?
친구들이 자기를 그처럼 극진하게 대우해주니 고맙구나. 가난하고 힘없는 자기를 도와주니 감격할 따름이라고 합니다. 슬기롭고
지혜로운 친구들이 우둔한 자기를 깨우쳐주었을 뿐 아니라 욥에게 그 지혜를 나누어지기까지 하였으니 고마울 뿐이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그런 말을 들을 자가 세상에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합니다. 즉, 친구들의 말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뿐더러 일고의 가치도 없는 쓸데없는 말이라고 하였습니다.
욥에게 있어 고통은 하나님께로부터 왔으나 일단은 공정한 재판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닥친 것일 뿐이며, 이는 언젠가는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일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 친구들은 인과응보적인 교리의 틀 안에서 욥의 고통을 설명하려고 하다 보니, 무리한 변명으로 일관하게 되었고, 필경을 그들도 알지 못하는 큰
죄악을 욥이 범했다는 가정 하에서 욥의 재앙을 이해하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욥의 고통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그들의 반론은 다람쥐가 채 바퀴 돌 듯하던 말 또 하고 더 악랄한 말로 덧붙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죽은 자들이 떤다.
깊은 물 밑에서 사는 자들이 두려워한다.
스올도 하나님께는 훤하게 보이고,
멸망의 구덩이도 그분의 눈에는 훤하게 보인다.
하나님 앞에서는 깊은 물 밑인 멸망의 웅덩이에 사는 유령들도 스올에 거주하는
죽은 영들도 두려워하며 떤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도 하나님께서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누구라도 하나님의 눈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두려워하며 고뇌하여 떤다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허공에 하늘을
펴시고 우주 공간에 땅을 매다는 분이십니다. 1700년경에 와서야 겨우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던
갈릴레오의 지동설이 이미 수 천년 전, 욥이 살던 시대에 알고 있었습니다. 우주 공간에 떠서 주기적으로 회전하고 공전하는 모든 별들의 모습, 특히
지구가 공간에 매달려 있다는 이치를 알았다는 점에서 고대 인류의 깨달음이 현대인들보다 뛰어났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구름 속에 물을 채우시고 물이 구름 밑으로 터져 나오지 못하게 하시는 분, 물 위에 수평선을 만드시고 빛과 어둠을 나누는 분이십니다.
지진과 바다의 폭풍을 일으키시며 잔잔하게 하시는 분, 신들이 떠받치고 있다고 여겼던 하늘기둥도 하나님께서 꾸짖으시면 흔들린다고 하였습니다. 바다의 신으로 불리는 라합도 물리치십니다. 즉, 하나님은 흉용한 바다를 다스리는 분이시며 신화에서 나오는 모든 악의 세력들보다 훨씬 강하고 뛰어나신 분이라고
묘사하였습니다.
그분의 콧김에 하늘이 맑게 개며,
그분의 손은 도망 치는 바다 괴물을 찔러 죽인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그분이 하시는 일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우리가 그분에게서 듣는 것도 가냘픈 속삭임에 지나지 않는다.
하물며 그분의 권능에 찬 우레 소리를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
인간이 깨달은 땅 아래, 땅 위, 공중의 모든 자연을 지배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모든 증거들은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에 비하면 매우 작은
일에 지나지 않고 그분께로부터 듣는 것도 실은 아주 가냘픈 속삭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과 음성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빌닷이 설명한
하나님의 권능의 이해보다는, 욥이 설명한 하나님의 이해의 폭이 훨씬 넓고 깊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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