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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라”
27-32: “바리새인과 그들의 서기관들이 그 제자들을 비방하여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세리와 죄인과 함께 먹고 마시느냐”
어느 날 예수님은 레위라 하는 세리를 보시고 “나를 따르라(27)”고 하셨습니다. 레위는 즉각 “순종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일어나
따랐”습니다. 세리는 이미 말씀드렸던 대로 로마에
협력하는 반역자요, 죄인이라 불렀습니다. 정해진 세금보다
더 많은 액수를 갈취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세리를 강도나 절도범 취급을 했던 것입니다. 겉으로는
악독한 죄인으로 보였지만, 예수님의 눈에는 레위가 선택된 백성으로 보셨습니다. 그리고 이미 그를 알고 계셨습니다.
레위는 예수님에 관하여 관심이 많았을 것이고 여러 차례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었을 것입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었지만 익히 잘 알고 있을 터였습니다. 그러니 나를 따르라고 하셨을 때,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를 수 있었습니다. 세리란 직업은 한 번 버리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당시에
세리들은 부자가 많았습니다. 레위는 돈을 풍족하게 벌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을 영영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여기서 베드로나 야고보와 같이 고기 잡는 일을 그만 두고 예수를 따랐던 경우와 다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자 고향으로 돌아가 어부 일을 다시 했기 때문입니다.
레위는 예수의 제자 된 것을 축하할 겸, 세리
직을 그만 둔 송별식도 할 겸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레위는 우리가 아는 마태입니다. 그는 친구와 주변 사람들을 초청했습니다. 당시에 잔치 자리는 식사만을
위해서 모이는 자리는 아닙니다. 식탁교제를 통해서 공동체의 유대와 같은 신분끼리 모임으로 해서 위계질서를
강화하는 등 친목교제가 함께 이루어진 자리이기도 한 것입니다. 따라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탁을 하신
예수님을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사실 소외된 자 또는 죄인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세리들의 모임에 선지자로 칭송받는 예수께서 함께 하신 것 자체가 그들이 보기에는 파격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리새인과 그들의 서기관들이 그 제자들을 비방하여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세리와 죄인과 함께 먹고 마시느냐(눅 5:30)”
그들은 남의 잔치에 와서 감 놔라 밤 놔라 하면서 시비를 걸었습니다. 중풍병자를 치유한 이후로도 예수님이 누구신지 깨닫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면서 비방거리를 찾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은 이번 잔치에 초대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율법과 유대
경건성을 앞세워 불경한 잔치에 어찌 함께 할 수 있는가라고 비방하였습니다. 그들 눈에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들의 잔치였습니다. 제자들에게 비난하는 질문이었는데, 예수께서
답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나니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
시키려 왔노라(눅 5:31-32)”
예수께서는 자신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분명히 하십니다. 병든 자에게 의사가 필요하듯이, 죄인이라야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예수께서 원하시는 자는 죄인들입니다. 죄인들을 불러 회개시키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레위 마태를 택하여 부르신 일은 그가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난 소외된 자이기 때문입니다. 자칭 의인이라고 하는 바리새인들이 죄인이라 터부시하는 자들을 회개시키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무조건적인 선택이 있은 후에 죄인임을 깨닫고 회개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의인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의 유대교적 판단에 의하면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자가 의인이라고 우겼습니다. 죄를 자각하지 못하는
자에게까지 구원의 선택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일주일에 두 번 금식하는 일도 의인의 조건이 되었습니다. 예수의 답변에 그들은 금식문제로 불평을 하였습니다. 자신들도 그렇고
요한의 제자들도 금식하는데 예수의 제자들은 금식하지 않는가? 라고 비난하였습니다.
예수께서 죄인을 회개시키기 위해 오셨다면,
죄인들은 왜 회개의 표식인 금식을 행하지 않고 오히려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느냐고 시비를 걸었습니다. 금식은 유대인에게는 경건한 삶의 행위였습니다. 특히 죄를 회개하기
위해서는 금식을 필연적인 일로 여겨졌습니다.
“그들이 예수께 말하되 요한의 제자는 자주 금식하며 기도하고
바리새인의 제자들도 또한 그러하되 당신의 제자들을 먹고 마시나이다(눅
5:33)”
그들은 세리와 같은 죄인들이 애통하며 재를 뒤집어쓰고 금식하며 회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작 예수님과 함께 잔치를 벌려 먹고 마시며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으로 문제를 삼았습니다. 바리새인의 주장은 다소 인정할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에 대해서 그들은 여전히 아집과 전통에 억매여 생명력이 사리지고 없는 율법의 기능으로만 판단하려는 기득권층의
고집 때문에 전혀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는 짓들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주장은 이미 허물에 지나지
않는 아무 소용가치가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33-39: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혼인
집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을 때에 너희가 그 손님으로 금식하게 할 수 있느냐”
구원과 축복의 시대가 도래하였는데 금식할 수 없습니다. 마치 신랑이 와서 결혼축하연이 벌어지고 있는데 통곡하며 금식할 자는 없습니다.
구약의 오랜 세월 동안 메시아 오기를 간절히 기다릴 때는 금식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메시아가 오셨고 구원의 시대가 시작된 지금, 금식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구원을 기다리며 금식하는 일은 이미 시작된 구원자체를 거부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메시아가 십자가에 달리는 날에는 금식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빼앗긴 날에 제자들은 큰 충격과 좌절을 겪었습니다. 그
날은 금식하며 통곡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금식과 통곡할 날이 이미 끝난 후에 예수를 알았으므로
금식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금식기도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금식하며 기도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바리새인처럼 금식기도를 하지
않으면 영성이 떨어지고 믿음이 낮아진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기도는 쉬지 말고 해야 할 성도의 의무입니다. 긴밀한 하나님과의 관계를 지속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하게 하나님과의 교제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금식기도는 이럴 때 해야 합니다.
예수께서는 금식의 부당성을 두 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하십니다. 새 옷을 잘라 헌 옷을 깁는 어리석음과 새 포도주를 낡은 부대에 담는 어리석음을 말씀하셨습니다. 나아가서 유대교와 기독교의 상관관계를 설명하신 것입니다. 새 성전이신
예수님은 옛 성전을 헐어야 했습니다. 유대교는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를 수용하지 못합니다. 새 천 조각으로 낡은 옷을 깁게 되면 낡은 옷은 더 헐어서 못 입게 됩니다.
마치 코끼리를 황소 우리에 가두려는 무모함입니다. 예수께서 오셔서 구원의 잔치를 베푸시는
마당에 그의 제자들에게 금식을 강요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이미 선택을 받아서 죄 사함을
받고 회개하여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회복된 기쁨과 즐거움에 참여하고 있는데, 마치 구원을 받지 않는 자처럼
행동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입니다.
세례 요한 시대는 아직 메시아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구원이 선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아를 기다리며 금식해야 합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금식하지
않는 것을 비방하는 것은 지금이 어떤 때인지 알지 못하는 무지한 태도입니다. 지금은 구원의 시대입니다. 그리스도 즉, 메시아를 고대하던 구약시대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부대에 넣을 수 없습니다. 새 포도주는 숙성되지 않아서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신축성이 있는 새 가죽부대에 넣어야 보관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새 포도주를 낡은 부대에 넣으면 얼마 가지 않아서 터져버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합니다. 낡은 유대교의 전통은 기독교를 결코
수용할 수 없습니다. 말씀으로 새롭게 변화된 제자들을 전통의 틀에 가둘 수 없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의 말씀은 기존 질서를
파괴합니다. 낡은 방식의 사고로는 받아드릴 수 없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복음은 위험천만한 것이었습니다. 당장에 무너뜨리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것 같은 위기의식을 가져왔습니다. 오랜 전통에 안주하려는 자들에게 개혁은 항상 위험한 짓으로 보입니다. 기존
틀을 파괴하는 것은 기득권을 빼앗기는 의미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구태의연한 전통주의에 중독되어서 그것이
더럽고 추하고 답답함에도 그 안을 떠나서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는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기 때문에 문제인 것입니다.
개혁주의는 자유주의나 신 신학주의가 아닙니다. 살아 숨쉬는 성경말씀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입니다.
묵은 포도주가 좋사오니 마냥 퍼 질러 안락하게 지내자고 하는 무리들에게 구원은, 요원한 망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수께서는 빗대어 말씀하셨습니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고 새 것을 원하는 자가 없나니 이는 묵은 것이 좋다 함이니라(39)”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세대마다 말씀은 새롭게 다가옵니다. 단지
현재의 기독교 관행에 젖어서 진정한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이에 합당한 신앙의 삶을 살지 못한다면, 그런 자가 구원을 받았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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