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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그들은 금식할지라도 내가 그 부르짖음을 듣지 아니하겠고 번제와 소제를 드릴지라도
내가 그것을 받지 아니할 뿐 아니라 칼과 기근과 전염병으로 내가 그들을 멸하리라”
1-9: “유다가 슬퍼하며 성문의 무리가 피곤하여 땅 위에서 애통하니 예루살렘의 부르짖음이 위로 오르도다”
14장은 시편 등을 통하여 잘 알려진 탄식시의 서식을 취하고 있습니다(표준새번역
참조). 시가체로 되어 있는 1-9절과 17-22절은 내용적으로는 탄식시이며, 내러티브로 형성되어 있는 10-16절을 감싸고 있는 구조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11-16절의 내용은 예레미야의 예언과 거짓 선지자들의 예언이 빚고 있는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이스라엘의 탄식을 자아내는 불행의 출발이 그들의 참선지자의 음성을 듣기를 거부하고 거짓 선지자들의
“귀를 간지럽게 하는
예언”을 청종하므로 비롯되었다는 점입니다. 즉, 이스라엘은 자신들에게 듣기 좋은 메시지만 골라 듣다가 이러한 운명에 처했던 것입니다.
먼저 예레미야는 매우 슬픈 애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이 처할
운명을 생각할 때마다 억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는 여호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가뭄에 대한 예언의
말씀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가뭄에 대하여 예레미야에게 임한 여호와의 말씀이라(1)” 하나님 섬기기를 거역하는 이스라엘에게 징계는 가뭄으로 임했는데, 그것도
혹독한 가뭄이었습니다. 주인들이 하인들을 시켜서 물을 길러오게 하지만 하인들은 빈 양동이를 들고 분주하게
다닐 뿐입니다. 결국 하인들은 물을 얻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농부들도 물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비가 와야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겠지만 먹을 물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씨 뿌리는 일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농부들도 주인과 종들도 슬픔과 탄식으로 머리를 가린다 하였습니다. 결국 온 백성이 극심한 가뭄에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유다가 슬피 울고,
성읍마다 백성이 기력을 잃고,
땅바닥에 쓰러져 탄식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예루살렘에서 치솟는다(렘 14:2)”
이뿐만이 아닙니다. 짐승들도 물 때문에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모성애가 잘 알려진 암사슴이 새끼에게 먹일 풀이 없어서 그 새끼를 버리는 지경에 이릅니다. 광야의 메마름에 익숙해져 있던 들 나귀들도 먹을 풀이 없어서 눈이 흐려지고 있었습니다. 예레미야는 온 땅의 어려운 광경을 메마름과 먹이가 없음을 반복적으로 언급함으로써 그들에게 임한 하나님의 심판을
보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우물에 갔어도 물을 얻지 못하며(3)
땅에 비가 없어 지면이 갈라지니(4)
풀이 없으므로(6)”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는 땅, 그것은
하나님께서 저주한 땅이었습니다. 이러한 극심한 가뭄에도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찾지 않았습니다. 이제 기도하지 않는 이스라엘을 대신하여 선지자 예레미야는 여호와를 향하여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여호와여 우리의 죄악이 우리에게 대하여 증언할지라도 주는
주의 이름을 위하여 일하소서 우리의 타락함이 많으니이다 우리가 주께 범죄하였나이다(렘 14:7)”
그는 백성들을 대표하여 죄를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선처를 바라는 간구를 하였습니다. 선지자가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는 근거는 백성들의 선행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의 명예를 보존하기 위하여 그의 백성들의 죄를 용서해주시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탄원의 간구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을 생각해서 선처해달라는 기도였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여호와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유일한 소망이라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소망이시요 고난 당한 때의 구원지시여 어찌하여
이 땅에서 거류하는 자 같이, 하룻밤을 유숙하는 나그네 같이 하시나이까(렘 14:8)”
그러나 하나님의 응답은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8). 선지자는 더욱 간절한
심정으로 외쳐 깊은 탄식을 계속하였습니다(9).
“어찌하여,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처럼 되시고,
구해 줄 힘을 잃은 용사처럼 되셨습니까?
주님, 그래도 주님은
우리들 한가운데에 계시고,
우리는 주님의 이름으로 불리는 백성이 아닙니까?
우리를 그냥 버려 두지 마십시오(렘 14:9)”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무능함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옮기신 것처럼
느껴지는 하나님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간구를
통하여 이스라엘이 직면하고 있는 극심한 가뭄이 그들의 죄 값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여호와 하나님의 응답이 임하시는데, 예레미야의 간절한 탄원의 간구와는
다르게 의외로 차갑고 냉정하셨습니다. “그들이 처음부터
나를 거역해왔기 때문에 내가 심판하리라!! 너는 이 백성에게 은총을 베풀어 달라고 나에게 기도하지 말아라(10-11)” 이미 하나님의 마음은 돌이킬 수 없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아무리 금식하고 제물을 바쳐도 결코 듣지도, 받지도 않을 것을 선언하셨습니다.
이전에는 희미하나마 하나님과의 대화 채널이 열려 있었지만 이제는 그 채널마저 굳게 닫힌 상태였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아무리 금식하며 울부짖어도 결코 임박한 칼(전쟁)과 기근, 그리고 재앙(질병)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러한 저주의 심판은 한결같이 언약적인
저주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언약의 당사자 되시는 하나님께서 종속자인 이스라엘을 언약을 파기할 때 내려지는
형벌로 다스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신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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