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24:24-25:12 ::: 바울의 선택 Sun. Mar.04. 2018     “만일 내가 불의를 행하여 무슨 죽을 죄를 지었으면 죽기를 사양하지 아니할 것이나, 만일 이 사람들이 나를 고발하는 것이 다 사실이 아니면 아무도 나를 그들에게 내줄 수 없나이다. 내가 가이사께 상소하노라 한대(행 25:11)”     유대 지도자들과 신임 총독 베스도와의 갈등은, 예루살렘에서 바울을 재판하기로 잠정 결정하게 됩니다. 이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암살기회를 암묵적으로 허락하겠다는 의도이고, 유대 지도자들의 환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신임 총독으로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바울은 이 같은 살해위험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주께서 예언하신 대로 로마에서 복음을 전해야 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상급재판인 가이사에게 직접 상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로마 황제에게 직접 상소하겠다는 선언에 베스도는 잠시 당황하였습니다. 베스도 총독은 자문관들과 상의한 후에 바울의 호소를 받아들이기고 결정합니다. 그리고 상소를 승인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해서 바울은 또 한번 살해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께서 예언하신 대로 그는 로마 황제 앞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로마 황제는 악명 높은 네로였으므로 그의 앞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초기의 네로 집권 때는 그런대로 정당하게 재판이 이루어졌을 기간이긴 했습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행 24:24) 수일 후에 벨릭스가 그 아내 유대 여자 드루실라와 함께 와서 바울을 불러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를 듣거늘 (행 24:25) 바울이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을 강론하니 벨릭스가 두려워하여 대답하되 지금은 가라 내가 틈이 있으면 너를 부르리라 하고 (행 24:26) 동시에 또 바울에게서 돈을 받을까 바라는 고로 더 자주 불러 같이 이야기하더라 (행 24:27) 이태가 지난 후 보르기오 베스도가 벨릭스의 소임을 이어받으니 벨릭스가 유대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여 바울을 구류하여 두니라   (행 25:1) 베스도가 부임한 지 삼 일 후에 가이사랴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니 (행 25:2) 대제사장들과 유대인 중 높은 사람들이 바울을 고소할새 (행 25:3) 베스도의 호의로 바울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기를 청하니 이는 길에 매복하였다가 그를 죽이고자 함이더라 (행 25:4) 베스도가 대답하여 바울이 가이사랴에 구류된 것과 자기도 멀지 않아 떠나갈 것을 말하고 (행 25:5) 또 이르되 너희 중 유력한 자들은 나와 함께 내려가서 그 사람에게 만일 옳지 아니한 일이 있거든 고발하라 하니라 (행 25:6) 베스도가 그들 가운데서 팔 일 혹 십 일을 지낸 후 가이사랴로 내려가서 이튿날 재판 자리에 앉고 바울을 데려오라 명하니 (행 25:7) 그가 나오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유대인들이 둘러서서 여러 가지 중대한 사건으로 고발하되 능히 증거를 대지 못한지라 (행 25:8) 바울이 변명하여 이르되 유대인의 율법이나 성전이나 가이사에게나 내가 도무지 죄를 범하지 아니하였노라 하니 (행 25:9) 베스도가 유대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여 바울더러 묻되 네가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이 사건에 대하여 내 앞에서 심문을 받으려느냐 (행 25:10) 바울이 이르되 내가 가이사의 재판 자리 앞에 섰으니 마땅히 거기서 심문을 받을 것이라 당신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내가 유대인들에게 불의를 행한 일이 없나이다 (행 25:11) 만일 내가 불의를 행하여 무슨 죽을 죄를 지었으면 죽기를 사양하지 아니할 것이나 만일 이 사람들이 나를 고발하는 것이 다 사실이 아니면 아무도 나를 그들에게 내줄 수 없나이다 내가 가이사께 상소하노라 한대 (행 25:12) 베스도가 배석자들과 상의하고 이르되 네가 가이사에게 상소하였으니 가이사에게 갈 것이라 하니라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만일 내가 불의를 행하여 무슨 죽을 죄를 지었으면 죽기를 사양하지 아니할 것이나 만일 이 사람들이 나를 고발하는 것이 다 사실이 아니면 아무도 나를 그들에게 내줄 수 없나이다 내가 가이사께 상소하노라 하매”   24-27: “수일 후에 벨릭스가 그 아내 유대 여자 드루실라와 함께 와서 바울을 불러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를 듣거늘”       바울의 재판은 일단 휴정 상태로 2년을 지탱하게 됩니다. 그 동안 그는 가이사랴의 로마 총독 관저 안에 있는 감옥에 갇혔지만, 자유롭게 면회가 허용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일이 지난 후에 벨릭스 총독과 아내 드루실라가 바울을 찾았습니다. 총독은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듣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불순한 동기로 바울을 대면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내 드루실라가 함께 바울을 찾은 경우로 보아 그녀가 만나기를 원했으리라고 추론할 수도 있습니다. 드루실라는 헤롯 대왕과 마리암느 1세(하스몬 가문)의 혈통의 직계자손이어서 유대인 여자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해롯 대왕의 손자 헤롯 아그립바 1세(행 12:1-23절 참조)의 딸이며 헤롯 아그립바 2세의 누이동생이었습니다. 그녀의 미모는 잘 알려져서 이미 12세 때에 소 아시아에 위치한 콤마게네 왕국의 에피파네스 왕자와 정혼했지만, 그가 유대인으로 개종하지 않자, 파혼이 선언되었습니다. 그 후 수리아의 작은 왕국의 에메사의 왕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가 16세 때, 구브로 마술사의 도움으로 남편을 떠나 벨릭스와 결혼을 하였습니다. 벨릭스는 이미 두 번의 결혼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드루빌라는 벨릭스의 세 번째 아내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벨릭스는 기독교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드루빌라로부터 얻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정황으로 그들은 바울을 불러다 놓고 그가 전하는 복음을 들었던 것입니다.   “바울이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을 강론하니 벨릭스가 두려워하여 대답하되 지금은 가라 내가 큼이 있으면 너를 부르리라 하고(행 24:25)”   바울의 강론은 의에 대해서, 절제에 대해서 그리고 장차 올 심판에 대해서 전했습니다. 의에 관한 내용은 도덕적인 행위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즉, 벨릭스 총독이 로마법과 유대인의 관습에 따라 재판을 공정하게 집행할 것을 은연중에 나타내었습니다. 벨릭스가 바울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가 많은 돈을 소유하였다고 판단하여 뇌물을 받을 의향으로 접근했을 것입니다. 또한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어 유대인 지도자들 향한 자신의 처신을 이롭게 전개시키기 위한 방도였습니다. 그러니까 복음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입니다. 비록 복음을 듣더라도 그것은 현재 자신이 품고 있는 계략을 어떻게 하면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이나 근거로 삼고자 한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이러한 부류들이 존재합니다. 복음사역에는 별 관심이 없고 자신의 처신과 명예 위치 그리고 하나님 뜻인 것처럼 오해하여 자신의 욕심을 성취하려는 의도로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를 이용하려는 작자들입니다. 대부분 초신자들은 아니고 목사를 포함하여 교회 중진들이 이러한 못된 생각들을 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에 따라 헌금도 적절이 이용하며, 교회 직분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자신의 욕망을 성취하는 데 사용합니다. 바울은 이 부부의 불의한 의도를 개의치 않고 전한 말씀이었지만, 우선은 당장이라도 무죄 석방해야 할 바울을 감옥에 가둔 것부터가 불법적인 권한 남용이었습니다. 다음은 절제에 관한 말씀이었습니다. 절제는 각종 욕망으로 가득 찬 벨릭스에게는 직설적인 공격이었습니다. 재판 자체를 공정하지 않게 유도하여 뇌물을 상납하도록 상황을 만들어가며, 정욕을 절제 못하고 남의 아내를 탐하며 중간에 마술사를 매수하여 마치 운명인 것처럼 꾸며서 여자를 탈취하는 고도의 전략을 구사합니다. 겉보기에는 그럴싸한 정당한 방법처럼 유도하면서 그 실체는 부정과 욕망, 그리고 불법으로 탈취하는 아주 교활한 작자입니다. 벨릭스는 노예신분에서부터 시작하여 로마시민권을 획득했고, 로마의 식민지 총독의 자리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수많은 권모술수와 경쟁자를 모함하고 제거하면서 왔는지를 상상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은 이런 자들을 성공한 자라고 부러워하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부정이든, 부패든, 모함과 더럽고 비겁한 행위와 태도로서 협잡꾼이 되어 파벌을 조성하고 정의와는 상관없이 그때 상황에 따라 친구를 배신하고 의리를 헌신짝처럼 버리며 출세가도를 질주하는 그들의 모형이 바로 벨릭스와 같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그의 아내 드루빌라에게도 부와 권력을 따라 남편을 쉽게 버리고 벨릭스 아내의 자리를 택한 것에 대한 질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총독이라는 엄청난 권력을 가진 자 앞에서 바울은 당당하게 그의 죄들을 끄집어내어 곤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장차 올 심판에 대해서 선언하게 됩니다. 의인과 악인이 하나같이 부활하여 구원과 심판의 자리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총독 부부는 심판에 관해서 들었을 때에 두려워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그들의 삶 자체가 감당하기 힘든 큰 충격으로 다가왔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부정부패와 연루되었으며, 도덕적으로 불량한 이들에게는 바울의 설교를 끝까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가라 내가 틈이 있으면 너를 부르리라” 총독은 두려움과 충격에 휩싸였지만, 전혀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도를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울로부터 뇌물을 받으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 후에도 바울을 자주 불러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뇌물을 바치면 풀어주겠다는 언질을 수도 없이 던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을 꿈적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울의 위대함은 바로 이러한 점입니다. 2년 동안이나 벨릭스의 위협 앞에서 버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바울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라고 단정해서는 안됩니다. 2년이 경과된 어느 날, 벨릭스는 총독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대로 감옥에 두었습니다. 벨릭스는 끝까지 유대인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바울이 뇌물을 바치지 않자, 이왕이면 유대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여 바울을 미결상태로 놔둔 채 총독 후임자인 보르기오 베스도에게 넘겼습니다. 이는 벨릭스의 교활함이 돋보이는 일이었습니다. 바울을 석방하면 뇌물을 챙길 기회를 놓치는 것이요, 그것도 없이 바울을 유리하게 판결하게 되면 유대 지도자들의 불만을 무마할 수 없겠고, 그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 로마시민인 바울에게 부당한 판결로 말미암아 로마당국으로부터 책임추궁을 받을 소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돈을 챙기지 못할 바에는 우유부단하게 시간을 끌다가 후임 총독에게 떠넘기겠다는 심산이었던 것입니다. 바울 역시도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미 하나님께로부터 로마로 가게 될 것을 확인 받았으므로 하루빨리 로마로 갈 방도를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런 기회는 부당한 방법으로 제안되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정도를 지키며 기다렸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이 기간 동안 바울은 가이사랴에 거주했던 전도자 빌립과 자주 만났을 것이며 그 외에 찾아온 기독교인들과도 많은 대화를 가졌을 것입니다. 누가는 이 기간 동안에 누가복음을 기록했으리라고 학자들은 추론합니다. 특히 초대교회의 초반의 여러 정보와 지식들을 수집하여 사도행전을 기록하는 데 사용했으리라 보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인간들이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1-5: “대제사장들과 유대인 중 높은 사람들이 바울을 고소할새”   벨릭스 후임자로 베스도가 총독으로 부임하게 됩니다. 그는 가이사랴에 도착한 후 삼일 만에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는 유대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유대 통치의 필수적인 요인이며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베스도는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대제사장들과 유대 최고 지도자들을 두루 만나서 협조를 부탁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대제사장들과 유대 최고 지도자들은 바울의 문제를 새롭게 거론하였습니다. 그들은 전임 총독이 이 미결재판 건으로 인하여 호의를 베풀어 준 것 같이 신임 총독도 자신들에게 호의를 베풀어서 바울의 재판을 예루살렘에서 열어줄 것을 부탁하기에 이릅니다. 이들은 2년이 지나도록 바울에 대한 앙심을 누그러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아직도 바울을 암살하기로 맹세한 자들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음을 암시하였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재판이 열리더라도 재판관은 총독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재판의 유죄무죄가 관심의 초점이 아니고, 바울을 가이사랴에서 압송하여 예루살렘으로 오는 도중에 매복하였다가 죽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암살 음모를 알지 못하는 베스도 총독으로서는 허락할 수도 있었지만, 로마인이 예루살렘에 오래 머물기에는 적당한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항상 건조하여 먼지가 가득한 하늘과 일년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짐승을 도살하여 드리는 제사 때문에 항상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죽은 짐승의 배설물, 악취 그리고 번제로 드려지는 짐승의 타는 냄새와 노린내 그을음, 그리고 성전 중심에는 항상 열광적인 유대인들의 함성과 절규,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유대인 입장에서는 성스러운 희생제의의 절차였지만, 이방인 총독에게는 빨리 예루살렘을 떠나 아름다운 항구인 가이사랴로 가는 것이 숨통을 트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열겠다는 유대인들의 음모는 이러한 총독의 취향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바울의 재판은 2년 만에 다시 재개되는 일을 허락하였습니다. 총독 베스도가 예루살렘 머문8-10일 동안에 유대 지도자들은 바울을 고소할 충분한 기회를 가졌던 것입니다.   6-12: “바울이 변명하여 이르되 유대인의 율법이나 성전이나 가이사에게나 내가 도무지 죄를 범하지 아니하였노라 하니”   가이사랴로 돌아온 베스도는 다음 날 바울의 재판을 속개하였습니다. 바울은 2년 만에 다시 법정에 소환되었습니다.   “그가 나오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유대인들이 둘러서서 여러 가지 중대한 사건으로 고발하되 능히 증거를 대지 못한지라(행 25:7)”   이미 우리는 22-24장에서 이 재판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사건이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종교적인 일이라면 유대인들끼리 해결해야 하는 것이므로 로마당국이 관여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유대교적으로 바울은 철저하게 율법과 그에 따른 유대관습들을 지켜왔으며 오히려 부활에 관한 논쟁으로 사두개인과 바리새인 간에 갈등을 촉발하는 등, 바울의 잘못했다는 점들을 밝힐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 입장에서 바울을 해할 수 있는 근거라고는 정치적으로 고발하여 바울을 로마법에 따라 처벌을 하는 일밖에는 없었으므로, 억지로 로마법정에 세웠으나 이미 무죄판결만 남겨두었기 때문에 더 이상 재판의 진척이 있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바울이 변명하여 이르되 유대인의 율법이나 성전이나 가이사에게나 내가 도무지 죄를 범하지 아니하였노라 하니(행 25:8)”   베스도 총독은 입장이 난처하게 되었습니다. 양쪽의 고발과 변론을 들어보니 결코 바울에게서 책벌할 죄를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총독 부임 후 첫째로 자신에게 부탁한 재판을 유대 지도자들의 뜻과 상반되게 판결을 내리기도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하든 유대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관계를 호의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바울에게 불리한 조건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역대 유대 총독들의 우유부단한 태도 때문에 사도들과 제자들이 그리고 예수께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을 보아왔습니다. 유독 유대에서는 빌라도가 그랬고, 벨릭스와 베스도 역시 그렇게 유대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야 했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방에서 바울은 로마시민으로서 권리를 충분이 인정하는 총독들과 그 지역의 관리들의 도움을 받았던 경우와 달리 유대에서는 이들이 별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들의 잘못된 판단과 결정이 자신들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베스도는 바울의 무죄인정 대신 하루빨리 이 사건을 마무리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의 암살음모를 눈치챘는지는 모르지만, 유대 지도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일단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재판을 받을 의도가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바울은 가이사에게 상소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상소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내가 유대인들에게 불의를 행한 일이 없나이다 만일 내가 불의를 행하여 무슨 죽을 죄를 지었으면 죽기를 사양하지 아니할 것이나 만일 이 사람들이 나를 고발하는 것이 다 사실이 아니면 아무도 나를 그들에게 내줄 수가 없나이다(행 25:10-11)”   베스도는 이미 바울을 예루살렘으로 보내기로 마음 먹고 바울에게 제안했습니다. 바울이 거부하여도 예루살렘으로 끌려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가는 도중에 로마군인이 방치하는 가운데 바울은 유대 암살자들에게 살해될 것이 기정사실화 된 것입니다. 이를 아는 바울로서는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만이 남았습니다. 그것은 로마시민의 권한으로 하급 재판에서 상급 재판인 가이사에게 직접 재판을 받겠다는 상소의 권리였습니다. 하급 재판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할 심문과 판결이 예상될 때에 가이사의 법정에 호소할 수 있는 권한을 바울은 행사하였습니다. 로마 황제에게 직접 상소하겠다는 선언에 베스도는 잠시 당황하였습니다. 그리고 총독을 돕고자 배석한 자들에게 이 문제를 두고 상의하였습니다. 재판의 판결의 최종 결정자는 총독이었지만, 총독으로서 판결이 어려울 경우에는 이들의 법률 자문관들에게 상의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릴 수가 있었습니다. 베스도 총독은 그들과 상의한 후에 바울의 호소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상소를 승인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해서 바울은 또 한번 살해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예언하신 대로 그는 이제 죄수의 몸으로 로마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로마 황제 앞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로마 황제는 악명 높은 네로였으므로 그의 앞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초기의 네로 집권 때는 그런대로 정당하게 재판이 이루어졌을 기간이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