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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믿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깨끗이 하사 그들이나 우리나 차별하지 아니하셨느니라(행 15:9)”
1-5: “바리새파 중에 어떤 믿는 사람들이 일어나 말하되 이방인에게 할례를 행하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 명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니라(행 15:5)”
안디옥 교회에 유대로부터 예수를 믿는 자들이 내려왔다고 하였습니다. 본문은 신학적으로 중요한 부분이어서 그 배경과 근거를 들어 여러 가지의 학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학자들 사이에도 무슨 무슨 설에 근거한 주장들을 펼치고 있으나, 현
성경말씀의 기록을 추정하여 확정된 것들은 없습니다. 입증할 자료의 한계와 2천년 전의 사실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신학적인 문제는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좀더 알고 싶다면 시중에 나온 사도행전에 관한 서적들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안디옥 교회는 순수한 이방인들을 중심으로 세워진 교회입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이 교회를 인정하고 바나바를 파송하였습니다. 그
후에 이미 묵상한 대로 바울이 합세하고 이제 갈라디아 지방과 구브로 섬을 탐사한 일차 전도여행이 무사히 끝난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유대(예루살렘 교회)에서
내려온 신자들(아마도 바리새인들로서 예수를 믿은 자들로 추정)에
의해서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가르쳤습니다. 이에 바울과
바나바는 적지 아니한 다툼과 변론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살펴볼 것은 그 쟁점은 무엇인가? 입니다. 우선 처음 예수를 전하는 복음은 사도들인 유대인들로 말미암아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유대인이지만 이방에 고향을 둔 소위 헬라파 유대인들이 믿게 되었고, 안디옥에서는 순수한 이방인들이 이
복음을 받아드렸습니다. 일단 예루살렘 교회는 베드로가 고넬료에게 세례를 베풀고 성령이 임하심을 직접
체험한 고백을 통하여 묵시적이지만 이방인들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사도(유대인) 중심의 예루살렘 교회는 암묵적이지만 딴지를
걸지 않고 안디옥 교회에 바나바를 파송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유대인 숫자보다 이방인 숫자가 더 많아지기 시작하자, 유대인들로서는 불만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특권사상이라 할 수
있는 모세율법과 할례를 받지 않고도 동등하게 구원받은 자의 반열에 함께하는 이방인들에 대한 자격지심이 발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디까지나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수긍하지만, 유대인과는
구별되어 격이 낮은 수준에 머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기들이 체험했던 성령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이방인의 구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문제는 10년 전 베드로의
고백에 의해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언제든지 논란의 소지를 안고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었던 유대인의
은근한 불만이었습니다. 이 쟁점이 안디옥 교회 사건으로 표면화되었던 것입니다. 유대인들에게 모세율법을 준수하고 할례를 받은 일은 본의 의사와 달리 부모나 조상들의 관습에 따라 지켜져 왔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구원은 모세를 통하여 주신 언약과 할례가 언약백성이
축복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에 예수를 믿는 다음에는 그 표식으로 율법을 지켜야 완전한 구원에 이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이방인도 당연히 회개하고 믿음으로 예수를 영접했다면 따라와야 할 절차가 할례를 행하고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바울과 바나바 입장에서는 모세 율법을 지키고 할례를 받아야 만이 구원이
완성된다고 가르친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구브로와 비시디아 안디옥,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 등등 복음 전해서 믿게 된 이방인들에게 반쪽 구원만
전해준 결과가 되었습니다. 만약에 유대파 기독교인들(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그들을 ‘거짓 형제’라고 부름)의 주장이 인정된다면 안디옥 교회를 중심으로 전했던 복음사역은 큰 타격을 입게 될 뿐 아니라, 앞으로 복음사역이 매우 어렵게 되리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과
바나바는 줄기차게 격론과 변론을 통하여 그들과 다투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바울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을 그에게 의로 정하셨다
함과 같으니라
그런즉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인 줄
알지어다
또 하나님이 이방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로 정하실 것을
성경이 미리 알고 먼저 아브라함에게 복음을 전하되 모든 이방인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
그러므로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는 믿음이 있는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느니라(갈 3:6-9)”
이스라엘의 조상인 아브라함도 하나님을 믿음으로 의로 정하셨던 대로 아브라함의
자손들도 역시 믿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으며 이방인 역시 같은 방법으로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먼저 믿고 나중 믿는 차이가 있을 뿐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게 되는 원리는 같다는 의미입니다. 모세는 아브라함 후손으로 한참 뒤에 있었던 자입니다. 그러므로 모세에
의해서 주어진 율법과 할례는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원칙을 넘어서 준수해야 할 사항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별하기 위해서 주신 관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디옥 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바울과 바나바와 몇 명의 형제들을
예루살렘 교회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안디옥에서 예루살렘까지 올라가는 거리는 약 500km나 되었습니다. 여러 날을 여행했을 것이고 갈릴리 지역도
방문했을 것인데, 누가는 바울 일행이 유독 베니게와 사마리아를 방문했다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베니게는 예루살렘의 박해를 피해서 도망쳤던 헬라파 유대인들이 전도하여 교회를 세운 곳입니다. 사마리아는 빌립에 의해서 복음이 들어갔던 지역입니다. 두 지역 다
유대인보다는 이방인 위주의 교회에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고 모든 성도가 기뻐하였다고 기록하였습니다. 아마도
바울 일행은 모세 율법과 할례를 받아야 구원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음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아서 성령의 선물을 받아 구원에 이른다고 하는 복음을 전하였을 것입니다.
바울 일행은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사도와 장로들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도와 장로들이 모인 회의에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믿음으로 복음을 역설하였습니다. 이에 맞서서 바리새파 출신 믿는 사람이 일어나 이방인에게도 할례를 행하고 모세율법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반론을 펼쳤습니다. 두 주장 다 설득력을 가졌기 때문에 찬반을 구별하기가 난처했습니다.
바리새파 기독교인의 주장은 오직 예수를 구주로 믿는 믿음도 있어야 하고 그
믿음은 할례와 율법을 준수함으로 완성된다고 하였습니다. 바울의 주장은 오직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이 완성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열매로 완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바리새파 주장도 일부는 맞습니다. 결국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율법을 완전히 지킨 자가 한 사람도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변명이나 합당한 설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6-11: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줄을 믿노라(행 15:11)”
유대인들의 정체성은 이방인들이 지키기 힘든 율법과 할례를 들고 나옴으로써
복음을 받아드리는데 장애물을 놓는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율법과 할례와 상관없이 들어온
다수의 이방인 때문에 유대인들이 상처를 받게 될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식탁에서 조차
함께 할 수 없는 경직된 율법의 세부사항은 다수의 유대인들에게는 별 상관이 없으나, 소수로 밀려났을
때에는 심각한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관습은 전통적으로 지켜져 왔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습관화되었습니다. 이방인이 보기에는 고지식한 사고방식입니다. 이러한 규격화된 율법이
있으므로 그 민족의 정체성이 모진 압박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고 세계에서 보기 드문 세력으로 세계정치와 문화 사회 과학 음악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바울 시대에서는 복음을 가로막는 중차대한
부작용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칫하다가는 교회가 두 조각 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었습니다. 안디옥 교회의 존립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율법과
할례를 행하는 것이 옳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때 베드로가 자신의 소신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10년 전 로마시민 고넬료의
회심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방인들이 복음을 듣고 믿게 하기 위하여 하나님이 자신을 택했다(7)”고
하였습니다. 또 마음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같이 그들에게도 성령을 똑같이 주셨다고 하였습니다. 베드로가 당시에 경험했던 사실은 이방인과 유대인을 전혀 구별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마음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할례가 아닌 “믿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하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안디옥 교회의 소동처럼 율법준수와 할례강요는 “하나님을 시험하는 행위”라고
단정하였습니다. 할례를 행한 일은 율법을 준수하겠다는 서약과 같습니다.
그러나 율법이 주어진 후 모세를 포함해서 누구도 율법을 완벽하게 지킨 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베드로는 이점을 인정하자고 유대인들을 설득하였습니다. “우리 조상과 우리도 능히 메지 못하던
멍에” 곧 율법준수의 허실입니다. 할례를 행했으면서 율법을 지키지 못한 처지에 율법과 이스라엘 관습인 할례를 모르던 이방인들에게 이를 강요하는
것은 “하나님을 시험하는
일”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시험하는 일”이란 이렇습니다. 율법을 지키면
지킬수록 자신이 죄인임이 절실해진다고 하였습니다. 율법은 죄악을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 율법의 멍에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은 율법의 저주를 담당하셨습니다. 이 일로
예수님께서는 믿는 자의 구속주가 되셨습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즉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할례를
주장하는 것은 하나님께 속한 백성임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만들게 되는 것이므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일”이
되고 맙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구원받은 일을 의심하는 경우가 되어서 하나님을 모독하는
죄를 범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구원의 조건”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이외의 다른
것은 첨가되거나 강요되어서는 결코 안됩니다. 율법의 멍에는 이스라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들이 모세의 율법을 지킴으로 받은 혜택은 위에서 잠깐 언급한 대로입니다. 베드로는
한 걸음 더 나가서 유대인들마저도 앞으로 모세 율법의 멍에를 맬 필요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할례를 받지
않아도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조건 없이 “믿음만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길”은 이방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유대인들에게도 똑같이 주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구원의 조건”은 인간에게 있지 않습니다. 구원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신 분은 오직 하나님께로만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죄 없이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로 죽으셨고, 죽음만으로 끝났다면 구원은 없었습니다. 단지
죄 사함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사흘 만에 성령의 능력으로 부활하시고, 승천하셔서 성령을 대신 보내시고 그분으로 하여금 믿을 수 없는 구원과 영생을 주심을 믿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구원받을 수 있는 조건은 죄악 된 인간에게는 전무합니다. 다만 값을 치를 수 없기 때문에 값없이 주신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할 수 있는 특권을 허락하심을
감사해야 할 뿐입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들어있습니다. 그분의
뜻대로 선택되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죽도록 감사하고 충성을 다해도 극히 작은 것 하나도 다 갚을 수 없는 미약한 존재라는 고백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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