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16:16-40 ::: 구원의 조건 Wed. Jun. 05. 24     “이르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하고(행 16:31)”     성령께서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으로 이끄시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루디아는 설교를 듣는 순간에 마음의 감동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였고, 귀신들린 여종은 귀신을 나가게 함으로써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마음을 움직였으며, 빌립보 감옥의 간수의 경우는 천재지변을 동반하여 실패를 목격하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순간까지 몰고 간 다음에 구원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사역자는 강변에서 편하게 예수를 전할 수도 있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모진 매를 맞고 감옥에 갇혀서야만 전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각각 다른 사역자가 아닌 동일한 자에게 다양한 방법과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간수가 죄인인 바울과 실라를 밖으로 나오게 했을 뿐 아니라, 그 밤중에 자기 집으로 함께 데리고 갔습니다. 이것은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가족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말씀을 100%수용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루 밤새에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린 간수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하나님을 알고 믿고, 생명보다 더 귀한 영생을 선물로 받은 행운아였습니다.   성령님의 역사하심은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도 이렇게 열려 있습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행 16:16) 우리가 기도하는 곳에 가다가 점하는 귀신 들린 여종 하나를 만나니 점으로 그 주인들에게 큰 이익을 주는 자라 (행 16:17) 그가 바울과 우리를 따라와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은 하나님의 종으로 구원의 길을 너희에게 전하는 자라 하며 (행 16:18) 이같이 여러 날을 하는지라 바울이 심히 괴로워하여 돌이켜 그 귀신에게 이르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에게서 나오라 하니 귀신이 즉시 나오니라 (행 16:19) 여종의 주인들은 자기 수익의 소망이 끊어진 것을 보고 바울과 실라를 잡아가지고 장터로 관리들에게 끌어 갔다가 (행 16:20) 상관들 앞에 데리고 가서 말하되 이 사람들이 유대인인데 우리 성을 심히 요란하게 하여 (행 16:21) 로마 사람인 우리가 받지도 못하고 행하지도 못할 풍속을 전한다 하거늘 (행 16:22) 무리가 일제히 일어나 고발하니 상관들이 옷을 찢어 벗기고 매로 치라 하여 (행 16:23) 많이 친 후에 옥에 가두고 간수에게 분부하여 든든히 지키라 하니 (행 16:24) 그가 이러한 명령을 받아 그들을 깊은 옥에 가두고 그 발을 차꼬에 든든히 채웠더니 (행 16:25) 한밤중에 되어 바울과 실라가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송하매 죄수들이 듣더라 (행 16:26) 이에 갑자기 큰 지진이 나서 옥 터가 움직이고 문이 곧 다 열리며 모든 사람의 매인 것이 다 벗어 진지라 (행 16:27) 간수가 자다가 깨어 옥문들이 열린 것을 보고 죄수들이 도망한 줄 생각하고 검을 빼어 자결하려 하거늘 (행 16:28) 바울이 크게 소리질러 이르되 네 몸을 상하지 말라 우리가 다 여기 있노라 하니 (행 16:29) 간수가 등불을 달라고 하며 뛰어 들어가 무서워 떨며 바울과 실라 앞에 엎드리고 (행 16:30) 그들을 데리고 나가 이르되 선생들이여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받으리이까 하거늘 (행 16:31) 이르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하고 (행 16:32) 주의 말씀을 그 사람과 그 집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전하더라 (행 16:33) 그 밤 그 시각에 간수가 그들을 데려다가 그 맞은 자리를 씻어 주고 자기와 온 가족이 다 세례를 받은 후 (행 16:34) 그들을 데리고 자기 집에 올라가서 음식을 차려 주고 그와 온 집안이 하나님을 믿으므로 크게 기뻐하니라 (행 16:35) 날이 새매 상관들이 아전을 보내어 이 사람들을 놓으라 하니 (행 16:36) 간수가 이 말대로 바울에게 말하되 상관들이 사람을 보내어 너희를 놓으라 하였으니 이제는 나가서 평안히 가라 하거늘 (행 16:37) 바울이 이르되 로마 사람인 우리를 죄도 정하지 아니하고 공중 앞에서 때리고 옥에 가두었다가 이제는 가만히 내보내고자 하느냐 아니라 그들이 친히 와서 우리를 데리고 나가야 하리라 한대 (행 16:38) 부하들이 이 말로 상관들에게 보고하니 그들이 로마 사람이라 하는 말을 듣고 두려워하여 (행 16:39) 와서 권하여 데리고 나가 그 성에서 떠나기를 청하니 (행 16:40) 두 사람이 옥에서 나가 루디아의 집에 들어가서 형제들을 만나 보고 위로하고 가니라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이르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하고(행 16:31)”   16-18: “이같이 여러 날을 하는지라 바울이 심히 괴로워하여 돌이켜 그 귀신에게 이르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에게서 나오라 하니 귀신이 즉시 나오니라(행 16:18)”       빌립보에서 선교의 교두보를 확보한 후에 바울 일행은 시내로 들어가 복음을 전했을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도 처로 향하던 중에 귀신들려서 점을 치는 한 여종을 만나게 됩니다. 기도 처에서는 루디아와 같은 적극적인 협조자를 만나기도 하지만, 대적자를 만나기도 합니다. 이 여종은 귀신들린 채로 신통한 점괘를 맞춰서 주인에게 막대한 이익을 주었습니다. 로마나 헬라 시대는 점괘가 성행하였습니다. 바울은 그녀와 상관하지 않았으나 소리를 지르며 따라다녔습니다. 예수님을 보고 맨 처음 메시아이심을 알고 떠들었던 귀신들린 자처럼,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은 하나님의 종으로서 구원의 길을 너희에게 전하는 자라(17)”고 악을 썼습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날을 쫓아다니며 바울 일행을 괴롭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에게서 나오라(18)”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귀신이 나오고 여종의 점괘 신통력도 날라 가버렸습니다. 여종이 하나님을 알 턱이 없고 바울 일행이 구원의 길을 전하는 자들임을 조사했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해석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여종이 말한 하나님은 제우스를 지칭한다고 보았습니다. 제우스에게 예배하면 구원의 길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예수를 먼저 알아본 귀신들린 자처럼 여종도 바울을 단번에 알아봤다는 주장입니다. 어느 쪽이든 본문을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마귀에 홀린 자들도 바른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조직폭력배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의리라고 합니다. 의리 있다는 자체가 나쁜 의미는 아닙니다. 친구 사이에 깊은 우정의 표시기도 하고, 희생을 무릎 쓴 열정을 의리로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리가 나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은, 이렇습니다. 조직폭력배나 국회의원들이 악한 일에 합세하는 것을 의리라 말하고 같잖은 호기를 부리는 남자들만의 약속이 의리로 오해되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목숨까지도 바친다는 의리는 일본의 야쿠자 같은 범죄집단에서는 최고의 폼 나는 남성미로 둔갑시켰습니다. 교회 안에도 이런 자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말은 하나같이 성경 말씀입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의 유익을 끼치기 위해 성경말씀을 적용하지 않고 그 동기가 믿음의 공동체를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귀신들린 여종이 바울을 따라다니며 바울과 똑 같은 말을 지껄이고 다닐 때, 듣는 자들은 같은 일행인 줄 착각했습니다. 바울이 괴롭다고 한 것은 바로 이점 때문입니다. 귀찮아서 바울이 여종을 그냥 놔둔다면, 또는 후환이 두려워서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니 형부 좋고 매부 좋고 식으로 수용했다면 복음이 왜곡되었을 것입니다. 마귀의 계략은 복음을 교묘하게 왜곡시켜서 이단교리로 바꿔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럴 리 없었지만, 그렇게 되었다면 여종의 주인과 바울 일행은 빌립보 돈을 전부 긁어 모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복음은 가증스러운 이단 교리로 변질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바울이 귀신을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쫓아냈습니다. 베드로가 나사렛 예수 이름으로 걸으라고 명령했던 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만 귀신을 여종으로부터 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일로 바울과 실라는 모진 매를 맞고 감옥에 갇히는 수모를 또 당하게 됩니다. 빌립보에서 만난 두 여인, 루디아와 귀신들린 여종은 기도 처소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한 여인은 예수를 영접했고 한 여종은 귀신이 쫓겨나가는 체험을 경험하였습니다. 둘 다 바울에게 접근하였지만, 성령께서 보이신 역사는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습니다. 복음 사역에서 앞 길을 막아 선 좌절도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모르고 열정과 자신감만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행위는 많은 실패와 좌절을 동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을 구할 때에는 신중한 판단과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야 합니다. 내가 하는 계획이 하나님의 말씀과 부합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때로는 주변의 믿음의 동지들의 조언도 빠트리지 않아야 합니다. 바울도 그의 일행과 수시로 대화를 가졌고 합심하여 기도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비록 하나님의 일이라고 하지만 그 마음 중심에 욕심 때문인지, 자랑하기 위해서인지, 인정받고 싶은 충동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인지를 철저히 분석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마음 문을 열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막히든 뚫리든 어느 쪽도 감사하며 순종할 수 있는 믿음의 상태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유일한 방법은 기도 밖에는 없습니다.   19-34: “그들을 데리고 나가 이르되 선생들이여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받으리이까 하거늘(행 16:30)”       귀신들린 여종이 제 정신으로 돌아온 사건은 여러 가지 파장을 낳게 하였습니다. 여종의 주인들 관심은 그녀가 재산을 늘리는 도구였을 뿐, 인격적인 대우나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들에게서 마귀의 신통력?이 달아난 여종은 밥만 축내는 귀찮은 존재였습니다. 그들의 재산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바울을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은 당연했습니다. 돈의 노예들의 광란은 비겁하고 저질적입니다. 자신들이 빼앗긴 소득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사람들이 유대인인데 우리 성을 심히 요란하게 하여 로마 사람인 우리가 받지도 못하고 행하지도 못할 풍속을 전한다(행 16:21-22)”   고 관리들에게 바울을 고발하였습니다. “유대인과 로마 사람”을 비교하였습니다. 교묘하게 그들의 고발내용은 유대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통해서 로마 시민이 피해를 입었다는 식으로 몰았습니다. 사소한 종교문제 같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이 사람들이 유대인인데, 빌립보 성읍을 심히 요란하게 하는 관습이나 풍습을 강요한다고 하였습니다. 그것도 로마 시민이 우리에게 협박했다고 거짓말을 지어내었습니다. 빌립보는 로마가 직접 통치를 하는 식민지였습니다. 로마 시민 위주로 모든 법과 질서가 유지되었던 특별한 지역입니다. 이곳에서 유대인 바울은 로마 사람의 비위를 거슬렸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인종차별, 지위차별, 종교 차별이었습니다. 복음을 전한 바울과 실라는 이렇게 하여 치안 질서를 문란시키고 종교의 혼돈을 초래했다는 죄목으로 고발되었습니다. 그러자 같은 무리들도 함께 일어나서 단체로 고발하는 일에 동참하였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즉각 체포되어 관리들 앞에 서게 되고, 그 자리에서 옷이 찢기고 매를 맞았으며 손발에 차꼬를 채워 깊은 옥에 갇혔습니다. 순식간에 바울과 실라는 궁지로 몰려 버렸습니다. 심한 매질을 당했습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옷을 벗기는 모욕을 당했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채 감옥으로 끌려가서 고문에 가까운 차꼬에 붙들어 매였습니다. 입에서 신음소리가 저절로 나올 만큼 온 몸이 아프고 쓰라렸습니다. 그러나 반항하지 못했습니다. 로마인들이 타 종족을 비하는 정도는 극심했습니다. 당 시대에 특히 유대인에 대한 혐오심은 남달랐습니다. 그들의 독특한 종교관습과 아집에 가까운 문화가 로마인들로 하여금 적대감을 갖게 하였습니다. 유대인들이 죽기를 기를 쓰고 자신들의 종교를 신봉하는 일 때문에 타민족에게는 허락하지 않았던 종교의 자유를 인정할 정도였습니다. 로마는 잡신을 섬겼지만, 황제숭배사상을 강제로 주입시켰기 때문에 정복당한 민족들의 고유종교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유대주의는 로마인들에게 뿌리깊게 남아 있었습니다. 네로가 로마를 불태우고 나서 유대인을 지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얼마 전까지도 바울은 마게도냐로 가라는 환상을 본 후에 일사천리로 복음사역이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순풍을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얻어터지고 갈비뼈도 나가고, 심한 고통으로 깊은 지하 감옥에 갇혀버렸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입술이 떨리고 신음소리를 내지 않음 아파서 견딜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진 고통을 당했습니다. 여기서 함께 동행한 디모데와 누가는 유대인이 아니기 때문에 화를 모면하였을 것입니다. 아파서 잠도 오지 않고 차꼬가 손목과 발목을 죄여왔기 때문에 뭔가는 집중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바울은 그 순간 스데반 집사를 떠올렸을 지 모릅니다. 그가 예수를 믿는 자들을 잡아서 옥에 가두고 고문을 가했던 일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자신의 처지를 돌이키면서 감사의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그는 기도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찬양으로 바뀌었습니다. 등바닥이 찢겨 나가고 피가 흐르다 굳어서 움직이면 통증이 죄여왔음에도 그들의 찬양과 기도소리는 끊이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원망과 저주대신 기도와 찬미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음침한 지하 감옥은 찬양과 기도소리가 울려서 갇혀 있던 다른 죄수들까지 깨웠습니다. 입만 열면 욕지거리와 저주가 가득 찼던 컴컴한 지하 감옥에서 한 밤중에 기쁨의 감사와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소리가 죄수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그러자 마음 속 깊이 묻어두었던 선한 감정을 건드렸고 귀를 세워 경청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은 감동을 받아 같이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때에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고 옥문은 터지고 채웠던 족쇄가 풀렸습니다. 바울과 실라 뿐 아니라 지하감옥에 갇혔던 모든 죄수들의 감옥 문이 열렸고 족쇄가 풀려 버렸습니다. 그들은 일어서기만 하면 칠흑 같은 감옥을 탈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간수도 잠들었다가 땅이 흔들리는 바람에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감옥을 살펴보니 옥문이 날라가고 죄수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죄수가 다 도망쳐 버린 것으로 오인하고 칼을 빼어 자결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때 바울이 크게 소리질러 우리가 도망가지 않고 다 여기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그렇다 치고 다른 죄수들은 도망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왜 그대로 있었을까? 베드로의 경우에는 천사가 옥문을 따고 여러 문을 통과시켜서 탈출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베드로를 지켰던 간수들은 모조리 책임을 물어 처형당했습니다. 이번에도 죄수가 탈주했다면 대신 간수들의 목숨을 내놓아야 했습니다.       그들이 나갈 수 없었던 것은 바울과 실라가 그냥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죄수들도 상황으로 봐서 이 지진이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자각했습니다. 당사지인 바울이 움직이지 않아서 그들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나가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바울의 능력과 권위를 어느 새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베드로처럼 탈옥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바울은 감옥으로부터 구원되지 않고 대신 간수와 그 가족들이 구원을 받았습니다. 놀란 간수는 감방을 점검했고 아무도 달아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가슴을 쓸어안았습니다. 그리고 바울과 실라 앞에 벌벌 떨면서 엎드렸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그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선생들이여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받으리이까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2-33)”   성령께서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으로 이끄시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루디아는 설교를 듣는 순간에 마음의 감동을 받아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였고, 자세한 언급은 없었지만, 귀신들린 여종은 귀신을 나가게 함으로써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마음을 움직였으며, 빌립보 감옥의 간수의 경우는 천재지변을 동반하여 실패를 목격하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순간까지 몰고 간 다음에 구원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사역자는 강변에서 편하게 예수를 전할 수도 있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모진 매를 맞고 감옥에 갇혀서야 만 전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각각 다른 사역자가 아닌 동일한 자에게 다양한 방법과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간수가 죄인인 바울과 실라를 밖으로 나오게 했을 뿐 아니라, 그 밤중에 자기 집으로 함께 데리고 갔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가족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말씀을 100%수용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간수 맘대로 죄수를 데리고 다닐 수가 있겠는가? 입니다. 로마 법에서 간수는 죄수가 최종판결을 받을 때까지 안전하게 지키는 일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래서 죄수를 놓치지 않는 이상 간수가 죄수를 어디로 데리고 가든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빌립보 간수는 바울과 실라를 집으로 데려가 상처를 씻기고 치료하였습니다. 그런 다음에 바울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었을 것입니다. 온 가족이 모여 그 자리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장만하여 극진히 대접하였습니다. 간수의 회심은 바울 자신의 다메섹 회심 때처럼 극적이었습니다. 하루 밤새에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린 간수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하나님을 알고 믿고 그리고 생명보다 더 귀한 영생을 선물로 받은 행운아였습니다. 성령님의 역사하심은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도 열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함께 음식을 나누었다는 점은 시사한 바가 큽니다. 정중하게 바울과 실라를 대접했으며 이것은 어떤 격식을 차려서가 아니라, 온 가족이 세례를 받은 후에 기쁨이 넘쳐서 나오는 행동이었습니다. 사역자를 대접하고 대우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합니다. 요즈음처럼 목회자 권위가 땅에 떨어진 사회에서 남달리 형식적이지 않고 영혼에서 우러나는 융숭한 대접을 할 수 있는 자세도 사실 능력입니다. 물론 오만불손한 사역자들을 제외시켜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35-40: “로마 사람이 우리를 죄도 정하지 아니하고 공중 앞에서 때리고 옥에 가두었다가 이제는 가만히 내보내고자 하느냐(행 16:37)”   다음 날 아침에 바울과 실라를 감옥에 가두라고 했던 관리가 풀어주라고 부하들을 보냈습니다. 이 사실은 귀신들린 여종의 주인들과 관리가 짜고 바울과 실라에게 피해를 입혔던 사실을 인정한 조처였습니다. 재판도 하지 않고 판결도 없이 무조건 가두고 체벌로 반쯤 죽여놓고 이제는 풀어주라는 태도는 그들을 겁주어 두렵게 하여 다시는 복음을 전하지 못하도록 그래서 제이, 제삼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자는 의도입니다. 유대인이기 때문에 당해야 했던 수모는 바울의 복음사역에 항상 거침돌이 되었습니다. 간수도 잘되었다 싶어 바울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이제는 평안히 가라”고 인사말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이제까지 수세에 몰려 그들 마음대로 행했던 경우와 달리 강도 높은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로마 사림인 우리를 죄도 정하지 아니하고 공중 앞에서 때리고 옥에 가두었다가 이제는 가만히 내보내고자 하느냐 아니라 그들이 친히 와서 우리를 데리고 나가야 하리라(행 16:37)”       바울이 로마시민이라면서 의외로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관리들은 큰 일 났다 싶었습니다. 두려워하였습니다. 처음부터 로마시민이라 밝히지 않고 모든 일이 무마된 다음에서야 로마시민이라고 밝힌 이유는 무엇인가? 입니다. 로마시민이라고 밝혔음에도 못들은 척하고 마구잡이로 때렸을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누가와 디모데를 구별한 것은 바울과 실라가 유대인이기 때문입니다. 로마시민인줄 알면서 그를 때리고 옥에 가두었다면 로마인 모독 죄로 사형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로마시민이라 밝히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복음사역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바울은 실라를 동역자로 부르고 다시 디모데를 동행시킨 것은 유대인과 비유대인을 동시에 전도하기 위한 배려였습니다. 로마시민임을 밝히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복음전도에 효과적이었을 거라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여러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로마시민권은 오히려 장애물이었습니다. 그가 밝혔다면 로마시민들에게만 복음사역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대신 유대인을 비롯하여 타 종족들에게 복음은 전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루디아는 아시아인이고 여종은 아마 마게도냐인이었고, 간수는 바울처럼 로마시민권을 가진 타 종족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로마 시민권자임을 밝히지 않는 것이 오히려 복음사역에 방해물이 될 수 있었습니다. 무죄임을 밝히기 위해서도 그랬습니다. 여종의 주인들이 틀렸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서도 그랬습니다. 최종적으로 구원에 관한 오해와 잘못된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도 그랬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로마법의 정당한 절차를 거쳐 무죄가 선언되어야 했습니다. 두려워했던 당사자는 관리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여종의 주인들도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유대인이라고 무시하고 멸시했던 자들로부터, 로마시민을 협박하고 핍박하는 죄를 지어 더 큰 손해를 입을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바울의 요구사항은 즉각 받아 드려졌습니다. 관리들은 허둥거리며 바울이 갇힌 감옥까지 내려와서 정중히 사죄하였습니다. 그리고 제발 부탁이니 이 성을 떠나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구원이 눈 앞에 있고 이제는 “예”라고 대답만 하면 그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혼의 무지는 두 사도를 멀리 떠나주었으면 좋겠다고 간청하는 의도로 드러났습니다. 만약에 바울이 부당하게 불법적인 모욕을 당했다고 로마당국에 고발이라도 하는 날이면 그들의 직책은 물론 목숨까지도 위태롭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그들이 습관적으로 저지른 부정부패가 남들도 다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유익과 두려움 때문에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바울이 로마시민임을 밝힘으로써 무죄가 선고되고 관리와 같은 옹졸한 자들이 두려워하는 이상 빌립보 사회에서 복음전파사역이 방해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대신 빌립보를 떠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떠나기 앞서 루디아 집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구원을 받은 자들이 함께 모여 잔치를 베풀었을 것이고 귀한 말씀으로 그들을 위로하였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빌립보를 떠났지만, 누가와 디모데는 빌립보에 남아서 가르치는 일과 전도사역을 계속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