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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둘이 물에서 올라갈새 주의 영이
빌립을 이끌어간지라 내시는 기쁘게 길을 가므로 그를 다시 보지 못하니라”
26-31: “주의 사자가 빌립에게 말하여 이르되 일어나서 남으로 향하여 예루살렘에서 가사로 내려가는 길까지 가라 하니 그 길은 광야라”
빌립은 사마라아에만 머물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단 두 사도에게 사마리아 전도사역을 위임한 다음, 그는 블레셋
지역인 예루살렘 서쪽 해안 지역으로 전도여행을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사도행전을 성령행전이라고 합니다. 본문은 성령께서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을 통하여 역사하시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십니다. “주의
사자(26)” “성령(29)” “주의 영(39)”은 성령님을 지칭하신 단어입니다. 빌립의 선교사역은
단지 성령께서 지시하는 대로 순종해 나가는 여정일 따름입니다.
주의 사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빌립은 일어나서 남으로 향해 예루살렘으로
다시 가사까지 내려갔습니다. “가사”는 블레셋 다섯 성읍 중에 가장 남쪽이 위치한 도시입니다. 지중해가
바라보는 해변에 위치해 있고 소위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들어오는 관문으로 해안도로의 기착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가사는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전 국경도시였으며, 따라서 애굽을
거쳐 아프리카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휴식을 취하며 여장을 갖추는 도시였고 광야가 시작되는 출발지이기도 하였습니다.
빌립은 가사에서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관리 내시를 만나게
됩니다. 내시는 마침 수레에 앉아서 선지자 이시야의 글을 읽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길 가에서 에디오피아 내시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의 인도하심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갔을 것이고 먼 거리를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도 많았을 터인데, 하필이면 “아프리카인이며 에디오피아 내시”를 만나게 하신 것은 성령님의
섭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 일에는 우연은 없습니다.
외적으로는 성령께서 성전절기에 순례자로 부적격사유가 많은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빌립에게 먼 길을 떠나게 했습니다. 어제
말씀에서도 느끼는 점이지만, 사도들이 가졌던 사마리아에 대한 편견을 극복할 수 있게 하신 분은 성령님의
강권적인 역사였습니다. 내시는 원래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 올 수 없었으나(신 23:1),” 분열왕국 후기에 이 조항이 폐지되었습니다(사 56:3-6절 참조). 그
원인은 유대인들이 각처로 분산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는데, 혈통은 이스라엘 자손의 피를 가졌지만, 얼굴색깔이 다를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아무튼 유대인의 관점으로
그는 복음을 받아들이기에 부적합한 자였습니다.
에디오피아 관리 내시 역시도 이스라엘 혈통을 이어받은 후손일 것으로 학자들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먼 에디오피아(지금의 수단지역)에서 성전절기에 참여하기 위해 순례 길을 떠나왔고 이제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절기를 지키고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는 여왕 간다게의 재정관리인이었습니다. 아마 재무대신 정도의 지위를
가진 자로 보입니다.
성령께서 수레 가까이 가기를 명령하여 빌립은 수레를 따라 한참을 갔었습니다. 그리고 이사야서를 낭독하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당시 두루마리 성경을
가졌던 자는 흔치 않았습니다. 내시였지만 재정적으로 풍요롭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가 읽었던 성경구절은 이사야 53:7-8절이었습니다. 빌립은 내시에게 말씀의 내용을 깨닫고 있는가?라고 물었습니다. 내시는 경건한 사람이었습니다. 빌립을 바라보고서 누가 지도할 자가
없어 알지 못했다고 실토하고서 빌립에게 성경(구약)에 대한
전반적인 가르침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리고 빌립이 허락하자 그를 수레에 태웠습니다.
32-40: “빌립이 입을 열어 이 글에서 시작하여 예수를 가르쳐 복음을 전하니”
이사야 53:7-8절은 고난 받는
메시아에 관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 뜻을 제대로 알고 있었던 랍비는 당시에 전무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마저도 메시아께서 고난을 받아 죽고 다시 부활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예수께서 고난 당하시고 죽으시고 다시 부활하신 역사가 있고 난 후가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도 믿을 수도
없었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우리는 이 일을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믿음으로 확신할 수 있는
말씀이지만, 그들에게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시도 이사야 말씀을 접하고 과연 고난 당한 자가 이사야 자신을 두고 한 말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스라엘)을
두고 한 말인지를 우선 빌립에게 물었던 것입니다.
유대인들의 사고 속에 메시아의 고난이란 개념은 아예 없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신자들은 기독교의 부활 사상을 믿지 못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죽고 다시 살아날 수 있는가! 그것은 예수를 추종하는
자들이 꾸민 신화 같은 이야기라고 단정지듯이, 유대인들 사고 속에 메시아 고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에디오피아 내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럼에도
고난을 당한 자가 이사야도 아니고 이스라엘 전체를 두고 하신 말씀도 아닌 것을 어렴푸시나마 깨달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빌립은 그가 체험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을 “이 글에서부터”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헤롯 앞에서 입을 열지 않고 어린 양처럼 잠잠했던 모습과 굴욕을 당했으면서도
공정한 재판도 받지 못하고 결국 부당하게 십자가 처형을 받았지만, 사형을 집행한 백부장의 고백에 의해서
“의로운 자”임을 드러났습니다. 이 예수는 부활하신 후 승천하여 하나님
보좌 우편에 좌정하시고 우주만물을 지금도 통치하신다고 전했습니다. 율법과 선지서(구약)가 메시아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에 대하여 예언하였고 드디어 나사렛
예수로 말미암아 성취되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내시는 예루살렘에서도 성경의 지혜를 얻으려고 성경학자들에게 물었으나 속 시원한
대답을 얻지 못하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빌립에게 진정한 복음(기쁜 소식)을 듣게 되자, 당장에 세례 받기를 원했습니다. 마침 오아시스에 도착하여 수레를
멈추고 물 가로 내려가 빌립으로부터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의 영”이
빌립을 다시 이끌고 아소도로 보냅니다. 내시는 기쁨 마음(성령의
열매)으로 에디오피아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들이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빌립의 도움 없이도 복음을 전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는 어느 특정한 부류나 개인의 특별한 은사를 통해서만 성취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방법과 종류가 다양해서 성도 각자의 처지와 위치에 따라 수천 수 만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상 말씀을 전함으로 성령의 역사가 시작됨을 알 수 있습니다. 초자연적인 이적과 표적 때문이 아니라, 항상 말씀이 읽히고 입으로
전함으로 성령께서 역사하십니다. 물론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힌 자에게는 초자연적인 환상으로 역사하기도
하십니다. 9장의 사울의 회심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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