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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무릇 사람을 믿으며 혈육으로 그의 힘을
삼고 마음이 여호와에게서 떠난 그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렘 17:5)”
1-11: “내가 네게 준 네 기업에서 네 손을 뗄 것이며 또 내가 너로 하여금 너의 알지 못하는
땅에서 네 원수를 섬기게 하리니 이는 너희가 내 노를
맹렬하게 하여 영원히 타는 불을 일으켰음이라(렘 17:4)”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의 죄를 비난하십니다. 법정에 고발하는 소송양식을
취하고 있는 본문 말씀은 마치 유다의 죄가 철 펜으로 돌에 새긴 바 되었기에 유다를 포함한 누구도 그 죄를 부인할 수 없는 확고부동한 사실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돌이 바로 그들의 마음이며 제단들의 뿔들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유다의 죄는
그들의 마음 판에
철필로 기록되어 있고,
금강석 촉으로 새겨져 있다.
그들의 제단 뿔 위에도,
그 죄가 새겨져 있다(렘 17:1)”
유다의 죄가 그들의 마음에 새겨져 있다는 것은 사람들 내면적인 존재가 완전히 우상을 섬기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또한 마음을 심장이라고 표현하는데, 심장에 죄가 새겨졌다는 것은
새로운 심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본문은
31:33절에 언급된 심장이식 수술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 날 이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은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심장)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렘 33:31)”
죄가 새겨진 심장이 제거되고 율법과 말씀이 새겨진 새로운 심장이 이식될 때를 갈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단들의 뿔들이 새겨졌다는 말씀은 곧 이들이 다른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고 있다는 은유적 표현입니다. 제사장들은 짐승의 피를 번제단의 뿔에 바름으로써 여호와의 죄사함을 기대했습니다. 이 일을 위하여 제사장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단은 예루살렘 성전에 있었던 것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본문에서는 제단들이라고 기록된 말씀은 그들이 우상들에게 제물을 바치고 있다는 사실을 비난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의 우상숭배가 유다 전역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행해졌는지 어린 아이들도 모든 아는 기존의 사실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배역행위는 하나님의 꺼지지 않는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고 너는,
네 몫으로 받은 땅에서 쫓겨날 것이며,
네가 알지도 못하는 땅으로 끌려가서,
네 원수를 섬기게 될 것이다.
너희가 나의 분노를 불처럼 타오르게 하였으니,
이 분노의 불이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이다(렘 17:4)”
예레미야는 이렇게 과감하게 우상숭배에 몰두하는 유다에게 심판을 선언합니다. 이방인들이
침략하여 유다를 초토화시키고 주민들을 노예로 끌고 갈 것입니다. 아주 포괄적이고 확실한 파괴를 보증하는
심판이 예고 되고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말하기를 바벨론 군대에 의해 끌려가야 하는 이스라엘의 운명은
자신들이 죄를 지음으로 해서 자초한 일이었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이스라엘의 불순종은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의 침공으로 말미암아 이 말씀은 역사적으로 성취되었습니다.
이러한 심판에도 불구하고 여호와께서는 남은 자를 향한 위로의 말씀도 함께 주셨습니다.
5절 이하는 지혜문학의 양식을 띄고 있으며, 시1편을
연상하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와에게 등을 돌리는 자와 그를 경외하는 자를 각각 다른 지역에 심겨진
나무로 비유함으로써 이들이 당면하게 될 운명이 현격한 차이를 선포하셨습니다. 한 쪽은 생명의 근원이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다른 쪽에는 이 생명의 근원이 넘치도록 흐르게 된다는 말씀입니다(5-8절 참조).
사막에 심겨진 떨기 나무와 같은 사람은 하나님을 의지하기를 거부하고 오히려 사람을 의지하고, 사람이 힘이 되어 주기를 바라며 믿는 자들은 모두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그들은 여호와의 저주를 받아 마치 메마르고 소금기가 많아 사람이 살지 않는 땅 광야에 심겨진 떨기나무처럼 아무런
좋은 일을 체험하지도, 기대하지도 못하게 됩니다.
미래에 대하여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굶주림과 메마름에 시달릴 뿐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인생살이입니다. 오히려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죽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고난을 짊어져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떨기나무는 이미 뿌리가
마르고 죽은 지 오래되었지만 살아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그런 나무라고 하였습니다. 즉 여호와 하나님을
떠난 자의 모습이 이렇습니다.
반면에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와 같은 사람은 오직 여호와만을 의지하는 자요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처럼 항상 푸르름과 생기를
지니는 자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나무와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생동하는 나무입니다. 이 나무의 잎사귀는
항상 생기로 가득 차 있으며, 뜨거운 여름에도, 가뭄이 와도
걱정이 없습니다. 생명을 잉태하고 생기를 주는 물가에 심겨졌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나무는 항상 제 때에 열매를 맺는 나무입니다. 사람이 과일
나무를 심는 까닭은 열매를 얻기 위함입니다. 이 생기 있는 나무는 제때에 열매를 맺음으로써 모든 이에게
기쁨과 풍성함을 선사하는 나무인 것입니다. 즉, 제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는 나무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의 모습이 이렇습니다.
“그는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뿌리를 개울가로 뻗으니,
잎이 언제나 푸르므로,
무더위가 닥쳐와도 걱정이 없고,
가뭄이 심해도, 걱정이 없다.
그 나무는 언제나 열매를 맺는다(렘 17:8)”
예레미야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혹은 본능적으로 선하다는 주장을 부인합니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성선설과 그렇지 않다는 성악설이 있습니다. 둘 다 그 타당한 이론을 갖추었지만, 이는 그 때가 언제부터인가를 따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는 분명히 하나님의 형상대로 선한 그대로의 모습이지만, 태어난 후에 세상의 접촉점이 모두 악으로 물들어졌다는
사실에 기초를 두어야 합니다. 따라서 성악설이든, 성선설이든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거짓된 것으로
해석되는 히브리어는 야곱의 이름이 그 어근이며 남을 속이고, 착취하고,
이용하는 것 등을 뜻합니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은 근본적으로 남을 이용하고 착취하려는 진실과는
먼 거리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호와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시고 선한대로 혹은
악한대로 보응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예레미야의 생각은 인간의 마음이 선하지 못하므로 모두 심판을 받아
죽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불의를 통해서 재산을 모으는 사람은 마치 남의 알을 품는 자고새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고대 사람들의 사고에 의하면 자고새는 자기가 낳지 않는 알을 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알들에게 부화한 새끼 새들이 자신들의 어미가 된 자고새가 아니라는 점을 본능적으로 알게 되며, 이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그들은 자고새의 곁의 떠남으로써 어미를 등진다는 내용입니다. 이 새의 정체가 지금으로서는
확실하지 않지만, 선지자의 가르침은 확실합니다. 불의로 축적한
부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불의로 부를 축적한 자는 어리석은 자라고 판단을 받게 될 것입니다.
“불의로 재산을 모은 사람은
자기가 낳지 않은 알을 품는 자고새와 같아서,
인생이 한창때에 그 재산을 잃을 것이며,
말년에는 어리석은 사람의 신세가 될 것이다(렘 17:11)”
그러면 죽을 때까지 재산이 남은 자는 의를 행하여 재산을 모은 자인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압니다. 불의든 의롭든 부를 축적한 자에게 저주나 축복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조건에 따라서 다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지금 이를 다 열거하여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불의로 부를 축적하는 자는 이미 마음은 황폐하여 가난한 자가 되어버렸고,
그의 인생은 불행해진다는 의미로 받아드리면 될 것입니다.
“여호와여 주는 나의 찬송이시니오니 나를 고치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낫겠나이다 나를 구원하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구원을 얻으리이다(렘 17:14)”
12-18: “나를 박해하는 자로 치욕을 당하게 하시고 나로 치욕을 당하게 마옵소서 그들은 놀라게 하시고 나는 놀라게 하지 마옵소서 재앙의 날을 그들에게 임하게
하시며 배나 되는 멸망으로 그들을 멸하소서(렘 17:18)”
이스라엘의 유일한 소망이신 여호와를 떠나 배역한 자들은 모두 수치와 치욕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마치 땅에 쓰여진 글씨처럼 지워지며(죽음을 당할 것) 잊힐 것입니다. 우가릿 문헌에 의하면 흙(아담)은 저 세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흙의 기록을 “저 세상에 기록된 글씨”로 해석되지만 근본적인 의미에는
전혀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여호와께서 등을 돌린다는 의미이며 “생수의 근원”을
버린 것이며 이것은 생명의 근원이 생수를 그 근원 채로 버린 것에 대한 당연한 대가였습니다.
“주님, 이스라엘의
희망은
주님이십니다.
주님을 버리는 사람마다 수치를 당하고,
주님에게서 떠나간 사람마다
생수의 근원이신 주님을 버리고 떠나간 것이므로,
그들은 땅바닥에 쓴 이름처럼 지워지고 맙니다(렘 17:14)”
이제 예레미야의 간구가 다시 시작됩니다. 한마디로 살기가 힘드니 살려달라는
개인적인 기도문입니다. 탄식과 탄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기도문(14-18절)은 11, 12, 15장에 이어 예레미야의 네 번째 신앙고백 기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내용면에서 볼 때,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17장의 내용과 연결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본문을 형성하고 있는 예레미야의 기도는 17장에 기록된 대로 혹독한 심판을 유발시켰던 유다 사람들의
강팍한 마음과 강력한 대조를 나타냄으로써 하나님의 구원을 바랄 수 있는 마음자세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예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 기도는 탄식시의 양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주님, 저를
고쳐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나을 것입니다.
저를 살려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살아날 것입니다.
주님은 제가 찬양할 분이십니다(렘 17:14)”
예레미야는 여호와를 의지하지 않는 유다 사람들과는 달리 그의 영광이신 하나님께 구원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치유하셔야 만이 자신이 나을 수 있고, 하나님께서 구원하셔야
만이 자신이 구원을 체험할 수 있다는, 하나님의 주권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그러한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실 때만이 치유와 구원이 가능하다는
선지자의 고백이 돋보이는 말씀입니다.
예레미야가 이토록 간절히 여호와의 주권에 매달리는 기도를 자신 있게 드릴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여호와 하나님을 신뢰해 왔다는 데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예언하는 예레미야를 향해 “주께서는 말씀으로만 위협하시지, 사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지 않느냐, 별것도 아닌 것을 떠들지 말라
어디 위협한 대로 되게 해보시지”라고 빈정대며 야유를 퍼부어도 그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하나님을 의지했으며, 결코 입으로 죄를 짓지 않았던 것입니다.
“나는 목자의 직분에서 물러가지 아니하고 주를 따랐사오며
재앙의 날도 내가 원하지 아니하였음을 주께서 아시는 바라 내 입술에서 나온 것이 주의 목전에 있나이다(렘 17:16)”
목자는 주로 대체적으로 지도자를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성경에서 선지자를
두고 목자라고 일컫는 곳은 구약에서 이 구절 말씀 뿐입니다. 문장 자체도 해석하기가 어려우며 내용도
혼란스러워서 학자들 사이에서는 여러 가지 교정이 제안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 “당신께 재앙을 내려 달라고 간주하는
것”이라는 문구가 문맥 속에서 매우 잘 어울린다고 하는데,
그 번역을 옮겨 보면, “그러나 저는 당신께 (이 백성들 위에) 재앙을 내려달라고 간구한 적도 없으며, 재앙의 날을 갈망한 적도
없습니다. 당신은 주님 앞에 있는 저의 입술의 모든 말을 잘 알고 계십니다(JSP)” 여러 가지 번역본을 비교해 볼 때 16절의 핵심은 그는 자신 있게 하나님께 도움을 청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종합됩니다. 즉, 평소의 삶이 환난 날을 위한 토대(보험)가 되었던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계속해서 하나님께 간구하기를, “내게 두려움이 되지 마옵소서”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그 동안 자신이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한 삶에 근거하여 하나님께서 결코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으실 것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그분이 백성들에게는 두려움이 되실지라도 그분을 의지하는
예레미야에게는 평안과 안식의 될 것임을 간구하였습니다.
또한 예레미야는 결코 하나님께서 그에게 두려움이 되지 않으실 것을 확신하는 근거로 “재앙의 날에 주는 나의 피난처시니다”라는 확고한 믿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그는 마치 재앙의 날을 만난 사람처럼
그의 유일한 피난처이신 여호와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레미야는 자신과 여호와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에, 그는 하나님께 자신의 원수들을 벌해주실 것을 간구하였습니다.
“저를 박해하는 사람들이
수치를 당하게 하시고,
제가 수치를 당하지는 않게 하여 주십시오.
그들이 무서워 당황하게 하시고,
제가 무서워 당황하지는 않게 하여 주십시오.
이제는 그들에게 재앙의 날이 오게 하시며,
갑절의 형벌로 그들을 멸망시켜 주십시오(렘 17:18)”
예레미야가 원수들에게 심판이 임하도록 기도하는 것들은 바로 자신이 피하려는 상황들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선지자로부터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는 거룩한 기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본문은 예레미야의
갈등과 분노에 대하여 현실감을 더해주며 이러한 기도가 구약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도 결코 인간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신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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