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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바울이 문안하고 하나님이 자기의 사역으로 말미암아 이방 가운데서 하신 일을
낱낱이 말하니(행 21:19)”
17-26: “그들을 데리고 함께 결례를 행하고
그들을 위하여 비용을 내어 머리를 깎게 하라 그러면 모든 사람이 그대에게 대하여 들은 것이 사실이 아니고 그대도 율법을 지켜 행하는
줄로 알 것이라(행 21:24)”
바울은 가이사랴에서 “그가 권함을 받지 아니하므로 우리가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
하고 그쳤노라(14)”고 해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갈 길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의 예루살렘 강행을 막지 못했습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옳은 길을 깨달았고 주변의 만류를 통해서 더
깊은 주님의 뜻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예루살렘을 향하면서 가이사랴의 형제들과 동행을 하였습니다. 먼저 그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묵은 곳은 구브로 사람 나손 집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다음날에 곧바로 이방인의 대표들과 함께 예루살렘 교회의
수장인 야고보를 만나러 갔습니다. 야고보는 예수님의 형제인 야고보입니다. 이렇게 해서 바울 일행은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게 됩니다. 바울은 그들 앞에서 문안 인사를 나누고 하나님께서 그의 사역을 통해서 이방인들 가운데서 어떻게 역사하시고 행하신
일들을 상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이방 사역은 마게도냐와 아가야 지방의 각 도시에서의 복음사역에
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또한 이 지방의 각 도시의 대표자들도 바울과 함께 그 자리에 참석하였기 때문에
바울의 이방인 지역 보고에 대한 진실성을 증명하는 증인들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들과 함께 가져온 구제헌금은
그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는 것뿐 아니라, 그 행위에 이르기까지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과 실제적은 증언을 통해서 그곳에 모인 예루살렘 교회의 장로들과
야고보는 이방인들에게 역사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그렇지만
여기까지였습니다.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은 바울 일행에 대해서 현재의 예루살렘 상황을 통해 부정적인
면을 설명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방인과 유대인 사이에 긴장을 가져왔습니다.
“그들이 듣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바울더러 이르되 형제여
그대도 보는 바에 유대인 중에 믿는 자 수만 명이 있으니 다 율법에 열성을 가진 자라(행 21:20)”
당시 예루살렘 교회를 중심으로 유대교에서 기독교(나사렛 당)로 개종한 유대인의 숫자가 수만 명에 이르렀다고 하였으며, 이러한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은 모두가 다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자들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를 메시아로 주로 영접했으면서도 동시에 율법에 대해서도 열심을 품은 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이 예루살렘 교회의 대부분은 신자들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바울은
뜻밖의 설명에 그들은 다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당시 상황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지금도
성전 중심의 예배가 이루어지고 있는 예루살렘에서 특별히 율법에도 열심을 가지지 않으면 예루살렘 교회가 존재하기 어려웠으리라는 짐작을 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방인들에게 율법이 없다고 전하여 가는 곳마다 유대인들과 마찰을 일으켰다고 소문이 난 바울이 이방인
기독교인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들어왔다는 소식은 예루살렘 도시 안에서 큰 화제거리가 되었으며, 자칫 예루살렘
교회가 유대인들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여기에는 사도들이
예루살렘 교회를 떠나 있었고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를 중심으로 교회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교회가 율법을 준수하는 자들의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문제는 사도들이 없는 가운데에서 율법에 열심을 가진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죄 사함과 부활의 믿음을 율법 뒤에 두고 율법을 신앙의 본질적인 삶으로 우선순위에 두었다면 믿음에 관하여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잠재해 있고 겉으로 드러난 믿음의 모습에는 예루살렘 회의에서 결정되었던 대로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구별 없이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른다고 결정되었기 때문에 교회의 기본적인 신앙의 근본은 변질되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럼에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현실은 사도들 중심의 교회가 아니라, 유대인 중심의 교회로 변하여 율법에 대해서 원래 기독교가 가지고 있었던 믿음의 확신과는 확실히 벗어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비록 소문일 것이라고 전제하였으나, 바울의
가르침에는 “모세를 배반하고 아들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말고
관습도 지키지 말라고 했다(21)”는 내용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바울이 모세를 배반하였다는 구체적인 예가 즉 자녀들에게 할례를 베풀지
말라고 하였으며, 유대인들이 지켜온 율법적인 관습들을 따르지 말라고 가르쳤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이 같은 우려가 사실이라면 자신들(예루살렘 교회)에게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바울의 이방인들을 향한 복음 사역 중에서 유대인들에게 모세의 율법을
따르지 말도록 가르친 적이 한 번도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유대인들이 바울을 법정에 세워서 율법의
관습을 폐기하고 할례를 금했다고 고발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오히려 바울은 유대인의 관습을 존중하여
나실인 맹세를 할 때에도 규례대로 머리털을 밀었으며 헬라인 아버지를 둔 디모데에게도 할례를 베푼 사건 등으로 이를 증명해낼 수 있습니다. 또한 바울 일행은 유대인의 절기 오순절까지 예루살렘에 도착하기 위하여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 서둘러 왔음을 이미 20장에서 살펴본 바 있습니다.
이러한 증거들은 바울 역시 유대인 출신으로서 모세 율법과 관련된 관습과 규례를
잘 지키고 있음을 살펴보게 됩니다. 우리는 바울이 예전에 바리새파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바울을 쫓아다녔던 유대인들조차 그가 모세를 배반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바울이 모세의 율법에 따른 관습을 버리라고 가르쳤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 없는 오해였음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바울의 결백을 주장해야 할 예루살렘 교회의 장로들과 야고보가 유대인들에게 바울에 관한 헛소문을 강력하게
항의할 명분을 잃었다는 데에 있었습니다.
오히려 야고보는 바울에 대한 소문을 바울이 직접 해명하고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요청하는 소극적인 입장이 되었습니다. 만약에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면 큰 불행한 일이
닥칠 것이라고 걱정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나실인에 서원을 하는 네 명의 유대인들의
결례 의식에 동참하고 그 비용을 바울이 지불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바울은 난처하게 되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은 바울에게 예전에 이방인 신자들과 유대인 신자들 사이에
갈등을 증폭시켰던 율법의 문제를 해결하여 예루살렘 공회의에서 결정했던 조항들을 다시 언급하면서 바울에게 이방인들에게는 이와 같은 율법의 관례를
지키라는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것은 이방인에게는 우상에게 바친 고기나 또는 피를
빼지 않고 도살된 고기, 그리고 음행을 피할 것을 요구한 내용을 말합니다. 때문에 지금의 이 같은 긴급한 상황은 유대인 개종자들에게만 해당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이대로 하라 서원한 네 사람이 우리에게
있으니
그들을 데리고 함께 결례를 행하고 그들을 위하여 비용을
내어 머리를 깎게 하라 그러면 모든 사람이 그대에 대하여 들은 것이 사실이 아니고 그대로 율법을 지켜 행하는 줄로 알 것이라(행 21:23-24)”
아마도 네 사람은 가난한 자로서 스스로 나실인 서원을 하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실인 서원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우선 서약을
한 사람은 30일 동안 포도주를 삼가고 죽은 시체를 멀리해야 하며, 머리를
깎지 않고 구별된 생활을 해야 합니다. 이 서약대로 성공하면 율법이 정한 대로 머리털을 밀고 각종 희생
제사를 머리카락과 함께 드려야 하는데, 숫양 한 마리를 번제물로, 어린
암컷 양 한 마리를 속죄제물로, 또 다른 숫양 한 마리를 화목제물로 드려야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무교병 한 광주리,
고운 가루로 빚은 기름에 튀긴 과자, 기름 바른 무교병,
소제물 그리고 전제물 등을 드려야 했습니다.
네 명의 서원자들은 서약한 30일
중에 20여 일을 근신하며 지내왔을 것이고, 이제 남은 7일 즈음해서 희생제물에 대한 비용들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야고보와
장로들이 그러니까 바울에게 이 네 명이 치를 희생제물에 대한 비용을 대신 지급함으로써 유대인 앞에서 바울에 대한 소문을 불식시키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였습니다. 당시에 가난한 나실인 서원자에게
대신 희생제물의 비용을 부담하는 행위는 매우 경건한 일로 받아줘 졌습니다.
또한 외국에 오래 살다가 예루살렘에 올라와서 7일 간의 성전 제의에 참여하는 것은 부정한 몸을 정결하게 하는 일에 필요한 조처이기도 하였습니다. 때문에 결례 의식에 참여하는 일은 바울과 같이 이방에서 살다가 돌아온 유대인들이 보편적으로 행하는 의식이었습니다. 이에 덧붙여 가난한 나실인의 7일 동안의 희생제물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매우 경건한 유대인의 본보기로 바울이 그 동안 받은 비난과 소문을 일시에 해소시키는 일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바울은 예루살렘 교회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교회는 바울에게 이러한 요구를 하지 않았어야 마땅합니다. 바울의
흠결이 없다는 사실은 예루살렘 교회가 더 잘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결백하다는 사실을 교회가
나서서 주장해야 했고 결백의 증거들을 유대인들에게 확인시키고 납득시켜야 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한대로 그들은 성전을 신봉하는 유대인들과 일정 부분을 타협한
결과로 말미암아 그들의 주장을 관철할 만한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였기 때문입니다. 바울에게 있어서 율법의
관습을 지키는 일은 중요한 신앙의 행위는 아니었습니다. 지켜도 그만,
지키지 않아도 믿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교회 안에 유대인 신자들은
율법의 관습을 지키는 것이 믿음의 중요한 행위로 인식해서 성전제의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보다 위에 두었다고 보여지는 대목입니다.
바울과 그들과 내적인 믿음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겉으로 나타난 행위 즉, 성전에서 결례 의식을 드리는 자체로 판단할 때에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의 요구를 받아들인 태도는 잘못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결과는 유대인이 가졌던 바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오히려
더 부풀리고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다음 말씀에서 상세히 다루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바울이 치른 결례 의식은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는 이방인에게는 이방인의 관습을 따랐고,
유대인들에게는 유대인들의 관습을 따랐습니다. 바울이 이렇게 행동한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든 이방인이건 유대인이건 한 사람이라도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유대인들에게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에 있는 자 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이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 율법 아래에 있는 자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고전 9:19-21)”
바울은 결례 의식에 동참하고 가난한 나실인들에게 결례 의식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자기 동족인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구원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의 이와 같은 행동이 예루살렘 교회의 장로들과 야고보의 바램 대로 율법에 열심인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을
안심시켰다는 언급은 없었습니다. 반대로 그들의 요구 때문에 바울과 함께 지극히 어려운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성령이 말씀하시되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이같이 이 띠 임자를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 주리라(행 21:11)”
27-36: “온 성이 소동하여 백성이 달려와 모여 바울을 잡아 성전 밖으로
끌고 나가니 문들이 곧 닫히더라(행 21:30)”
바울은 천신만고 끝에 예루살렘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예루살렘
교회를 지키고 있었던 야고보를 찾았습니다. 교회는 바울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야고보는 예수님이 친형제입니다. 사도들이 예루살렘을 떠난 뒤 예루살렘
교회를 책임지고 있었고 수만 명의 유대인 형제들이 예수를 믿었습니다. 그들을 지도할 장로들도 많았습니다. 그들은 다 율법에 열성 있는 자라고 소개합니다.
문제는 듣는 소문에 바울이 이방에서 복음을 전하면서 “모세를 배반하고 아들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말고 또 관습을 지키지 말라”고 했다는 거짓된 말을 유대인 신자들이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헛소문은 사실이 아님을 예루살렘 교회가 알고 있으면서도 제재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이
직접 이 소문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해 보이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방법은 지금 나실인 서약을 한 네 명의
형제들이 그 기간이 끝이 나서 성전에 희생 제물을 바쳐야 하는데, 그 비용을 대신 대라는 것이었습니다.
레위기에 의하면 나실인 서약자는 숫양 두 마리, 암컷 한 마리와 소제물, 전제물을 따로 드려야 했으므로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가난한
자라면 상당히 부담되는 액수였습니다. 바울이 이 비용을 대신 지불하면 아마도 예루살렘 성내의 유대인들이
바울의 행적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방에 사는 유대인이 오순절
절기에 맞추어 예루살렘에 돌아오면 7일 동안 정결의식을 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나실인 결례 의식을 한 자들에게 막대한 희생제물의 비용을 대신 지불하는 경우는 극히 경건한 유대인의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바울도 자신이 순수한 유대인임을 항상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월절이나 오순절과 같은 절기를 지키기 위해서 여행기간을
단축하면서까지 예루살렘에 올라왔던 것입니다. 비록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써 할례와 모세 율법이 아닌 믿음으로만 구원에 이른다는 진리를 전하였지만, 몸에 배인 유대인의 관습을 철저히 지키려고 했던 것은 유대인 중에 구원자를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방인처럼 행한 것도 다름 아닙니다. 그러나 율법에 철두철미했던
예루살렘 교회의 신자들이 모세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서 상당한 반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울은 야고보의 요구를 받아드렸습니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바울이 거절했더라도 상관없을 일이었습니다. 결례의식의 마지막 날인 7일에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네 명의 나실인 서약자의 희생제물에
대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후에, 즉 계획대로 일이 잘 풀려나갈 것 같은 마지막 때에 상황은 극적으로
반전되었습니다. 바울이 얼마나 철저한 유대인인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날에,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서 아시아(에베소)에서 온 유대인 순례자들에 의해서 성전에서 붙잡혔습니다.
아시아는 바울이 3년 동안 복음을 전파하여 성공적으로 사역을 마무리했던
지역입니다. 그러나 그곳에 거주한 유대인들은 바울에 대해서 악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바울의 추종자들과 로마 관리들의 보호아래 있었기 때문에 번번히 바울을 해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성전에서 바울을 발견한 그들은 폭도로 변했고 주변 유대인들을 충동하였습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잡혔고 성전 안에 유대인들이 바울 주변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아 도우라 이 사람은 각처에서 우리 백성과
율법과 이 곳을 비방하여 모든 사람을 가르치는 그 자인데 또 헬라인을 데리고 성전에 들어가사 이 거룩한 곳을 더럽혔다 하니
이는 그들이 전에 에베소 사람 드로비모가 바울과 함께 시내에 있음을 보고 바울이 그를 성전에 데리고
들어간 줄로 생각함이러라(행 21:28-29)”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바울이 유대인과 율법, 그리고 성전을 비방하여 가르쳤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여태껏 살펴본 대로 바울은 결코 이렇게 가르친 적이 없습니다. 이방인들에게 유대인의 멍에를 씌우지 않기 위해서 예루살렘 공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인 우상의 제물, 피와 목매어 죽인 것, 음행을 피할 것, 육적인 할례보다는 영적인 할례를 받을 것 등을 가르쳤습니다. 특히
유대인들에게는 기존의 방식대로 관습을 지켜도 되지만, 율법을 도덕적 관습으로 이해할 것을 주장했고, 진정한 율법의 완성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헬라인이든 유대인이든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또한 바울이 이방인을 성전 안으로 데려온 적도 없습니다. 성전은 세 단계로
구분되어 있는데, 제일 바깥 쪽 뜰은 경건한 이방인들만 들어오는 장소로, 다음 안쪽 뜰은 여인의 뜰로 유대인 여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고, 맨
안쪽은 유대인 남자들이 희생제물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 곳에 이방인이 들어오면 사형을
면치 못했습니다. 만약에 이방인을 데리고 들어온 유대인일지라도 로마 시민권자라 할지라도 사형입니다. 바울은 이러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방금 바울이 이 죄를 범했다고 선동하였습니다.
바울은 또 다시 그 자리에서 죽도록 맞았습니다. 그리고 신성한 장소? 에서 사람의 피를 흘리면 이 또한 죄악이므로 바울을 성전 밖으로 끌어내 죽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누가는 성전 문아 “꽝!”하고 닫혔다고 기록하였습니다.
절기 때면 예루살렘과 그 주변 마을에는 약 200만 명이 몰려 들어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로마는 특히 유대민족에게만은 종교의 자유를 허락했기 때문에 유대인의 큰 절기 때에는 갑자기
불어난 유대인들이 폭동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여 성전 근처에 요새를 세우고 수상한 낌새가 있으면 즉각 군대를 투입할 수 있도록 군대를 주둔시켜 놓았습니다. 로마 군대 주둔지는 안토니오 요새로 명명되었습니다. 30m나 되는
망루가 여러 개 있어서 성전 안을 감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부장의 지휘 하에 약 760명의 보병과 240명의 기병 상주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전 안의 소동은 곧 예루살렘 성내로 확산되었습니다. 성전에 이물질이 들어왔다
잡혔다는 소문은 유대인들에게는 심각한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성전을 향한 그들의 엄격함과 한치라도
빈틈없는 관례를 지켜내는 일만이 하나님의 택한 백성으로서 자부심이었고 구원받은 민족으로서 로마의 핍박 중에서도 위로가 되었던 사항이었습니다. 특히 성전 문이 바울을 내팽개치고 즉시 닫혔다는 것은 절기를 지키려고 몰려왔던 많은 이방 유대인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은 즉각 로마군 지휘부에 알려졌고 안토니오 요새와 성전의 이방인 뜰과는 계단으로 연결 통로를 만들었기
때문에 천부장이 명령하여 급히 백부장들 휘하에 군인들을 사건 현장에 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
죽어가는 바울을 쇠사슬로 결박하여 성난 군중들과 격리시킴으로써 일단 죽음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잠시라도 지체하였다면 바울은 죽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일은 선지자 아가보의 예언이 현실로 드러난
것입니다. 천부장이 나서서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려고 그 이유를 군중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흥분된 그들이 衆口難防으로 떠드는 바람에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일단 바울을 안토니오 요새로
데려가라고 명령하였습니다. 바울은 걷지도 못할 정도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군인들은 바울을 묶인 채로 들려 갔습니다. 흥분이 가시지 않은 군중들은
따라가면서 “그를 죽이라”고 외쳤습니다.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조용히 구제연보만 전하고 또한 그곳 지도자들과 성경적 해석에 관해서
논한 다음에 예루살렘을 빠져나왔다면 바울이 잡히는 수모는 면했을지 모릅니다. 사도들이 모든 떠난 예루살렘
교회 신자들이 율법에 열중하고 바울을 오히려 이단시하였던 분위기는 당시의 이방인 교회와 예루살렘 교회 간의 신학적 차이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야고보는 나중에 행위구원을 강조한 야고보서를 기록한 당사자라고 추론합니다. 바울의
이신칭의와는 달리 겉으로 보기에 다른 신학을 주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신학적으로 해석학적으로 바울 서신과 야고보서의 차이는 없다는 것이 이미 밝혀져 있습니다.
다만 당시 예루살렘이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되어 예루살렘 교회의 존립이 흔들린 상황이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비록 교회 안에 유대인의 의식과 관습을 고수하려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았으나, 믿음의
원칙을 바로 가르치지 못한 잘못을 범했습니다. 아직은 성경이 정경으로 완성되기 전이었음으로 약간의 신학적
차이를 인정한다 할지라도 이미 확정한 예루살렘 공회의 결정을 번복할 수는 없습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유대교와 타협한 자들을 용납했습니다. 그래야 교회가 존립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을 배척하여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낳았으며 이러한 조정과 타협은 예루살렘 교회를 정말 약화시켰고
몰락하도록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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