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01:01-11 :::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매 Mon. Apr.02. 2018     “바사 왕 고레스 원년에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게 하시려고 바사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매 그가 온 나라에 공포도 하고 조서도 내려 이르되(스 1:1)”     고레스의 마음을 뒤흔드시고 바벨론 땅에 있던 유다 백성들의 마음을 뒤흔드셔서 그 일을 이루어 나가십니다.   고레스가 제국의 황제가 된 후 자신의 정책에서 유다 백성들을 외시킬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고레스의 영을 뒤흔드십니다(1).   바벨론으로 잡혀 온지 70년의 세월이 지난 터라 대부분의 유다 백성들은 바벨론에서 태어나 그곳 문화와 언어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이전 세대와는 달리 이들은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애착이 그다지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굳이 삶의 터전을 박차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특별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고레스의 조서가 반포는 되었지만 자신들이 성전건축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결심에 이르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다시 유대들의 영을 흔들어 일께우십니다(5)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신 것입니다.   무엇이 이런 하나님의 열심을 야기했는가?  1절에 그 답이 있습니다.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시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곧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은 반드시 성취하는 분이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스 1:1) 바사 왕 고레스 원년에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게 하시려고 바사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 그가 온 나라에 공포도 하고 조서도 내려 이르되 (스 1:2) 바사 왕 고레스는 말하노니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세상 만국으로 내게 주셨고 나에게 명령하사 유다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하라 하셨나니 (스 1:3)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참 신이시라 너희 중에 그의 백성 된 자는 다 유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라 그는 예루살렘에 계신 하나님이시라 (스 1:4) 그 남아 있는 백성이 어느 곳에 머물러 사든지 그 곳 사람들이 마땅히 은과 금과 그 밖의 물건과 짐승으로 도와 주고 그 외에도 예루살렘에 세울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예물을 기쁘게 드릴지니라 하였더라 (스 1:5) 이에 유다와 베냐민 족장들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그 마음이 하나님께 감동을 받고 올라가서 예루살렘에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자가 다 일어나니 (스 1:6) 그 사면 사람들이 은 그릇과 금과 물품들과 짐승과 보물로 돕고 그 외에도 예물을 기쁘게 드렸더라 (스 1:7) 고레스 왕이 또 여호와의 성전 그릇을 꺼내니 옛적에 느브갓네살이 예루살렘에서 옮겨다가 자기 신들의 신당에 두었던 것이라 (스 1:8) 바사 왕 고레스가 창고지기 미드르닷에게 명령하여 그 그릇들을 꺼내어 세어서여 유다 목백 세스바살에게 넘겨주니 (스 1:9) 그 수는 금 접시가 서른 개요 은 접시가 천 개요 칼이 스물아홉개요 (스 1:10) 금 대접이 서른 개요 그보다 못한 은 대접이 사백열 개요 그밖의 그릇이 천 개니 (스 1:11) 금, 은 그릇이 모두 오천사백 개라 사로잡힌 자를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갈 때에 세스바살이 그 그릇들을 다 가지고 갔더라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바사 왕 고레스 원년에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게 하시려고 바사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매 그가 온 나라에 공포도 하고 조서도 내려 이르되”   1-4;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참 신이라 너희 중에 그의 백성 된 자는 다 유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라 그는 예루살렘에 계신 하나님이시라”       에스라서는 느헤미야서와 짝을 이루는 말씀으로서 한 권의 책인지 두 권인지에 대한 문제는 아직도 논쟁 중에 있습니다. 또한 이 두 권의 책은 시간적으로 구약 시대의 마지막 사건을 다루는 책이라 할 수 있는데, 집필 시기는 전통적으로 주전 약 400년경으로 추정합니다. 이 책의 저자에 관해서도 학자들마다 견해가 일치한 것은 아니므로 딱히 누구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문제는 많은 기존의 문서를 토대로 구성되었다는 것이고 아마도 레위 계열의 사람들에 의해서 기록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객관성을 그나마 만족시켜주고 있습니다. 이런 틀을 전제하여 에스라_느헤미야서의 레위인들에 대한 표시를 분석해 보면 흥미 있는 결과가 도출됩니다. 즉, 예스라-느헤미야서에는 레위라는 단어가 65회 사용되고 있는데 어느 곳에서도 제사장집단에서 유래했을 표현이나 어구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대조적으로 레위인들에 대해 호의적으로 기술할 뿐 아니라, 이들을 제사장들과 동등한 사회적 실체로 제시하며 공동체 회복을 위한 사역의 주요 파트너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묘사는 레위계 집단에서 유래했을 구약의 다른 문서들과 상당히 유사한 것이어서, 문학적 관점에서 볼 때 에스라_느헤미야서가 레위계에서 기원했다고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에스라_느헤미야서의 레위계 저작설을 암시해주는 여러 문체적 간접 증거들이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증거들 중 하나는 에스라 1:1절입니다. 에스라-느헤미야서는 바벨론에 끌려와 살던 유대인들로 하여금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성전을 짓도록 허락해 주는 고레스 칙령과 더불어 시작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엄청난 사건을 예레미야의 입을 통해서 주께서 하신 말씀의 성취로 돌리고 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흔히 1:1절의 주께서 하신 말씀의 내용을 70년을 언급하며 예루살렘으로 귀환을 언급하고 있는 예레미야서의 일부 구절들(렘 25:11-12, 29:10)과 연결시켜 왔습니다. 에스라 1장에는 70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을뿐더러 예레미야서에는 고레스 칙령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성전건축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자들이 제대로 파악한 대로 에스라 1장의 예언적 말씀의 성취는 예레미야서보다는 고레스를 일으켜 하나님의 백성을 회복하고 선전을 짓게 할 것임을 예언한 이사야서(사 41:2, 25; 44:28 등)에 근거한 내용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만일 그렇다면 왜 에스라 1장에는 이사야의 입이 아니라 예레미야의 입으로 기술되어 있는가? 에스케나지가 지적한 대로 에스라 1:1-4절은 책 전체의 목적을 제시하는 중요한 단락이므로 저자가 부주의로 말미암아 실수를 범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예레미야를 그곳에 쓴 것은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가는 예레미야 의 출신배경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즉, 예레미야 1:1절에 의하면 예레미야는 베냐민 땅 아나돗의 제사장 가문에 속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아나돗은 엘리 가문의 마지막 제사장이었던 아비아달이 솔로몬이 왕 위에 오른 후 추방당했던 곳이었고 사독가문이 중심이 된 예루살렘 제사장들로부터 소외된 제사장들 및 레위인들이 몰려 살았던 레위인들의 피난처로 알려진 곳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아나돗의 제사장 가문에 속했던 예레미야는 레위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을 것이라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에스라-느헤미야서의 레위계 저작설을 수용한다면 저자가 이 중요한 구절에서 이사야 대신 왜? 예레미야를 선호하고 선택했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바사 제국은 유대인을 제국에서 귀환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자국에 유익이 되는 일련의 제국주의 정책을 입안, 시행하였습니다. 이 제국주의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있던 유다는 이 정책으로 말미암아 힘든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에스라-느헤미야서는 이 페르시야 제국주의 정책에 대해 어느 한 곳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에스라-느헤미야서의 저자가 페르시아의 전격적인 후원을 받았다고 추정할 때야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집필연대인 주전 400년경에 누가 페르시아 후원을 받는 상황에 있었을까? 주전 5세기 후반에 페르시아의 후원을 받은 것은 레위 집단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제 본문말씀을 보겠습니다. 바사(페르시아) 왕 고레스는 바벨론을 격파한 후 그곳에 살고 있던 유대인들의 귀환을 허락하는 조서를 내리게 됩니다(주전 539). 페르시아 제국은 다른 말로 아케메네스 제국이라고 불렀는데, 고레스 가문의 시조가 아케메네스였기 때문입니다. 이 아케메네는 파사르가데에 자기 부족과 살고 있다가 안샨과 파르사에 정착했는데, 아케메네스의 아들 테이스페스는 자기의 두 아들에게 나를 쪼개어 아리아람네스에게는 파르사를 주고, 고레스에게는 아샨을 주게 됩니다. 이 고레스(640-600)의 손자이자, 캄비세스의 아들의 아들이 바로 대 페르시아 제국을 건설한 성경의 고레스(559-529)로서 조부와 이름이 같아 고레스 2세라고 불립니다. 이 고레스는 외조부였던 아스티아게스의 미움을 받아 여러 번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아스티아게스를 공격하여 메대왕국을 장악하였습니다. 이어 서쪽에 있던 리디아의 크로이소스의 선제 공격을 잘 막아내고 승리로 이끌어서 점점 막강해진 고레스 군대는 이미 내정문제로 전의를 상실했던 바벨을 격파하여(539) 드디어 중동전역을 제패한 제국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바벨론에 입성한 고레스는 바벨론인들을 향해 종교적 관용책을 표방합니다. 이것은 바벨론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고도의 통치수단으로서 궁극적으로는 페르시아 자국의 이익을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이 관용책이 바벨론에 살고 있던 유대인들에게도 적용되어 유대인들을 본국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조서가 반포되기에 이른 것입니다. 고레스의 이 조세에 대해 언뜻 보면 절대 다수의 유대인들이 쌍수를 들고 고국으로 돌아갔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바벨론 지역에서 그 동안 닦아온 삶의 터전을 떤 새로운 세계로 이주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일군의 사람들은 예루살렘 재건이라는 꿈을 안고 귀환을 서둘렀습니다. 이 귀환은 한 차례 집단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또한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도 아닙니다.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학자들은 최소한 네 차례에 걸쳐 귀환했고 조서 발표 직후부터 시작하여 느헤미야와 함께 귀환했던 445년까지 거의 100년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세스바살과 스룹바벨 등의 인도로 539~522년 사이에 산발적으로 귀환했고 458년경에는 에스라의 인도로, 그리고 445년에는 느헤미야의 인도로 각각 귀환했다고 추정됩니다. 유대인들 귀한 조치는 페르시아 자국의 이익의 한 방편이었습니다. 즉 예후드(포로기 이후의 유다 지역을 이렇게 불렀음)에 제국 편의 충직한 백성들을 심어 놓음으로써 조세를 통한 경제적 유익, 제국의 외곽에 대한 방어 등의 유익을 얻으려 한 것이었습니다. 페르시아 입장에서는 유대인들이 정치세력화 하여 정치적 독립을 추구하지 않는 한, 피 정복민들에 대한 관용정책이야 말로 가장 효율적으로 피 식민국을 통치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페르시아 정부가 유대인들의 종교심을 자극하여 성전 공동체가 되도록 유도 혹은 지원하는 정책을 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동시에 이 귀환과 성전재건 작업이 제사장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예후드 지역을 탈정치 세력화 시킨 것 역시 이해할 만한 것입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유대인들이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들의 귀환이야 말로 하나님의 심판의 때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종교적으로는 성전을 재건하여 신앙을 회복할 적시요, 정치적으로는 다윗 왕국에 비견되는 찬란한 국가가 재건될 것을 상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적 회복이야 제국정책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페르시아가 오히려 지원했지만, 정치적 측면은 상호간의 충돌되므로 날카롭게 대립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귀환한 이들이 직면한 문제는 이런 종교적, 정치적 측면만이 아니었습니다. 유배되지 않고 그 땅에 남아있던 이들과 귀환한 자신들과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생겨났습니다(가령 토지 문제, 신앙의 정통성 문제, 언어 문제, 통혼 문제 등) 이런 갈등의 정황에서 예후드의 유대공동체는 지혜롭게도 성전재건을 통해 사화적 통합에 나서려고 시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고레스의 조서 자체에 대한 역사적 신빙성에 대해서는 고레스 명문이 발견된 이후로는 논란의 대상에서 벗어났습니다. 페르시아 왕들의 타민족에 대한 유화정책 일환으로 각 지역의 제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또 지원하는 것이 페르시아 정책의 중요한 특징이었음을 잘 보여주는 고레스 명문에 근거해 볼 때, 이스라엘을 향한 고레스의 조치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1장에 실린 고레스의 조서에 대해 6장의 조서만큼의 진정성이 확보된다는 의견도 개진되었습니다. 6장과 달리 1장에서는 일부 유대적 표현들(한 예로 2절에서 페르시아 왕 고레스라는 표현이 있는데 고레스가 자신을 가리켜 이렇게 호칭한다는 것은 어색하다)이 나타나는 것은 유대인 청중을 고려하여 유대인의 손을 거쳐 포고형식으로 문체와 표현을 다듬었기 때문이라는 설득력 있는 답변이 제시되었습니다. 왜 이사야의 말이 아니라 예레미야의 말로 기록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 중에 있습니다. 어떤 이는 원래 본문은 이사야였지만, 본문 전승과정에서 예레미야로 바뀌었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이사야 40-55장의 저자가 예레미야라고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학자들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학자는 예레미야라는 단어는 저자의 의도적 첨가라고 보며 레위 저작설의 한 증거로 보기도 합니다. 금 그릇과 은 그릇의 총 합산의 차이는 앞 구절들에서는 주변 이웃들이 제공한 그릇과 고레스가 성전에서 꺼낸 것만 계수했지 유대인 자신들이 가져간 것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설명되어 왔습니다. 이방 이웃들이 예물을 과연 드렸을까 하는 문제는 예물을 드리지 않았다는 주장 역시 개연적 추정일 뿐이라고 논박돠었습니다. 구약성서의 어는 본문이든지 시공간의 불가항력적 차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그 진술의 역사적 객관성을 제대로 검증하기는 불가능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본문의 진정성 및 정확성에 관한 역사적 의문들에 대해서 여전히 논의 중에 있는 것도 일부 있지만 위에서 살펴 본 대로 대부분 설득력 있는 답변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본문에 대한 역사적 판단만을 중시해서 메시지를 발견하고 선포하는 일을 유보하고 연기하는 과오을 범하지 말고, 이제 우리 손에 있는 최종본문을 토대로 신학적 메시지를 함께 찾아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세심한 독자라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하라는 본문의 고레스 조서를 보며 한번쯤 던져보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조서는 페르시아에 득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반포되었기 때문입니다. 성전건축이 제대로 진행되게 하려면 물품지원 등과 같은 후속지원과 주변국들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요구하는 행정적인 조치가 부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했을 것입니다. 또한 자국의 노동인력이 상당수 국외로 유출되는 것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고레스는 분명 타 민족을 자국민만큼 이해하고 배려한 영웅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에스라 1장 본문에 근거해서 고레스는 하나님의 대한 신앙 역시 깊은 자로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서슴지 않고 고레스의 이러한 조서 반포 행위는 매우 정치적인 것이었고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고려한 것이었다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곧 성전건축을 명분으로 바벨론 거주 백성들을 각기 본국으로 보내어 페르시아 제국의 변방을 강화시키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이 정책이 시행되었다는 것입니다. 무너진 성전을 후원하고 귀환을 허락해 주는 페르시아 왕실에 대해 귀환자들은 고마움과 충성을 서약했을 것입니다. 이런 정책은 직전 제국이었던 바벨론의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즉, 바벨론은 속국으로부터 유력 인사들을 바벨론으로 이송하는 정책을 씀으로써 제국은 고급 인력과 두뇌들로 비대해졌지만 상대적으로 속국들은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약해지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바벨론 제국의 변방의 약화와 패망으로 이어졌다는 역사적 교훈을 고레스는 현명하게도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요컨대 고레스의 성전건축 명령은 자국의 철저한 이익을 계산한 정치적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에 대한 고레스의 철저한 신앙이 근인이 되었다는 생각도 재고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고레스는 하나님만이 아니라 타국의 신 모두에 대해 동일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가령 고레스 명문을 보면 고레스는 바벨론의 신인 마르둑을 향해 자신은 매일 마르둑에게 예배를 드리길 원했으며 다른 이들과 함께 마르둑 앞에 평화롭게 서서 위대한 마르둑을 기쁨을 찬양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고레스를 여호와 하나님만 특별히 섬겼던 신실한 신앙인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추정하건대 1:2절의 여호와께서 내게 지상의 나라 전부를 주시고 유다 땅에 성전을 짓도록 나에게 명하셨다는 말조차 정치적인 문구로서 유대인 청중을 고려하여 문체를 다듬을 때 삽입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온당해 보입니다. 정리하면 고레스의 조서는 자국의 이익이라는 분명한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며 고레스 개인은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문은 왜 고레스를 유다 백성의 후원자요 신앙인인 것처럼 그리고 있는가? 본문을 그렇다면 역사적 객관성을 치명적으로 결여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본문이 역사적 객관성을 결여하고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할 것입니다. 즉, 세상사에 대한 신앙인의 바른 시각을 본문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고레스는 아주 조그만 속주를 다스리는 총독으로 정치를 시작했지만 그 이후의 일들이 이상하게 잘 풀려 갔습니다. 메대와 리디아를 쉽게 장악했습니다. 구브로 같은 지역은 자발적으로 고레스의 세력 하에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바벨론 사람들은 자신들의 왕 납니두스에 대해 선적해 있던 불만으로 말미암아 고레스와의 전투에서 충성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모든 여건이 고레스에게 유리하게 돌아갔고 마침내 고레스는 바벨론을 격퇴하고 제국을 건설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발 빠르게 바벨론에서 피정복민으로서 살아 왔던 이들에게 성전건축을 명목으로 귀향 조처를 취하게 됩니다. 전술한 대로 피정복민들로부터 충성을 다짐받고 이들로 말미암아 제국 주변부가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튼튼해 질 것을 기대하면서……       하지만 본문이 독자들에게 질문하는 것은 과연 그것이 우연히 이루어진 결과인가를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고레스가 가는 곳마다 승승장구하고 단시일 내에 제국의 황제가 된 것이 과연 고레스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인한 것인가? 생각해보라는 점입니다. 본문은 그것은 고레스가 잘나서가 아니라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계획 하에 이루어진 일뿐임을 기억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하나님의 섭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고레스는 단지 일부분 쓰임 받았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본문 1절에서 분명히 선언하고 있습니다. 바사 왕 고레스 원년에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으로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시려고 즉, 고레스는 단지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조서를 내릴 수 있는 위치까지 오르게 되었다는 의미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고레스는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 예루살렘 성전건축을 명령하고 귀환을 허락했지만, 이러한 결정은 사실 하나님의 치밀한 계획 아래 이루어졌던 것임을 본문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저런 정치사, 가정사 들의 일들이 일어나지만 시각을 열어 좀 큰 그림을 한번 보라는 것입니다. 세상사가 그럭저럭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그 중심에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이 계획에 의거하여 세상역사가 차곡차곡 이루어지고 있다는 선언입니다. 이런 시작을 가지게 되면 우리 주변의 일들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게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하에 있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어떤 일의 결과가 예측과 다르게 나와도 그것을 하나님의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는 눈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나 교회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이 시각을 배워야 합니다. 그 위치에 우리를 놓으신 것은 다른 중요한 뜻을 이루기 위한 계획이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이런 시각을 가진 이들은 동일한 시대를 살아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질 수 있으며 이웃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자가 됩니다. 가령 이사야는 고레스가 승승장구할 무렵에 이미 그가 하나님의 목자요,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큰 계획이 이루어질 것임을 보았고, 따라서 포로지역에서 유다 백성들을 향해 그 복역의 때가 끝났다(사 40:)고 외치며 백성들을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똑 같은 시대에 살았지만, 세상사의 큰 그림을 보는 지각이 있었던 이사야는 남들과 질적으로 다른 시간을 살았던 것입니다.   5-11: “이에 유다와 베냐민 족장들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그 마음이 하나님께 감동을 받고 올라가서 예루살렘에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자가 다 일어나니”   본문말씀은 하나님께서 계획대로 세상사를 이끌어 가시고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셔서(흔들어 깨우셔서 1, 5) 그 일을 이루시는 분이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레스의 마음을 뒤흔드시고 바벨론 땅에 있던 유다 백성들의이 마음을 뒤흔드셔서 그 일을 이루어 나가십니다. 고레스가 제국의 황제가 된 후 자신의 정책에서 유다 백성들을 제외시킬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고레스의 영을 뒤흔드십니다(1). 바벨론으로 잡혀 온지 70년의 세월이 지난 터라 대부분의 유다 백성들은 바벨론에서 태어나 그곳 문화와 언어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이전 세대와는 달리 이들은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애착이 그다지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굳이 삶의 터전을 박차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특별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고레스의 조서가 반포는 되었지만 자신들이 성전건축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결심에 이르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다시 유대들의 영을 흔들어 일께우십니다(5)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신 것입니다. 무엇이 이런 하나님의 열심을 야기했는가?  1절에 그 답이 있습니다.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시기 위해서”라는 말씀입니다. 곧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은 반드시 성취하는 분이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약속이 성취되기까지는 필연적으로 시간적 거리가 있게 마련입니다. 약속과 성취 사이의 이 중간시대는 아직 성취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약속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힘든 시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침묵이 경험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시간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믿음이 성장하는 시간이 됩니다. 하나님이 약속의 성취로 말미암은 복을 담아낼 큰 그릇으로 성장해 가는 시간이 됩니다. 이 시간이 되면 하나님은 그 약속을 속히 이루는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약속을 이루시는 방법으로 이방 왕을 활용하셨습니다. 세상을 다 고레스에게 주신 후 황제라는 고레스의 위치를 활용해서 전격적으로 조서를 발표하게 함으로써 당신의 약속을 이루시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하셨습니다. 이런 하나님의 조치에 대해 바벨론 땅에 있던 유대인들 중 일부가 응답하고 성전재건의 깃발은 내 걸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이들에 의해 무너진 성전이 다시 회복되고 유다의 새 역사가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귀환하겠다고 결심한 무리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이 점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전술한 대로 이들의 결정은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바꾸는 결단이었습니다. 이들이 유다 땅에 돌아가면 산적해 있는 많은 사건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정체성 문제가 제기될 것입니다. 유다 땅에 남아 있었던 자들과 귀환한 자신들 사이의 문화적, 신앙적 간격은 단시일 내에 좁혀지지 않으리라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유다 땅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통혼이 유행했었기에 혈통적으로 참 이스라엘이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도 있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사회, 경제적 혼란도 충분히 예측되는 부분입니다. 토지, 가옥 등의 재산권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엄청난 언어적 혼란도 예측되었을 것입니다. 에스라 4장에 암시된 대로 주변국들이 이들의 성전재건을 탐탁지 않게 여길 것이라는 점도 예측되었습니다. 이런 정황 하에서 팔레스틴에 남아 있던 자들과 마음을 합하여 성전재건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을 것도 예견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일어났습니다. 이삭을 바치라는 명령이 떨어졌을 때 곧바로 모리아 산으로 향했던 아브라함처럼 이들은 주저함 없이 고레스의 조서에 응답하였습니다. 이 조서 배후에 숨어 있는 정치적 목적에 자신들이 이용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비판적 시각에서 이 문제를 이해하지 않고 자신들이 이러한 인간사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 도구가 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인간적으로는 불확실한 미래에 자신들의 삶을 던진 것입니다. 본문은 이와 같은 선구자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복이 큼을 보여줍니다. 고레스의 조서를 보면 성전재건에 필요한 물품들의 원조 수단은 4절에서와 같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않고 바벨론 땅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될 유대인들로부터 지원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분연히 일어나자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제공되었습니다. 이방이웃들이 은 그릇, 금, 세간 귀중품들을 자원해서 드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들의 마음을 동하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감동은 고레스에게도 미쳤습니다. 고레스는 느부갓네살이 탈취해왔던 성전의 그릇들을 돌려주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수치스러웠던 과거의 역사를 한 순간에 날려버리고 명예가 회복되는 순간이기도 한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