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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나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기쁨으로 너희에게 나아가 너희와 함께 편히 쉬게 하라”
22-33: “이제는 이 지방에 일할 곳이 없고 여러 해 전부터 언제든지 서바나로 갈 때에 너희에게 가기를 바라고 있었으니”
바울은 로마제국의 동방 지역에서 복음전도 사역을 마무리했다고 생각했습니다(어제 필자 해설참조).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그는 로마를 로마제국의
서부지역 선교의 교두보로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동부지역의 교회들과 또 다른 여러 이유 때문에 아직은 서쪽으로의 선교여행을 시작할 수 없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본문 말씀은 그러한 이유들을 설명하고 로마 교회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서쪽 즉, 서바나까지의 선교 여행을
위해서 로마교회가 바울의 후원자로 선교사 파송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바램을 받아주기
전에 그는 먼저 예루살렘으로 갔다가 다시 로마로 와서, 서바나로 가는 장대한 여행계획을 밝혔습니다. 단순하게 그의 미래의 청사진을 밝히는 것 같지만, 사실 대단한 모험을
계획한 것이었습니다.
바울이 지금 편지를 쓰고 있는 곳은 고린도입니다. 고린도에서 예루살렘으로 1,300km 다시 예루살렘에서 로마까지
2,400km 로마에서 서바나까지 1,100km 도합 4,800km의 여행길입니다. 바울 시대에서 바다와 육지 여행을 포함한
이 장거리 여행은 모험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쉽게 편지 끝에 자신의 계획을 지나가듯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 선교여행이 현재 바울의 입장에서 가장 큰 관심은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려는 계획은 몇 년 동안 마게도니야 교회들(빌립보, 데살로니가, 베뢰아, 고린도
교회 등)로부터 거둔 구제헌금을 전달하는 일이었습니다. 바울은
이 일을 매우 중대한 임무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가 몇 년 간의 가뭄 때문에 매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터라, 바울은 그들을 돕기로 작정하고 연보를 거두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연보에는 몇 가지 중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예루살렘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진 영적인 빚을 갚게 된다는 점입니다. 복음은 예루살렘의 사도들과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예수님 생전에 따라다녔던
제자들)로부터 시작하여 이방세계로 전파되었습니다. 그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한 모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구제 연보의
의의는 예루살렘 교회와 이방인 교회 관계를 새롭게 다지는 기회였습니다. 지금까지 유대 그리스도인과 이방
그리스도인 사이에서 나타난 간격과 갈등의 요소들이 이번 기회에 회복되고 오히려 견고하게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바울에게는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유대인들만의 고유한 영역이었던 복음이 이방인에게도 주어졌다는 점을, 이방 그리스도인으로부터 물질적인 선물을 수용함으로써 이를 인정하기를 바랐습니다. 이 일이 성공해야 바울은 다시 로마를 거쳐 서바나로 선교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는 마게도냐와 아가야 사람들이 예루살렘 성도 중 가나나한
자들을 위하여 기쁘게 얼마를 연보하였음이라
저희가 기뻐서 하였거니와 또한 저희는 그들에게 빚진 자니
만일 이방인들이 그들의 영적인 것을 나눠 가졌으면 육적인 것으로 그들을 섬기는 것이 마땅하니라
그러므로 내가 이 일을 마치고 이 열매를 그들에게 확증한
후에 너희에게 들렀다가 서바나로 가리라
내가 너희에게 나아갈 때에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을 가지고
갈 줄을 아노라(롬 15:26-29)”
바울은 이 일이 성공하여 로마로 가게 되면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을 가지고 갈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울은 처음부터 로마교회에
대한 자신의 임무와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내가 너희 보기를 심히 원하는 것은 무슨 신령한 은사를
너희에게 나누어주어 너희를 견고하게 하려 함이니(롬 1:11)”
그러나 바울에게는 혼자 간직해 왔던 걱정거리가 있었습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한 내용이지만, 그가 이방인에게 전했던 복음의
핵심은 할례나 율법준수와 같은 유대인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믿음으로도 이방인들은 구원을 이루어
하나님의 완전한 백성이 될 수 있다라고 가르쳐 왔었습니다. 이러한 복음 선포로 말미암아 유대교에서 바울을
죽이려고까지 했으며, 선교 여행지마다 심한 적대감을 품은 유대인들이 바울을 해치려 했었습니다. 유대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바울의 복음에는 이단성이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으며 그가 하는 사역을 방해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방인교회로부터 거둬들인 구제 연보가 과연 예루살렘 교회가 받아들일지
확신을 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오히려 연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방인 교회와 예루살렘 교회가 돌이킬
수 없는 교리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심각한 분규에 휘말릴 수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바울의 목숨도 경각에 처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는 바울로서는 로마교회에게 간절히 기도를 부탁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는지 알지 못하노라
오직 성령이 각 성에서 내게 증언하여 결박과 환난이 나를
기다린다 하시나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 22-24)”
“형제들아 내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기도에 나와 힘을 같이하여 나를 위하여 하나님께 빌어
나로 유대에서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들로부터 건짐을 받게
하고 또 예루살렘에 대하여 내가 섬기는 일을 성도들이 받을 만하게 하고
나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기쁨으로 너희에게 나아가 너희와
함께 편히 쉬게 하라(롬 15:30-32)”
이렇게 준비한 바울의 예루살렘 방문은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예루살렘에서는 맞아 죽을 뻔했으며 몇 번의 재판과정을 겪으면서, 3년 6개월이라는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고, 결국 로마로 가게 되었지만, 죄수의 몸으로 또 가는 도중에 풍랑을 만나서 겨우 도착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처럼 위대한 선교자를 이토록 매몰차게 대하시며 어렵게 이끌어가시는지를
우리는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울의 선교사역을 위해서 바울과 로마교회가 합심하여 한 기도가 응답은
되었으되, 그들이 바라던 대로 평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이는 위대한 선교자 사도 바울이 한 일이
아니라 “바울을 통해서 나타난 하나님의 사역이었음을 분명히
보이셨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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