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이르시되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32-36:
“말씀하시되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 하시고”
베드로가 목숨을 걸고 예수님
앞에서 맹세했던 약속은 ‘절대 버리지 않겠다(29)’는 것과 ‘절대로 부인하지 않겠다(31)’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그 맹세는 잠시 후에 여지없이 깨어지게 됩니다. 겟세마네 기도는 복음서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가장 중요한 말씀입니다. 감람산은 구약성경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의미심장한
장소입니다. 그 곳은 재림 때 오실 곳이며, 전통적으로 기도의
장소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예수께서 하나님의 도움으로 시련을 이기셔야 할 장소이고 마지막 사탄과의
영적 전투에서 승리해야만 할 장소입니다.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를 데리고
나아가서 그들 중에 다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더 깊숙한 숲 속으로 나아갔습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운명을 내다보셨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을 아셨습니다. 그럼에도 막상 그 때가 다가왔다고 생각되었을 때, 심한 흥분상태에
빠졌습니다. 즉, 큰 충동 때문에 동요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 명의 제자들에게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34)”고
하십니다. 이렇게 깨어 있으라고 하신 까닭은 기도를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그들에게 파수꾼 역할을 부탁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예수를 잡으러 오는 대적자들의 접근하면
미리 알려 달라는 의미였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생애 기간 중에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예수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마지막 기도의 때에도 같이 있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땅에 엎드리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죽음을 예견하셨으므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번민하신 것은 아닙니다. 닥칠 육신의 죽음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죽어야 할
근거와 죽음 후에 올 하나님의 외면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인간의 죄와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의 표현이셨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죄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대신하여 율법대로 저주들
받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관계가 끊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뜻은 예수께서 하실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옮겨달라고 하신 근본 이유입니다. 바울은 당시의 예수님의 마음을
이렇게 헤아렸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기록된 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게 미치게 하고 또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 함이라(갈 3:13-14)”
독생자 예수를 외면하시면서까지
그를 저주하신 하나님의 크신 뜻은 그의 백성이 믿음으로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는 의도이셨습니다. 예수께서도
이 뜻을 아십니다. 그렇지만 번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견딜 수 없도록 엄습해오는 영적인 고통을
감당해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러한 심정은 십자가 상에서도 계속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철저하게 성부 하나님께로부터 버림을 받았습니다. 순교자들도
마지막 운명의 순간에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를 기억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위안과 용기를 얻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막 15:34)”
그래서 예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므로 “될 수만
있으면 다른 방법이 있지 않겠는가(36)” 라고
하소연을 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묵묵부답이십니다. 응답이
없는 기도 끝에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자신의
의지대로 그 잔을 피할 수도 있었던 긴박한 순간에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심각한
번민 속에서, 사탄과의 마지막 투쟁에서 하나님의 편으로 순종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고, 이 죽음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기도 속에 이 고난이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임을 분명히 합니다.
세상을 심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계획은 성육신 하신 예수님을 저주함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은 짧은 기간이지만 지옥까지 내려가십니다. 인간은 자아의 의지대로 믿음을 가질 수 없습니다.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순종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지 못하면 육신의 연약함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37-42: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하시고”
예수께서 땀방울이 핏방울처럼
되시기까지 기도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동안 세 제자는 자고 있었습니다. 육신의 약함 때문에 잠에
취했다고 할 수 있지만, 오히려 최고조의 긴박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영적 게으름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그들은 밤을 새워 고기를 잡던 어부들입니다. 체력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주일에 목사님 설교만 시작하면 조는 분들이 있습니다. 진부한 설교도
원인일 수 있겠지만, 육체가 피곤해도 영적으로 깨어있으면 졸리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점점 고독해지고
더 고립되어 갔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으로부터 배척당하시고, 사랑하셨던
그의 백성으로부터, 아끼던 제자들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고 홀로 십자가의 길을 향하게 되십니다. 수난예고는 이미 여러 차례 예언하셨습니다. 제자들은 방금 전에도
죽으시고 부활하실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오히려 화를 내고 절대로 떠나지 않겠고, 부인하지 않겠다고 언성을 높였던 그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깨어있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열심으로는 예수를 믿을 수 없습니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의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갈 5:16)”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깨어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곁에서 깨우셨음에도 영적 졸음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가룟 유다에 의해서 관원들에게 체포되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까지 담대하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두려움으로 도망쳐 숨었습니다. 기도 능력의 차이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매달려 도움을 청하려는 믿음과 영적인 사고가 없었습니다. 또한
3년 동안 예수님을 따랐으면서도 모든 것을 세상적인 안목으로 판단하고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때에 그들은 졸고 말았습니다. 열심히 믿는다고
구원받기로 약속된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믿느냐? 의 문제입니다.
예수께서는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있어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이미 그들은 곤히 잠들어 버린 후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다(39)”고 하시고 기도했던 자리로 돌아가서 혼신의 힘을 다해 또 다시 기도하셨습니다. 세 제자들은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했었습니다. 가장 열심히 예수를
추종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이면 생명까지라도 내놓을 수 있겠다는 충성을 맹세했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열심은 항상
세속적인 관점에서 육체의 욕심을 따라 이해관계를 가지고 믿음의 열심을 부렸던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성경말씀은 빛이 되어 세상의 부당함을 고발합니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그 부당성을 거부하지 않고 수용합니다. 그리고
맨날 교회에 와서 ‘주여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라고 말합니다. 용서하셨음을 믿는 믿음만 있습니다. 고난, 죽음, 포기는 나중에 해야 할 일로 미뤄뒀습니다. 예수께서 “나중에 이 잔을 마시겠습니다” 고 거부하셨다면 성도의
구원은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고난 죽음 포기 등 전부포기를 지금 하지 않으면 구원은 항상
강 건너에 있습니다.
기도를 마치신 예수께서는
세 번째로 자고 있는 제자들 곁에 오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눈꺼풀이 무거워 깨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에 가룟 유다의 급습에 당황하게 됩니다. 제자들은 예수께 변명할 아무런 말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실망시켰습니다. 이렇게 제자들이 자고 있을 때 엉뚱하게 가룟 유다는 깨어서 사탄의 앞잡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일생 동안 짊어질 수치의 날들을 바로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우리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때가 왔도다 보라 인자가 죄인의 손에 팔리느니라(41)”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셨으면서도 이렇게 선언하신 것은 이 모든 상황을 주관하고 계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가룟 유다가 이끈 대적자들이 예수님을 체포할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이미 자신을 팔 자가 가룟 유다임을 알고 계셨고 마치 그와 함께 닥쳐올 제사장들, 서기관들, 그리고 장로들이 보낸 하속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으로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느니라(막 14:4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