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2:18-38 ::: 가나안으로 돌아옴 Thu. Sep. 10. 2020     “사흘 만에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노니 너희는 이같이 하여 생명을 보전하라(창 42:18)”     요셉의 목적은 친동생 베냐민을 포함한 모든 식구들이 자기 앞으로 나오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은 그가 꾼 꿈의 실현이기도 합니다.   형들에게 곡식을 팔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돌아갈 형제들에게 자루에 가득 곡식을 채웠고 값을 치를 돈도 다시 그들의 자루에 도로 넣게 하였으며, 가는 도중에 먹을 양식은 따로 충분히 주었습니다. 이것이 요셉의 마음이었지만, 그들은 눈치채지 못합니다.   드디어 시므온만 남겨놓고 그들은 나귀에 곡식을 싣고 가나안을 향해 떠났습니다. 도중에 여관에 머물러 자루를 풀어본 결과 그 안에는 지불했던 돈이 고스란히 들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절망에 빠져버립니다.   “내 돈을 도로 넣었도다 보라 자루 속에 있도다 이에 그들이 혼이 나서 떨며 서로 돌아보며 말하되 하나님이 어찌하여 이런 일을 우리에게 행하셨는가(창 42:28)”         More……… 해설 보러 가기 (창 42:18) 사흘 만에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노니 너희는 이같이 하여 생명을 보전하라 (창 42:19) 너희가 확실한 자들이면 너희 형제 중 한 사람만 그 옥에 갇히게 하고 너희는 곡식을 가지고 가서 너희 집안의 굶주림을            구하고 (창 42:20) 너희 막내 아우를 내게로 데리고 오라 그러면 너희 말이 진실함이 되고 너희가 죽지 아니하리라 하니 그들이 그대로 하니라 (창 42:21) 그들이 서로 말하되 우리가 아우의 일로 말미암아 범죄하였도다 그가 우리에게 애걸할 때에 그 마음의 괴로움을 보고도 듣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괴로움이 우리에게 임하도다 (창 42:22) 르우벤이 그들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너희에게 그 아이에 대하여 죄를 짓지 말라고 하지 아니하였더냐 그래도 너희가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므로 그의 핏값을 치르게 되었도다 하니 (창 42:23) 그들 사이에 통역을 세웠으므로 그들은 요셉이 듣는 줄을 알지 못하였더라 (창 42:24) 요셉이 그들을 떠나가서 울고 다시 돌아와서 그들과 말하다가 그들 중에서 시므온을 끌어내어 그들의 눈 앞에서 결박하고 (창 42:25) 명하여 곡물을 그 그릇에 채우게 하고 각 사람의 돈은 그의 자루에 도로 넣게 하고 또 길 양식을 그들에게 주게 하니 그대로 행하였더라 (창 42:26) 그들이 곡식을 나귀에 싣고 그 곳을 떠났더니 (창 42:27) 한 사람이 여관에서 나귀에게 먹이를 주려고 자루를 풀고 본즉 그 돈이 자루 아구에 있는지라 (창 42:28) 그가 그 형제에게 말하되 내 돈을 도로 넣었도다 보라 자루 속에 있도다 이에 그들이 혼이 나서 떨며 서로 돌아보며 말하되 하나님이 어찌하여 이런 일을 우리에게 행하셨는가 하고 (창 42:29) 그들이 가나안 땅에 돌아와 그들의 아버지 야곱에게 이르러 그들이 당한 일을 자세히 알리어 아뢰되 (창 42:30) 그 땅의 주인인 그 사람이 엄하게 우리에게 말씀하고 우리를 그 땅에 대한 정탐꾼으로 여기기로 (창 42:31) 우리가 그에게 이르되 우리는 확실한 자요 정탐꾼이 아니니이다 (창 42:32) 우리는 한 아버지의 아들 열두 형제로서 하나는 없어지고 막내는 오늘 우리 아버지와 함께 가나안 땅에 있나이다 하였더니 (창 42:33) 그 땅의 주인인 그 사람이 우리에게 이르되 내가 이같이 하여 너희가 확실한 자들임을 알리니 너희 형제 중의 하나를 내게            두고 양식을 가지고 가서 너희 집안의 굶주림을 구하고 (창 42:34) 너희 막내 아우를 내게로 데려오라 그러면 너희가 정탐꾼이 아니요 확실한 자들임을 내가 알고 너희 형제를 너희에게            돌리리니 너희가 이 나라에서 무역하리라 하더이다 하고 (창 42:35) 각기 자루를 쏟고 본즉 각 사람의 돈뭉치가 그 자루 속에 있는지라 그들과 그들의 아버지가 돈뭉치를 보고 다 두려워하더니 (창 42:36) 그들의 아버지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나에게 내 자식들을 잃게 하도다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거늘            베냐민을 또 빼앗아 가고자 하니 이는 다 나를 해롭게 함이로다 (창 42:37) 르우벤이 그의 아버지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그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오지 아니하거든 내 두 아들을 죽이소서 그를 내 손에 맡기소서 내가 그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돌아오리이다 (창 42:38) 야곱이 이르되 내 아들은 너희와 함께 내려가지 못하리니 그의 형은 죽고 그만 남았음이라 만일 너희가 가는 길에서 재난이 그에게 미치면 너희가 내 흰 머리를 슬퍼하며 스올로 내려가게 함이 되리라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사흘 만에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노니 너희는 이같이 하여 생명을 보전하라”   18-24: “요셉이 그들을 떠나가서 울고 다시 돌아와서 그들과 말하다가 그들 중에서 시므온을 끌어내어 그들의 눈 앞에서 결박하고”       형들을 사흘 동안 감옥에 가두고 난 후에 요셉은 다시 그들을 앞에서 섰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한 사람만 보내어 막내 동생을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만 이곳에 가두고 나머지가 돌아가서 막내를 데려오라고 명령합니다. 요셉은 사흘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을 것입니다. 우선 한 사람만 가나안으로 돌려보낸다면 가지고 갈 곡식의 양도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인 야곱이 아홉 형제가 잡혀 있는 애굽으로 또 다시 베냐민을 포함한 아들들을 결코 보내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너희가 확실한 자들이면 너희 형제 중 한 사람만 그 옥에 갇히게 하고 너희는 곡식을 가지고 가서 너희 집안의 굶주림을 구하고 너희 막내 아우를 내게로 데리고 오라 그러면 너희 말이 진실함이 되고 너희가 죽지 아니하리라 하니 그들이 그대로 하니라(창 42:19-20)”   만약에 다시 돌아오지 않거나 막내 동생을 데려오지 못한다면 갇힌 한 사람은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엄히 경고하였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애굽 총리가 "너희가 섬기는 하나님을 경외한다(18)"는 고백에 있습니다. 그러나 요셉의 형들은 이 말을 믿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형들 사이에 주고받은 대화 속에서는 하나님을 전혀 배제하고 있음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요셉에게 행한 사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그 뒤에도 아버지 야곱을 속인 일에 대한 죄책감에서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요셉의 형들의 20년 간의 인생에는 용서되지 않는 과거에 묶여 있었으며 매사의 모든 일에서도 이와 연관시켜 그 가중치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입니다. 때로는 그들 나름대로 정직하게 열린 마음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하지만 진실이 밝혀졌을 때, 닥칠 또 다른 불행에 대해서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괴로워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지만,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정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려고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그릇처럼, 신뢰는 무너졌고 다시 회복되기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죄값은 누가 치러야 하느냐? 말입니다.   “그들이 서로 말하되 우리가 아우의 일로 말미암아 범죄하였도다 그가 우리에게 애걸할 때에 그 마음의 괴로움을 보고도 듣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괴로움이 우리에게 임하도다(창 42:21)”   형들은 요셉을 팔고 난 후로 악몽을 꾸었을 것 같습니다. 잠결에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나보면, 요셉의 애걸하는 모습과, 죽은 뒤의 혼령이 나타났던지 아무튼 그들을 괴롭혀 온 것만은 사실입니다. 요셉을 팔아버린 뒤에 정신을 차리고 후회한들 이미 늦었고, 그들은 요셉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이번과 같은 일에도 그들은 요셉의 일 때문에 벌받는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실 한 사람을 억류하고 나머지만 가나안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상황이 더욱 요셉의 일을 상기시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르우벤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였습니다. 내가 그 아이를 죽이지 말자고 했음에도 너희들이 요셉을 죽임으로 그 피값을 치르게 되었다고 형제들을 책망하면서 자신은 요셉의 죽음과 상관없다는 뜻을 피력하였습니다. 아직도 르우벤은 요셉이 형제들에게 죽임을 당한 것으로 아니면 맹수에게 물려 죽게끔 방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르우벤과 또 다른 형제들 간에도 서로 속이는 일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르우벤이 자리에 없을 때, 나머지 형제들이 요셉을 애굽으로 가는 대상들에게 팔아 넘겼기 때문입니다. 요셉이 그 자리에 있었지만, 형들은 자기들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한 것으로 착각하여 그들의 속내를 다 말함으로 요셉은 그 정황의 일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요셉은 형들과의 대화 사이에 통역을 통해서 듣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형들의 언쟁을 지켜본 다음에 홀로 따로 나가서 울었습니다. 운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형들과 만남의 반가움? 애굽에 팔렸던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서? 아니면 하나님의 놀라운 경륜에 감사해서?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요셉은 형에게 매달려 애걸하며 자신을 대상들에게 넘기지 말라고 울부짖었던 기억을 떠올렸을 것 같습니다. 그 후로 보디발의 집에서 종 노릇할 때며, 다시 보디발의 아내의 모함을 받고 겨우 목숨만을 건져 무기수로 감옥에 갇혔을 때의 고충을 그려보았을 것이며, 또 다시 꿈의 해석으로 희망을 가졌다고 낙망하였을 때를 상기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도 당당한 요셉의 담력을 우리는 발견합니다. 모진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요셉은 예전의 요셉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전략가며 교활하고 냉정하며 공과 사를 분명히 가르는 치밀함을 가진 자였습니다. 또한 복수를 계획하여 실행에 옮기는 인물이었습니다. 세월은 사람을 변하게 합니다. 특히 고생한 과거의 삶을 통해서 무조건 선을 행하지도 않습니다. 믿었던 사람에게 버림 당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감쪽같이 속아넘어가서 재산을 거덜내 본 사람은 더 이상 천사처럼 선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불신이 가슴 한구석을 차지하며, 남편이라도, 아내일 망정 전적인 신뢰를 갖지 못하고 항상 한 쪽은 의심의 눈초리를 열어둔 채로 피곤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항상 당하는 쪽은 선한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며, 순수한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야 도적 같은 자들이 속혀 먹기 적당하고, 감언이설로 거짓을 풀어도 금방 믿고 따르며, 몸도 마음도 금방 다 바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 하셨다고 해서 마냥 순진한 유치원 어린이 같은 순결함과 천사 같은 마음씨를 보존하고 있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며 생명의 위기 속에서 죽음을 경험했으며, 도저히 거절하지 못할 유혹 속에 빠져 한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헤매며 타락의 길로 나갔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재물에 대한 유혹은 이거 사람 미치게 만듭니다.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세상입니다. 고대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권력도, 여자도, 부와 명예도 군대도, 나라까지도 사버릴 수 있는 힘입니다.       요셉은 20년의 젊은 시절에 모진 세상의 풍파를 견디며 모든 인생의 경험을 한꺼번에 다 해버린 듯합니다. 그에게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악독한 총리가 되었을 것이며, 복수의 화신이 되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는 돌아서서 한참을 통곡하고 다시 형들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 시므온을 지목하자, 그를 끌어내어 모두가 보는 앞에서 결박하여 감옥에 가두어버렸습니다. 나머지 9명의 형제들도 심정으로는 이 때에 시므온과 함께 얽매이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요셉이 꾼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어떤 묘안을 짰는지를 추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마냥 무릎 꿇고 두 손을 깍지 끼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그 뜻이 하나님께서 원하신 일이라면 내가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움직이는 발걸음마다 성령의 역사는 함께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25-28: “명하여 곡물을 그 그릇에 채우게 하고 각 사람의 돈은 그의 자루에 도로 넣게 하고 또 길 양식을 그들에게 주게 하니 그대로 행하였더라”   요셉의 목적은 친동생 베냐민을 포함한 모든 식구들이 자기 앞으로 나오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은 그가 꾼 꿈의 실현이기도 합니다. 형들에게 곡식을 팔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돌아갈 형제들에게 자루에 가득 곡식을 채웠고 값을 치를 돈도 다시 그들의 자루에 도로 넣게 하였으며, 가는 도중에 먹을 양식은 따로 충분히 주었습니다. 이것이 요셉의 마음이었지만, 그들은 눈치채지 못합니다. 드디어 시므온만 남겨놓고 그들은 나귀에 곡식을 싣고 가나안을 향해 떠났습니다. 도중에 여관에 머물러 자루를 풀어본 결과 그 안에는 지불했던 돈이 고스란히 들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절망에 빠져버립니다.   “내 돈을 도로 넣었도다 보라 자루 속에 있도다 이에 그들이 혼이 나서 떨며 서로 돌아보며 말하되 하나님이 어찌하여 이런 일을 우리에게 행하셨는가(창 42:28)”   혼이 나서 떨며 서로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그들은 심장이 멎었으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랐습니다. 돌아가서 이실직고를 해야 할지 겁이 나므로 가나안으로 줄행랑을 놔야 할 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요셉이 돈을 도로 집어넣은 것은 무슨 마음에서일까? 곡식을 받고 도둑처럼 돈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예전에 요셉을 팔고 받은 돈을 생각나게 하기 위해서? 그러니까 시므온을 팔아 챙긴 돈을 자루에 넣어가지고 가는 것처럼 하기 위해서, 복합적인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 아무튼 요셉이 순수하게 무상으로 곡식을 주겠다고 하는 선한 의도가 있었을지라도 그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그들은 경악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가나안까지 오는 길에 엄청나게 불안한 상태의 여행길이었을 것이라고 상상이 됩니다.   29-38: “야곱이 이르되 내 아들은 너희와 함께 내려가지 못하리니 그의 형은 죽고 그만 남았음이라 만일 너희가 가는 길에서 재난이 그에게 미치면 너희가 내 흰머리를 슬퍼하며 스올로 내려가게 함이 되리라”   그들은 가나안 땅에 돌아왔습니다. 야곱에게 그 동안 애굽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상세히 보고하였습니다. 정탐꾼으로 오인받았던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명하기 위해서 한 형제임을 강조하였다고 말합니다. 열두 형제 중에 하나는 없어지고 막내는 아버지와 함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므온이 갇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완곡하게 해명합니다. “너희 형제 중에 하나를 내게 두라”고 하여 시므온을 두고 양식을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감옥에 갇혔다는 말을 생략하고 만약에 막내를 데려오지 못할 때에는 죽이겠다는 말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막내를 데려가 확인하면 정탐꾼의 오해를 벗고 너희들과 무역을 하겠다고까지 호의적이었다고 말을 돌렸습니다. 사실 무역하겠다는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어찌하든 야곱을 안심하게 하려는 의도로 거짓말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도중에 곡식자루에서 돈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도 곧 들어날 일이었습니다. 각자의 자루를 쏟자 곡식과 더불어 각자가 곡식 값을 지불한 돈도 함께 나왔습니다. 그들과 아버지는 돈뭉치를 보고 다 두려워하게 됩니다. 야곱은 절망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들들이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너희가 나에게 내 자식들을 잃게 하도다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거늘 베냐민을 또 빼앗아 가고자 하니 이는 다 나를 해롭게 함이로다(36)” 야곱의 의구심은 시므온이 없어짐과 돈다발과 연결되었습니다. 시므온은 없어졌고 돈다발이 나타난 것으로 대조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야곱은 이 형제들이 시므온을 노예로 팔아버리고 나서 그 증거를 감추기 위해 곡식자루 속에 돈다발을 집어넣고 우연히 나온 것처럼 꾸몄다고 믿어버렸습니다. 자식을 잃고 환난을 당한 장본인은 야곱이었습니다. 부자간에 믿음이 사라졌습니다. 야곱의 삶의 대부분은 아들들의 속임수가 차지했습니다. 아들들의 입장에서 요셉에게 자행한 일을 두고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눈치채고 있는 듯합니다. 요셉이 그랬고 시므온도 팔았다고 믿어버립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베냐민까지 어떻게 너희들이 내게 이럴 수가 있느냐! 는 탄식입니다. 이때 장남인 르우벤에 나섰습니다. 만약에 베냐민을 다시 데려오지 못한다면 자기의 두 아들들을 죽이라고 말합니다. 반드시 베냐민을 돌아오게 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지금 야곱에게는 베냐민과 르우벤의 자식들 그러니까 손자들과 비교우위를 할 만한 대상이 아닙니다. 르우벤의 이러한 제의는 어리석을 뿐 아니라, 야곱의 의구심만 더 불러일으킬 따름입니다. 그는 아버지 야곱의 첩 빌하를 범했던 자입니다. 르우벤이 자식들의 목숨까지 담보로 내놓겠다고 하였지만, 야곱은 거절하고 있습니다. 내 아들 요셉은 죽고, 그 동생 베냐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야곱에게 내 아들은 라헬의 혈육만이라고 야곱이 말하는 것 같습니다. 레아 혈육의 대표인 르우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두 아내의 아들들 간의 형제관계를 부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야곱은 베냐민이 그들과 애굽으로 내려가는 일을 단호히 거절합니다. 야곱은 늙었습니다. 흰머리가 난 늙은이입니다. 늙은이가 스올 즉 지옥으로 내려가 결코 안식을 취할 수 없으리라고 말합니다. 베냐민을 보낼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나를 죽이고 데려가라 이런 말보다 더 강력하게 거절하는 말이었습니다. “만일 너희가 가는 길에서 재난이 그에게 미치면 너희가 내 흰머리를 슬퍼하며 스올로 내려가게 함이 되리라(38)” 요셉의 계획으로 말미암아 야곱과 그의 아들들과의 갈등의 폭은 커졌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위기는 고스란히 야곱에게 돌려지고 있습니다. 그는 늙었습니다. 아들들이 원하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얼마나 베냐민을 지킬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서로 속고 속이는 그들의 인생살이에서 참회와 화해를 열어갈 여지가 아직까지는 오리무중이지만, 언젠가 가능하리라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요셉의 꾼 꿈 속에 씨앗이 있으며 하나님과의 약속으로부터 그 실타래를 풀려가야 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