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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1-5: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1)” 이 말씀은 자주 부른 찬양의 가사 속에 있어서인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시 42편에만 유일하게 기록된 말씀입니다.
한국에서는 목마름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인지 잘 알 수 없습니다. 어딜 가든지 마실
물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같이 물이 귀한 지역에서 느끼는 갈급함이란 곧 생명을
위협받은 것과 동일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나님,
사슴이 시냇물 바닥에서 물을 찾아 헐떡이듯이,
내 영혼이 주님을 찾아 헐떡입니다(1).”
사자에게 쫓겨서 기진맥진한 사슴은 가까스로 사자를 따돌렸지만, 이제는 네 발로 설 수 없을 만큼 지쳤고 그냥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머리끝까지
차오를 숨은 아무리 할딱거려도 숨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침은 말라 혀는 입천장에 달라붙어버렸고 단 한
줌의 물을 찾아 비틀거리며 냇가를 찾았지만, 시냇물은 바닥을 드러내고 말라버렸습니다. 이제는 사자가 달려들어도 도망칠 힘마저 붙여버렸습니다. 이러한 심정으로
시인은 "내 영혼이 주님을 찾아 헐떡인다"고 하소연하였습니다.
왜? 시인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미리 주님을 찾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청중들에게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 이러한 질문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을 떠나 방탕하게 지낸 과거 전적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주님을 떠난 적이 없다고 반문할
분도 있겠지만, 교회 예배 참석한 것으로 주님을 떠난 적이 없다고 핑계 댈 수는 없습니다. 내 영혼은 주님을 떠난 적이 많습니다.
시인이 힘들어하며 주님을 찾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피조물로써 영혼에 대한 갈급함
때문입니다. 세상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주님을 찾는 일은 아닙니다.
세상 위기는 모면한다고 해서 주님 앞으로 돌아올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도의
위기에서 병상에서 감옥에서 절망과 좌절에서 오는 위기는 주님을 찾는 촉매제 역할을 할지는 몰라도 진정한 영혼의 갈급함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영혼에 대한 갈급함의 진정한 생수는 예배를 통해서 마셔야 할 하나님의 말씀 안에 있습니다.
따라서 경건한 자들에게만 영혼의 갈급함이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영혼에 대한 갈급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 가운데에서 갈망하는 영혼의 목마름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왜곡되어 술과 마약으로
영혼의 갈급함을 채우려고 합니다. 이성(공부, 한 가지 일에 몰두 등)과 감성(음악, 남녀간의 교제, 등)을
만족시킴으로 채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언젠가는
실증 나고, 실망하고 속았다는 생각에 절망하게 됩니다.
오로지 하나님을 찾을 때만이 영혼의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누구도(철학, 의학, 과학, 문학, 천문학, 신학 등등) 부인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영혼을 창조하실 때에 하나님과 교제를 하도록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살아갈 수 없도록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간은 만족 없이 영혼의 목마름과 굶주림 상태로 죽어갑니다. 시인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
뵙는 것만이 내 영혼이 살 길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내 영혼이 하나님,
곧 살아계신 하나님을 갈망하니,
내가 언제 하나님께로 나아가 그 얼굴을 뵈올 수 있을까?
사람들은 날이면 날마다 나를 보고
‘너의 하나님이 어디있느냐?’ 하고 비웃으니,
밤낮으로 흘리는 눈물이 나의 음식이 되었구나(시 42:2-3).”
시인은 목마름의 해결하는 길은 오직 살아 계신 하나님의 얼굴을 뵈옵는 일임을
깨닫고 있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은 이러한 시인을 비웃었습니다. “너의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하나님께서는 이방 신들처럼 인간이 원하는 것을 주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께서 원하는 것을 주는 분이십니다. 어리석게도 세상은 하나님을 외면하기를 즐겨 합니다. 심중에 하나님을
인식하면서도 그들의 표현은 항상 사탄의 뜻을 드러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원한다 해서 우리의 뜻을
만족시켜주는 분이 아니십니다.
조롱하는 원수들의 만족과 우리들의 만족은 차원이 다릅니다. 그렇지만 내가 고통을 당하고 절망 속에 있으며,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세상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으며, 불신자들에게
머리를 굽혀 살 길을 찾아야 하는 현대인에게는 꿈쩍도 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실망하게 됩니다. 위기
속에서 부르짖었으나, 응답은 커녕 도리어 더 큰 환란이 닥쳤습니다. 과연
내가 의지하는 주님께서 살아 계신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시인은 "눈물이 음식"이 되었습니다. 좌절의 눈물이며, 굴욕의 눈물이며,
원망과 슬픔의 눈물이며, 사실은 실패의 눈물입니다. 아직도
깨어지지 않은 바위덩어리 같은 자존심이요, 세상 것들로 一笑一怒하는 마음이며, 하나님은 조건부 응답의 신임을 자인하는 일입니다. 시인이 원했던
것은 하나님의 생수였지만, 현재 마시는 물은 주체 없이 흐르는 비통함이 섞인 눈물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현실의 암담함을 떠나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을 추억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릴 때 철없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주일학교에 입학했을 때 같이 뛰놀던 동네 아이들 앞에 서는 일이 부끄러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던 모습을 기억했습니다. 성탄절이면 너무 좋아서 찬송을 부르며 발갛게 타오는 촛불을
바라보면서 저 많은 촛불 뒤에 예수님께서 와 계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교회의 종소리가 그렇게 청아하게
들렸고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그 교회 언덕을 기억해냈습니다. 그렇게도 순수하게 예배당의 찬 마루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던 그 어린 시절이 눈물겹도록 그립고 간절해서, 지금도
그 때의 감격 때문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진심으로 주님을 순수하고 신실하게 섬겼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시인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니 마음 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치 하나님께로부터 버림받은 자신에게서 예배에 참석할 수 없으리 만큼 망가져버린 영혼을 보았습니다. 골목만 나서면 교회당이 많은데도 내 영혼의 갈급함을 채워줄 교회는 없는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예배에 참여할 용기조차 나지 않을 만큼 세상의 더러운 것들로 악취가 진동했음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밤새 술에 취해서 그 찌든 술로 인한 악취가 온 몸에 배어 있어 감히 예배당에 들어갈 용기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책하면서 이 위기를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내가 왜 낙망해야 하는가? 아직도 기회는 있지 않느냐고 자신을 위로하면서도
탓하고 있습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그렇게 낙심하며,
어찌하여 그렇게 괴로워하느냐?
너는 하나님을 기다려라.
이제 내가,
나의 구원자, 나의
하나님을, 또 다시 찬양하련다(시 42:5).”
시인은 자신의 영혼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세속에 물들어 찌들어버린 신앙양심, 이제는 자신마저도 믿지 못할 만큼, 믿음을 잃어버린 양심을 향한 시인의 자조 섞인 대화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시인의 자아 속에는 하나님을 향한 예배를 기억하고 신앙을 고백하고자 하는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그는
이 희미한 과거의 신앙 열정의 불씨를 가지고 자신의 타락한 신앙양심을 탓하면서 위로하고 있습니다. 낙망하느냐? 그럼에도 나는 나의 구원자, 나의 하나님을 또 다시 찬양하련다. 이 낙담한 신앙양심을 가지고 하나님께 향한 예배와 신앙고백을 통해 하나님을 알고 체험했던 과거의 불씨를 살려서
주님께 나아가기 원합니다.
이제 시인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원합니다. 그 가느다란 끄나풀이 팽팽하게 힘을 줄 수 있도록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6-11: “내 반석이신 하나님께 말하기를 어찌하여 나를 잊으셨나이까 내가 어찌하여 원수의 압제로 말미암아 슬프게 다니나이까 하리로다”
“내 영혼이 너무 낙심하였지만,
요단 땅과 헤르몬과 마살 산에서, 주님만을 그래도 생각할 뿐입니다.
주님께서 일으키시는 저 큰 폭포 소리를 따라 깊음은 깊음을
부르며,
주님께서 일으키시는 저 파도의 물결은
모두가 한 덩이 되어 이 몸을 휩쓸고 자나갑니다(시 42:6-7).”
시인은 참으로 하나님과 즐겁게 교제했던 고향의 시골 예배당을 생각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기억으로 찾아간 곳은 처음 주님을 만났던 장소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곳은 요단 땅 헤르몬과 마살 산 골짜기에 있던 예배당이었습니다. 이곳이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요단 땅 헤르몬
산이면 북쪽, 이스라엘 북쪽 경계지역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시인이
지난 날에 분명히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체험했고 그곳에서 영혼의 목마름을 축였던 감격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영혼의 생수를 마시는 원천이었던 곳입니다.
그러나 낙망을 이겨내고 갈급한 심정을 축이는 일은 잠시였습니다. 반가운 느낌은 잠시이고, 헤르몬 산줄기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수와 지중해의
거센 파도에 휩싸여버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인은 영혼의 안식처를 찾아
생수가 솟아나는 샘물의 원천을 찾아 반가웠지만, 이내 천지를 진동하는 폭포수의 소리를 들으며 위압감을
느꼈습니다. 갈급함 때문에 찾았던 어릴 적 예배당은 개발의 물결에 밀려 그 언덕이 깎이어 평지가 되었고
거기에는 낯선 모텔 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솟구쳐 있었습니다.
시인은 갑자기 우레 같은 폭포수의 진동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지중해의 거센 풍랑과 바위에 부딪쳐 솟구치는 파도를 보았습니다. 극도로
심한 괴로움과 불안했던 심정은 하나님을 처음 만났던 그 때를 기억했음에도 떨쳐지지 않았습니다. 두 귀를
막아도 울리는 이 굉음은 신실했던 그의 신앙의 추억마저 휩쓸고 가버렸습니다. 그러나 몸서리치면서도 시인은
하나님과 교제했던 추억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칩니다.
“낮에는 주님께서 사랑을 베푸시고,
밤에는 찬송으로 나를 채우시니,
나는 다만 살아 계시는 내 하나님께 기도합니다(시 42:8).”
주님은 내게 인자하심과 사랑을 베푸시곤 하셨습니다. 밤에는 찬송으로 나를 평안으로 채우셨습니다. 죽음 앞에서 고통과
시련과 좌절 앞에서 오직 나는 살아 계시는 내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 밖에 없습니다. 시인의 하소연은
너무 처량합니다. 과거에 주일이면 교회에 가는 일이 가장 기뻐서 주일만 오기를 기다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날에는 하루 종일 교회에 있어도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찬양하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듣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찬양하면 마치 천국에 있는 착각에 빠지곤 했습니다. 깍지 끼고 두 손을 모을 때마다 주님을 만나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러나 이내 폭포수의 굉음과 파도가 부딪쳐 터지는 바위 소리가 뼈를 찌르는 고통으로 가슴을 저미며 파고 들었습니다.
“나의 반석이신 하나님께 호소한다.
‘어찌하여 하나님께서는 나를 잊으셨습니까?
어찌하여 이 몸이 원수에게 짓눌려 슬픈 나날을 보내야만
합니까?’
원수들이 날마다 나를 보고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하고 빈정대니,
그 조롱 소리가 나의 뼈를 부수는구나(시 42:9-10).”
반석이 되신 하나님께 소망이 있습니다. 시인은
하나님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절망과 파멸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견디는,
반석이신 하나님께 매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시인을 잊으신 것 같고 그의 적대자들만이
자신을 기억하고서 공격의 칼날을 늦추지 않는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그는 신앙의 기억 속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잊으셨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어찌하여 하나님께서는 나를 잊으셨습니까?” 이제는 컴컴한
어둠 속을 혼자서 헤쳐나가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사랑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적대자들의 비웃음만 알고 있을 따름입니다.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그들의 조롱하는 말에 시인은 칼끝으로 뼈를 갈아내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살을 찢는 아픔보다 더 심한 고통을 주는 뼈를 깎는 아픔에 몸서리쳐 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깊은 숨을 몰아 쉬며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고
자신의 심중을 고백하였습니다. 낙망 중에도 결코 하나님은 포기할 수 없는 믿음은 세상의 어떤 핍박과
압제 가운데에서도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이 일은 시인의 능력이나 믿음의 열심으로 된 일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이점을 놓치면 안됩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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