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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 조상들의 날 곧 옛날에 행하신 일을 그들이 우리에게 일러 주매 우리가 우리 귀로 들었나이다”
1-8: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왕이시니 야곱에게 구원을 베푸소서”
44장은 공동체 애가(탄식 시)입니다. 그러나 오늘본문 말씀은 오히려 신앙을 고백하는 찬양 시처럼
감흥을 가져옵니다. 이것은 9절 이하의 말씀으로 전쟁에 패배하고
치욕적인 일을 겪게 되는 그들의 현실에 대한 대조로 묘사되고 있음을 우선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44장 전체를 몇 번 읽어보기 바랍니다.
44장의 배경을 학자들은 여호사밧이 모압과 암몬의 공격에 맞서 위기감이 고조되었을
때, 나라 전체에 금식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시기로 추론합니다. ‘여호사밧 왕이 누구지? 꼭 이럴 때면 묵상하려는 의지를 꺾는 시기야’ 이렇게 생각하는 독자가 분명히 있습니다. 구약성경지식이 얕으니 당연합니다. 목회자들도 여호사밧이 누구인지 어느 시대의 왕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실망할 필요까지는 없고 좀 더
시간을 투자하면 될 일입니다. 역대 하 20장을 찬찬히 읽어보기
바라고, 필자의 역대 하 20장 해석을 공부하려는 자세와
시간을 할애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주말 연속극 볼 시간 3-4시간만
투자하면 될 일을……
그렇다고 해서 역대 하 20장의
상황이 꼭 들어맞는다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44장은 전투에 패배하고 포로로 끌려가는 상황과 전쟁에서
살육 당하는 상황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남 유다의 멸망 시기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추론들은
학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시대를 설정하도록 만듭니다. 더러는 포로기 이후 마카비 시대로 늦추는 대안도
나왔지만, 대부분은 포로기 이전 시기가 적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본 시편은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가 한 곳에 모여 과거 하나님께서 행하셨던
큰 일들을 추억하는 것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1). 현재 난관에 처한 그 공동체는 조상(부모)들로부터 창조와 역사적으로 하나님의 중요한 구원의 사건들을 직접
들어서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우리 귀로 들었나이다(1)” 그 구체적인 말씀들이 무엇인지 그들에게는 다시
새길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자세는 절망 가운데에서도 소망을 잊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들의 첫 번째 고백은 가나안 정복은 오로지 "하나님의 손(주의
손)(2)"인 하나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았다고 서술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이 강력한 군대를 소유해서가 아니요, 용기와 능력이 있어서도
아니며, 주의 손길로 말미암아 그들은 그 땅을 얻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즉, 하나님의 손으로 가나안 원주민을 몰아내시고 그 빈 땅에 이스라엘을
심으셨기 때문에 그 땅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방 민족을 깨트리고 흩어버리시며 그 땅을 빈
공간으로 만드신 다음, 이스라엘 백성을 그 땅에 퍼트리셨습니다.
“주께서 한 포도나무를 애굽에서 가져다가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것을 심으셨나이다
주께서 그 앞서 가꾸셨으므로 그 뿌리가 깊이 박혀서 땅에
가득하여
그 그늘이 산들을 가리고 그 가지는 하나님의 백향목 같으며
그 가지가 바다(지중해)까지 뻗고 넝쿨이 강(유프라데스 강)까지
미쳤거늘(시 80:8-11)”
즉, 이스라엘을 마치 포도나무처럼
하나님이 손길로 가나안 땅에 심겨지고 뿌리를 내리게 하셨고 번성하게 만드셨습니다. 이스라엘은 그저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 안주했을 뿐입니다. 이러한 풍성한 결실은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의 역사에 직접 섭리하신
결과였습니다.
“우리 조상이 이 땅을 차지한 것은
그들의 칼로 차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조상이 얻은 승리도
그들의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오른손과 오른팔과
하나님의 빛나는 얼굴이 이루어 주셨으니,
참으로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시 44:3)”
가나안 정복에는 여호수아 갈렙과 같은 영웅들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그 전에는 출애굽의 지도자였던 모세와 같은 위대한 영웅의 활약상이 토대가 되었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가려졌습니다. 전투도 전쟁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된 근원은 바로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시편기자는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인간의 헌신과 희생과 그리고 투쟁의 업적은
사라지고 오로지 주님의 구원역사만 부각시켰습니다.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전쟁은 하나님께서 종결 지으셨습니다. 여리고 성의 정복에서도, 태양을 머물게 하셨던 기브온 골짜기에서도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셨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스라엘의 승리에 하나님께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셨는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로지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백성이라면
결코 패배가 있어서는 안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하나님
백성일지라도 죄를 범했을 때에는 이방족속들보다 오히려 더 가혹한 징벌이 따랐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 무조건 사랑의 주께서 보호하시고 풍성하게 기쁨과 평안을 허락하신다고 하는 잘못된 신앙적 관념을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뻐하셨기 때문에(3)” 승리를 보장해 주셨습니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기쁘게 할 일이 무엇인지를.
시편기자는 과거 화려했던 주님의 손길을 기억하면서 야곱 즉,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베푸셨던 하나님께 향한 신앙을 고백하며 확인합니다.
“주님이야말로 나의 왕,
나의 하나님,
야곱에게 승리를 주시는 분이십니다(시 44:4)”
그리고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을 근원으로 하는 이스라엘 미래의 승리를 소망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의 신앙은 항상 과거 승리의 추억, 또는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과거에 내(우리)에게 베푸셨던 은혜를
기억하면서 현재의 절망을 미래의 소망으로 이끌어내는 믿음이 근간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스라엘 신앙의
핵심이며, 우리의 신앙의 기본 방향이 됩니다. 과거의 은혜가
없이는 결코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은혜의 체험이 없다는 것은 아직 예수를 제대로
믿는 신앙이 아닙니다.
이제 시편기자는 본격적으로 과거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승리하셨던 일, 즉 과거 대적들의 패배를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에도 아니
미래에도 이와 같은 승리를 보장하실 것을 믿는 믿음으로 간구하였습니다.
“주님의 능력으로
우리는 우리의 적들을 쳐부수었으며,
우리를 공격하여 오는 자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짓밟았습니다.
내가 의지한 것은 내 활이 아닙니다.
나에게 승리를 안겨 준 것은 내 칼이 아닙니다.
오직 주님만이 우리로 하여금 적에게서 승리를 얻게 하셨으며,
우리를 미워하는 자들이 수치를 당하게 하셨기에,
우리는 언제나 우리 하나님만 자랑합니다.
주님의 이름만 끊임없이 찬양하렵니다. 셀라(시 44:5-8)”
예전에 주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대적에게서 구원하셨습니다. 이 구원 즉 승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었습니다. 오직 주님(하나님)만이 승리를 우리에게 안겨주셨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황소처럼 적들을 짓밟으셨습니다. 내가 의지한 것은
내 손에 쥐어진 활이 아닙니다. 칼도 아닙니다. 주님을 의지하고
신뢰할 때, 주께서 이스라엘과 함께하시고 적들을 쓰러뜨리고 짓밟으시며 승리를 안겨주셨다고 고백합니다. 지금도 아니 미래에도 이렇게 구원해주실 것을 확신한다는 신앙고백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상황은 적들에게 패배했으며,
절망의 웅덩이에 빠져 있는 상태임을 암묵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전에 적들은 주님의
능력에 굴복하여 수치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주님만을 자랑하며 찬양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믿음의 공동체 소망은 오로지 하나님만이 승리를 베풀어 주실 분으로 고백합니다.
그들은 절망 가운데 주저앉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도움을 청할 곳은 주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이 위기에서 구원해주실 분은 하나님 한 분 밖에는 없다는 절망적인 탄식의 기도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주께서 우리를 버려
욕을 당하게 하시고 우리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아니하시나이다”
9-16: “주께서 주의 백성을 헐값으로 파심이여 그들을 판 값으로 이익을 얻지 못하셨나이다”
“오직 주께서 우리를 우리 원수들에게서 구원하시고 우리를
미워하는 자로 수치를 당하게 하셨나이다(7)” 말씀과는 정반대로 이제는 그들을 버리신 하나님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예전에는
그의 백성으로 하여금 기뻐하셨지만 지금은 오히려 전쟁에서 참패하도록 그들의 군대와 함께 하지 않으셨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르고 갑작스러운 패배와 수치를 당하는 일에 대해서 하나님의 공동체 즉, 이스라엘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의지할 때, 그분의
능력에 힘입어서 적들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찬양과 경배를 드렸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버리셨다고 단정짓습니다. 그들의 패배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혹은 포로로 잡혀가서 노예로 팔리는 신세가 되었으며 전쟁에서 패함으로 이스라엘은 이방민족에게
동정과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더욱 당혹스러운 일은 하나님께 불순종한 예가 없었음에도
마치 하나님께 불순종한 결과를 맛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언약에 불충실했을 때 당하는 저주와
유사한 패배와 수치를 경험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나님의
대리자인 왕마저도 패배와 수치로 말미암아 돌이킬 수 없는 부끄러움에 노출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되물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잡혀먹힐 양처럼 그들에게 넘겨 주시고, 여러 나라에 흩으셨습니다.
주님께서 주님의 백성을 헐값으로 파시니,
그들을 팔아 이익을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시 44:11-12)”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팔아서 얻은 이익이 무엇인가? 만약에 합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팔려 버릴 수도 있을 텐데, 내가 팔려서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난다면 오히려 내게는 영광스러운 일이 아니겠느냐?는 항변이었습니다. 그런데 헐값으로 자기 백성을 이방족속에게 넘겨
고통을 당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 호소합니다. 어떻게 자기 백성을 시장바닥에서
파장 때에 헐 값으로 팔아버릴 만큼 가치가 없는 존재는 아니지 않는가? 라고 토로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이웃 민족들로부터
욕을 당하고 조롱거리가 되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이스라엘 인근에는 옛적 속국들인 암몬, 모압, 에돔, 블레셋
등이 이제는 이스라엘을 조롱하고 비웃었습니다. 놀림감이 되고 비천한 속담거리가 되었습니다. 재수 없는 족속, 나라라고 손가락질당하며 침을 뱉는 치욕의 민족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당신께서는 저희를 이웃들에게 모욕거리로,
주의 사람들에게 비웃음과 놀림거리로 내놓으셨나이다.
당신께서는 저희를 민족들의 이야깃거리로,
계레들의 조소거리로 내놓으셨나이다(시 44:14-15)”
이 모든 재앙은 하나님께로부터 왔다고 그들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왜? 이 고난을 당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께서 우리를 잡혀먹힐 양처럼 그들에게 넘겨 주시고 여러 민족 중에 우리를 흩으셨나이다(11)” 주께서 하신 일입니다. 억지 주장 같지만 원인을
찾을 수가 없으므로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일로 단정해야만 했습니다.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22)”
17-22: “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임하였으나 우리가 주를 잊지 아니하며 주의 언약을 어기지 아니하였나이다”
과거에 하나님과 함께 하심으로 얻는 영광과 승리의 찬가는 간데없고, 같은 상황에서 겪는 현재의 치욕과 패배를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여만 하는가? 자신들이
당하는 굴욕과 저주의 패배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혹독한 저주를
받을 만큼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을 확인합니다.
“우리는 주님을 잊지 않았고,
주님의 언약을 깨뜨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닥쳤습니다(시 44:17)”
이스라엘의 심판은 그들의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의 결과입니다. 신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양심을 다 뒤져봤지만, 하나님의 저주의 대상이 될 만한 죄를 범한 적이 없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나님을 배역한 적이 없다고 구술합니다.
“우리가 마음으로 주님을 배반한 적이 없고,
우리의 발이 주님의 길에서 벗어난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를 승냥이의 소굴에다 밀어 넣으시고,
깊고 깊은 어둠으로 덮으셨습니다(시 44:18-19)”
이스라엘이 전혀 무죄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언약에 대해서도 한 점 오점도 없이 지켰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법과 약속에
신실함을 지켜왔다고 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방신을 섬기지도 않았으며,
마음과 행동에서 하나님의 길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완전히
파괴하셨고 그들을 깊은 죽음의 어둠 속으로 덮으셨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죄가 없음을 하나님께서는
더 잘 아시는 일이라고 호소합니다.
“우리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잊었거나,
우리의 두 손을 다른 신을 향하여 펴 들고서 기도를 드렸다면,
마음의 비밀을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어찌 이런 일을 찾아내지 못하셨겠습니까?
우리가 날마다 죽임을 당하며,
잡아먹힐 양과 같은 처지가 된 것은,
주님 때문입니다(시 44:20-22)”
이스라엘 자신들의 무죄주장은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들의 신앙양심에서 하나님을 배역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하나님께서 정하신 법에 벗어나지
않았다는 결론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고난의 원인은 주님이었다고 고백하게 됩니다. "주님 때문에 날마다 죽임을 당한다"고 하소연하였습니다. 죄가 없이도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에 이유 없이 고난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 속한 하나님의 백성이므로 전쟁에서 패배를
맛보고, 치욕과 굴종을 당하며, 때로는 도살당하여 죽고, 잡혀서 노예로 팔려가는 일이 다반사이다라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고난을 "순교적 고난"이라고 신학자들은 명명하였습니다. 때문에 이스라엘은 고난을 받기 위해 선택된 백성입니다. 왜 그런가? 처음부터 평안과 기쁨 그리고 충만한 즐거움으로 채워도 양이 안차는 일임에도 고난을 필수사항으로 그의 백성들에게
강요하는 원인은 무엇이냐? 하는 점입니다. 신명기에
나타난 신학에서는 결코 이러한 역설적인 법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44편의 시가에서는 구약성경의 신학의 정도를 뒤집어 엎는 말씀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욥기는 신실하고 믿음이 깊은 욥이 본인은 영문도 모른 채 엄청난 재난과 고난과
고통을 당하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하나님을 그에게 보여주심으로써 "귀로만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았다"고 고백하기에
이릅니다. 욥이 눈으로 보게 된 하나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욥기를
묵상한지 1년이 지났으니 다 잊는 일은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일수도 있습니다. 결국 욥의 고난을 통해서 깨닫게 된 것은 하나님의 무한하신 능력과 지혜이며
인간의 경륜과 지혜로서는 도저히 근접할 수 없는 거룩한 경계가 있음을 감지하는 일이었습니다.
지금 시 44장의 저자 역시도
그러한 한계를 절감하며 이스라엘이 이유 없이 고난을 겪는 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뜻(계시)를 펼치시려는 의도였음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까닭 없이 죽임을 당하고 노예로 팔려가며 재산을 잃고 흩어져 방황하게 되는 것입니다. 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가라고 묻는다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에서 그분의 뜻을 펼치기 위해서라고 답변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하나님의 백성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도구입니다. 도구는
주인이 원하는 대로 사용될 운명에 놓여있습니다.
따라서 선택된 백성에게 고난은 면류관입니다.
그만큼 주님을 위해서 고난을 감수할 만큼 성숙한 자이기 때문입니다. 의인은 고난을 통해서
빛을 발합니다. 의인이라는 증거는 바로 고난의 흔적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나가는 자일수록 고난을 당하는 자입니다. 그러므로
평안과 기쁨을 얻기 위해서 예수를 믿었다면 잘못된 것인가? 아닙니다.
주 안에서 얻을 수 있는 평안과 기쁨은 영적인 것으로 하늘로부터 오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의
물질과 육적인 평안과 기쁨과는 거리가 먼 일입니다. 마음이 천국이면 그 육신이 지하 감옥에 갇혔더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견딜 수 있으며 그 침침한 어둠 속에서도 기뻐하며 찬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인간의 지혜와 지식으로 들이닥친 고난을 이해할 수 없다 할지라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고난이 반드시 죄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견딜 수 있습니다. 단지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란 이유만으로 충분히 고난이 닥칠 수 있습니다. 욥은
신학적으로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가혹한 시련의 원인을 알지 못했지만, 그는 끝까지 견딜 수 있었던 저력은 과거 하나님의 경륜을 신뢰했으므로 미래에도 동일하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내할
수 있었습니다. 바울의 고백이 우리의 믿음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기록된 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 당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 8:35-37)”
23-26: “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 주의 인자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구원하소서”
시편저자는 주님께서 깨셔서 도와주시기를 간곡하게 기도하였습니다. 왜 이스라엘이 고통과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 목적은 하나님께서만이 아시는 일입니다. 인간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깊숙한 곳에 감추어 놓으셨습니다. 마치
욥이 왜 고난을 당해야 하는지 그 자신은 전혀 모르게 하셨던 것처럼, 그가 선택한 백성에게는 고난의
목적이나 원인을 감추셨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백성이 고난
중에 견딜 수 있도록 도우시는 분 역시 오로지 하나님 한 분밖에는 없다는 점을 실토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잠에서 깨어나 우리를 구원해달라고 간청하였던 것입니다. 주무시는 하나님을 먼저 깨워야 하겠다는 시편저자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는 분이시지만 아무리 불러도 움직이지 않으시므로 마치 주무시는 것처럼 여겼습니다. 잠에서
깨어 우리를 고난의 진토 속에서 구원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주님, 깨어나십시오.
어찌하여 주무시고 계십니까?
깨어나셔서,
영원히 나를 바리지 말아 주십시오.
어찌하여 얼굴을 돌리십니까?
우리가 고난과 억압을 당하고 있음을,
어찌하여 잊으십니까?(시 44: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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