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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하늘을 향하여 네 손을 내밀어 애굽 땅 위에 흑암이 있게 하라 곧 더듬을 만한 흑암이리라(출 10:21)”
21-29: “우리의 가축도 우리와 함께 가고 한 마리도 남길 수 없으니 이는 우리가 그 중에서 가져다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섬길 것임이며 또
우리가 거기에 이르기까지는 어떤 것으로 여호와를 섬길는지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니(출 10:26)”
아홉 번째 재앙은 바로에게 예고도 없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시고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손을 내밀므로 즉각 시행되었습니다. 그것은 대낮과 한 밤중을 통틀어 흑암이 애굽 땅에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어둠은 낮게 깔린 먹구름으로 햇빛을 차단하는 그런 어둠과는 달랐습니다. 아예 태양 자체의 빛을 차단해버린 결과로 깜깜한 흑암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손을 더듬지 않고서는 구별을 할 수 없는 섬뜩한 어둠이었습니다. 아마도 등불을 켰으리라 보이지만, 이마저도 빛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대부분 짙은 어둠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도시의 불빛은 한 밤중에도 빛을 발하고 오히려 야경이 더 화려한 전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시골에 가서도 특별히 전기 불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 거의 없으므로 어둠의 정도 차이지만 그런대로 등불을 켜지
않도록 어둠을 가리는 데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아주 깊은 산 속이 아닌 이상, 보통 산마루에도 밤에 오를라치면 도시의 불빛이 반사되어 극한 어둠을 느끼지는 못합니다. 아예 불빛마저 스며들지 못하는 깊은 산 중이면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실상 깊은 산에도 밤에 등산하는 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등산객들의 불빛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실 정작 깜깜한 어둠을 우리는 거의 체험해보지 못했으리라 짐작되는
점입니다. 애굽에 내린 흑암은 마치 별 빛마저 사라진 그런 흑암입니다.
이를 두고 학자 중에는 창조의 첫날로 복귀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는 않을지라도
상징적인 의미는 분명히 포함된 본문 말씀입니다. 열 번째 재앙이 내려진 이후에 이스라엘은 모세의 인도로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으로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를 두고 종에서 풀려나 자유함을 얻은 새 창조 또는
재창조의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출애굽의 역사는 후에 포로기 이후 바벨론 탈출을 제2의 출애굽으로 명명하는 점을 보더라도 해방, 자유,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남 등의 표현을 성경 안에서 종종 접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태양을 신으로 섬기는 애굽에게는 흑암이 히브리인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를
명령하여 3일 간 계속되었다는 것이 매우 의미심장한 의도로 보입니다.
태양신을 삼킨 이스라엘의 여호와 하나님. 애굽 사람에게는 두려움과 죽음이라는 공포를 가져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를 여호와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확실히 알게 된 것입니다. 죽음을 초래한 우박의 재앙으로 모든 채소와 나무 열매를 잃었고 메뚜기 떼가 나머지 남은 것을 깡그리 먹어 치운
다음에, 이제는 흑암이 덮쳐서 불안해하며 공포에 떨게 된 지금, 바로는
어떤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막다른 길로 몰려버렸습니다.
수 차례 약속을 번복하고 돌려보냈던 모세를 다시 부를 수밖에 없는 바로의
초조함을 보게 됩니다. 모세를 부른 그가 내놓은 수락 조건은 아이들까지 데리고 가서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위해 예배를 드리되 소와 양은 두고 가라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정중하게 이를 거절합니다. 여호와께 희생 제물을 드리기 위해서는 양과 소가 필수적인데 이를 두고 가라는 것은 여호와께 예배 드리는 일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으니, 이를 수락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희생
제물은 미리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 장소에 도착했을 때, 가장
좋은 것으로 골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에게는 전 재산이라 할 수 있는 가축을 두고 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바로도 이를 알고 있었으므로 전 재산을 두고는 다시 돌아오리라는 생각 때문이었지만, 모세는 이렇게 정중하였지만, 일언지하 거절하게 됩니다. 바로는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 동안 모세에 쌓였던 굴욕적인 분노가
왕의 체면을 넘어섰습니다. 성경은 이 부분을 여호와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으므로 그들 보내기를 기뻐하지 아니하고(27)”
바로는 이어서 다시는 모세를 보지 않겠노라고 선언하였습니다. 만약에 다시 내 눈 앞에 나타난다면 죽을 것이라고 화를 내었습니다. 모세도
다시는 당신 얼굴을 보지 않겠다고 맞대응 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실 상, 모세와 바로의 기나 긴 협상은 완전히 결렬되어버렸습니다. 모세를
통해서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출할 것이라는 희망은 이로써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과정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별 대수롭지 않게 이 말씀을 넘겨 왔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출할
것이 아닌가?라고 묵상해 버립니다.
그러나 이는 분명히 실패였습니다.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 하나님의 능력을 부여 받고 표징과 이적을 행했음에도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실패 뒤에 오는 하나님의 섭리가 계셨음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바로의 마음을 계속 주장하여 협상을
파기해 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인간의 지혜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섭리를 엿보아 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세상에 내려오심으로 살아계신 여호와를 세상에 알리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선택된 백성에게는 그들을 구원하신 분이심을 대대로 영원히 기억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모세는 완전히 실패한 자였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도 철저하게 실패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여호와의 약속은 죽음을 초월하고 이 약속을 대행한
모세마저 절망하기까지 산산조각이 나버렸지만, 여호와의 약속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여호와의 방법으로 그 약속은 성취되었습니다. 미래에 남은
그분의 마지막 약속도 금명간에 반드시 완벽하게 성취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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