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13:01-14 ::: 삼손의 부모, 마노아 부부 Sun. Nov. 28. 21     “마노아가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주여 구하옵나니 주께서 보내셨던 하나님의 사람을 우리에게 다시 오게 하사, 우리가 그 낳을 아이에게 어떻게 행할지를 우리에게 가르치게 하소서 하니(삿 13:8)”     여호와의 사자가 마노아의 아내에게 찾아왔을 때, 그녀는 기겁을 하여 달아났습니다. 믿음이 작았기 때문입니다. 그녀에게 주신 은혜와 축복이 얼마나 큰 것인지 가름할만한 믿음이 없었습니다.   마노아 역시 합리적인 사람이었으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드릴 만큼 믿음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분이십니다. 그분의 형상은 기록된 말씀으로만 알 수 있으며 깨달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보이지 않으신 성령의 임재가 있어야 하지만, 이를 믿고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이 바로 하나님의 백성임을 증거하는 척도가 되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주신 지성과 이성도 하나님의 경륜을 알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입니다. 그러나 너무 경박하게 숫자를 계산하듯이 합리적인 결과가 드러나야 만이 믿겠다는 것 또한 하나님 앞에서 상당히 교만한 신앙 자세입니다.   인간은 시공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체험한 하나님보다도 그렇지 못한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신앙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믿어지는 것보다는 믿었기 때문에 이해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게 사실입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삿 13:1) 이스라엘 자손이 다시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을 사십 년 동안 블레셋 사람의 손에 넘겨 주시니라 (삿 13:2) 소라 땅에 단 지파의 가족 중에 마노아라 이름하는 자가 있더라 그의 아내가 임신하지 못하므로 출산하지 못하더니 (삿 13:3) 여호와의 사자가 그 여인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가 본래 임신하지 못하므로 출산하지 못하였으나 이제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삿 13:4) 그러므로 너는 삼가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며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지니라 (삿 13:5) 보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의 머리 위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 하시니 (삿 13:6) 이에 그 여인이 가서 그 남편에게 말하여 이르되 하나님의 사람이 내게 오셨는데 그의 모습이 하나님의 사자의 용모 같아서           심히 두려우므로 어디서부터 온 것을 내가 묻지 못하였고 그도 자기 이름을 내게 이르지 아니하였으며 (삿 13:7) 그가 내게 이르기를 보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이제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며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부터 그가 죽을 날까지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 하더이다 하더라 (삿 13:8) 마노아가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주여 구하옵나니 주께서 보내셨던 하나님의 사람을 우리에게 다시 오게 하사 우리가 그           낳을 아이에게 어떻게 행할지를 우리에게 가르치게 하소서 하니 (삿 13:9) 하나님이 마노아의 목소리를 들으시니라 여인이 밭에 앉았을 때에 하나님의 사자가 다시 그에게 임하셨으나 그의 남편           마노아는 함께 있지 아니한지라 (삿 13:10) 여인이 급히 달려가서 그의 남편에게 알리어 이르되 보소서 전일에 내게 오셨던 그 사람이 또 내게 나타났나이다 하매 (삿 13:11) 마노아가 일어나 아내를 따라가서 그 사람에게 이르러 그에게 묻되 당신이 이 여인에게 말씀하신 그 사람이니이까 하니            이르되 내가 그로다 하니라 (삿 13:12) 마노아가 이르되 이제 당신의 말씀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이 아이를 어떻게 기르며 우리가 그에게 어떻게 행하리이까 (삿 13:13) 여호와의 사자가 마노아에게 이르시되 내가 여인에게 말한 것들을 그가 다 삼가서 (삿 13:14) 포도나무의 소산을 먹지 말며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며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고 내가 그에게 명령한 것은 다 지킬            것이니라 하니라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보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의 머리 위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 하시니(삿 13:5)”   1-7: “여호와의 사자가 그 여인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가 본래 임신하지 못하므로 출산하지 못하였으나 이제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삿 13:3)”       삼손의 이야기는 민족을 버리면서까지 한 여인을 죽도록 사랑하여 동정을 받는 비극적인 이야기라는 선입견을 갖는 신자들의 많습니다. 우직한 한 남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로 참 많이도 오해하여 우리들의 머리에 각인되어 왔습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세상적으로 흥미를 자아내게 하는 연극이나 영화 등으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씀하신 삼손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마치 모세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십계와 같은 영화가 아직도 성탄절 전후해서 무슨 기독교의 영화인양 방영되어 성경의 본 의미를 왜곡시켜왔듯이, 삼손에 관한 것도 이런 극장이나 매스컴을 통해 전달된 상업적인 흥미를 유발시키는 영화 등으로 잘못 각인된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사 삼손의 이야기는 4장에 걸쳐서 전개되어 있어 사사기 안에서 매우 심오한 하나님의 뜻과 구약의 역사적 배경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즉 여호와 하나님과 그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어떻게 언약을 맺어 그분의 뜻을 성취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절은 “이스라엘 자손이 다시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라는 기사로 시작됩니다. 우리는 매번 여호와의 목전에서 악을 행했다는 반복된 어구를 발견합니다. 어쩌면 신물이 날 정도로 사사기에서는 반복되고 있는 어구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다시”라는 동사를 덧붙이고 있습니다. 또 악을 행했다는 표현인데 원어를 직역하면 “계속하여 점점 더 악화되는” 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좀더 확대하여 설명하자면, 원래 사사기에서는 반복되는 공식이 적용되어 왔습니다. 즉, 배교 - 핍박 - 간구 – 구원 – 승리 – 안식(평안)으로 구성되어왔습니다. 그런데 13장에 들어와서는 배교와 핍박은 1절에서 마무리되고 아예 간구는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구원은 삼손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 이스라엘은 블레셋의 억압이 40년 동안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울부짖거나 회개의 제단을 여호와께 쌓으며 구해달라고 하지 않았는가?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압제할 때에 신사적으로 대해주어서 여호와께 하소연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견딜 만해서 그랬나? 이것은 아닙니다. 블레셋은 원래 에게 해를 중심으로 살았던 해양 민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처럼 동양인이 아닌 서양인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이 남쪽으로 내려온 것은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필자는 아무래도 지진과 화산 폭발 같은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고향을 떠나 남하한 것으로 보겠습니다. 이들은 애굽까지 내려갔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팔레스틴 남부 해안 지역을 점거하여 다섯 개의 성읍을 건설하기에 이릅니다. 이 5개 성읍은 역사서에서 계속 언급되기 때문에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성읍 지명은 가사, 아스돗, 에글론, 아스겔론, 그리고 갓이었습니다. 블레섯은 이스라엘보다는 더 나은 에게 해 문명을 지니고 있었고 특히 철 무기를 사용할 줄 아는 민족이어서 이스라엘은 싸움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가나안 남부 해안 지역은 이스라엘이 정착한 곳과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이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했습니다. 특히 에브라임, 베냐민, 유다 지파와 항상 긴장관계를 유지했고, 직접적인 피해는 단 지파가 당했습니다. 단 지파는 바로 삼손이 속했던 지파였습니다. 따라서 삼손을 세우려고 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뜻은 바로 블레셋을 대항하여 단 지파를 중심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려는 섭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서, 이스라엘은 블레셋의 고통으로부터 구해달라고 여호와께 울부짖지 않았다는 것은, 블레셋이 신사적으로 대해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예 소망 자체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여호와께서 그들을 사십 년 동안 블레셋 사람의 손에 넘겨 주시니라(1)” 는 징계가 있었지만, 혹독한 압제에 시달리면서도 여호와를 찾지 않았습니다. 이미 블레셋을 비롯하여 가나안 족속들과 오랫동안 타협했고 공존하기 위해서 굴욕적인 삶을 사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정도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또한 부모 시대에 이미 타락하여 여호와를 섬기는 신앙이 왜곡되었고 거의 잊어버렸기 때문에 고통과 핍박이 가해져도 누구에게 부르짖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세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예 블레셋을 피해 산지로 터전을 잡아 노예처럼 그들에게 복종하면서 사는 것이 몸에 배어버렸던 것입니다. 그냥 더 악화되지 않도록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갖고 살았습니다. 이것이 하나님 백성으로서 가장 큰 비극적인 현상입니다. 세상의 천덕꾸러기가 되어 하나님을 비웃고 욕하는 자들에게 항변 한번 제대로 못하고, 그저 내 살기 바빠서 아예 기독교에 대한 비난을 모른 척하고 굴욕적으로 사는 것이 우리 현재의 신앙의 자세는 아닌지 물어야 합니다. “소라 땅에 단 지파의 가족 중에 마노아라 이름하는 자가 있더라 그의 아내가 임신하지 못하므로 출산하지 못하더니(2)” 소라는 벧세메스에서 북쪽에 있는 비옥한 소렉 골짜기(평야)의 북편이 자리잡은 작은 마을로서 단 지파에 분배된 땅입니다. 이곳에 정착해 살고 있는 마노아라는 자가 있었는데 아내가 불임이라 아이를 낳지 못했다는 내용입니다. 불임은 당시 이스라엘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학자들은 설명합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후손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이스라엘, 그들은 그저 하루하루를 죽지 못해 살아가는 가난과 질병, 억압과 고통을 숙명으로 알고 소망을 버린 민족이 되었습니다. 이때에 여호와 사자가 마노아 아내에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보라!” 고 외쳤습니다. “이제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라(3)”고 선언하였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여호와의 사자는 한 불임 여성에게 찾아가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이 소망이 없다는 것은 그들 자신들이 잘 알고 있었고 여호와께서는 더 확실하게 아셨습니다. 이스라엘 사람 중에서 단 한 사람도 구원자로 세울 만한 자가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무남독녀도 죽여야 할 만큼 타락한 입다와 같은 인물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아예 태어나지 않는 자를 이스라엘을 구원할 자로 세우실 계획을 알리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경우를 예수님의 탄생기사와 연결하여 공통점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혀 다른 경우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메시아 도래는 이미 수 백 년 전, 아니 태초부터 이미 예고된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셨고, 삼손의 태어남은 이스라엘의 극도의 타락현상을 반영한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 이스라엘과 약속을 지키기 위한 조처였습니다. 그러나 광범위한 구원의 공식에 적용한다면 유사점을 발견할 수는 있지만, 과도하게 예수님의 탄생과 삼손의 잉태를 동일한 수준으로 연결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마노아의 아내는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처럼 불임에 대해서 하나님께 간구한 적이 없어 보입니다.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이스라엘의 영적 상태가 얼마나 황폐했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실이었습니다. 여호와의 사자는 이어서 임신하여 아들이 낳게 되면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들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너는 삼가 독주를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며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고, 아들을 낳으면 그의 머리에 삭도를 대지 말라(4-5)” 이 말씀은 나실인의 규정입니다.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5)” 나실인으로 태어나 하나님께 미리 바쳐진 아이라고 선언하면서 그가 블레셋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구원하여 승리를 얻게 하고 안식(샬롬)을 만들겠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그가 블레셋으로부터 구원을 시작하겠다는 말씀입니다. 마노아의 아내는 아들을 잉태하는 시점부터 나실인의 규약인 포도주와 곡식으로 만든 독주는 마시지 말 것과 어떤 부정하다고 지정한 음식도 먹지 말아야 한다고 명령하였습니다. 태어날 아들 대신 나실인의 음식 규정을 어머니가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낳은 아이에게 절대로 삭도를 대지 말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머리털을 깎지 말라고 엄히 말했습니다. 이와 같이 정한 것은 태어날 아이가 “블레셋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할 자”이기 때문입니다. 마노아의 아내는 한참을 긴장하여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여호와의 사자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아이를 잉태할 수 있다는 전언을 들었으면 뛸 듯이 기뻐하고 여호와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준비해야 함에도 그녀는 두려워하여 남편에게 달려갔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영적인 인지가 없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믿음도 없고 감사도 없으며, 가나안 사람들처럼 세상 사는 일에 바빠서 찾아오신 여호와의 말씀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녀가 남편에게 전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그가 내게 이르기를 보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이제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며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부터 그가 죽는 날까지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 하더이다 하니라(삿 13:7)”   마노아의 아내는 3-5절의 여호와 사자의 전언을 그대로 남편에게 전한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불임인 사실과 삭도를 대지 말 것, 블레셋으로부터 구원을 시작할 것 등을 생략한 대신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나실인이 된다는 말을 “그가 죽을 때까지”로 변경하여 전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모르겠습니다. 나실인은 하나님께 바쳐진 자입니다. 민수기에 나타난 나실인의 규정을 보면, 일시적인 나실인이 있고, 평생을 나실인으로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삼손은 평생을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으로 선택된 것입니다. 나실인의 서언은 당사지인 삼손이 아닌 그의 어머니가 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8-14: “마노아가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주여 구하옵나니 주께서 보내셨던 하나님의 사람을 우리에게 다시 오게 하사 우리가 그 낳을 아이에게 어떻게 행할지를 우리에게 가르치게 하소서 하니(삿 13:8)”   마노아 역시 아들을 잉태하리라는 기쁜 소식에 대해서 반응 없고 아내에게 나타났던 하나님의 사람을 다시 보내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아들을 갖게 된다는 전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태어날 아이를 어떻게 양육할 것인지를 가르쳐 달라고 간구하였습니다. 사실 불임부부에게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아들의 잉태소식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마노아가 아내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고, 과연 아내가 만났던 그가 여호와의 사자인지도 직접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다는 뜻입니다. 놀랍게도 여호와께서는 하나님의 사자를 다시 보내셨습니다. 마노아가 없을 때, 아내에게 다시 보인 하나님의 사자는 그녀가 남편을 급히 찾아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나실인의 규정에는 아내가 나실인의 맹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정해 놓았습니다. 때문에 아내는 급히 남편 마노아를 찾았던 것입니다. 마노아가 하나님의 사자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내를 따라 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에게 묻되 당신이 이 여인에게 말씀하신 그 사람이니까(11)”라고 확인하고서야 “이제 당신의 말씀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이 아이를 어떻게 기르면 우리가 그에게 어떻게 행하리이까(12)”라고 물었습니다. 마노아는 신중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의 행동은 가볍지 않고 무거운 느낌을 받습니다. 아내가 급히 서두르는 대신, 마노아는 일어나서 따라가고, 찬찬히 묻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임을 확인한 후에는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며 그에게 주어진 신적인 사명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즉, 태어날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자는 그에게 새로운 사실을 말하지 않고 그의 아내에게 전했던 말을 반복하였습니다. “포도나무의 소산을 먹지 말며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며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고 내가 그에게 명령한 것은 다 지킬 것이니라(14)” 마노아 부부를 통해서 당시의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잠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노아 아내는 여호와의 사자를 만났지만, 두려움이 커서 정작 전한 메시지가 기쁨 소식임에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믿음이 없었으므로 마노아 역시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믿을 없다는 합리적인 사고와 이성적인 판단을 소유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일이 따져서 자신의 체험과 경륜으로 이해될 때 믿는 것이 신앙이 아닙니다. 물론 이성적인 판단과 합리적인 사고의 틀을 버리면서까지 무조건 믿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간에게 주신 지성과 이성도 하나님의 경륜을 알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너무 경박하게 숫자를 계산하듯이 합리적인 결과가 드러나야 만이 믿겠다는 자세 역시 하나님 앞에서 상당히 교만한 신앙 태도입니다. 인간은 시공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체험한 하나님보다도 그렇지 못한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신앙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믿어지는 것보다는 믿었기 때문에 이해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여호와의 사자가 마노아의 아내에게 찾아왔을 때, 그녀는 기겁을 하여 달아났습니다. 믿음이 작았기 때문입니다. 그녀에게 주신 은혜와 축복이 얼마나 큰 것인지 가름할 만한 믿음이 없었습니다. 마노아 역시 위에서 언급한대로 합리적인 사람이었으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드릴 만큼 믿음을 갖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분이십니다. 그분의 형상은 기록된 말씀으로만 알 수 있으며 깨달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보이지 않으신 성령의 임재가 있어야 하지만, 이를 믿고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이 바로 하나님의 백성임을 증거하는 척도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