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너희가 손을 펼 때에 내가 내 눈을 너희에게서 가리고 너희가 많이 기도할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니 이는 너희의 손에 피가 가득함이라(사 1:15)”
1-4: “이스라엘 사람들이 미스바에서 맹세하여 이르기를 우리 중에 누구든지
딸을 베냐민 사람에게 아내로 주지 아니하리라 하였더라(삿 21:1)”
이스라엘 백성들은 베냐민 지파를 향해 헤렘을 선포한 후, 림몬 바위로 도망쳐
숨어버린 600명을 제외하고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조리 살해하고,
그들의 성읍들은 불로 태워 진멸하였습니다. 그러나 내전이 끝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곧 후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미스바에서 모였을
때에 “누구든지 딸을
베냐민 사람에게 주지 않기로 맹세하였음(1)”을 기억하고,
백성들은 벧엘에 이르러서는 큰 소리로 울었다고 하였습니다.
베냐민 사람들에게 딸을 시집 보내지 않기로 맹세했던 것은 각 지파가 서로 격려하고 충성을 다짐하기 위해서 한 서원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서원은 입다가 함부로 서원을 함으로써 무남독녀를 제물로 희생시킨 것과 유사한 경우입니다. 원래 혼인금지 법은 가나안 족속과 결혼하지 못하도록 만든 여호와의 규례인데 이를 베냐민 사람들에게 적용시킨
것은 잘못되었습니다. 이 또한 여호와의 말씀을 왜곡하여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또 그들과 혼인하지도 말지니 네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 것이요 그들의 딸도 네 며느리로 삼지 말 것은
그가 네 아들을 유혹하여 그가 여호와를 떠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하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갑자기 너희를 멸하실 것임이니라(신 7:3-4)”
그리고 이 서원을 지키기 위해서 또 다시 여호와의 이름으로 동족인 야베스 길르앗 사람들을 살육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이 즈음해서 특히 사사기에 기록된 성경 말씀을 전체적인 맥을 짚지 않고 일부분의 말씀을
국한적으로 적용할 때, 때로는 심각한 성경말씀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단 학설이 아니라 할지라도 면면히 성경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 말씀의 근본에서 벗어난 해석과 설교가 사실
한국 교회에 넘쳐나고 있는 현실은, 말씀을 충분히 숙지하지 않고 함부로 강단에서 떠들어댄 결과입니다. 성령께서 역사하지 않으신 설교나 Bible Study는 항상 개인
영성에 불편함을 초래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언약궤가 있는 벧엘로 올라가서 하나님 앞에 주저앉아 저녁 때까지 대성통곡하였습니다. 벧엘의 그날은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통곡한 까닭은 “어찌하여 이스라엘에 이런 일이
생겨서 오늘 이스라엘 중에 한 지파가 없어지게 하시나이까(3)”였습니다. 그러니까 여호와 하나님께서 베냐민 지파를 치라고 명령하시고 이를 우리가 수행하여 그들을 멸절시켰는데, 돌아서고 보니 12지파 중에 한 지파가 사라지게 되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습니까?라고 하소연하였습니다. 마치 가족 중에 누가 죽어서 큰 소리로 울부짖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이 자신들의 손으로 말미암아서 후회 막심이 들어 있는 통곡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어떠한 영적인 회개와 뉘우침은 보이지 않습니다. 비통한
심정으로 여호와 하나님께 여쭙는 장면입니다. 여호와의 전쟁을 치른 후에 자괴감에서 나온 통곡에는 여호와를
향한 지은 죄에 대한 회개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 비통하고 억울한 심정은 여호와께 책임을
전가하는 항의성 울부짖음 이었습니다. 이 역시 결과를 놓고 책임을 캐묻는 방식입니다. 어떻게 해서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한 원인 규명이나 과정에 대한 속죄가 전혀 방영되지 않았습니다.
교회나 교단에서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흔히들 은혜롭게 하자는 젊잖은 말투로
이미 지나간 과거의 잘못은 덮어두고 앞으로 잘해 나갈 것을 위하여 서로 협력하고 노력하자는 식의 절충방안을 찾습니다. 그래서 친일 매국노들에게 혜택을 부여했고, 신사참배를 찬동한 목사들에게
그리고 군사독재자, 재벌독재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어서 결국은 선과 악의 구별을 모호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그냥 나온 소리가 아닙니다. 세상은 이를 덮어둔다 할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결코 덮어질 수 없는 범죄들입니다. 언젠가는 그 악행을 묵인한 우리들에게로 덤터기 씌워질
것이 확실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이 같은 우려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살아 있을 때 잘해!
이스라엘 백성의 벧엘에서 통곡은 3장에서 이스라엘의 통곡(보김)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전혀
다릅니다. 이는 필자의 보김에 대한 해석과 연계하여 그 차이를 살펴보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로부터 응답이 있을 리 없습니다. “이튿날 백성이 일찍이 일어나 거기에 한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더라(4)” 답답한
심정으로 이스라엘은 일단 울음을 그치고 정성을 다해서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여호와께 올렸지만 침묵으로 일관하십니다.
5-12: “이스라엘 자손이 이르되 이스라엘 온 지파 중에 총회와 함께 하여 여호와 앞에 올라오지 아니한 자가 누구냐
하니 이는 그들이 크게 맹세하기를 미스바에 와서 여호와 앞에 이르지 아니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 것이라
하였음이라(삿 21:5)”
여호와께서 응답을 하지 않으시자, 이스라엘 백성은 베냐민 지파에 대한 향후
문제에 대해서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여러 날을 고심한 끝에 또 한 가지 합당한 묘안을
찾기에 이릅니다. 이들이 베냐민 지파의 남은 600명이 씨앗이
되어 사람 수가 불어나 예전처럼은 아닐지라도 지파로서 존속되기를 바랐습니다. 얼마나 애정 어린 발상입니까? 그러기 위해서 여호와께 울면서 매달렸지만 이 모든 위기의 중심에는 여호와께서 계신데, 무정한 분께서는 아무런 응답도 없으시고, 그리고 역 발상으로 또
다른 살육의 타당성을 찾게 됩니다.
“이스라엘 온 지파 중에 총회와 함께 하여 여호와 앞에
올라오지 아니한 자가 누구냐(5)” 이 하나님의 총회가 어떤 총회였습니까? 레위인의 첩이 윤간당하고 억울하게
죽었다는 토막 난 시신택배의 고발에 따라 40만 명이 벌떼같이 모인 그 총회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번 희생제물로 여기에 참석하지 않는 야베스 길르앗 사람들을 지목하였습니다. 그들은 총회에서 함께 모이지 아니한 자들은 “반드시 죽일 것임”을 서원했다고 기억해냈습니다. 자기들이 서원한 것에 대해서 난관에 봉착하자, 또 다른 서원한 것으로
이를 극복하려고 하였습니다.
첫 번째 서원은? 자기 딸들을 베냐민 사람에게 시집을 보내지 않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이 서원은 여호와의 규례와는 상관이 없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왜곡 적용한 경우라 했습니다. 두 번째 서원은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자들을 반드시 죽일 것임에 대한 서원을 말합니다.
물론 일말의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베냐민 남은 자들에게 아내들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또 다른 동족을 살해하겠다는 발상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짓인지를
그들이 모를 리 없었겠지만, 한 번 왜곡되고 잘못된 법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왜곡과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과거의 죄악은 은혜로 덮어두자고요? 하나님의 말씀에는 결코 없습니다. 무한한 용서에는 뼈를 깎는 회한과
회개가 수반된 바탕 위에서 주어진 것입니다. 그렇지 않음 예수께서 왜?
Why? 그 모진 십자가의 고초를 겪으시어야 할 까닭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의 형제 베냐민을 위하여 뉘우쳐 이르되 오늘 이스라엘 중에 한 지파가 끊어졌도다(6)”라고 기록된 말씀으로는 그들이 뼈를 깎는 회개를 하지 않았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뉘우쳤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지파가 이스라엘 중에서 끊어진 것에 대한 깊은 회한과 회개였다고 볼 수 있겠느냐는 의문입니다.
그러나 원어(히브리어)는 전혀
다른 의미로 되어 있는데, 한 지파가 끊어진 것은 여호와가 하신 일로써 베냐민 지파의 멸절을 여호와
책임으로 돌렸으며, 그들은 이러한 여호와의 전쟁에 도구로서 베냐민을 친 것을 슬퍼하였다는 뜻입니다. 즉, 여호와께서 그들을 사이에 불화(틈)를 일으켜서(만들어서) 발생된 불행이었다는 의도로 기록되었습니다. 인간이 간사하고 교활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다 내려 놓고 여호와 앞에 전심으로 굴복하는 일을 못합니다.
가까스로 찾아낸 묘안은 이렇습니다. 총회에 불참한 야베스 길르앗 사람들에게도
헤렘을 선포하여 멸절 시키는 방법입니다. 야베스 길르앗은 벧엘에서 요단 강을 건너 북동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벧엘에 모인 회중들은
이들을 치기 위해 용사 12,000명을 파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헤렘 역시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여 원래의 헤렘의 의도를 왜곡해버렸습니다. “야베스 길르앗 주민과 부녀와 어린 아이를
칼날로 치라 너희가 행할 일은 모든 남자 및 남자와 잔 여자를 진멸하여 바칠 것이니라(10-11)”
헤렘는 남김없이 여호와께 바치라는 뜻이고, 남녀노소 모두를 진멸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들에게 헤렘을 선포하는 것 자체도 여호와께 여쭙지 않고 그들의 소견에 옳은 대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헤렘의 근본 취지를 왜곡해버렸습니다.
“그들이 야베스 길르앗 주민 중에서 젊은 처녀 사백 명을 얻었으니 이는 아직 남자와 동침한 일이
없어 남자를 알지 못하는 자라(12)” 남자를 알지 못한 처녀 400명을 살렸습니다. 이유는 남은 600명의 베냐민 용사들을 위해서였습니다. 선한 일 같습니까? 명분이 뚜렷하지 않습니까? 한 지파의 멸절을 막기 위해서 위대한 희생을 감수한 것이라 여겨집니까?
첫 번째 서원을 문자적으로 지키기 위해서 두 번째 서원에서는 헤렘의 규정마저 어겨서 마치 아간이 지은 죄악과 같아졌습니다. 아간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요? 여리고 성 정복 때에 “온전히 바쳐진 물건”에 손댔던 자입니다. 그것은 아이 성 정복이 실패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이 밝혀지고 그와 그의 가족과 소유한 재물이 몽땅 헤렘으로 여호와께 “온전히 바쳐진 제물”이 되었습니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이스라엘 모두가
아간이 범죄한 대가를 치렀던 대로 모두 다 불살라졌어야 온당했습니다. 그런데 헤렘 선언 자체가 이미
불법을 행한 경우였습니다. 헤렘 선언의 의도 자체가 이미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 바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베냐민의 남은 자들에게 아내를
주기 위한 방도로 야베스 길르앗 사람들을 진멸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헤렘은 우선적으로 가나안 족속에게
선언할 징계였지, 동족에게 함부로 선언할 진멸의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꼬여도 한두 번 꼬여진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전투 중에 어떻게 남자를 안 여자와 숫처녀를 구별해 낼 수 있었는가? 아마도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400명을 살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들을 성막이 있는 실로의 진영으로 데리고 갔다고 하였습니다. 아마도 실로 지역은 성막이 있기도 해서
군사적으로 중립지대였을 것으로 추론됩니다. 베냐민의 남은 자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지역임을 감안하여
야베스 길르앗의 처녀들을 그곳에 두었다고 하였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