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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하나님이여 일어나사 세상을 심판하소서 모든 나라가 주의 소유이기 때문이니이다(시 82:8)”
1-8: “하나님은 신들의 모임 가운데에 서시며 하나님을 그들 가운데에서 재판하시느니라(시
82:1)”
82편은 다른 시편과 달리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소위 하나님의 회(신들의 모임, 천상 회의)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들을 재판장이라고 번역했지만, 신들이라고
불리는 원어 그대로 신들(엘로힘)입니다. 특히 신들은 지존자의 아들들과 평행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존자라고
할 때 성경에서는 대부분 하나님을 부를 때 사용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나님 이외에 다른 신들을 인정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번역하느냐?는 과정에서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 이외의 신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천사들로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엘로힘은 신, 천사, 재판장
혹은 왕 등으로 번역되었습니다. 내용상으로 볼 때 천상 회의에서 신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책망을 받고 있습니다. 즉, 모든 신들 위에 군림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황을 살펴볼 때, 82편은 하나님의 다스림을 기리는 시편 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시편에서 하나님을 묘사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는 사상과 표현들은 고대 근동의
사상세계를 그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살았던 고대 근동에는 만신전(萬神殿)을 일반적인 종교개념으로 가졌기 때문에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본 시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신전은 최고의 신을 정점으로 다수의 신들이 구성하는 신들의
모임을 말합니다. 이러한 사상은 82편에서뿐만 아니라 구약의
여러 말씀에서 발견됩니다.
“미가야가 이르되 그런즉 왕은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소서
내가 보니 여호와께서 그의 보좌에 앉으셨고 하늘의 만군이 그의 보좌 우편에 모시고 서 있는데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누가 아합을 꾀어 그를 길르앗 라못에 올라가서 죽게 할꼬 하시니 하나는
이렇게 하겠다고 하고 또 하나는 저렇게 하겠다고 하였는데
한 영이 나아와 여호와 앞에서 서서 말하되 내가 그를 꾀겠나이다(왕상 22:19-21)”
이 외에도 이사야 6장, 욥기 1~2장 등에서 이러한 사상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만신전의 신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 또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행하는지에 따라 자연과 인간들의 운명이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본 시편을 이러한 고대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이스라엘의 독특한 사상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편 내용을 살펴볼 때, 주께서는 만신전을 다스리시는
최고의 신이시며 다른 신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신으로 표현됩니다. 사실 다른 신들의 존재 여부는 전적으로
지존자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이 신들에게 묻는 책임의 내용이 우상숭배라든지 그들이 존재하는지의 문제가 아니고 이 신들이
악한 자들을 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 시편은 그들의 실패 때문에
이 땅의 모든 터가 흔들린다고 하였습니다. 즉, 그들의 실패가
창조질서를 위협하고 주의 다스리심의 기반을 잠식한다는 신화적인 표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께서
최고의 통치자의 권한으로 그 신들의 직위를 해제하고 사형을 언도하십니다.
요한복음에서는 본 시편(82)의 6절을
인용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기록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 율법에 기록된 바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성경을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거든
하물며 아버지께서 기록하게 하사 세상에 보내신 자가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는 것으로 너희가
어찌 신성모독이라 하느냐(요 10:34-36)”
예수께서 고향 나사렛을 방문하셨을 때, 고향사람들이 예수님이 스스로 하나님이라고
일컫는다고 해서 그를 돌로 치려고 하였습니다.
이 때 예수님은 시 82:6절을 인용하면서 말씀하시는데, 만약에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 사람들을 신이라고 하였다면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고 세상에 보내신 이가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라고 선언했다고 해서 신성모독으로 정죄할 수 있겠느냐?고
하셨습니다.
당시에 유대인들은 6절의 신들은 경건한 이스라엘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해석했는데
이를 근거로 하여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타당성을 그들의 성경해석으로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께서 펴신 논리대로 그들이 신이라고 불렀다면, 예수님은 신성모독을 범하지 않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수 있다는 논지입니다. 이처럼 유대인들의 성경 이해의 관점으로 살펴볼 때, 하나님 이외의 다른 신들의 존재에 대해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돌아가서, 본 시편은 힘없고 불쌍한 백성들에게 불의하게 행하는
통치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말씀을 담고 있습니다. 시편기자는 위에서 언급한 만신전의 하늘의 법정
즉, 천상회의를 주재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그리며 회중 앞에서 하나님의 심판의 말씀을 낭독했을 것입니다.
천상회의 즉, 신들의 모임은 현실적으로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재하시는 재판장들을
심판하시는 법정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소위 신들로 불렸던 인간 통치자들을 불러 모아 놓고
그들의 통치에 대해서 심문하시고 판결을 선언하시는 상황을 묘사합니다. 그들을 처형하시되 영원한 죽음을
선언하고 계십니다. 고대에서 왕들은 신들의 대리자 역할을 했다고 보기 때문에 신적인 존재들로 불렸습니다. 특히 하나님이 서서 그들을 재판하셨다는 말씀은 이 재판의 엄중함을 표현합니다.
하나님께서 신들을 책망하시는 내용은 “불공평한 판단(2)” 때문입니다. 신적 권위로 불의를 행함으로 하나님의 진정한 대리자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의 대리자들은 우선 행해야 할 일이 가난하고 힘없고 사회적인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책임입니다. 통치자 혹은 지도자가 약자의 편에 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하나님의 규례입니다. 그들은 힘있는 악인들 편에 서서 정작 약자들을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공정한
재판과 착취나 억압받는 약자들을 압제자나 기득권자들로부터 보호하고 건져주어야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악한 자의 편에서 그들의 권익보호에만 앞장섰습니다. 그들의 악행을 이렇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여 흑암 중에 왕래하니
땅의 모든 터가 흔들리는도다(시 82:5)”
지도자라면 하나님의 통치 원리와 지혜를 배워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법에 무지했으며 공평과 정의에는 철저하게 무관심하였습니다. 요즈음 세태에서 정부나 국회 그리고
법원이 하는 일 등을 연상되지 않습니까? 공의와 공평이 사라졌습니다.
가진 자들에게는 무한히 너그럽고 약자에게는 철저하게 악용하여 적용하는 악랄한 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흑암 중에 걸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통치는 세상의 도덕적인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작금의 한국 정치상황과 일치한 지,
그리고 정확한 경고의 말씀인지 새삼 놀라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무질서하게 만든 악한 통치자들을 멸하시겠다고 선언하십니다. 그들이
신성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원히 멸하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불의한 통치자들을 보통 사람들처럼
죽이고 관리의 한 사람처럼 죽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그들이 이 땅에서 누렸던 신적인 특권과
맞물려 비참한 결말을 맺게 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이 공의의 심판은 미래에 온전히 실행될 것입니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전제합니다.
“하나님이여 일어나사 세상을 심판하소서 모든 나라가 주의
소유이기 때문이니이다(시 82:8)”
현재 약자들이 불의한 통치자들에 의해서 고통 당하고 있습니다. 시편기자는
그래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기를 하나님에게 요청합니다. 세상 모든 나라는 하나님의
기업(소유)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바로 하나님의 공의의 통치가 모든 나라에 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도라면
우리는 이 의로운 통치에 참여하고 따라야 하는 순종의 자세는 당연한 모습입니다. 비록 세상 법이지만
가난한 자들, 약자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관여해야 합니다.
한 예로 세월호 진상규명과 관계자의 처벌도 마땅히 실행되어야 합니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심판을 모든 나라에 알리는 하나님의 종으로 대리자로 오셔서 약하고 가난한 자들을 돌보시고 그들의
대변인과 보호자가 되어주셨습니다. 이러한 모범적인 삶이 성도가 일구어가야 할 이 땅에서의 사명입니다. 우리는 온 세상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온전한 통치가 개인과 사회와 나라들에 속히 임하도록 모든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이신 교회를 세우도록 기도와 복음전파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땅에서 불의한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들을 심판하실 하나님의 공의로운 통치가 속히 임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교회와 성도를 핍박하는 통치자들이나, 약한
자, 가난한 자를 억압하고 학대하는 불의한 통치자들과 나라(정권)들에 대하여 하나님의 심판과 공의로운 통치가 임하도록 기도해야 하고 신앙 양심에 따른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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