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21:01-14 ::: 사울의 족쇄 Mon. Oct. 24. 22     “그들을 기브온 사람의 손에 넘기니 기브온 사람이 그들을 산 위에서 여호와 앞에 목 매어 달매 그들 일곱 사람이 동시에 죽으니 죽은 때는 곡식 베는 첫날 곧 보리를 베기 시작하는 때더라(삼하 21:9)”     일곱 사람이 동시에 목을 매단 시기는 보리 추수가 시작되는 4월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비가 오기 시작한 10월 중순까지 시체는 목을 매단 채로 방치되었을 것입니다. 아니 거두어 황량한 광야에 버려졌을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리스바의 두 아들들은 땅에 묻히지 못하고 그냥 놓여진 채로 있었습니다.   리스바는 죽은 아들들의 시신을 가까이 두고 낮에는 새를 쫓아내고 밤에는 들짐승이 범하지 못하게 시신을 지켰습니다.   어미가 자식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약 6개월을 그렇게 보냈는데, 그 기간은 여름철 건기였고 기온이 높아서 살이 썩고 뼈를 고를 수 있을 만큼의 기간이 되었습니다.         More……… 해설 보러 가기 (삼하 21:1) 다윗의 시대에 해를 거듭하여 삼 년 기근이 있으므로 다윗이 여호와 앞에 간구하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는 사울과 피를             흘린 그의 집으로 말미암음이니 그가 기브온 사람을 죽였음이니라 하시니라 (삼하 21:2) 기브온 사람은 이스라엘 족속이 아니요 아모리 사람 중에서 남은 자라 이스라엘 족속들이 전에 그들에게 맹세하였거늘             사울이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을 위하여 열심이 있으므로 그들을 죽이고자 하였더라 이에 왕이 기브온 사람을 불러 그들에게             물으니라 (삼하 21:3) 다윗이 그들에게 묻되 내가 너희를 위하여 어떻게 하랴 내가 어떻게 속죄하여야 너희가 여호와의 기업을 위하여 복을             빌겠느냐 하니 (삼하 21:4) 기브온 사람이 그에게 대답하되 사울과 그의 집과 우리 사이의 문제는 은금에 있지 아니하오며 이스라엘 가운데에서 사람을             죽이는 문제도 우리에게 있지 아니하니이다 하니라 왕이 이르되 너희의 말하는 대로 시행하리라 (삼하 21:5) 그들이 왕께 아뢰되 우리를 학살하였고 또 우리를 멸하여 이스라엘 영토 내에 머물지 못하게 하려고 모해한 사람의 (삼하 21:6) 자손 일곱 사람을 우리에게 내주소서 여호와께서 택하신 사울의 고을 기브아에서 우리가 그들을 여호와 앞에서 목 매어             달겠나이다 하니 왕이 이르되 내가 내주리라 하니라 (삼하 21:7) 그러나 다윗과 사울의 아들 요나단 사이에 서로 여호와를 두고 맹세한 것이 있으므로 왕이 사울의 손자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은 아끼고 (삼하 21:8) 왕이 이에 아야의 딸 리스바에게서 난 자 곧 사울의 두 아들 알모니와 므비보셋과 사울의 딸 메랍에게서 난 자 곧 므홀랏             사람 바르실래의 아들 아드리엘의 다섯 아들을 붙잡아 (삼하 21:9) 그들을 기브온 사람의 손에 넘기니 기브온 사람이 그들을 산 위에서 여호와 앞에 목 매어 달매 그들 일곱 사람이 동시에             죽으니 죽은 때는 곡식 베는 첫날 곧 보리를 베기 시작하는 때더라 (삼하 21:10) 아야의 딸 리스바가 굵은 베를 가져다가 자기를 위하여 반석 위에 펴고 곡식 베기 시작할 때부터 하늘에서 비가 시체에              쏟아지기까지 그 시체에 낮에는 공중의 새가 앉지 못하게 하고 밤에는 들짐승이 범하지 못하게 한지라 (삼하 21:11) 이에 아야의 딸 사울의 첩 리스바가 행한 일이 다윗에게 알려지매 (삼하 21:12) 다윗이 가서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를 길르앗 야베스 사람에게서 가져가니 이는 전에 블레셋 사람들이 사울을              길보아에서 죽여 블레셋 사람들이 벳산 거리에 매단 것을 그들이 가만히 가져온 것이라 (삼하 21:13) 다윗이 그 곳에서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를 가지고 올라오매 사람들이 그 달려 죽은 자들의 뼈를 거두어다가 (삼하 21:14)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와 함께 베냐민 땅 셀라에서 그의 아버지 기스의 묘에 장사하되 모두 왕의 명령에 따라              행하니라 그 후에야 하나님이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니라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십니까?   “다윗의 시대에 해를 거듭하여 삼 년 기근이 있으므로 다윗이 여호와 앞에 간구하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는 사울과 피를 흘린 그의 집으로 말미암음이니 그가 기브온 사람을 죽였음이니라 하시니라(삼하 21:1)”   삼하 21장은 이스라엘을 책임지고 다스리는 다윗 왕의 막중한 책임소재를 밝힘으로써 지도자가 지켜야 할 사명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줍니다.       1-9: “기브온 사람은 이스라엘 족속이 아니요 아모리 사람 중에서 남은 자라 이스라엘 족속들이 전에 그들에게 맹세하였거늘 사울이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을 위하여 열심이 있으므로 그들을 죽이고자 하였더라 이에 왕이 기브온 사람을 불러 그들에게 물으니라(삼하 21:2)”   여호와께서는 약속한 일에 대해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으십니다. 삼 년 동안 기근이 있었다는 것은 그냥 배고픈 정도였을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가뭄이나 기근에 관한 성경의 기자의 의중에는 죽음의 그 처절함을 묘사하였습니다. 즉, 굶주림은 어미가 낳은 자식을 삶아 먹어야 할 정도였으며 죽은 시체를 서로 먼저 먹기 위해 싸우는 일이 있었습니다. 기근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전쟁보다 무서운 재앙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호와께서는 기근의 원인이 새삼스럽게도 잊혀진 과거의 참사에 연유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도 이스라엘 백성의 잘못이 아니고 사울 왕의 열심으로 말미암아 기브온 사람의 피를 흘린 사건에 대한 징벌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이 사울 왕이 재위 시에 일어난 사건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지만, 언제 일어났는지는 기록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알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기브온 사람”에 대한 과거의 행적을 알아야 본문이 제기하는 원인을 파악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시대는 여호수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을 정복한 직후에 한 방랑 족속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이 기브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애굽을 치고 홍해를 건너 나왔고 가나안 성읍들을 정복하는 등, 과거 사실에 지레 겁을 먹고 가나안 족속이면서도 멀리서 온 나그네처럼 꾸미고 이스라엘에게 접근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가장된 전후 사정을 듣고 조약을 맺게 되는데, 그 핵심 내용은 그들을 멸하지 않기로 한 조약이었습니다. 나중에 그들이 이스라엘을 속였다는 것이 탄로 났지만, 이 조약은 계속 효력을 발휘했고, 대신에 거짓말을 한 대가로 기브온 족속은 민족으로써의 정체성을 잃고 이스라엘에서 물 깃는 자들로 영원히 나그네처럼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역시 하나님의 백성의 테두리 안에 들어왔던 최초의 이방인들이었습니다(수 9:1-13 참조).  사울은 당시의 사정을 잘 알 수 없으나 기브온 족속과의 조약을 파기한 죄를 범했습니다. 당시의 조약 파기는 곧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이미 이 당시 사울은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는 자가 아니었습니다. 아멜렉 사건 이후(삼상 15-16장) 자기 중심적인 왕이 되었으며 사무엘에 의해 은밀히 폐위가 선언된 왕이기도 하였습니다. 사울에게 이후로부터 형벌은 그가 자멸의 길을 스스로 택하여 죽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즉 여호와 중심이 아닌 자기 주관적인 상태로 내버려 두심으로써 그에게 하나님의 징벌이 가해졌던 것입니다. 이미 버린 자식에게는 범죄의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스스로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결국은 사망을 치닫는 절망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제 사울의 범죄의 책임은 여호와 중심적인 삶을 살았던 다윗에게 인계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사울이 파기한 기브온 족속과 조약의 책임이 다윗에게 주어진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살펴보게 되겠지만, 그 외에도 다윗에게는 사울과의 약속, 그리고 요나단과의 약속도 준수해야 할 책임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총체적으로 여호와께서 그 땅에 기근을 3년 동안 내리신 것은 다윗에게 은총, 즉 “헤세드”를 베푸시기 위한 의도적인 섭리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다윗은 즉각적으로 기브온 사람을 불러 그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다윗이 기브온 사람에게 물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내가 무엇으로 보상을 하여야, 주의 소유인 이 백성에게 복을 빌어 주겠소? 기브온 사람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사울이나 그의 집안과 우리 사이의 갈등은 은이나 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습니다. 다윗이 그들에게 물었다. 그러면 당신들의 요구가 무엇이오? 내가 들어 주겠소 그들이 왕에게 말하였다. 사울은 우리를 학살한 사람입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영토 안에서는, 우리가 어느 곳에서도 살아 남지 못하도록, 우리를 몰살시키려고 계획한 사람입니다. 그의 자손 가운데서 남자 일곱 명을 우리에게 넘겨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주께서 택하신 왕 사울이 살던 기브아에서, 우리가 주 앞에서 그들을 나무에 매달겠습니다. 왕이 약속하였다. 내가 그들을 넘겨 주겠소(삼하 21:3-6 새표준 번역)”   기브온 사람들의 요구는 여호와 앞에서 사울의 후손 중 남자 일곱 명을 사울의 고향인 기브아에서 목매어 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여호와 앞에서(6)” 목을 매달겠다는 의미는 이스라엘과 기브온과 조약의 합법적인 성격과 법적으로 사울 자손에 대한 합당한 처벌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기브아”란 장소를 지목하여 처형하기 원하는 것은 성경 말씀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너희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피는 땅을 더럽히나니 피 흘림을 받은 땅은 그 피를 흘리게 한 자의 피가 아니면 속함을 받을 수 없느니라(민 35:33)”    다윗은 여호와를 두고 한 요나단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삼상20:14-15참조) 그의 유일한 후손인 므비보셋을 아끼고(7) 대신 사울의 후손 일곱 명을 내어주었고(8), 기브온 사람들은 보리의 첫 추수가 있던 4월경에 이들을 기브아에서 처형하였습니다(9).       10-14: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와 함께 베냐민 땅 셀라에서 그의 아버지 기스의 묘에 장사하되 모두 왕의 명령을 따라 행하니라 그 후에야 하나님이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니라(삼하 21:14)”   사울과 언약을 지키는 다윗 다윗 왕조를 세우시는 신실하신 여호와 하나님  사울은 “아히노암(삼상 14:50)”이라는 아내와 “리스바(삼하 3:7)”를 첩으로 두었습니다. 사울에게는 딸로서 “미갈”과 “메랍”이 있었고, 미갈은 다윗의 아내로써 자식을 갖지 못했지만, 메랍은 므홀랏 사람 아드리엘의 아내되었으며(삼상 18:19) 슬하에 자식들이 있었습니다. 다윗은 사울이 첩에게 낳은 아들 둘과 딸인 메랍이 낳은 아들 다섯 명이 기브온 사람들에게 내주게 됩니다. 기브온 사람들이 일곱의 아들들을 요구한 것은 절대 완전 수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전체 사울 집안 사람들을 처형한다는 의미를 가졌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시각으로 볼 때, 이렇게 상대를 죽이므로 복수하는 것은 또 다른 비극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온당한 방법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때로는 하나님께서는 힘없고 소외된 기브온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었다는 식으로 사울 집안의 아들들의 처형을 정당화하는 해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성경을 폄하하는 우를 범하는 일입니다. 마치 ‘전설의 고향’처럼 권선징악의 인간위주의 억지논리를 펴게 됨으로써 성경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시도라 할 것입니다. 이럴 경우, 다윗이 일곱 명의 아들들을 내어준 행위에 대해서는 선악의 구분이 어렵고, 죽은 아들을 위해 시체를 뜯으려는 새와 짐승들을 쫓는 어머니의 모성은 감성을 자극하여 신파극을 만들어내는 언 밸런스를 가져옵니다. 그렇다면 마치 성경말씀이 야화에서나 볼 수 있는 곡절 많은 이야기와 하등에 다를 것이 없게 되어 삼하 21장에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독자에게 주고자 하시는 메시지는 혼탁해져 버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여호와께서 기근을 주신 이유가 사울이 기브온 사람들을 몰살을 시도했다는 과거의 잘못에서 찾으셨습니다. 그 책임을 다윗에게 묻고(이 부분은 삼하 21:1-9절 필자의 해석을 참고하실 것) 다윗은 기브온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서 사울 집안의 일곱 아들을 처형하도록 내어주었습니다. 이 때 요나단과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그의 유일한 혈육 므비보셋은 명단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이쯤 해서 왜 여호와께서는 기브온 사람들과 조약을 소중히 여겨서 이를 지키도록 하셨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독자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이스라엘 백성과 똑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하는 까닭은 다름이 아닙니다. 기브온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조약으로 말미암아 영원히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종으로 살게 되었고 이미 가나안 사람이 아닌 이스라엘 사람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인합니다. 그들이 언약의 공동체인 이스라엘이 여호와의 기업으로서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죄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스라엘 가운데 거하시는 거룩하신 여호와의 진노를 피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피 흘린 땅에 속죄가 필요한 것은 여호와의 임재의 장소인 성소가 오염되지 않기 위한 필연의 조처였다는 점입니다. 이 “죄”는 이미 밝힌 바처럼 조약을 어겨 사울이 기브온 사람을 학살한 사건입니다(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해석란을 참고하시기 바람). 그들이 사울 집안에 대해서 죽음을 요구한 것은 조약을 어길 때는 죽음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법에 의거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요구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절차의 배경에는 여호와의 간섭이 있었다는 점을 우리는 상기해야 합니다. 결코 죄는 그 티끌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철저한 하나님의 공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이점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본문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일곱 사람이 동시에 목을 매단 시기는 보리 추수가 시작되는 4월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비가 오기 시작한 10월 중순까지 시체는 목을 매단 채로 방치되었을 것입니다. 아니 거두어 황량한 광야에 버려졌을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리스바의 두 아들들은 땅에 묻히지 못하고 그냥 놓여진 채로 있었습니다. 리스바는 죽은 아들들의 시신을 가까이 두고 낮에는 새를 쫓아내고 밤에는 들짐승이 범하지 못하게 시신을 지켰습니다. 어미가 자식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약 6개월을 그렇게 보냈는데, 그 기간은 여름철 건기였고 기온이 높아서 살이 썩고 뼈를 고를 수 있을 만큼의 기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왜? 시체를 땅에 묻지 않고 그냥 방치하였는가? 이스라엘은 장례문화가 한국과 같이 매우 중요한 관례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들이 조상들의 묘에 함께 묻히지 못한다는 것은 큰 저주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사무엘 서에서만 보더라도 사울과 요나단의 시체는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이 블레셋 성읍인 벳산에서 밤에 몰래 가져다가 화장하여 장사 지내 주었다는 기록을 보게 되는데, 이러한 사실은 사울의 뼈가 아직 조상의 묘에 안장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삼상 31:12-13). 그래서 사울의 다른 아들인 이스보셋이 암살당했을 때도 사울의 가족 묘에 묻히지 않았던 점을 볼 수 있고(삼하 4:12). 더불어 리스바의 아들들도 아직 사울의 가족 묘에 들어갈 수 없었다는 이유가 바로 그들의 아버지인 사울이 조상의 묘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 역시 들어갈 수 없었으리라는 이유를 갖게 됩니다. 다윗은 사울의 첩 리스바가 행한 일을 알고 죽은 일곱 명의 뼈를 조상의 묘에 들여놓기 위해 사울과 요나단의 뼈를 길르앗 야베스 사람에게서 가져오게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윗은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와 그리고 일곱 명의 사울의 다른 아들과 조카들의 뼈와 함께 사울의 아버지 기스와 묘에 장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다윗의 행동은 기근으로 시작된 여호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이며, 또한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다윗이 약속한 것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게 전개됩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기 위해 추적할 당시에 오히려 다윗이 두 번씩이나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다윗은 사울에게 죽일 수 있었다는 증거를 남겨놓고 사울의 마음이 돌아서기를 바랐습니다. 사울이 그때 다윗을 향하여 한 말이 있었습니다.       “다윗에게 이르되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도다 네가 나를 선대한 것을 오늘 나타냈나니 여호와께서 나를 네 손에 넘기셨으나 네가 나를 죽이지 아니하였도다 사람이 그의 원수를 만나면 그를 평안히 가게 하겠느냐 네가 오늘 내게 행한 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서 네게 선으로 갚으시기를 원하노라 보라 나는 네가 반드시 왕이 될 것을 알고 이스라엘 나라가 네 손에 견고히 설 것을 아노니 그런즉 너는 내 후손을 끊지 아니하며 내 아버지의 집에서 내 이름을 멸하지 아니할 것을 이제 여호와의 이름으로 내게 맹세하라 하니라 다윗이 사울에게 맹세하매 사울은 집으로 돌아가고 다윗과 그의 사람들은 요새로 올라가니라(삼상 24:17-22)”   다윗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사울과 약속한 것은 “내 후손을 끊지 아니하며 내 아버지 집에서 내 이름을 멸하지 아니할 것”이었습니다. “아버지 집에 이름을 멸하지 않는 것”의 의미가 바로 조상 묘에 안치되는 것을 말합니다. 성경에서는 “열조에게로 돌아가다” 또는 “열조와 함께 자다” 등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죽은 후에 조상의 묘에 장사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만일 죽어서 조상의 묘에 안장되지 못한다면 이미 죽은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불명예가 주어졌습니다. 그것은 곧 저주를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해석을 지지한다면 사울과 처형된 그의 후손들을 조상의 묘에 장사 지내어 주었다는 행위 자체는 다윗이 사울과 약속을 지킨 것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개인적으로 약속한 일도 지키는 헤세드 즉 은총을 사울에게 베풀었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개인적인 약속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여호와의 말씀으로 받아드린 것입니다. 다윗은 사울과 달리 헤세드를 지켰고 사울은 헤세드를 파괴하는(기브온 사람을 학살한 사건) 대조를 이루게 됩니다. 그 근본은 생사화복을 주장하시는 여호와의 절대주권을 인정하는 다윗과 여호와의 주권대신 자기 중심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울과의 차이였습니다. 14절에 “그 후에야 하나님이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니라”는 말씀에서 3년 간의 기근이 엄습한 까닭이 기브온 사람과 조약을 회복하는 일과 다윗이 개인적으로 사울과 요나단에게 한 약속을 온전히 지킴으로써 다윗은 기름부음을 받은 왕의 신분으로 책임을 다했다는 결론을 맺게 됩니다. 그 후에야 여호와께서는 다윗 왕을 비롯한 모든 이스라엘 백성의 기도를 들으시고 비를 내리게 하셨습니다. 즉, 기근으로 말미암은 이번 사태의 결론은 선악이나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이 인간이 아니라 여호와의 관계 설정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