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내용이 제목과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며칠전 홍콩에서 돌아왔다. 홍콩에서 뉴욕까지 16시간, 그리고 다시 우리집까지 2시간..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아닌데,
여행 첫날 홍콩에 도착해서, 홍콩 시내가 내려다 보이고, 비싼 아파트들이
산 꼭대기에 포진해 있고, 그 숲들이 빗속에서 빛이나던 Peak라는 곳에서, 문득 돌아가면 세미한에다
비오는 홍콩이라는 촌스런 제목을 붙여 봐야지... 했었다.
저녁과 비와 홍콩이 어우러진 색깔은 무엇일까.
같이 간 사람들이 전형적인 미국 남부의 크리스챤들이라,
가뜩이나 아직도 버벅대는 영어와 좀더 적극적으로 대쉬하지 못하는 성격때문에, 아무리 아니라 해도 마음이 어느정도 주눅이 들어 있었던건 사실이다.
그 사람들, 자신들이 만난적도 없는 중국 시골 변방의 믿지않는 영혼들을 위해서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말도 잇지 못하면서,
자기 바로 옆의 앉은 소수민족이 그들의 무지막지한 조크들을 따라가지 못해,
함께 밥먹는 기분은 커녕, 뒤통수에 바보같고 내내 거절 당하는 기분을 갖는 것에는 관심도
배려도 없다. 세계가 자기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철저히 믿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그 비싼 돈과 시간들여 가며, 중국 본토 뭇 영혼들을 위해, 여기까지 온 믿음의 사람들 아닌가.
문화적인 장벽일 뿐일 텐데도, 사람 좋아하고, 얘기하는 거 좋아하던 내겐 호되게 느껴졌었다.
미국 사람들이 침을 튀기며, 손을 휘저으며 하는 대화를 들어 보면
별 일도 없다. 왜 그렇게 호들갑 스럽게 크게 웃는지도 모르겠다.
뭐 크게 웃고, 유머와 조크 좋아하는 거야 나도 뒤지지 않지만,
웬지, 그 대화에서, 그 그룹에서 소외 되지 않겠다는 두려움 섞인 웃음과 몸짓도 없지 않다.
밤다다 팀원들의 미국 이름들을 불러가며, 하나님께 축복을 구했다.
하나님은 언제나, 약하고, 어리버리과에다, 오직 하나님만 나의 힘이라고 우기는
나에게 손을 들어주시고,
여행 말미에는 하나 둘 내 마음으로, 내 어깨 옆으로 모여들고, 미국 사람들 답지 않게
끈끈한 정을 붙였다.
사역에 관한 얘기는 여기서 하지 않을란다.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은 너무 어마어마하고 두렵고 경외 스럽다.
거절당하는 느낌과 너무 명백하게 마주 한 시간들이었다.
주님은 느낌이 아니라, 자기 백성에게 실제로 거절 당하셨는데...
그걸 넘어갔다. 내힘이 아니라, 아버지의 오른손으로.(이사야 41장 10절).
제목과 안 맞아 떨어져도,
홍콩과 비오는 저녁과 거절당하던 시간들과
그리고 다시 어깨를 같이하던 시간들.
지금은 쉬는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