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은 악한곳에서, 어두침침한 곳에서, 오만한 자리에서 나오는 더러운 것이다.
그런데도,
너무나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한 상처와 분노 때문에,
그 미움을 주관하고 있는 세력에 사로잡히고 만다.
내가 스스로 빠져 나올 수 있는 어둠이 아니고, 내가 어둠속에서 칼을 들고, 소리를 지르며
아무리 정당한 이유를 대어도 벗어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늘 세상사에는 여기저기서 죽어가고, 죽이고, 싸우는 일이 대세 처럼 들려진다.
7월 중순경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청년들이 피랍되고,
그와 비슷한 시기에, 나의 가까운 친척이 갑자기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고,
또 겹쳐서 내가 몹시 속을 끓을 (이런 표현은 그리스도인 에겐 무지 안어울림에도, 이렇게 밖엔 표현이 안된다) 일이 생겼다.
정말 오랫만에 입맛을 잃어가며, 사흘 정도를 되게 앓았다.
앓으면서, 그 피랍된 청년들의 부모들 심정도 떠오르고,
갑자기 돌아가신 친척과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슬픔도 같이 있었다.
그런데 입맛을 잃을 정도의 그것은, 개인적인 미움에서 비롯된 분노와 원망 그것 때문 이었음을
아프고 나서 알았다.
하나님 앞에서 슬퍼하고, 아픔을 잘 견뎌냈으면, 더 청결한 영혼으로 정화 될수 있는 시간에
난 어둠속에서, 그 미움 때문에 칼을 휘둘렀다.
내가 그 미움의 정체를 여기 드러낸다면...여기저기서...아..아...할 것 같다.
그렇게 우리들의 약함과 악함은 비슷 비슷할 것이므로.
그 와중에도, 내가 얼마나 미워 할 만한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지,
그것 때문에 내가 얼마나 외롭고 추웠는지...혼자 소리도 안내고...울부짖었다.
이틀여간 요한 1서를 묵상했다.
실은 마음이 뒤 끓어서 (정말 부끄럽다) 묵상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어떻게든 말씀을 들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고나 할까...
나는 확실히 "미움" 이라는 어둠속에 있었다.
그건 내가 처리 할 수 있는 어둠이 아닌데도, 하나님께 복종하지 못했다.
내가 정당하다고 여겼던 이유가 하나님 눈 앞에 서니, 스르르 꼬리를 감추고 만다.
정말로 마음을 다해 기도 드렸다.
하나님의 얼굴 빛을 내게 비추시기를.
빛을...빛을...비추시기를.
